- 아이코스, 릴 이후 또 다시 호기심 자극하고 있는 글로
- 그 이름도 찬란한 던힐. 던힐 매니아층은 흡수할 수도…
- 연타 가능, 완벽한 이물질 제거, 버튼 하나로 끝나는 조작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궁극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금연을 목표로 흡연량을 줄여보겠다는 심산의 사람들이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어디 한 번 끊어보시지”하고 주목하고 있는 스타일이다.

또 다른 유형은 담배 냄새와의 결별, 담뱃재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유형이다. 원래 청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와이프 몰래, 아이들 몰래, 사람들 모르게 몰담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금연인 PC방에서 자주 목격되는 유형들이기도 하다.

물론 두 유형 모두 어디서 들었는지 건강을 챙기려는 의도도 있다. 대부분 어디서 봤는데 불 붙여 피우는 궐련형 담배 보다 유해 물질이 적다 카더라 하는 식이다. 와이프 앞에서 당당하게 피우는 유부남들의 핑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우리나라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증명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 중이다.

아무튼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목적이 무엇이든 1세대 아이코스는 대박을 쳤다. 아이코스는 초창기 국내에서 디바이스도 구하기 어려웠고, 아이코스용 담배 스틱도 구하기 어려웠다. 일부 해외 직구족들이 아이코스를 들여와 자랑스럽게 이용하던 시절이 있었고, 주위에서 부러움 반, 호기심 반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물론 이 같은 자랑질의 수명은 짧았다.

아이코스 이후 두 번째 등장한 것이 KT&G에서 부랴부랴 출시한 릴이다. 일부 애호가들이 여전히 이용 중이지만 그만 말하겠다. 그리고 세 번째 등장한 것이 BAT코리아에서 출시한 글로(glo)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것이 바로 글로다. 아이코스도 있고, 릴도 있어서 호기심만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이 리뷰를 바친다.

 

이것이 글로다. 색상은 저기에서 검정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래서 실버, 골드, 블루, 핑크, 블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겉을 감싸는 스킨도 판매하고 있으니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색상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구성품의 전부다. 케이스 안에는 글로, 청소 필터, USB 충전 케이블, 사용설명서와 보증서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안에 담배는 들어 있지 않다. 디바이스를 샀다면 이제 담배를 사러 편의점을 들러야 할 차례다. 다 준비된 것처럼 착각하지 말자.

 

근대 문제가 있다. 사용설명서다. 처음 딱 열면 보시는 봐와 같이 영문이다. 나는 외국 나갈 일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적잖이 당황할 수 있지만, 끈기 있게 뒤져보면 뒤에 한글 설명서가 있다. 당황하지 말고 좀 뒤져보면 된다. 그리고 원래 상남자에게 사용설명서란 버려야 할 것 하나 더 늘어난 정도다.

 

글로의 외관을 살펴보면 먼저 위에 궐련 담배를 꽂는 입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띤다. 그 바로 옆에는 구멍을 여닫는 뚜껑이 있다. 평상시에는 구멍쪽으로 밀어 닫고 피울 때 열어서 담배 스틱을 꽂아 피우면 된다. 괜히 주머니에서 솜 같은 이물질이 들어갔다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상단 중앙 애플의 홈 버튼 같은 건 이따 설명하겠다.

 

뒤집으면 하단부에 USB 충전 케이블을 꼽는 곳과 또 하나의 뚜껑이 등장한다. 평상시에는 이 뚜껑을 열 일이 없다. 앞서 본 구성품 중 청소용 솔로 담배 삽입 공간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청소할 때 열면 된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말 나온 김에 청소하는 모습을 살펴보자.

 

솔이 위에서 아래로 끝까지 삽입하면 바깥으로까지 나온다. 이는 이물질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 끝에 모두 뚜껑이 있고 청소도 사실상 완벽하니 이물질 걱정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면 된다.

 

글로의 조작은 원 버튼이다. 애플의 홈 버튼 같은 것이 전부다. 꾸욱 누르면 만사 오케이다. 다만, 스틱을 피울 때는 딸깍이 아니라 꾸욱이다. 약 4초 정도 누르고 있어야 가열이 시작된다. 또 충전 중인지, 충전이 됐는지, 가열 중인지, 스틱을 피우면 되는지, 스틱을 다 폈는지에 대한 신호는 두 가지 방식으로 준다. 하나는 LED, 또 다른 하나는 진동이다.

LED는 충전 중일 때, 버튼을 눌러 가열을 시작했을 때, 담배를 다 폈을 때 작동한다. LED는 시계로 설명하면 1~2시, 4~5시, 7~8시, 10~11시 방향의 4곳에서 반짝인다. 충전 중일 때는 시계 방향으로 25%, 50%, 75% 100%를 의미한다. 평상 시 충전 상태를 체크할 때에는 버튼을 딸깍하고 한 번 눌러주면 충전 상태를 알 수 있다.

 

담배를 피울 때는 위 그림처럼 글로 전용 궐련 담배인 네오스틱을 꼽고 홈 버튼을 3초 정도 누르면 진동과 함께 가열이 시작된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워 본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진동이 울렸다고 바로 피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약 40초의 시간이 흐른 후 4개의 LED가 전등되면서 또 한 번 진동이 울린다. 가열이 다 됐으니 피우라는 것이다.

 

글로의 그립감은 썩 괜찮다. 무게는 성인 남자라면 전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고 손이 아무리 작아도 그립감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처럼 약간 짧은 쪽에 자연스럽게 엄지가 대어지면서 입에 가져가 피우게 된다.

 

스틱을 다 태우면 진동과 함께 LED 불이 하나 들어온다. 이는 20초 후 스틱을 다 태우는 하나의 세션이 종료될 예정이라는 의미다. 이를 긴박한 신호로 인식해 담배를 입에서 떼지 않고 연기를 코로 내뿜으며 연신 빨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글로도 연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세션을 길게 가져갈 수는 없지만, 하나의 세션이 종료된 이후 다시 스틱을 꼽고 가열을 시작하면 바로 다음 스틱을 즐길 수 있다. 일부 연타가 불가능한 디바이스와 비교하면 비교 우위다. 3연타 이상을 시전하는 바보들에게 좋은 소식인가?

 

하얗게 불태운 네오스틱이 아니라 까맣게 불태운 네오스틱이다. 당연히 뭔가 구수하게 태운 향이 나며 맛은 여러 종류가 있다. 뭐 멘솔류가 아니라면 누구나 아는 구수한 맛과 향이다. 여기서 우리는 솔직해질 필요는 있다. 일반적인 궐련 담배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타격감은 꽤 비슷한 수준으로 느꼈지만, 얇은 스틱의 특성상 다소 부족한 흡입감, 연기를 내뿜는 분무량은 아쉽다. 다만, 담배를 피운 것 같으냐고 물으면 피운 것 같기는 하다고 답하겠다.

 

왼쪽이 일반적인 궐련형 담배, 오른쪽이 글로의 분무량이다. 모든 감각은 보이는 바와 같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연타가 가능하니 스틱을 2대 연속 태우고 어느 정도의 차이를 인정하고 감안한면 나쁘지는 않다. 글로를 태우고 담배 생각이 바로 다시 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개인적 차이는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것은 크기다. 과연 상남자들이 주머니에 넣고 다닐만한가? 걸리적거리지는 않을까? 무게는 궐련형 담배 2갑 정도는 되어야 비벼볼만하다. 다행인 점은 크기가 작다는 것. 지포나 듀퐁 스타일의 라이터를 지니고 다녔다면 오히려 소지품의 부피가 줄어들 것 같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라이터 하나. 담배 한 갑을 평생 지니고 다녔다면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물론 집에서 풀충전 후 나왔다는 가정 아래다. 하루 한 갑 정도 피운다면 하루는 버틸 듯하다.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신제품 기준 완충 후 20회 사용 가능하다. 간당간당한 것이 불안해 손이 떨릴지 모르니 자동차에서, 업무용 PC 앞에서 자주 충전 해 주자.

다만, 내구성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벽에 던질 수도 없고, 줄 담배로 수십갑을 태울 수도 없으니 그 정도는 알아서 생각하길. 결론적으로 평생 궐련형 담배만 피워 온 나에게 사용 여부를 묻는다면 글쎄다. 아직까지는 궐련형 담배가 좋다. 하지만 환기 없이 흡연 욕구를 해결하는데 괜찮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운전 중일 때라든가. 그래서 겸용하기에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면 아이코스와 릴을 모두 경험한 기존 이용자들은 어떨까? 옆에 와이프와 처자식의 눈을 피해 아이코스와 릴을 모두 사용 중인 친구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준다고?!”

“아니, 아니” 말 꺼내기가 무섭다. 저 호기심 가득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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