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게임이 있나 싶다. 스팀(Steam) 홈페이지 상의 정보에 따르면 Intel Core i3-4340, 지포스 GTX660 2GB 정도면 즐길 수 있다는데(시스템 요구사항), 정작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배틀그라운드 말이다.

 동시에 100명이 접속해 즐기는 게임의 컨셉을 감안하더라도, 아직은 최적화가 덜 된 느낌이랄까? 배틀그라운드는 우리네 예상보다 높은  성능의 하드웨어를 요구한다.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까지 이 게임을 원활히 즐기려면 세심한 성능의 조율이 필요한 느낌이다.

문제는 이 게임이 너무 재미있다는 사실. 등장부터 온갖 이슈를 만들어내더니, 급기야 PC방 게임 점유율 순위에서도 마침내 1위에 올라섰다. 주변에 배틀그라운드 한 번 안 해본 사람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세간의 화제인 게임, 안 즐길 수도 없고....

그래서 포털 등을 살펴보면, 배틀 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PC 사양을 묻는 글이 넘쳐난다.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가장 좋은 하드웨어로 PC를 만들면 되겠지만, 우리네 주머니 사정이 어디 그리 넉넉하던가.

자, 그래서 맨즈랩이 준비했다. 배그가 딱 적당한 수준으로 돌아갈 PC. 겨우 돌아갈, 아니면 빵빵하게 돌아갈 PC를 구매할 분들은 여기서 Back!! 지금부터의 추천사양은 무리 없이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그리고 여타 작업에도 능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적정한’ PC를 찾는 소비자를 위한 사양이니까!

 

문제는 ‘시점'

안타깝지만, 현재는 PC를 구매하기 최적의 시점은 아니다. 시장은 성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몇몇 하드웨어의 수급이나 가격이 도무지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 여기에 AMD의 2세대 라이젠 등 조만간 새로운 하드웨어의 출시도 계획돼 있다.

문제는 또 있다. 각종 가상화폐 채굴 열풍이 일년 내내 시장을 휩쓸며 그래픽카드의 수급불안을 야기한 점은 빼놓을 수 없는 변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메인스트림급 그래픽카드 가격은 아직도 다소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메모리 가격도 심상치 않다. 2017년 10월처럼 헉소리 나는 가격은 아니라 해도, 5만원 대 초반에 최저가를 형성했던 PC4-19200 8GB 메모리 가격이 현재에도 8만원 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비싼 것은 사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과 맞물리며 당분간은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인텔의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커피레이크’의 짝이 되는 메인보드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인텔은 커피레이크에서 LGA1151v2를 선보였다. 핀 수는 기존의 인텔 프로세서와 같지만, 배열에 차이가 있어 새로운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300 시리즈 칩셋은 최고급인 Z370만이 출시돼 있다. 1분기에 메인스트림/보급형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의 출시가 계획돼 있지만, 아직은 조금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픽카드의 수급 불안정과 메모리 가격의 고공행진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따라서 현재는 PC를 구매하기에 적절한 시점은 아닐 수도 있어 보인다. 다만, 몇 개월을 더 관망하며 기다리느니 차라리 약간 비싸더라도 지금 구입하고 몇 개월을 마음껏  즐기는 게 남는 일이 아닐까?

 

CPU
Intel 8세대 Core i5-8400

▲ Intel 8세대 Core i5-8400
▲ Intel 8세대 Core i5-8400

인텔과 AMD의 프로세서 모두 강력하지만, 필자는 인텔 8세대 코어 i5-8400을 추천하고 싶다. 비교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프로세서는  AMD 라이젠5 1600. 두 프로세서 모두 6개의 코어를 갖고 있으며, 성능도 엇비슷하다. 다만, 그간의 테스트 결과를 취합해 보면 게임에서는 인텔 i5-8400이 다소 앞서는 결과를 보이며, 멀티코어를 십분 활용하는 각종 편집/렌더링 분야에서는 라이젠5-1600이 조금은 나은 성능을 보인다.

i5-8400의 동작속도가 조금 높은 점과 게임에서의 최적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점이 배틀그라운드를 위한 PC에 더욱 적합하게 만드는 요소. 게임 최적화에 앞서 있는 인텔 진영이 게임에서 조금 빠른 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반면 영상 편집이나 렌더링 등 멀티 코어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는 전문 작업을 위한 PC였다면 12 스레드를 지원하는 라이젠5 1600을 추천할 만하다.

물론, 여기에도 변수는 있다. 최근 불거진 보안 문제가 패치될 경우 프로세서의 성능이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 만일 AMD로 선택하는 경우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언제 출시될지 등등. 다만, 이런 변수를 고려하기 시작하면 고민은 깊어지고 결정은 또다시 미루어질 수밖에 없으니 이를 기다려볼 유저라면 1~2개월 가량 기다려 보자.

 

메인보드
MSI Z370A-PRO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선택했다면, 현 시점에서 메인보드의 선택은 다소간의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 아직 보급형 칩셋이 출시되지 않아 최상위 칩셋인 Z370 기반의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 

앞서 언급했던 가격에 대한 약간의 부담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인텔 계열의 메인보드 수급 문제이다. AMD 계열을 선택했다면 그래픽카드와 메모리 가격만 고려하면 되지만, 새로운 LGA1151v2 소켓을 사용하는 인텔의 8세대 커피레이크라면, 현 시점에선 메인보드까지 고려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빵빵한 전원부와 오버클럭을 지원하면서도 적당한 가격에 타협할 수 있는 Z370 칩셋 기반 메인보드가 몇 종 출시돼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이 공은 애즈락(ASRock)에 돌리고 싶다. 애즈락의 등장 이전엔 등급별로, 또는 브랜드 별로 가격의 차이가 확실했다면, 애즈락의 등장 이후에는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 역시 적당한 가격에 쓸 만한 메인보드를 다수 출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 MSI Z370A-PRO
▲ MSI Z370A-PRO

하지만 필자가 추천할 메인보드는 MSI Z370A-PRO이다. MSI의 프로 시리즈는 메인보드의 핵심적인 기능만 집약적으로 지원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성능과 안정성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메인보드. 화려한 PC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불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PC를 도구로 활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딱 적당한 만큼만 모아 적당한 가격에 제공하는 바로 그런 제품이다.

MSI Z370A-PRO는 7페이즈의 전원부와 1개의 M.2 슬롯, 2-Way AMD CrossFire를 지원한다. 여기에 별도의 애드온 카드인 Turbo U.2 Host 카드를 연결하면 PCIe 3.0 x4 NVMe U.2 SSD를 사용할 수 있다. 

노이즈의 유입을 막기 위해 완전히 독립된 오디오와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LED 조명도 이 제품을 멋들어지게 만들어주는 요소. RGB 헤더를 지원해 주었다면 조금은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이밖에 외장기기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쇼트를 방지하는 별도의 IC를 장착하고, 슬롯을 스틸 재질로 강화해 그래픽카드의 처짐 등을 방지하는 스틸 아머 기능도 돋보인다.

비슷한 가격의 제품 중 구성으로만 비교할 때 이 제품보다 나은 제품이 한 두 종 존재한다. 다만, 조금 더 오래 안정적으로 사용할 시스템을 원한다면 안전에 대한 기본 대책과 밀리터리 클래스 5의 탄탄한 구성을 갖춘 이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 

MSI의 메인보드를 살펴보고 있노라면, 이 좋은 구성에 왜 이렇게 어이 없는 동작을 할까 의아스러운 경우가 간혹 있다. 가끔은 조금은 보수적인 업데이트로 XMP 지원 등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말이다. 여기에 약간은 까다로운 AS 규정도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 해도 최근 MSI는 메인보드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무르익은 느낌이다.

 

Memory
삼성 DDR4 8GB PC4-19200 x2

프로세서와 메모리는 PC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선택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하드웨어이다. 튜닝과 오버클럭이 취미인 사용자라면 인텔 계열 프로세서의 선택 시 오버클럭이 가능한 버전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메모리 역시 화려한 비쥬얼을 선호하는 유저를 위해 LED로 멋을 부린 고스펙 제품이 다수 출시돼 있다. 아울러 오버클럭에 특화된 고클럭 메모리도 다수 판매되고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곤 한다.

▲ 삼성 DDR4 8GB PC4-19200
▲ 삼성 DDR4 8GB PC4-19200

우리는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히 즐길 수 있는 ‘기능’ 중심의 PC를 구성하고 있으니 오버클럭이나 튜닝을 위한 하드웨어보다는 ‘안전성’과 ‘성능’ 위주의 하드웨어를 선택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이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삼성의 메모리를 뛰어넘을 만한 대안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이제 삼성의 메모리는 어떤 메인보드, 또는 CPU의 메모리 컨트롤러에서도 ‘기본’이라는 점에서, 호환성의 문제를 겪을 확률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다. 2,400MHz의 빠른 클럭으로 동작하는 삼성의 DDR4 메모리는 성능과 안정성 모두에서 가장 적합한 선택이라 할 수 있어 보인다.

배틀그라운드의 원활한 실행을 위해서는 막대한 텍스쳐를 처리해야 한다. 이는 시스템의 메모리나 그래픽카드의 메모리 모두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 따라서 배틀그라운드를 위한 PC에는 적어도 16GB의 메모리가 적당하다. 8GB 메모리 두 개를 듀얼채널로 구성하면 최상의 메모리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60 OC D5 6GB

2017년 내내 각종 가상화폐의 채굴 열풍이 몰아치며 그래픽카드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채굴 중심에서 ‘거래’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는가 싶더니, 연말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금 폭등하며 채굴 시장도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까지 그래픽카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이런 연유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친듯 치솟았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그나마 진정세에 있다는 점 정도. 다만, 아직도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을 만큼 시장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고 있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최근의 하드웨어는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준의 기본기는 모두 갖추었다 보아도 무방하다. 안정화된 시장이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 중 하나가 제품의 상향평준화일 것인데, 현재의 PC 시장이 정확히 이 패턴을 따르고 있다. 더구나 그래픽카드는 PC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중 제조사가 가장 많은 영역이기도 하고 말이다. 따라서 선호하는 브랜드의 제품 어떤 것을 구매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60 OC D5 6GB

맨즈랩이 추천하고픈 그래픽카드는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60 OC D5 6GB이다. 갤럭시의 그래픽카드는 독특한 디자인과 네이밍으로 이미 많은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기도 한데, 추천하는 제품은 동급의 그래픽카드 중 적당한 수준의 오버클럭을 제공해 약간의 추가적인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모델이다. 오버클럭 모델로는 가격 역시 준수하다.

GTX1060은 배틀그라운드의 화질 옵션을 중간 정도로 설정하고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6GB의 메모리는 상당한 양의 텍스쳐를 표현해야 하는 게임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더 높은 그래픽 퀄리티를 원한다면 그래픽카드의 등급을 올려야겠지만, 세세한 부분의디테일을 따지는 유저만 아니라면 이 등급의 그래픽카드로도 게임을 즐기는 데 충분하다.

 

SSD
마이크론 Crucial MX500 250GB

PC 하드웨어 중 가장 역동적인 카테고리를 꼽으라면 그래픽카드와 SSD가 아닐까 생각된다. 2016년 초만 해도 몹쓸 물건 취급을 받던 TLC 메모리 기반 SSD는 3D NAND 기술과 만나며 MLC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능이 향상됐고, 전 세계적인 낸드 플래시 품귀현상으로 인해 SSD 가격이 상승하며 낸드 플래시를 손에 쥔 삼성이 상대적으로 큰 반사이익을 얻었다.

▲ 마이크론 Crucial MX500 250GB
▲ 마이크론 Crucial MX500 250GB

맨즈랩이 추천하는 SSD는 마이크론 Crucial MX500 250GB. 마이크론의 두 번째 TLC 기반 제품으로, 죽지 않는 ‘좀비 SSD’란 별명을 만들어낸 마이크론답게 여전히 성능이나 내구성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낸드 플래시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마이크론의 제품이라는 점 역시 긍정적.

배틀그라운드를 빠르게 구동하려면 역시 모든 데이터를 SSD에 넣는 것이 유리하다. 적어도 30GB 이상의 저장공간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를 OS, 몇몇 주요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SSD에 저장하려면 250GB 가량의 용량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HDD
Seagate Barracuda 2TB

요즘의 PC에도 HDD는 필수사항이다. 날로 덩치가 커지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능히 저장하려면 2TB로 부족할지도 모를 일. 다만, 언제나 ‘가성비’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 무턱대고 덩치 큰 HDD를 구매하기도 어려운 노릇이고 보면, 2TB HDD 정도가 타협할 만한 용량이 아닐까?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다면, 최신의 4K 콘텐츠, VR 콘텐츠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머지 않은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면, 적어도 2TB용량의 HDD는 갖추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 Seagate Barracuda 2TB
▲ Seagate Barracuda 2TB

씨게이트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HDD 제조사. 오랜 기간 HDD를 제조하며 세계 시장을 휘어잡은 제품도 소비자로부터 악평을 받은 제품도 만들었지만, 최근의 2TB  HDD 라인업에서는 가장 추천할 만하다.

여타 제조사가 기존의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씨게이트는 2016년 새로운 기술을 적극 도입해 HDD 라인업 전체를 새로 갖추었다. 이 과정에서 여타 제조사와는 차별화되는  MTC Technology 등을 탑재하며 동종 제품 중 최강의 퍼포먼스를 확보했다.

7200RPM 기반의 제품으로 기존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 제조사의 2TB 드라이브보다 빠르고, 그럼에도 5400RPM 기반 2TB HDD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로부터 선호도가 높다.

 

케이스
프랙탈 디자인 Define C

중요성이 낮아 PC를 구입할 땐 늘 제일 싼 제품을 찾다가도, 사용 중엔 마음에 안들어 결국 새로 구입하게 되는 제품이 케이스. 이런 이중지출은 처음부터 ‘괜찮은’ 케이스를 구입하는 것보다 비용도 많이 들기 마련이다. 맞다. 케이스는 기본만 하면 어떤 제품을 구매해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볼 때마다, 사용할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을 뿐.

디자인에 대해서는 워낙 개인의 성향이 달라 하나의 제품을 추천하기 난감하다. 원하는 제품을 각기 선택하면 되지만, 화려하고 요란한 제품보다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제품이 두고두고 만족감이 크기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는 다시 한 번 되새기자.

▲ 프랙탈 디자인 Define C
▲ 프랙탈 디자인 Define C

맨즈랩은 바로 이 제품, 프랙탈 디자인 Define C를 추천하고 싶다. 물론, 케이스는 각 개인이 원하는 제품을 구매해도 상관없다. 다만, 이 정도의 케이스를 손에 넣어본다면, 소위 마니아들이 매번 입에 올리는 ‘완성도’의 실체를 몸소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더 뺄 것조차 없어 보이는 심플함이 얼마나 고급스러울 수 있는지도 경험할 수 있고 말이다. 문제는 역시 저가형 케이스 서너 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 정도일까?

Define C는 극도의 단순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북유럽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배어있다. 저가형 케이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완벽한 수준의 마무리, 저소음을 위한 차음재가 적용된 패널을 보고 있노라면 빅타워 전성시대의 묵직했던 케이스가 떠오른다.

Define C는 심플하다. 하지만 놀랍도록 기능적이고 조용하다. 여기에 완벽에 가까운 마무리까지, 흠잡을 곳이 없다. 단순하지만, 그 고급스러움은 요란한 LED로 번쩍거리는 PC로는 따라갈 수 없다. 케이스에 10만원 가량의 비용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면, 반드시 한 번쯤 살펴보자.

 

파워
시소닉 M12II 620W Bronze

동일한 용량, 비슷한 효율, 그러나 몇 배에 달하는 가격.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의 괴리가 발생하는 대표적 하드웨어가 파워 서플라이일 것이다. 저렴한 제품도 문제가 없다면 몇 년을 사용해도 괜찮은 반면,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파워 서플라이를 비롯해 주요 하드웨어까지 망가트리기도 한다.

다행히 최근엔 파워 서플라이의 중요성에 대해 소비자들 역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마냥 저렴한 제품만 판매되고 있지 않은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또, 조금 저렴하더라도 기본을 지킨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 다행이다.

다만,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저렴하고 괜찮은’ 제품을 고르는 건 더 어렵고 까다로워졌다. 특히, 앞서 선택한 하드웨어 기반의 PC라면, 오랜 기간 믿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든든한 안정성도 제공해야 하고 말이다. 이럴땐 많은 사용자의 사용후기와 오랜 기간 탄탄한 품질의 제품을 시장에 공급해온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시소닉 M12II 620W Bronze
▲ 시소닉 M12II 620W Bronze

‘시소닉(Seasonic)’이 바로 그런 브랜드라 할 것인데, M12II-620 EVO 80PLUS BRONZE를 추천할 만하다. 105도를 버티는 알루미늄 커패시터를 메인으로 시소닉만의 정숙성을 맛볼 수 있는 S2FC 컨트롤 기술, 강력한 12V 출력으로 앞서 선정한 1060 이상의 그래픽카드도 능히 지원한다.

모든 전원 케이블을 필요한 만큼만 설치할 수 있는 풀 모듈러 방식의 지원도 긍정적인 부분. 불필요한 케이블을 설치하지 않으면 조립과 선정리가 한결 간편해진다. 접점이 늘어나는데서 오는 비효율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커넥터를 금도금 처리한 것도 눈에 띈다.

80PLUS는 고효율과 수명에 대한 명확한 바로메터이지만, 등급이 올라갈 수록 가격 역시 급격히 치솟는다. 전기요금의 절감효과보다 구매비용이 오히려 더 클 수도 있는 일. 따라서 80PLUS 인증은 파워 서플라이 구매 시 반드시 참고하되, 스탠다드나 브론즈 등급의 가성비 높은 제품 위주의 선택을 추천할 만하다.

 

모니터
뷰소닉 XG3202C / BenQ ZOWIE XL2546

자, 이제 마지막으로 모니터를 둘러볼 때가 됐다. PC는 CPU를 선택하는 순간 어느 수준의 하드웨어로 채울지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결정된다. 반면, 모니터는 사용자의 게이밍 환경과 선호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 그래서 앞서 살펴본 케이스처럼, 모니터만큼은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 때문에 아래에서 둘러볼 만한 제품 한 두 종 가량을 추천하고 마무리 하고자 한다.

▲ 뷰소닉 XG3202
▲ 뷰소닉 XG3202

저렴한 가격에 몰입도 높은 게이밍 영상을 즐기고 싶다면 FullHD 해상도와 우아하게 휘어져 심리적 만족감과 영상의 몰입도를 더해주는 커브드 방식의 모니터를 선택할 수 있다. 뷰소닉 XG3202C가 이 조건에 부합하는 제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고해상도 콘텐츠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영화나 게이밍 환경을 보다 실감나게 만들어주는 32형의 넓은 화면과 유려한 1800R 커브드 화면, 화면 깨짐을 방지하는 AMD FreeSync 지원, 게임모드 지원과 플리커 프리, 시력 보호를 위한 로우 블루 라이트까지, 장시간 게임을 즐기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144Hz 주사율로 보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게임 영상을 제공하는 점 역시 긍정적. 극도로 낮은 인풋렉으로 게임 환경에 더욱 최적화된 점도 추천할 만하다.

▲ BenQ ZOWIE XL2546
▲ BenQ ZOWIE XL2546

또 하나 추천하고픈 제품은 최근 게이밍 모니터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벤큐 조위(BenQ Zowie) XL2546이다. 앞서 살펴본 뷰소닉 XG3202C이 게임과 멀티미디어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모니터라면, XL2546는 본격 게이밍 환경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라 할 만한 제품.

무려 244Hz의 주사율을 지원해 급격한 움직임이 수반되는 빠른 FPS 환경에서도 최상의 부드러움을 구현하는 것은 이 제품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여기에 산만해지는 게이밍 환경을 막기 위해 양 측면에 설치된 쉴드, 동적 정확도를 높이는 자체기술인 DyAc, 인풋렉을 줄이기 위한 독자기술인 인스턴트 모드, FPS 게임 시 늘 게이머를 난처하게 만드는 암부의 표현력을 끌어올리는 블랙 이퀄라이져 등 오직 게임을 위한 최고의 기능을 담은 모니터이다. 스크롤 휠이 장착된 간편한 리모콘으로 모니터 환경을 즉시 변경할 수 있는 점도 이 제품에서 맛볼 수 있는 장점.

앞서 살펴본 뷰소닉 모니터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환경까지 고려하는 유저에게, 아래 소개한 벤큐 모니터는 배틀그라운드나 게임에 올인할 유저에게 더욱 적합하다.

 

선택은 각자의 몫

수많은 하드웨어가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필자가 아무리 오만하다 해도 이 중 단 한 제품만을 꼽아 이 제품이 최고이니 무조건 이것을 구입하라 할 수조차 없을 지경.

다만, 인기 절정의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관심은 높은데, 대개의 사용자가 어느 수준에서 PC를 구입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기에 가이드가 될 만한 하드웨어를 하나씩 선정해 본 것일 뿐이다.

배틀그라운드를 중간 정도의 옵션/FullHD 해상도로 즐길 때 무리 없는 성능, 오랜 기간 사용해도 문제 없이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PC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선정한 만큼, 이를 기준으로 원하는 수준에 따라 하드웨어 스펙을 높이거나 낮추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 위에 선정된 하드웨어의 가격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또다시 고민이 시작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향후 일정 기간 이상 상당한 역할을 해 줄 PC라는 점에서 이 투자는 분명 심도 있게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 2017. ManzLab Corp.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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