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느 해와는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1년이었지만 그래도 한 해가 저문다는 것은 사람들을 아늑하게 만들어주고 다가오는 새해에 희망을 품게 해준다.

다만 연말이라고 해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에는 껄끄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결국 집에서 평온하게 여가를 보내는 것이 좋은데, PC 게임은 그런 조건에 딱 부합하는 여가 활동이다. 마침 11월부터는 대작 게임들 출시와 기존 게임들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어서 즐길거리도 충분하다.

기왕이면 최상의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인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PC 업그레이드가 필수이며, 1순위 품목은 그래픽카드다.

현재 PC용 그래픽카드 가운데 최고봉에 있는 제품은 지포스(GeForce) RTX 3090인데, 비록 가격은 높지만 기존 그래픽카드로는 넘보기 힘들었던 4K 해상도에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도 문제없을 정도로 성능이 보장된다. 그래서 여러 제조사들은 시장에 지포스 RTX 3090 그래픽카드를 선보이고 있는 중이며, 각자 차별화를 위하여 제품에 고유한 개성을 담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ASUS TUF Gaming 지포스 RTX 3090 O24G OC D6X 24GB’(이하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는 높은 내구성과 효율적인 쿨링 성능, 팩토리 오버클럭 등 특별한 요소들이 적용된 그래픽카드다.

 

 

에이수스의 터프한 지포스 RTX 3090

에이수스의 TUF 브랜드는 높은 내구성과 품질을 중시하는데 그 특성은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에도 반영되었다. 넓직한 기판에 맞춰서 설계된 쿨러는 쿨링 팬 3개와 대형 방열판(히트싱크), 히트 파이프로 구성된다.

▲ 중앙 쿨링 팬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여 난기류 억제 (사진: 에이수스)
▲ 중앙 쿨링 팬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여 난기류 억제 (사진: 에이수스)

쿨링 팬 3개는 ‘액시얼 테크 팬 디자인’(Axial-tech Fan Design)이 적용되어서 기존 에이수스 쿨링 팬보다 느린 속도로 회전하더라도 충분한 풍량을 제공할 수 있다.

가운데 ASUS 로고가 있는 쿨링 팬은 나머지 2개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이를 통해 난기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쿨링 팬 바로 아래에 있는 방열판에 기존 쿨러보다 공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0dB(데시벨) 기술이 적용되어서 GPU 온도가 55°C 미만이면 쿨링 팬이 작동하지 않으므로 소음과 소비전력 낭비를 방지한다.

제품 후면에는 백플레이트가 장착되어 있다. 단단하고 쉽게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강 재질이어서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에 오랫동안 장착하더라도 무게 때문에 기판이 휘어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그래픽카드 8핀 보조전원 연결부 옆에는 ‘Performance Mode’(이하 퍼포먼스 모드)와 ‘Quiet Mode’(이하 콰이어트 모드)라고 적힌 작은 스위치가 보인다. 바이오스(BIOS) 모드 전환용 스위치이다.

기본 설정은 퍼포먼스 모드이고 콰이어트 모드를 선택하면 GPU 온도가 중간 수준일 때만 쿨링 팬 회전 속도가 약간 줄어들어서 소음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GPU가 최대로 작동할 때 쿨러 성능이 줄어드는 제약은 없으며, 소비전력은 양쪽 모드가 동일하다.

쿨러를 분리해보면 방열판과 히트 파이프, 그리고 그래픽카드 기판 구조를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GPU와 직접 닿는 네모난 베이스 부분 뒤에 히트 파이프가 있어서 GPU 발열이 히트 파이프로 곧장 전달된다. 히트 파이프는 얇은 알루미늄 핀이 여러 개 촘촘하게 배열된 방열판으로 열을 전달하는데 그 열은 앞서 살펴본 쿨링 팬 3개가 회전하면 그래픽카드 외부로 발산된다.

방열판은 2.7 슬롯 디자인이어서 메인보드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슬롯 3개를 차지하므로 다른 확장 카드도 사용하는 사람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독특하게도 GPU 주변에는 방열판 달린 히트 파이프가 별도로 부착되었는데 VRAM(비디오 메모리) 전용이다. 그래픽카드는 GPU 뿐만 아니라 VRAM도 발열이 심한 편이지만 대개 VRAM에는 방열판만 부착하는데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는 히트 파이프까지 추가된 것이다.

무려 24GB에 달하는 GDDR6X 메모리가 장착되었기 때문에 웬만한 하이엔드(고급형) 그래픽카드보다도 VRAM 발열이 심한 점을 감안해서 제조사인 에이수스가 더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에이수스 TUF 브랜드 제품들은 미군 납품용 등급 인증을 충족할 정도로 내구성이 높은 부품(초크, 커패시터 등)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제품 역시 그 점이 반영되었다.

▲ 자동화 제조 공정으로 생산되는 에이수스 TUF 그래픽카드 (사진: 에이수스)
▲ 자동화 제조 공정으로 생산되는 에이수스 TUF 그래픽카드 (사진: 에이수스)

또한 각 부품은 ‘Auto-Extreme’(오토 익스트림) 자동화 제조 공정으로 기판에 납땜하여 장착하기 때문에 사람이 수작업하는 방식보다 정교하고, 일정한 품질로 그래픽카드를 생산할 수 있다. 그렇게 완성된 제품은 144시간 동안 에이수스의 검증 시험을 통과한 이후에야 출고된다.

 

팩토리 오버클럭 적용된 GPU

이 제품에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90 GPU(GA102-300-A1)가 장착되었다. 생산 단계에서 에이수스가 팩토리 오버클럭을 적용하여 부스트 클럭(Boost clock)은 1770MHz(메가헤르츠)까지 지원한다. 참고로 지포스 RTX 3090 표준 부스트 클럭은 1700MHz이다.

▲ 에이수스 그래픽카드 유틸리티 ‘GPU 트윅 II’
▲ 에이수스 그래픽카드 유틸리티 ‘GPU 트윅 II’

전용 유틸리티인 ‘GPU Tweak II’(이하 GPU 트윅 II)를 이용하면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에이수스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여 설치하면 된다.

‘Profiles’(프로파일즈) 항목에서 작동 모드가 네 가지 제공되는데 기본 상태는 ‘Gaming Mode’(게이밍 모드)이며 GPU 부스트 클럭은 1740MHz이다. ‘OC Mode’(OC 모드)’로 변경하면 1770MHz로 상향된다.

수동으로 GPU 클럭과 전압, 메모리 클럭을 변경해서 오버클럭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GPU 트윅 II 화면 오른쪽에 있는 ‘OC Scanner’(이하 OC 스캐너) 항목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사용자의 그래픽카드가 어느 정도까지 오버클럭 가능한지 확인하고 간편하게 오버클럭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OC 스캐너 항목을 클릭하면 설정 화면이 나온다. ‘Start’ 항목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그래픽카드 오버클럭 잠재력 진단 작업이 진행된다.

‘Advance Setting’(어드밴스 세팅) 항목을 클릭하면 그래픽카드 소비전력, 온도, 메모리 클럭, 전압 등 네 가지 요소를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고, 이를 기준으로 OC 스캐너 작업을 시도할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OC 스캐너 작업은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데 도중에 PC로 다른 작업을 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OC 스캐너 작업이 끝나면 오버클럭 가능한 GPU·메모리 클럭 수치를 보여준다. 맨즈랩 기사에 사용한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는 GPU 클럭을 83MHz, 메모리 클럭은 200MHz 더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Apply’ 버튼을 클릭하면 바로 해당 수치로 그래픽카드 오버클럭이 적용된다.

OC 스캐너 결과를 무시하고 더 높은 수치로 오버클럭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과도한 오버클럭으로 인해 그래픽카드가 고장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고객 보증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으니 손해이다.

 

4K 해상도에서도 빛나는 게임 성능

앞에서 지포스 RTX 3090은 현존 PC 그래픽카드 가운데 최고봉이라고 설명했는데 그 높은 성능은 4K (3840x2160) 해상도에서 게임을 해보면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이전 세대 최상위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2080 Ti만 해도 4K 해상도에서는 쾌적하게 실행하기 어려운 게임이 제법 있는 편인데, 지포스 RTX 3090은 최근 출시된 게임들도 거침없이 4K 해상도에서 실행 가능하다.

그 점을 고려해서 맨즈랩은 4K 해상도에서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로 게임 성능을 어느 정도 낼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각 게임은 4K 해상도에서 기본 제공되는 그래픽 옵션 중 최고로 설정하여 실시간으로 FPS(Frame Per Second, 초당 프레임)를 확인하였다.

참고로 테스트 시스템 제원 정보는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5 3600X
메인보드: 에이수스 PRIME B550M-K
RAM: 마이크론 DDR4-3000MHz 16GB (8GBx2)
SSD: 씨게이트 BarraCuda Q1 960GB
PSU: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Bronze 230V EU

 

▲ 배틀그라운드 4K 테스트

첫 번째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다. 솔로 모드로 게임을 한 번 진행한 다음 다시 보기를 하면서 Fraps(이하 프랩스) 유틸리티로 FPS를 측정하였다.

PC 게임은 60FPS 이상을 유지할 수 있으면 특별한 화면 끊김 현상 없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데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를 사용한 테스트 시스템은 모든 구간에서 100FPS 이상을 유지하여 4K 해상도에서도 배틀그라운드가 쾌적하게 실행되었다.

그래픽 옵션을 낮추면 144FPS 이상을 유지하는 것도 큰 문제가 없으므로 화면주사율 144Hz(헤르츠)를 지원하는 게이밍 모니터를 함께 사용해서 더 미려한 화질로 게임을 즐기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 오버워치 4K 테스트

두 번째 게임은 ‘오버워치’다. 6:6 빠른 대전을 한 번 진행하고 난 다음 리플레이로 재생하면서 FPS를 측정하였다.

배틀그라운드보다는 시스템 요구사항이 낮기 때문에 한층 더 높은 FPS를 보여주었다. 테스트 내내 150FPS 이상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그래픽 옵션을 낮추지 않더라도 144Hz 게이밍 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4K 테스트

세 번째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로 골랐다. 다른 게이머들과 5:5 대전을 벌인 뒤 리플레이를 재생하면서 FPS를 측정하였다.

오버워치와 마찬가지로 150FPS 이상을 계속 유지하였고, 구간에 따라서는 200FPS를 넘어서기도 해서 테스트 시스템으로 여유롭게 실행 가능하였다.

▲ 둠 이터널 4K 테스트

이어서 ‘둠 이터널’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싱글 캠페인 ‘지구의 지옥’ 임무에서 전투를 벌이며 게임 내 자체적으로 제공되는 기능으로 FPS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였다.

일부 구간에서 짧은 순간 110FPS 이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150FPS 이상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긴박한 전투를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 데스 스트랜딩 4K 테스트

올해 7월 PC판이 출시된 ‘데스 스트랜딩’도 테스트하였다. 다이렉트엑스 12(DirectX 12) 게임이어서 프랩스는 호환되지 않아 MSI Afterburner(애프터버너) 유틸리티로 FPS를 측정하였다.

이전 게임들과 달리 100FPS 미만으로 떨어지는 구간이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80FPS 이상을 유지해서 게임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4K 테스트

여섯 번째 게임으로는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를 골랐는데 게임 내 제공되는 벤치마크를 실행하여 FPS를 측정하였다. 최근에 출시된 신작 게임답게 시스템 요구사항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 테스트 시스템으로도 평균 60FPS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소 FPS는 41FPS였다.

물론 그래픽 옵션을 낮춘다면 4K 해상도에서도 60FPS 이상을 유지하는 것은 무난하다. 그리고 이전 세대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2080 Ti로는 같은 그래픽 옵션으로 평균 60FPS 달성은 무리이기 때문에 충분히 높은 성능이다.

 

4K 해상도에서 레이 트레이싱 성능은?

▲ 2년 전부터 서서히 게임에 도입되고 있는 레이 트레이싱 (사진: 엔비디아)
▲ 2년 전부터 서서히 게임에 도입되고 있는 레이 트레이싱 (사진: 엔비디아)

한편 최근 게임들에는 특별한 그래픽 기술로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이 적용되고 있다. 레이 트레이싱은 그래픽 렌더링 과정에서 빛이 다른 물체에 반사되거나 산란되는 모습을 표현해 현실감을 높여주는 기술인데 막대한 연산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PC 게임처럼 실시간으로 구현해야 하는 경우에는 시스템을 과부하 상태로 만들기 십상이다.

그래서 레이 트레이싱은 일부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이용되었는데 엔비디아는 2년 전 선보인 지포스 RTX 20 시리즈 그래픽카드에 레이 트레이싱 연산을 위한 ‘Tensor’(이하 텐서) 코어를 내장하여 본격적으로 게임 분야에 활용할 길을 모색하였다.

다만 텐서 코어가 있어도 게임에서 레이 트레이싱을 켜면 성능이 크게 감소하여 여전히 제약이 따랐는데, 지포스 RTX 30 시리즈부터는 텐서 코어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서 그 제약도 많이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현재 최상위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3090은 레이 트레이싱 성능도 가장 높은데 과연 실제 게임에서 쓸 만한 성능인지 알아보기 위해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로 확인해 보았다.

▲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 4K 레이 트레이싱 테스트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에서 그래픽 옵션을 ‘매우 높게’로 맞추고 ‘레이 트레이싱이 적용된 그림자 품질’을 울트라 단계로 설정하여 게임 내 벤치마크로 4K 해상도에서 성능을 측정하였다.

벤치마크 결과 평균값 58FPS, 최소값 43FPS로 나왔다. 60FPS 이상을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게임을 즐기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지포스 RTX 2080 Ti로는 같은 테스트를 하면 평균 40FPS 달성도 버겁기 때문에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가 레이 트레이싱 성능 면에서 훨씬 더 앞선다.

 

연말에 걸맞는 터프한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금까지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를 살펴보았다. 현시점에서 PC용으로 최고인 지포스 RTX 3090 GPU에 에이수스의 TUF 브랜드 기술과 디자인, 팩토리 오버클럭까지 더해져서 어떤 게임이든 쾌적하게 실행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전까지 일부 게임을 제외하면 그래픽 옵션을 어느 정도 조절해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4K 해상도 게임도 거뜬하기 때문에 4K 디스플레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성능이 부족하여 해상도를 낮췄던 게이머라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제품이다.

비록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확실한 성능이 보장되므로 큰 맘 먹고 하이엔드 게이밍 PC를 조립하려는 사람들에게 에이수스 TUF 게이밍 지포스 RTX 3090 OC는 환영 받는 그래픽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