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스토리제이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지난 12월 9일 이시언이 연기에 보다 집중하고자 '나 혼자 산다' 하차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고, 12월 방송분이 마지막이라고 알렸다.

'나 혼자 산다'를 거쳐간 스타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시언의 하차가 유독 아쉽다. 이시언은 현재 '나 혼자 산다'에 고정 출연 중인 박나래나 장도연처럼 전문적으로 예능을 업으로 삼고 있지 않다. 이시언의 본업은 연기를 하는 배우다. 연기자가 예능 프로를 하차하는데 왜 그를 붙잡고 싶고 벌써 그리울까? 그 이유는 이시언이 약 4년 간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웃음을 주었기 때문

▲ (사진: 좌측 상단 200회, 우측 상단 231회, 아래 276회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쳐)
▲ (사진: 좌측 상단 200회, 우측 상단 231회, 아래 276회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쳐)

'나 혼자 산다'는 관찰 예능 방송이다. 예능이란 대분류에서 관찰이란 단어를 앞에 덧붙여서 그렇지 결국 웃음을 추구해야 하는 예능 방송이다. 재미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본질을 이시언은 충분히 4년 내내 제공했다.

헨리, 기안84와 함께 '세 얼간이'를 타의적(?) 결성하여 맏형 '얼장'의 역할로 웃음을 담당했다. 2018년 들어서는 건강검진을 받는데, 수면내시경이 마저 풀리지 않아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나 혼자 산다' 출연진들을 일일이 언급하고 걱정하여 큰웃음을 주는 동시 감동 또한 주었다. 2019년 역시 시작과 함께 이시언은 큰웃음을 선사했다. 2018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화사가 2018 MAMA 시상식에서 입었던 레드벨벳 의상을(그대로 재현하면 다소 위험하기에) 약간 수정하여 코스튬했다. 충격과 함께 큰웃음은 당연히 동반됐다. 이시언의 화사 따라하기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강렬하다.

이렇듯 이시언은 '나 혼자 산다' 장수 고정 출연진으로써 충분한 웃음을 선사했다.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

▲ (사진: 좌측 상단 278회, 우측 상단 332회, 아래 374회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쳐
▲ (사진: 좌측 상단 278회, 우측 상단 332회, 아래 374회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쳐

이시언의 '나 혼자 산다' 출연분을 모아서 본다면 마치 '나랑 별반 다르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블럭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던가. 숙취로 고생해 컵라면을 먹는다던가. 자취방을 청소하지 못 해 고민에 빠진다던가. 이렇게 이시언은 연예인 신분이지만 시청자들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주로 보여줘 공감에 이은 지지를 얻었다.

특히나 청년들 대부분이 들고 있는 청약저축이 결국 당첨돼 이사 가는 장면은 청년 시청자들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또한 금연맨으로 직접 변신해 금연을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많은 흡연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군대 후임이었던 이원석 군과 함께 자신들의 군 복무지 철원 백골부대를 찾아 남성들의 군부심을 자극시키기도 했다. 단순히 복무지를 재미로만 찾은 것이 아닌 원석 군을 대표로 위로하면서 코로나19 시국에 상심이 큰 자영업자들을 함께 위로하여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이렇듯 이시언은 재미 이상의 공감을 일으켜왔기 때문에 하차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성장했기 때문

▲ (사진: 좌측 상단 250회, 아래 290회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쳐, 우측 상단 '2018 MBC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쳐)
▲ (사진: 좌측 상단 250회, 아래 290회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쳐, 우측 상단 '2018 MBC 방송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쳐)

사실 이시언이 처음 '나 혼자 산다' 출연했을 때 그리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 'W' 등에서 조연으로 얼굴을 비추며 당시에 막 주목받던 차세대 신-스틸러 배우였다. 상술했던 모습들로 차차 ‘나 혼자 산다’에서 인지도와 존재감을 높이며 '나 혼자 산다'에서 없어서는 안 될 멤버로 성장했다.

이시언은 부산 출신이다. 상승주가를 그리던 이시언은 2018년 6월 9일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의 부산 경기에서 시구를 맡아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는데 성공했다. 역시 상술했듯, 2018년 '나 혼자 산다'에서 보인 독보적인 활약으로 2018 MBC 방송연예대상 최우수상까지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국내를 넘어 이시언은 2019년 2월 4일~5일 일본에서 팬미팅까지 성공리에 마쳤다. 

이시언의 '나 혼자 산다' 4년 간의 발자취를 따라다가보면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개인의 성장기를 한 프로에서 온전히 확인한다는 것, 그 자체로 서로 정을 나누었다는 것 아닐까?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이시언과 시청자는 그렇게 교감했다.

 

벌써 '나 혼자 산다' 시청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시언이 하차함으로서 큰웃음은 누가 줄 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삶은 누가 담아낼 지, 이전과는 달라진 존재감을 확인하며 정을 나눌 멤버가 과연 누가 있을 지. 이시언의 하차를 강제로 되돌린 순 없다. 하차 결정은 철저히 개인의 몫이며 존중받아야 한다. 이젠 이시언을 응원하는 방법이 약간 달라졌을 뿐이다. 이시언이 출연하는 작품을 감상하며 그를 만나면 된다. 그리고 혹시 모르는 일이다. '나 혼자 산다'에 영구하차 개념은 없다. '나 혼자 산다' 조상님이라 불리는 초창기 출연진 김광규도 육중완도 하석진도 나중에 돌아왔다. 시간이 흐른 뒤, 이시언도 갑자기 특별출연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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