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경제. 모든 면에서 2017년은 급격한 변화, 이로 인한 혼란과 갈등이 컸던 한해였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의 역동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이슈도 많았지만, “이대로 흘러가다 큰 사단이 날 텐데”하는 걱정스러운 이슈도 상당했다. 경제적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기존의 사회상에 이를 접목하기 위한 활발한 시도가 이루어진 한 해였다. 물론, ‘새로운 것’이 불러오는 ‘혼란스러움’ 역시 컸고 말이다.

그래서 연말연시가 되면  대개의 미디어들이 이슈를 통해 지난 1년을 돌아보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하는데, 대개는 기술이나 경제 등 특정 카테고리 위주의 주제를 선정하기 때문에 언급되는 이슈들이 나와는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맨즈랩이 뒤늦게(?) 준비했다. 2017년의 뜨거웠던 이슈 BEST 10. 물론, 선정 기준은 따로 없다. 맨즈랩 마음대로 꼽았다. 그러니 어떤 근거로 선정했는지 따지지 마시라.  다만, 대상은 명확하다. “수컷냄새 풀풀 풍기는 인간들이 주목한 이슈”이다.

 

10위
개인용 NAS 전성시대, 그리고 12TB HDD

맨즈랩이 주로 다루는 카테고리인 IT에서도 작년엔 굵직한 이슈가 유독 많았다. 그 중 하나가 클라우드의 본격 개인화와, 이를 위한 HDD 시장의 재조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업 업무환경 및 대용량 저장공간 제공이 가능한 NAS는 2017년 들어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 멀티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고화질·고용량화 되며 PC를 이용한 저장과 활용에 명확한 한계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 포토그래퍼·영상 편집 전문가·하드웨어 마니아 등 전문가그룹을 시작으로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솔루션으로 NAS가 본격적으로 샌택되기 시작했다.

▲ NAS와 12TB HDD
▲ NAS와 12TB HDD

2017년은 보다 작고 저렴한 NAS가 등장하고, HDD 가격이 더욱 낮아지며 저변이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솔직해져 보자. 수컷들 중 야동 한 두편 갖고 있지 않은 사람 없지 않은가? 고화질 야동의 저장에도 NAS는 최고의 선택이다.

스토리지 업계도 이에 빠르게 발 맞춘 모양새. 24시간 구동을 보장해야 하는 NAS에는 일정 시간 사용하는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PC용 스토리지는 부족하다. 때문에 스토리지 업계 역시 NAS를 위한 별도의 HDD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하나의 드라이브에 무려 12TB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엄청난 HDD가 등장했다. 최근 HDD 라인업을 모두 새로운 기술로 채운 씨게이트는 무려 12TB 용량의 NAS용 HDD 아이언 울프(IronWolf) 시리즈를 출시했다. 경쟁사인 WD 역시 RED 시리즈에 12TB 모델을 출시했다.

상상해보자. 12TB HDD 4개를 장착한 NAS를, 그리고 여기에 가득 담길 흐뭇한 콘텐츠를. 아직 12TB HDD 가격도, 4베이 NAS의 가격도 만만치 않아 조금은 현실적인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격만 타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필자도 바로 이 조합의 NAS를 갖고 싶다.

 

9위
비트코인·오버워치·배틀그라운드, PC 시장을 살리다

매해 부정적 전망, 그리고 실제로 줄어든 실적을 발표해야만 했던 PC 업계의 2017년 실적은 한마디로 ‘쾌청’. 연이은 호재가 등장하며 일부 품목은 심지어 ‘없어 못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 오던 PC 시장은 2017년, 이렇듯 오랜만에 호황을 누렸다. 

PC시장이 이렇듯 활성화된 데에는 두 가지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 첫 번째는 ‘비트코인’을 위시한 각종 가상화폐의 채굴 열풍이다. 가상화폐 채굴에 필요한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라이저 카드, 파워 서플라이 등 ‘채굴기’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의 수요 폭증을 불러왔다.

▲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
▲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

두 번째는 LOL 이후 한동안 뜸했던 게임 시장에 연이은 히트작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상반기에는 ‘오버워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실로 몇 년 만에 ‘대작’이라 부를 게임으로 등극하더니, 하반기에는 ‘배틀그라운드’가 순조롭게 바톤을 이어받았다. 

문제도 있었다. 가상화폐나 고사양 게임의 원활한 구동 모두에 필수적인 하드웨어가 ‘그래픽카드’라는 점. 때문에 2017년은 한해 내내 그래픽카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픽카드 업계는 실로 오랜만에 엄청난 호황을 누렸고,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한 연말을 기점으로 또다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도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8위
새로운 세그먼트! 소형 SUV의 강세

쉐보레의 트랙스와 르노삼성차의 QM3를 시작으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까지 큰 인기를 얻으며 ‘커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인 줄로만 알았던 SUV 차량의 크기가 작아졌다. 작아도 알차고 실속 있는 SUV, 거기에 연비까지 좋은 SUV가 사회초년생과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본격적으로 달아 오른 소형 SUV 시장은 이후 현대·기아자동차의 코나와 스토닉이 가세하면서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소형 SUV는 오히려 증가하며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 소형 SUV 열풍의 명확한 증거이다.

▲ 좌 : 코나 우 : 티볼리
▲ 좌 : 코나 우 : 티볼리

큰 덩치와 불편한 승차감으로 ‘남자의 차’로 인식되던 SUV가 도심 위주의 세팅으로 세단 못지않은 주행성능을 갖추었고, 아기자기한 스타일과 유니크한 디자인을 갖추며 더해져 여성 운전자까지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

소형 SUV의 인기는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폭스바겐의 신형 티구안, BMW의 X2, 볼보의 XC40 등이 국내에 곧 출시될 예정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7위
이거 실화냐? 고성능 국산차 '스팅어·G70'의 등장

국내 시장에서 가장 핫한 자동차를 꼽으라면 단연 기아자동차의 스팅어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70이다. 일단, 둘 다 멋지다. 그리고 둘 다 국산 브랜드로는 전에 없던 자동차라는 점은 명확하다. 

물론, 차이도 있다. 스팅어는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GT카(Grand Touring Car) 콘셉으로 만들어졌다면, G70은 벤츠의 C클래스, BMW의 3시리즈, 아우디 A4 등을 타깃한 정통 세단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스팅어와 G70은 그동안 국산차로는 만나기 어려웠던 본격 후륜 구동 스포츠 세단. 현대·기아자동차에겐 상당한 의미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전략 차종이다. 

▲ 좌 : G70 우 : 스팅어
▲ 좌 : G70 우 : 스팅어

디자인과 옵션만을 앞세웠던 과거와는 달리 초고장력 강판으로 차체 강성을 높이고, 강력한 고출력 터보 엔진으로 달리기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브렘보 브레이크로 제동 성능을 높인 기본기. 여기에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의 수장이었던 알버트 비어만의 세팅력이 더해져 달리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무난함이 아닌, 자동차를 즐기는 소수를 위한 스포츠세단은 분명 대중적인 브랜드를 넘어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판매에만 급급했던 예전의 현대·기아자동차였다면 아마도 출시되지 못했을 차다.

 

6위
AI 전성시대, 인공지능 스피커로부터

알파고와 이세돌이 벌인 세기의 대결을 기폭제로 온 세상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다. 향후 인공지능은 개인의 감정까지 이해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기술과 제품, 또는 솔루션이나 서비스로 발전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인터렉티브한 관계를 통해 가능성을 맛볼 수 있는 기기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인식기술에서 출발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의 기술이 접목돼 탄생한 인공지능 스피커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밝다. 때문에 글로벌 IT 기업 대다수가 이 시장에 도전 중이다.

▲ 아마존 에코 시리즈
▲ 아마존 에코 시리즈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음성으로 검색하거나, 인터넷과 연결된 가전제품을 구동시킬 수도 있다. 아울러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스마트홈’의 중심에 서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인공지능과 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 구축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제품임엔 분명해 보인다. 

아마존 에코를 시작으로 카카오 미니, 네이버 프랜즈, 구글 홈, SKT 누구, KT 기가지니 등 다양한 제품이 이미 시중에 출시돼 있으며, 소비자의 관심도 매우 높은 편이다.

 

5위
애플 아이폰X

역시 아이폰은 아이폰이다. 매년 IT 시장은 애플의 신형 아이폰으로 한바탕 시끌벅적해진다. 2017년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10주년이라는 특별한 숫자를 부각시키고 싶었을까? 아니면 서구에서 회자되는 숫자 9에 대한 미신을 피하기 위해 이 숫자를 건너 뛴 것일까? 어쨌든,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은 숫자 10을 강조하는 로마자 ‘X’와 함께 등장했다.

▲ 애플 아이폰X
▲ 애플 아이폰X

발표와 동시에 아이폰X의 비싼 가격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아이폰7부터 이미 가격이 뛰었지만, 그럼에도 아이폰X은 심하다 싶은 수준의 가격을 요구했다. 64GB 버전은 142만원, 256GB 버전은 163만원.

두 번째로 ‘M’자형 탈모가 이슈가 됐다. 베젤을 극도한으로 줄이다 보니 상단 부분에 스피커와 근접센서, 카메라 모듈을 탑재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 해당 모듈을 탑재하는 공간을 마련하다 보니 자연스레 ‘탈모폰’이란 별명을 얻게 됐다.

그럼에도 Super Retina HD 디스플레이와 새로운 페이스ID, 1,200만 화소 와이드 앵글/망원 카메라는 역시 애플이란 찬사에 부족함이 없었고 말이다. 

외신은 애플 아이폰X의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무래도 너무 비싸진 가격에 소비자가 쉽사리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예상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애플의 아이폰은 분명 지난 한해를 달군 뜨거운 이슈였다.

 

4위
1등기업의 오만이 부른 ‘게이트’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간다는 데서 일종의 사회적 책임이 수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생산품에 어떤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밝히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문제일까? 때로는 너무 많은 판매량으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더욱 이런 사실을 감추려 하기도 하고 말이다. 2017년에는 이렇듯 일등기업이 소비자를 속이다가 ‘딱 걸린’ 사건이 몇 있었다. 

첫 번째로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사건을 들 수 있다. 애플은 사용 기간이 오래된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리는 펌웨어를 배포한 것이 들통나며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 문제는 현재 국내와 미국 등에서 집단소송으로 비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사용기간이 길어지고 배터리의 충전횟수가 늘어나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이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좀더 고도화된 배터리 관리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했더라면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애플은 성능은 큰 폭으로 떨어뜨리고, 이를 감추었다는데서 문제가 시작됐다.

▲ 현대 세타2 GDI 엔진
▲ 현대 세타2 GDI 엔진

이런 문제는 또 있다. 소비자는 현대의 세타2 GDI 엔진에 문제가 있다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정작 현대자동차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다가 결국 강제리콜 명령을 받을 처지에 이르자 자발적 리콜을 시작했다. 이밖에 캐니스터 결함, 허브너트 풀림, R엔진 연료호스 결함 등으로 최근 다시금 강제리콜 명령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잘좀 합시다. 관련 정보는 맨즈랩의 지난 기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1781804&memberNo=39781009
▲ 세타2 엔진 결함 리콜 이행률↓···그랜저·쏘나타 등 17만대 반드시 리콜 받아야

인텔 프로세서의 보안 결함도 연말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구글 보안팀이 발견한 인텔 프로세서의 보안 문제는 프로세서 내의 ‘커널 메모리’에 대한 설계결함이 원인이라고. 문제는 이런 문제를 가진 인텔의 프로세서가 매우 광범위하다는데 있다. 인텔은 지난 5년간 출시된 프로세서에 대해 패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보다 한참 전에 출시된 프로세서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문제로  PC 시장이 한바탕 시끌시끌하지만, 정작 인텔은 이 사태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이다. 패치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외에 적극적인 대응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상대방의 정보를 빼내기 위한 해킹은 해커뿐 아니라 국가 권력 역시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예가 잦다. 미국 역시 같은 위험성을 간파하고 중국산 장비의 수입을 금지한 예가 있다.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인텔의 프로세서가 수십년 간 같은 문제를 안고 지속적으로 출시됐다면, 어쩌면 인텔보다 더 큰 힘이 작용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음모론 한 편이 슬쩍 떠오른다.

 

3위
페미니즘,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2017년은 어느해보다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유독 지면을 자주 장식했다.  다만, 그 과정 대부분이 그다지 긍정적인 방향의 논의가 아니었다는 게 아쉬운 점이라 해야 할까? 

페미니즘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성이 사회 제도 및 관념에 의해 억압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여러 가지 사회·정치적 운동과 이론을 포괄하는 용어”라 정의돼 있다.

여성이 역사적으로 사회적 약자였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여성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여성에게 씌워진 편견을 걷어내야 한다는데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다만, 누가 먼저였는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모를 대립은 이제 상대방 성을 마치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여성을 비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김치녀’의 등장도 충격이었지만, 한국 남성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한남충’ 등 용어의 탄생은 결국 끝없는 성대결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기에 이르렀다.

모 연예인과 페미니즘 커뮤니티 회원 간의 설전 뿐만아니라, 2017년에는 이렇듯 상대방 성을 원수 대하듯 할퀴고 물어뜯는 논의 아닌 ‘비난전’이 자주 발생했다. 한쪽에서는 남성 전체를 싸잡아 공격하는가 하면, 반대 진영에서는 “페미니즘은 이런 것이니 여기까지만 해라”라는 강압적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이 논란에 끼어들고 있지 않은 다수는 이같은 소모적 논쟁이 어느 쪽에도 ‘옳다’고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여성의 권리 신장이 남성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데서 얻어진다면, 이 역시 올바른 방식은 아닐 테고 말이다.

어려운 주제이고, 필자 역시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깊은 언급은 어렵다. 다만, 2018년에도 대한민국 사회의 혼란을 야기할 한 분야라는 점에서, 그리고 2017년을 달군 뜨거운 이슈였다는 점에서 이 주제를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위
비트코인 광풍

미친 열기라 해야 할까? 아니면 어떻게 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시대에 비친 한줄기 서광이라 해야 할까? 비트코인을 위시한 각종 코인 열풍 말이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2017년 말, 마침내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만한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에서 일반인의 관심 역시 뜨겁고 말이다. 정부가 규제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같은 열풍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2017년 초여름, 지인들과 나들이 길에 무려 40만원을 넘긴 비트코인에 대해 서로간의 전망을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당시의 분위기는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비트코인이 40만원이라니,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아, 그때 샀어야 했다. 2천만원이 될 줄 알았다면, 그때 샀어야, 그때 샀어야, 그때 샀어야, 그때 샀어야….

특히, 젊은 층의 투자가 몰리고 있는 각종 가상화폐는 그러나 ‘실체가 없는 가치’라는 점에서 극도의 불안정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화폐의 첫 번째 가치는 ‘안정성’이다. 하지만 현재의 각종 코인은 오히려 그 불안정성으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의 가격 역시 가상화폐가 그만한 가치를 가졌다기 보다,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떠받치고 있는 구조이다.

이런 불안정성은 뜨겁게 달아오른 이 시장이 어느날 한순간 차갑게 식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규제에 대해 격렬히 반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만일 규제 없이 투자를 이어가다 어느날 자신의 투자금을 잃게 된다면? 아마 그때는 또 이 지경이 올 때까지 규제하지 않은 정부를 원망하지 않을까?

“흙수저의 돈을 빼앗아 흙수저에게 몰아주는 구조”라는 가상화폐. 블록체인 기술은 분명 미래의 기술이라 할 만하지만, 그렇다 해서 가상화폐 시장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건 분명 아니다. 

현 시점은 투자를 시작해야 할 시점일까? 아니면 이제는 정리해야 할 시점일까? 이를 알고 있다면 투자도 참 쉬울 텐데 말이다.

 

1위
문재인 대통령

 국가기관을 이용한 댓글공작 사건,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매 주말 광화문을 뜨겁게 달군 시민의 촛불,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 국가권력과 이를 사유화한 세력, 그리고 국가권력에 빌붙어 특혜를 누린 경제권력. 그리고 이에 대한 시민의 분노.

2016년 말부터 촉발된 ‘최순실게이트’는 우리 사회 전반의 너무도 넓은 영역과 많은 사건을 품고 있다. 이를 전체 이슈로 다루기는 어렵지만, 고민해 보면 이 모든 사건을 수렴할 수 있는 단어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문재인’.

국민의 뜨거웠던 분노는 헌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이어졌고, 이어진 대선에서 국민은 무엇보다 ‘도덕성’이 강한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뮨재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다만, 그 역시 실패한다면 그 몫은 또다시 고스란히 국민이 짊어져야 한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이, 적폐청산 작업이, 그리고 대한민국을 정의와 상식이 넘치는 ‘올바른’ 사회로 만드는 노력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아마도 이것이 문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 모두의 바람이리라.

수많은 이슈가 많은 한해였지만, 그래서 2017년 최고의 이슈는 바로 이사람, 문재인 대통령이 적합해 보인다. ⓒ 2017. ManzLab Corp.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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