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19일 '펜트하우스 시즌 2'가 첫 방송된다. 

2020년 후반부터 2021년 초반까지 드라마계는 그야말로 '펜트하우스' 천하였다. 한 개의 회차가 끝날 때마다 모든 포털 사이트는 '펜트하우스' 관련 기사로 뒤덮였다. 그에 따라 대중 사이에선 '펜트하우스'를 보지 않고선 대화가 되지 않는, 무리의 대화에 끼려면 당장 몰아보기를 감행해야 했을 '펜트하우스 신드롬'이 문화를 지배했다. 

애초에 '펜트하우스'는 3개 시즌, 총 40부작을 목표로 기획·제작된 드라마다. 드라마의 완성도, 출연 배우들의 피로감 회복 등의 여러 안정적인 요소들을 안고 가기 위하여 시즌을 3개로 분리했다.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보통 속편이 제작되는 과정이라 하면, 하나의 드라마가 성공하고 속편 제작에 따른 수익 등을 고려하여 다음 시즌 제작에 대한 검토가 끝난다. 제작 돌입이 아닌 제작 검토가 끝난다. 그러다보니 본편과 속편에 대한 연결고리가 느슨하고 괴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하지만 '펜트하우스'는 앞서 말했듯, 애초에 40부작을 목표로 한 드라마가 3개의 시즌으로 쪼개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시즌 간 느껴지는 괴리감은 다른 시즌제 드라마에 비하여 적을 듯하다. 단, 시즌 1에서 뿌려놓았던 떡밥들이 회수된다는 조건 하에. 

'펜트하우스'가 끝나고 수많은 시청자들은 '펜트하우스'에서 뚜렷이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에 대한 행방을 '펜트하우스 2'에서 어떻게 해결되고 나타날 것인지 각기 상상·해석하며 놀았다. 원활한 '순옥드' 전개와 감상을 위하여 '펜트하우스 2'에서 회수돼야 할 극 중 떡밥에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해보며 '펜트하우스 2' 첫 방송을 기다려보자.

 

 

 

배로나의 두뇌 천재성 발휘는 언제?

'펜트하우스' 등장인물은 두 집단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헤라펠리스에 거주하며 핏빛 서사를 직접 그리는 부모집단, 그 부모들 아래 청아예고에 다니며 성악가를 꿈꾸는 학생 집단. 

여자 주인공 3인방 중 한 명 오윤희의 딸로서 다른 학생들과 그리 좋은 사이는 아니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이 배로나다. 극 중 과거 천서진의 성악 실력을 앞섰던 오윤희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듯이, 마두기의 비열한 낚시함정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성악 실력으로 청아예고 예비 1번을 얻어낸 뒤 입학에 성공하고야 만다.(물론 민설아 사망으로 입학 확정된 것이지만)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이렇게 배로나의 성악 천재성에 대해서는 시즌 1에서 충분히 묘사되고 시청자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크게 묘사되진 않았지만 배로나의 또 다른 천재성이 있다. 오윤희는 배로나가 몰래 성악 공부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직접 손으로 배로나가 가지고 있던 악보를 찢는다. 하지만 배로나는 적극적으로 오윤희를 막아서지 않는다. "상관없어, 다 외웠으니까"라는 말을 하며.

배로나는 엄마 오윤희에 버금가는 성악 천재만이 아니다. 몇십 페이지에 온통 외국어 투성이인 악보를 전부 외워버릴 만큼 두뇌 능력이 뛰어났던 것이다. '펜트하우스'는 단순히 치정 막장 '순옥드'가 아니다.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큰 사건 하나가 주가 되는 범죄-스릴러의 색깔도 가졌다. 배로나의 천부적인 두뇌 능력은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엄마 오윤희를 구제하는데 요긴하게 쓰일 극 중 설정임이 틀림없다.

 

 

윤태주는 죽었는가?

어느 드라마에서건 재벌이 등장하면 그 재벌에는 항상 옆에 붙어 다니는 비서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펜트하우스'도 마찬가지였다. 

'펜트하우스'의 메인 빌런이자 인간말종 부동산 재벌 JKING홀딩스 대표 주단태는 항상 옆에 비서 윤태주를 두었다. 주단태는 윤태주를 신뢰했다. 주단태는 16년 간 식물인간으로 병실에 누워있던 주혜인을 심수련에게 친딸이라 속이며 심수련을 곁에 두려 했다. 이 연극을 온전히 주단태는 윤태주와 공유했다.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그런데 주단태가 주혜인을 죽이려고 결심한 순간부터 윤태주의 행보는 완전히 변한다.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를 활용해 심수련을 조종하고 친딸이 주혜인이 아닌 민설아임을 깨닫게 한다. 주단태는 윤태주의 배신을 깨닫고 추격하자, 윤태주는 차도 위에서 심수련과 마지막 통화를 끝내고 자살한다. 

자살이 맞을까? 그저 윤태주와 심수련의 마지막 통화, 차도 위에서 홀로 서있는 윤태주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로 극 중에선 윤태주의 사망 보도나 시체 묘사 등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없었다. 

주단태의 옆에서 깊은 사항까지 공유하며 비서로 재직했던 윤태주의 말로가 명확하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윤태주는 시즌 2, 시즌 3에서 주단태를 위기로 몰만한 단서를 가지고 재등장할 것만 같다. 뭐 정말 죽었다면 어쩔 수 없고.

 

 

외할아버지의 사망을 목격한 하은별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펜트하우스' 시즌 1의 마지막 승자는 주단태와 천서진이었다. 불륜 사이였음이 발각됐으나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공식 커플(?)이 되면서 끝이 났다. 심수련도 사망했다. 오윤희도 자신의 목을 그었다. 로건 리도 주단태에게 제압당했다. 시즌 1의 후반부만 보면 주단태와 천서진 앞에 걸림돌은 없어 보였다.

천서진에게 청아예술재단은 그 자체로 모든 것이었다. 자신의 삶을 바쳤고 재단 이사장이 되기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았다. 이러한 천서진의 맹목적인 목표의식 때문인지 가끔 '펜트하우스'에서 그려지는 천서진의 악랄함은 악랄하기도 했지만 끝이 공허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우리는 알고 있다. 천서진이 끝내 오른 청아예술재단 이사장 자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왜? 천서진의 딸 하은별이 청아예술재단 전직 이사장 천명수 사망 순간을 목격했으니까. 왜? 천서진이 자신의 아버지인 천명수를 죽였으니까. 극 중 대한민국 최고 예술재단 이사장에게 전직 이사장이었던 아버지를 죽이고 차기 이사장이 됐다는 건 그 사실만으로 아주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펜트하우스' 시즌 1 내내 멘탈이 약한 모습을 보이며 항상 엄마인 천서진 앞에선 주눅 들던 하은별이 잠시 실어증을 겪고 난 뒤, 천서진을 보며 처음으로 꺼낸 말은 "엄마도 할아버지가 보고 싶은 거지?"였다. 조커에게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소름 끼치는 웃음과 함께. 

하은별은 변한 것이다. 변함과 동시에 시즌 1이 막을 내린 것이다. 마치 느낌으로는 하은별의 웃음이 엔딩장면인 드라마 1회 차를 본 것 같다. 다음 주가 너무나도 기다려지듯이 시즌 2가 하은별 때문에라도 기다려진다. 본격 흑화를 예고한 하은별은 어떤 식으로 자신이 목격한 엄마 천서진의 비밀을 폭로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쌍둥이 생모, '나비 문신녀'는 누구인가?

아마 '펜트하우스'가 종영되며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추측하는 떡밥이 아닌가 싶다. 로건 리와 심수련이 주단태의 비밀금고를 열고 아주 의미심장한 사진 하나를 보게 된다. 사진 속에서 주단태와 함께 쌍둥이를 안고 있던 주석훈·주석경의 친모는 누구인가? 소위 '나비 문신녀'는 누구인가?

이 떡밥이 던져지고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는 폭발했다. 과연 쌍둥이 친모는 누구이며, '펜트하우스'에서 등장하긴 했을까? 아니면 새로운 인물일까? '펜트하우스'의 메인 빌런 주단태의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될 수 있는 떡밥이기에 시청자들은 '나비 문신녀' 후보군을 나름 추리곤 했다.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 (사진: SBS, 초록뱀미디어)

막장 드라마의 단골요소인 기억상실증을 겪고 심수련이 겪고 기억 못 했던 것 아닌가, 양미옥이 쌍둥이 친모이기에 주단태 곁에 가사 도우미로라도 머물고 싶었던 것인가, 심수련의 도움을 받아 각종 헤라펠리스 악인들의 행태를 보도했던 김정민의 동기부여가 쌍둥이 생모였기 때문이었는가 등 각종 예상이 난무하고 있다. 

과연 '나비 문신녀'는 어떤 배우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해 어떤 전개를 이끌지는 '펜트하우스' 팬들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제1의 떡밥이다. 

 

 

오! 순옥드!

'펜트하우스'는 첫 방송 이후 평이 극단으로 나뉘었다. '너무 비현실적이고 자극적이다'는 혹평과 '이만한 재미를 가진 드라마가 없다'는 호평. 표현만 봤을 때는 양극으로 나뉜 것 같지만 결국 하나의 본질적 궤는 있는 것 같다. '좋든 싫든 이런 드라마는 김순옥 작가만 할 수 있다'는 것. 이 평가에는 대중 모두가 공감한다. 

그리하여 '펜트하우스'를 기점으로 김순옥 작가 집필 드라마를 지칭하는 신조어 '순옥드'가 생겨났다. '펜트하우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긴 했지만 '펜트하우스' 고유의 오락성, 김순옥 작가 고유의 화제성은 끝까지 유지됐다. 

대중 미디어 최전선인 지상파에서 '아내의 유혹'으로 시작해 '펜트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데 연달아 성공하는 김순옥 작가의 능력에 놀라며 이렇게 외쳐본다. 오! 순옥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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