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창궐하는 위험한 시대에도 영화관에는 커플 관객이 많다. 그 때문에 모태솔로라면 아무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영화관 좌석 앞뒤좌우에서 커플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모습과 대화를 체험하게 되면 영화의 감동보다는 고독함이 온몸을 사로잡을 수 있어서 그다지 유쾌하지 못하다.

▲ 커플지옥이 싫다면 집에서 영화를 보면 된다 (사진: 넷플릭스)
▲ 커플지옥이 싫다면 집에서 영화를 보면 된다 (사진: 넷플릭스)

도저히 영화관에서 커플들의 기세를 버틸 수 없다면 마음 속으로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며 속 편하게 집에서 영화를 보자. 넷플릭스 · 프라임 비디오나 VOD 서비스로 최신 영화도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시대니까 말이다.

다만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영화관에 보는 것이 같을 수는 없다. 화면 크기와 사운드 수준에서 차이가 압도적이다. 그나마 사운드는 5.1채널 이상 스피커 시스템을 갖추거나 고급형 헤드폰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수 있지만 화면 크기는 한계가 명확하다. 손바닥 만한 스마트폰은 아예 논외이고 가정용 TV나 모니터로도 영화관에서 대화면으로 느끼던 감동은 흉내내지 못한다.

그래서 나온 대안으로 프로젝터가 있다. 대형 TV를 훌쩍 뛰어넘는 100인치 이상 화면을 큰 부담 없이 집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근래에는 스마트폰처럼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프로젝터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서 집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대화면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이 가능해 만족스럽다.

▲ LG전자 ‘시네빔 PH510P’(흰색), ‘시네빔 PH510PS’(검은색)
▲ LG전자 ‘시네빔 PH510P’(흰색), ‘시네빔 PH510PS’(검은색)

이번 기사에서는 휴대용 프로젝터인 LG전자의 ‘시네빔(Cinebeam) PH510P · PH510PS’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PC · TV · 스마트폰 모두 연결 가능

시네빔 PH510P · PH510PS는 휴대용 프로젝터여서 작고 가볍다. 정확한 크기는 116 x 174 x 44mm인데 7인치 태블릿과 비슷한 면적에 두께만 더 두꺼운 형태이다. 무게는 650g이어서 가방에 담아 휴대하기에 부담 없는 수준이다.

또한 본체 내부에는 배터리가 장착되어서 전원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 단독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 최대 절전 모드 기준으로 약 2시간 30분 프로젝터를 작동시킬 수 있다. 그 정도면 웬만한 영화 한편은 감상하는 데 문제없는 수준이다.

최대 화면 크기는 100인치(254cm)이고 해상도는 1280x720(HD), 밝기는 최대 550안시루멘(ANSI lumen), 명암비는 100,000:1이다. 시네빔 PH510P는 흰색이고 시네빔 PH510PS는 검은색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두 제품은 모든 제원이 동일하다.

프로젝터 후면에는 HDMI 포트, AV 입력 포트, 헤드폰 포트, RGB(D-Sub) 포트, 안테나(RF) 포트, USB 2.0 포트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있다.

PC와 TV는 주로 HDMI 포트를 통해 연결하는데 HDMI는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도 호환되므로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테나 포트에는 유선방송용 동축 케이블이나 TV용 안테나를 연결해서 프로젝터로 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그리고 USB 2.0 포트에는 USB 메모리나 외장 HDD · SSD를 연결하면 그 안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

‘OFF/ON’ 스위치는 프로젝터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작동 대기 상태로 전환할 때 사용한다. 스위치를 ON 쪽으로 돌리면 작동 대기 상태가 되고 그 때부터 다른 버튼과 리모컨 입력이 가능해진다.

▲ 초점링(좌), 조이스틱 버튼(우)
▲ 초점링(좌), 조이스틱 버튼(우)

작동 대기 상태에서는 제품 상단에 있는 조이스틱 버튼이 붉은색으로 빛난다. 그 상태에서 조이스틱 버튼을 누르면 프로젝터 전원이 켜지고 잠시 뒤 파란색 화면이 렌즈를 통해 투사된다. 조이스틱 버튼은 네 방향으로 기울일 수 있는데 프로젝터 메뉴 설정 시 방향키처럼 움직이거나 선택한 항목을 취소할 때 이용한다.

처음 켰을 때는 화면 초점이 맞지 않을 텐데 ‘FOCUS’(포커스)라고 표시된 초점링을 움직여서 조정하면 된다.

프로젝터를 사용할 때는 조이스틱 버튼보다 리모컨을 이용하는 쪽이 훨씬 편리하다. LG전자 TV 리모컨과 전반적인 버튼 배열이 비슷하고 프로젝터용 주요 기능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버튼이 제공된다.

 

무선으로 간편하게 연결

LG전자 시네빔 PH510P · PH510PS는 무선으로 사용할 때 진가가 드러난다. 리모컨 우측 상단에 있는 ‘외부입력’ 버튼을 누르면 외부 입력 목록이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 ‘스크린쉐어’를 선택하면 프로젝터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 태블릿 PC와 무선 연결할 수 있다.

노트북은 WiDi 기술 및 무선 LAN을 지원해야 하고 스마트폰 · 태블릿 PC는 미라캐스트(Miracast) 호환 기기여야 한다. 애플 iOS 모바일 기기는 무선 연결을 하지 못한다.

▲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무선 디스플레이에 연결’ 클릭
▲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무선 디스플레이에 연결’ 클릭
▲ 연결에 성공하면 노트북 화면이 프로젝터 화면에 그대로 복제된다
▲ 연결에 성공하면 노트북 화면이 프로젝터 화면에 그대로 복제된다

WiDi 기술을 제공하는 노트북으로 시네빔 PH510P와 무선 연결을 해보았다. 윈도우 10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서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이동하면 하위 항목으로 ‘무선 디스플레이에 연결’이 보이는데 그것을 클릭하면 잠시 뒤 시네빔 PH510P 모델명(PH510P-3A02)이 화면 우측에 나타난다.

모델명을 클릭하면 WiDi를 통해 자동으로 무선 연결 과정이 진행되고 곧 프로젝터 화면에 노트북 화면이 그대로 투사된다.

▲ 노트북 무선 연결 상태에서 유튜브 재생 모습

유선 연결 시와 마찬가지로 화면은 물론 소리도 전송되므로 영화 · 유튜브 · 넷플릭스 감상 모두 문제없다. 유튜브에 접속해서 잠시 동영상을 재생했는데 아담한 노트북 화면이 큼직한 시네빔 PH510P 화면으로 잘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프로젝터 내부에는 1W 스피커 2개만 장착되어서 스테레오 출력만 제공하므로 음질도 중요하다면 블루투스로 스피커나 헤드폰, 또는 사운드바를 연결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노트북에 유선으로 오디오 기기를 연결해서 소리 출력만 그쪽으로 변경해도 된다.

혹시 시네빔 PH510P · PH510PS를 둘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거나 화면 각도를 조정하는 것이 번거로울 때는 제품 하단에 있는 나사 홀에 카메라용 삼각대를 연결하면 된다. 삼각대는 최대 하중을 3kg 이상 견디는 제품을 이용해야 프로젝터를 장착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곳이든 나만의 영화관으로 만든다

코미디 영화 ‘럭키’를 보면 남녀 한쌍이 고층건물 비상계단에서 프로젝터를 놓고 단란하게 영화를 감상하는 장면이 있다. 솔로 입장에서는 절로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고 싶게 만드는 장면인데 분노하는 것과 별개로 영화광이라면 의외의 장소에서 대화면을 누리는 그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물론 시네빔 PH510P · PH510PS이 있다면 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8층 건물 맨 위층 계단에서 노트북과 무선 연결된 시네빔 PH510P로 넷플릭스 영화를 재생해보았는데 영화관과 흡사한 느낌이 나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소리가 문제이다. 마치 영화관 마냥 스피커 음량을 키운다면 소리가 건물 곳곳에 퍼지기 때문에 금세 민폐를 끼치는 이웃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그러니 혼자만 들을 수 있도록 음량을 적정하게 맞추거나 헤드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자동차 조수석 천장 쪽에 프로젝터를 영사한 모습
▲ 자동차 조수석 천장 쪽에 프로젝터를 영사한 모습

시네빔 PH510P · PH510PS는 자동차도 영화를 감상하기 괜찮은 곳으로 만들어준다. 승합차처럼 차량 내부 공간이 넓은 경우 50인치 TV와 비슷한 수준으로 프로젝터 화면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 좌석을 뒤로 젖히고 영화를 보면 꽤나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데 그래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은 피하기를 권한다. 프로젝터 렌즈에서 나오는 빛이 밝아 차량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보이기 때문이다. 괜히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신기하게 여기는 시선을 받기 싫다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위기 탈출

비록 커플의 끈적끈적한 모습을 기피하는 모태솔로라고 해도 이성에 관심이 없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현실에 쌓인 고독함을 달래기 위하여 다채로운 영상물로 위로 받는 이들이 많은데 프로젝터를 이용해 큰 화면으로 보면 훈훈함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홀로 마음을 달래는 모습을 같은 집에 사는 부모님이나 형제자매가 보게 된다면 뒷감당을 하기 힘들어진다. 하라는 연애는 안 하고 이상한 거나 구해서 본다고 잔소리 듣거나, 모두 다 안다는 듯이 측은하게 여기는 눈빛이 날아오고 만다.

▲ 시네빔 PH510P 리모컨에 있는 '화면가림' 버튼
▲ 시네빔 PH510P 리모컨에 있는 '화면가림' 버튼

그런 상황은 어떻게는 피하고 싶다면 시네빔 PH510P · PH510PS 리모컨에 있는 ‘화면가림’ 버튼에 주목해보자. 이 버튼만 누르면 잘 나오던 프로젝터 화면이 곧바로 파란 화면으로 바뀌고 소리는 나오지 않게 된다. 

▲ 난감한 순간을 단숨에 회피할 수 있는 화면가림 버튼

프로젝터 작동 중 화면가림 버튼을 실제로 사용해보았다. 버튼을 누르자마자 수영복을 입은 여인들의 자태가 샤샤샥 하고 사라졌는데 실생활에서도 매우 유용해 보인다. 화면이 가려진 상태에서 전원 버튼으로 프로젝터 종료까지 한다면 완벽하다.

물론 프로젝터 화면에 너무 몰입한 상황에서는 반응이 늦을 수 있으니 미리 그 점도 계산해서 리모컨 사용법을 숙달해 두면 좋다.

 

나만의 영화관으로 소소한 행복을 찾자

지금까지 LG전자 시네빔 PH510P · PH510PS를 살펴보았다. 아담한 휴대용 프로젝터지만 공간만 확보되면 어디서나 100인치에 달하는 대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므로 영화 감상이 취미인 사람에게 참 매력적인 제품이다.

앞에서는 솔로의 관점에서 주로 살펴보았지만 휴대용 프로젝터는 커플이나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도 여러모로 유용하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하여튼 코로나19 때문에 기껏 영화관에 가도 팝콘 한 줌 먹지 못하면서 갑갑한 마스크를 쓴 채 영화를 봐야 하는데, 그런 불편함 없이 대화면으로 영화의 진한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LG전자의 시네빔 PH510P · PH510PS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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