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90년대 화장품 광고 카피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돌아보게 만들고 무언가를 추억하게 만들다니.

‘향’의 힘이 그만큼 대단하다. 어느 공항이든 출구를 나가면 그 나라 특유의 내음이 먼저 우리를 마중한다. 퇴근길 전철 개찰구를 넘자마자 보이는 빵집의 냄새는 지갑을 열게끔 유혹한다. 시골 국도를 달리다 차창을 내리면 구수한 거름 냄새가 고향집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 군고구마 냄새에선 간식으로 자주 고구마를 내어주시던 할머니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듯 '향'은 오묘한 힘으로 우리를 감싸 왔다.

알고 있었는가? 인류 최초의 화장품이 '향수'라는 것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향수'는 오늘날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이기에 좋은 향을 가진 향수를 사용하면 타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특히, 자동차는 일상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됐다. 집이 아닌 또 하나의 생활영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자동차 내부에도 좋은 향은 반드시 필요하다. 옆자리 그녀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여행을 같이 떠날 가족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내 자동차에 탈 수 있을 모든 이들을 위해 좋은 향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히 주인인 나를 위해서도.

좋은 향으로 자동차 내부를 꾸미기 위한 원초적인 기능에 더해 새로운 차를 구입한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적당한 아이템이다. 조금 더 자동차 내부를 멋지게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을 정도로 차량용 방향제는 여러 방면으로 유용하다. 코로나19도 유행 중이다. 그만큼 개인차량 이용도 늘다 보니 차량용 방향제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 추세다.

주요 가격비교 사이트, 온라인 쇼핑몰 등의 인기·랭킹 순을 참고, 비교적 남성들이 선호하는 '블랙·체리' 계열 향을 중심으로 인기 차량용 방향제 15종을 살펴봤다. 차량용 방향제 유형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발향 방식으로는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선정된 15종들의 두드러진 특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클립형

송풍구 날개에 클립 형태로 고정·연결하여 발향이 증폭되는 형태이다. 장착이 쉽고 크기도 작아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는 등 차량용 방향제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캐릭터 및 피규어 등의 요소도 접목된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어 포인트 인테리어 효과에도 제격이다.

클립형 방향제는 가벼운 제품의 선택과 고정 역할을 하는 클립의 형태를 살펴야 한다. 압력이 센 단순한 플라스틱 클립의 경우 송풍구 날개에 스크래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크기가 크고 무거우면 송풍구 날개의 변형 또는 파손이 발생할 수 있다. 고정 클립에 고무 재질의 패드가 추가 적용되었거나 러버 코팅 처리된 핀형태의 클립 방식을 추천한다. 더불어 방향제가 액체 타입이라면 누액 부분도 체크해야 한다. 내액 흘림 방지를 위한 별도의 노력이 더해진 제품이 아니라면 누액이 발생, 주변부 플라스틱을 오염시킬 수 있다.

클립형 중 선바이저 형태도 있다. 송풍구형보다 크기가 조금 더 큰 만큼 발향 시간도 길고 송풍구 파손 걱정이 없으며, 깔끔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운전자와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향이 강하면 운전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 향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역시 누액 부분도 체크해 봐야 하고 클립의 압력이 강하면 선바이저에 장착 자국을 남길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살펴봐야 할 점이다.

 

스틱형

엄밀히 구분하자면 스틱형 방향제는 클립형의 하위분류다. 긴 스틱 형태의 외형을 가지고 있는 스틱형은 송풍구 틈 사이에 끼워 넣는 형태이나 최근 대부분의 제품은 클립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형태에 맞는 내부 발향제를 교체하면서 사용하는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틱형답게 디자인 또한 심플해 거추장스럽지 않다.

스틱형은 튀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맵시 있는 설치가 가능하지만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설치에 제한이 따른다. 가로형의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세로형이나 디자인이 독특한 송풍구에는 설치가 어려운 것. 

 

걸이형

자동차 내부에도 무언가를 걸을 수 있을만한 곳은 많다. 이에 착안해 몇몇 방향제는 걸이형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로 걸이형 방향제는 룸미러 등에 밴드 형태로 걸어두고 미세하게 흔들리는 차체의 진동에 의하여 발향된다.

룸미러 등 운전자 시야 내에 걸어둔다면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또는 유리 용기에 담겨있는 제품이라면, 사고 시 추가 상해를 입힐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비치형

비치형은 클립형만큼이나 대중화된 유형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흔히 쓰는 디퓨저와 원리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비치형이기 때문에  액체, 겔, 고체 등 내부 발향 타입에 자유롭다. 비교적 다른 유형의 방향제들에 비해 큰 용량을 가지며 그에 따라 마지막까지 향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더 긴 발향 기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시보드나 뒷선반에 접착 스티커를 이용한 비치 방법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사고 시 이탈하여 운전자와 동승자를 가격할 수 있기에 상당히 위험하다. 비교적 크기가 큰 용기에 담겨있는 비치형의 특성상 컵홀더 사용이 권장되며, 이때 용액이 흐르지 않도록 패킹 처리가 되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발향 타입들이 있을까?

액체

향이 녹아있는 액체가 제품 용기에 담겨있는 타입이다. 액체이기 때문에 향이 일정하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방향제 유형이 어떻든 다양하게 담길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액체라서 격한 진동이 동반되면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고체 

고형물 형태의 방향제로 용기 모양에 제한이 따를 수 있다. 비교적 액체에 비해 향이 강하지는 않고 발향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손에 묻거나 쏟을 우려가 없다. 대표적으로 고체 타입의 하위분류 중 종이 타입은 방향제 유형 중 가장 가볍고, 석고 타입은 교체가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겔(Gel)

머리에 바르는 젤과 같이 액체와 고체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액체에 비해 유동성이 적은 것이지 완전히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니 역시 누액/누수에 유의해야 한다. 겔 타입 역시 발향이 꾸준하고 액체만큼이나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인기 차량용 방향제 15종 평가

※ 정렬 기준: 가격 순 

【 리틀트리 차량용 방향제 】

장 = 저가, 리틀트리 브랜드, 가벼움, 다양한 색상 구성
단 = 약함, 번거로운 사용법

종이형 차량용 방향제의 대표주자다. 1952년부터 역사를 이어온 리틀트리 브랜드가 주는 1차적인 신뢰감이 있다. 룸미러에 밴드로 연결되는 리틀트리 방향제의 가격은 개당 최저가 780원이다. 시험 삼아 사봐도 손해란 느낌이 안 든다. 가벼워 사고 시 외상에 대한 걱정도 적다. 룸미러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나무 모양의 디자인은 아이들도 즐겁게 한다. 와일드 체리향의 경우 처음에는 체리쿠키가 연상되는 향이 났다가 알코올 향이 뒤따르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종이라는 재질의 특성상 내구성이 극히 약하다. 그리고 사용 기간에 따라 비닐을 원하는 만큼 잘라 사용하라고 상품 페이지에 안내돼 있지만 이렇게 사용할 운전자가 있을까. 비닐에 쌓여 룸미러에 걸린 방향제라니 보기에도 없어보인다.

 

【 불스원 폴라프레쉬 선바이저 방향제 】
장 = 작다, 간편, 저가, 불스원 브랜드
단 = 약함, 특색없는 디자인

불스원이란 브랜드 이름을 들으면 당신은 아마 안심할 것이다. 엔진오일 자체를 불스원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불스원은 자동차 용품 업계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자랑한다. 차량용 방향제 평균 이하의 가격과 크기를 가지고 있어 부담도 적다. 사용법 또한 선바이저에 끼우면 끝이기에 간편하다. '향긋한 플로랄 향'의 경우 코를 톡 찌르는 귤과 오렌지 등의 운향과 과일향을 맡는 느낌이 단 번에 들었다.

그러나 선바이저 클립형의 특성상 운전자와 가까워 향이 직결될 수 있다는 점과 오랜 시간 사용하면 선바이저에 자국이 남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 고급스럽지 않은 플라스틱 재질과 함께 본체가 약해 내구성에선 그리 큰 기대 할 수 없을 듯하다. 디자인에 무신경한 아재틱한 외형은 철저히 방향에만 기능하겠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 P&G 페브리즈 차량용 방향제 】
장 = 있는 듯 없는 듯 초소형 깔끔 디자인
단 = 발향액 누수 가능성, 무신경한 클립

페브리즈란 네 글자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은 탈취제의 대명사와도 같다. 여기에서 오는 신뢰성은 이 제품을 구매하는데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그리고 차량 내부에 요란스러운 액세서리를 선호하지 않는 차주라면 초소형 디자인이기 때문에 아주 적합할 것이다. 다우니 향의 경우 깔끔한 차량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향의 느낌이었다. 

이 제품 역시 클립형이라 송풍구 날개에 꽂으면 그만인데, 잘 꽂아야 한다. 왜? 클립이 플라스틱이라 송풍구에 흠집을 낼 수도 있다. 향 조절 기능이 있긴 한데, 2.2ml의 용량에서는 의미 없어 보인다. 그리고 내액을 담고 있는 용기를 플라스틱 돌기가 터트려 발향하는 방식인데, 자칫 내액이 외부로 흐를 수 있다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 아이팝 시그니처 리얼메탈 방향제 】
장 = 심플한 디자인, 메탈 재질, 다른 향 교체 가능
단 = 플라스틱 클립, 조심해야 하는 내액 주입

첫인상이 뭔가 강해 보인다. 약간의 광택과 심플한 디자인은 누구에게나 부담 없을 듯하다. 재질 또한 메탈이라 내구성만큼은 다른 플라스틱 제품들보다 낫다. 특히, 선호하는 향으로 바꿀 수 있기에 나름의 DIY도 가능하다.

단, 발향액을 내부 원형 펠트지에 묻히는 방식이기 때문에, 향 교체를 시도할 때 주입하는 액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메탈 고유의 냄새와 방향액 향이 합쳐서 오묘한 결과물을 발산하는 느낌이었다. 본체는 메탈임에도 클립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송풍구에 끼울 때 조심해야 한다.

 

【 불스원 그라스 】
장 = 불스원 브랜드, 많은 양

단 = 누수 가능성, 무거움

불스원이 선선바이저에 장착하는 방향제만 만들었을 리 없다. 비치형도 출시했다. 불스원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1차적 신뢰감을 준다. 투명한 본체 안으로 직접 확인되는 많은 양의 발향액은 2차적으로 신뢰감을 준다. 그리고 비교적 알코올 느낌이 덜 나는 향은 3차적으로 신뢰를 쌓았다.

그러나 무겁다. 무거워서 다소 부담스럽다. 안전하게 비치 혹은 고정하지 않으면 다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일 줄 정도의 무게감을 가졌다. 물론 당연히 디퓨저 방식이라서 우드 스틱이 꼽히는 부분에 고무마개 처리가 돼있긴 하지만 온전히 유출을 막을 수 없다. 즉, 무겁고 불안하다. 

 

【 쿤달 퍼퓸 차량용 디퓨저 】
장 = 쿤달 브랜드, 플라스틱 용기, 실리콘 마개, 겔 패드       
단 = 컵홀더에 딱 들어맞지 애매한 크기

쿤달의 주력 라인업은 바디워시, 로션, 샴푸 등의 욕실용품이다. 그래서인지 여러 부분에서 세심함이 보인다. 먼저 용기가 플라스틱이라 가볍다. 그리고 실리콘으로 마개를 제작해 발향액 누수에 대한 걱정을 낮췄다. 또한 겔 재질의 패드를 제공해 한 번 더 안정성을 높였다. 블랙체리향의 경우 무거운 느낌의 향을 발산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농도였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보통의 차량 컵홀더 지름에 맞지 않아 별도의 컵홀더 부품을 사야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큰 사고는 없겠지라는 마음에 차량 내부 컵홀더에 둔다면, 왠지 모르게 드는 불안감에 계속 제품을 쳐다보게 될 것이다.

 

【 제이비랩 애니프레시 】
장 = 심플한 디자인, 선물용에 적합한 포장, 추가분 스틱, 클립 특수 코팅
단 = 모든 송풍구 설치 불가

첫인상으로는 전자담배인 줄 알았다. 아니다. 방향제다. 무채색의 심플한 디자인은 두루 많은 운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 같다. 그리고 선물용으로 적합해 보이는 포장은 운전자가 아닌 소비자들의 시선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 같다. 2개의 방향 스틱이 제공되어 여유롭게 해 준다.

단, 모든 송풍구 날개에 장착할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송풍구 날개가 곡선 혹은 원형이라면 장착할 수 없다. 또, 방향 스틱 장착 시 손에 묻을 염려가 있다. 그리고 본체 재질인 메탈 고유의 향과 방향 스틱 향과 합쳐지면 생소하고 오묘한 향이 느껴졌다. 발향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으나 큰 의미는 없다.

 

【 양키캔들 카자 얼티메이트 】
장 = 양키캔들 브랜드, 아기자기한 디자인, 부담이 적은 향
단 = 사고 시 외상 가능성

대중적인 브랜드는 먼저 신뢰도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양키캔들 역시 이에 해당한다. 양초를 형상화한 외관은 어디에 걸어도 자동차 내부 미관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걸기만 하면 된다는 편의성과 가벼운 무게로 양키캔들의 대표 상품이 됐다. 그리고 액체가 아닌 고체가 발향하기에 부담스러운 정도의 강한 향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걸이형 디자인에 리틀트리와 달리 플라스틱 재질의 딱딱한 용기이기에 사고 시 외상에 대한 가능성은 존재한다. 가끔은 자동차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거리는 모양새가 신경 쓰일 때가 있다.

 

【 조이프래그런스 미스터앤미세스 니키&체사레 】
장 = 손에 덜 묻음, 감각적 디자인, 테스터 존재, 각도 조절 가능
단 = 가로 송풍구만 가능, 약한 고정, 무신경한 클립

송풍구 거치형인 체사레가 조이프래그런스 미스터앤미세스 히트를 이끌었다면 니키는 좀 더 향상된 기능으로 출시된 후속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현대 미술가 루카 트라치의 디자인으로 태어난 니키와 체사레는 사람 같은 외관으로 눈길을 단번에 끈다. 체사레에선 안 됐던 다각도 조절이 니키에선 가능해졌다. 리필 교체도 가능해져 외관 디자인은 유지한 채, 향을 교체하는 것이 니키에선 가능해졌다. 그리고 다른 방향제와 차별점은 겉포장에 있는 테스터 부분으로 포장을 뜯지 않고 향을 먼저 맡아볼 수 있다. 향의 느낌은 알코올 느낌은 나지 않으면서 진한 기분이 든다.

니키의 경우 다각도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송풍구에 설치 가능하지만, 체사레는 가로 송풍구에서만 매달려있을 수 있다. 니키의 클립은 플라스틱으로만 마무리되어 송풍구 상처에 유의해야 한다.

 

【 로베르따 디 까메리노 】
장 = 선물용에 적합한 포장, 향 혼합 가능
단 = 무거움, 가품과 구별 힘듦

모든 사물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로베르따 디 까메리노가 그렇지 않을까? 장수 제품답게 각진 포장은 선물용으로도 알맞아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품이 2개 이상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향을 혼합하여 사용한다는 차별성도 갖췄다. 향의 느낌은,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무거워 보이는 외관 때문인지 발랄하고 튀는 느낌보단 기분이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차량용 방향제라고 하기엔 너무 무겁다. 무거워서 최대 4개월이라는 무지막지한 발향 기간을 자랑하지만 그래도 무겁다. 정품과 가품에 대한 구별도 쉽지 않다. 구별법을 찾아봐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냥 가품이라도 쓰고 말자는 포기 섞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현대모비스 에어컨필터 방향제·탈취제 】
장 = 모비스 브랜드
단 = 개봉 즉시 사용, 장착법이 까다로움, 방향제와 탈취체 구분

자동차 내부에 온갖 액세서리를 달아야 만족을 느끼는 차주가 있는 반면, 단 한 개의 장식품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차주도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방향을 원한다면, 이 제품이 답이 될 수 있다. 에어컨 필터에 장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다. 역시 차량 전문 브랜드 모비스 제품이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진다.

하지만 그 사용하기가 다소 불편하다. 먼저 방향제인지 탈취체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구분하고 봉지를 뜯자마자 바로 장착에 돌입해야 한다. 그리고 에어컨 필터를 꺼내야 하며, 에어컨 필터 방향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까다롭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에어컨 필터를 자가 교환하는 오너에게 추천한다.

 

【 디캣 차량용 송풍구 방향제 B세트 】
장 = 고압축 발향 스톤, 다양한 디자인
단 = 리필병 마개의 조악함, 외관 손상 가능성, 고가

프리미엄 디자인을 앞세운 고가 방향제들 중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동물을 3D 느낌으로 형상화했으며 선택에 따라 무광택 혹은 광택 골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제품의 큰 매력이다. 그리고 핀 타입의 클립 겉면에는 특수 코팅 처리돼 스크래치에 보다 안전하다. 고압축 섬유 재질의 리필 스톤은 짙고 오래가는 발향을 가능케 했다. 또한 오래 쓸 수 있게 각종 구성품들이 추가분으로 포함돼있다는 건 역시 빠져선 안 될 장점이다.

다소 아쉬운 점도 여럿 있다. 자주 만지다 보면 고양이 외관 도색이 벗겨지기도 한다. 리필을 위한 작업 역시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교체를 위해 존재하는 리필병의 뚜껑이 조악하게 처리돼 만질 때 유의해야 한다. 향의 느낌도 블랙체리의 경우 블랙체리란 과일보다 블랙체리 색깔의 물감이 생각났다. 보이는 특징만큼이나 단점을 비교해보면 프리미엄 방향제라고 말 할 수 있을까?

 

【 디프로젝트 디불 불독 】      
장 = 3D 동물 방향제 대표, 광택 디자인, 선물용에 적합한 포장, 스톤 교체식, 자석 연결
단 = 고가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는 3D 동물 방향제의 대표 브랜드가 디프로젝트다. 광택 디자인의 디프로젝트의 방향제를 장착하고 자동차 실내조명을 켠다면 새로운 미적 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단단한 철제 상자 안에 포장돼 역시 선물용으로 적합하다. 어쩌면 철제 상자만 별도로 사용할 수도 있겠다. 판매 페이지에선 철제 상자 디자인을 검은색·흰색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블랙체리향의 경우 불독의 외형답게 뭔가 도전적인 블랙체리를 연상케 하는 향기였다. 스톤 교체식으로 방향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발향액이 피부에 묻을 수 있다는 염려를 줄였다. 그리고 본체와 특수 코팅 처리 된 클립이 자석으로 연결돼 불독 머리가 360도 회전되는 그로테스크한 재미도 선사한다. 이는 다양한 방향의 송풍구에도 설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참으로 재밌는 제품인 동시에, 가장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비싸다. 차량용 방향제 한 제품을 49,000원 주고 쉽게 살 수 있을까? 49,000초 정도 깊은 고민 해봐야 하지 않을까?

 

【 라피네르 로얄 스페이드 】
장 = 고급스러운 디자인, 클리너와 여분의 리필 스톤 동봉, 자석 연결 클립
단 = 고가

고양이도 싫다. 불독도 싫다. 그렇다면 대안이 될 수 있다. 광택으로 외관이 처리된 제품답게 클리너가 동봉돼있는 세심함이 엿보인다. 클리너에 이어 여분의 리필 스톤도 제공된다. 포장 역시 선물용으로 적합해 보인다. 쇼핑백도 별도 구매할 수 있어 선물용으론 최적이다. 디프로젝트 디불 불독과 같이 특수 코팅 처리된 클립이 자석으로 연결돼 360도 회전으로 소소한 재미와 설치의 유용성을 제공한다. 가장 고가의 제품답게 가장 깔끔한 블랙체리향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비싸다. 디프로젝트 불독보다도 800원이 더 비싸다. 디프로젝트를 구매하는데 49,000초를 고민했다면 800초를 더 고민해봐야 하는 가격이다.

 

【 진로 방향제 & 디퓨저 】
장 = 진로 디자인 하나로 끝!
단 = 플라스틱 클립

▲ 진로 송풍구 방향제
▲ 진로 송풍구 방향제
▲ 진로 송풍구 디퓨저
▲ 진로 송풍구 디퓨저
▲ 진로 디퓨저

일단 진로 소주 디자인을 입혔다는 점에서 구매하고픈 욕구를 자극한다. 끌리는 건 사실이다. 클립형이든 비치형이든 방향제 모양이 소주잔 혹은 소주병이라면 동승자는 놀라며 재미를 느낄 것이다. 향 역시 깔끔히 목을 넘어가는 진로 소주처럼 코 속을 시원하게 통과하는 느낌이었다. 병뚜껑과 소주병 두 가지 외형으로 디자인된 송풍구에 장착하는 병뚜껑 디자인의 '진로 송풍구 뱡향제'와 차량용 방향제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사용 가능한 디퓨저 형태의 소주병 디자인의 '진로 디퓨저 방향제'까지 3개의 제품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병뚜껑 디자인 '진로 송풍구 방향제'는 진로 병뚜껑 특유의 은색이면서도 동그란 모양이라서 외관상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방향액을 담고 있는 내부 용기를 직접 터트리는 방식이 아니라 누수의 걱정이 비교적 적다. 소주병 디자인 '진로 송풍구 방향제'는 송풍구에 병이 아닌 컵 모양의 받침대를 연결하는 방식이라 역시 소주병 안에 들어있는 방향액이 밖으로 셀 염려가 비교적 적게 설계됐다. 소주병 디자인 '진로 디퓨저 방향제'에는 소주병을 연상시키는 외관에 실제 소주잔과 소주잔 코스터를 굿즈로 함께 제공해 '개이득'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럼에도 '진로 송풍구 방향제' 2종은 다소 약해 보이는 플라스틱으로 클립이 제작돼 송풍구 날개에 상처가 날 염려가 있어 마지막까지 왜 세심하지 못 했냐는 아쉬움을 남긴다.

 

 

방향제는 '향' 전부일까?

집 말고 나만의 생활공간인 자동차 내부의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고 싶은 건 당연한 본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방향제를 두는 것은 차체 내부를 쾌적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방향제 구매보다 앞서 이행돼야 할 것은 환기다. 대한화장품협회에서는 향료란 '수많은 소비자 제품에 향기를 가하기 위해 첨가하는 천연물질과 인공물질의 혼합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천연물질과 혼합되는 인공물질의 비율을 상당 부분 줄여 국제향료협회나 향료소재연구소의 종합적인 안전기준을 통과한 제품들도 많다. 그래도 그 안전기준 통과 역시 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정보 중 하나일 뿐, 개개인마다 다른 체질 모두를 감당하진 못 한다. 

그렇기 때문에, 권장 시간 10분 정도 먼저 자동차 창문을 열고 충분한 환기를 행한 후에 차량용 방향제의 매력적인 향을 느껴보자.

환기도 마쳤겠다 그럼 이제 구매한 방향제를 손에 쥐고 내 차 안에 어디다 두는 게 제일 나을지 고민하게 된다. 잠깐, 그런데 당신은 왜 방향제를 어디다 둘까 고민하나? 향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아무 데나 두면 그만인 것을. 그렇다. 방향제는 '향'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다 어떻게 두는 것이 운전자인 나도, 옆에 탈 그녀에게도, 같이 탈 가족에게도 보는 즐거움이 피어나는 '디자인'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향'으로 코를 즐겁게 해 주고 '디자인'으로 눈도 즐겁게 해주는 차량용 방향제가 어떻게 내 차에 잘 어울릴지 잘 따져보는 슬기로운 구매 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