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 콘솔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게임을 즐길 때 도움이 되는 ‘게이밍’ 제품 역시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 게이밍 마우스 · 키보드 · 헤드셋 · 그래픽카드 · SSD · 모니터 등등 하드웨어나 주변 기기 뿐만 아니라 게이밍 의자 · 장갑 · 담요 · 껌 등 기존에 게임과 무관하게 여겼던 분야에서도 게이밍 제품이 나오고 있다.

프로젝터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에는 몇몇 제조사가 게이밍 프로젝터도 선보인 상황이다. 본래 모니터나 TV를 대신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프로젝터여서 상대적으로 신기함은 덜하지만 게이밍이라는 용어에 걸맞게 게임 환경에 어울리는 제원과 기능을 다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벤큐(BenQ)가 최근 선보인 TK700STi도 게이밍 프로젝터인데 일반 프로젝터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다수 적용되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벤큐 TK700STi는 어떤 면에서 특별한지 차근차근 살펴보겠다.

 

2미터만 있으면 100인치 화면 구현

벤큐 TK700STi는 짧은 거리에서도 넓은 면적에 화면을 투사할 수 있도록 단초점 렌즈가 장착되었다. 화면 크기를 약 2미터 거리에서 100인치로 투사 가능해서 일반 가정에서도 충분히 대화면 프로젝터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투사되는 화면 크기는 최소 30인치, 최대 300인치이며, 선명한 이미지는 40인치부터 200인치 사이에서 보장된다. 해상도는 최대 4K(3840x2160)까지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하여 사실감을 높여주는 HDR(High-Dynamic Range) 기술은 ‘HDR10’과 ‘HLG’(Hybrid Log Gamma, 하이브리드 로그 감마) 방식 두 가지로 활용 가능하다.

제품 상단에는 렌즈 초점 다이얼과 줌 다이얼, 그리고 전원 버튼을 비롯해 프로젝터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다.

그리고 후면에는 HDMI(버전 2.0b) 포트 2개, RS-232 포트 1개, 오디오 출력(AUDIO OUT, 3.5mm) 포트 1개, USB 2.0 타입A 포트가 있다.

참고로 HDMI 1번 포트(사진상 좌측)은 ARC(Audio Return Channel, 오디오 리턴 채널) 기술이 적용되어서 입력 받은 오디오 신호를 HDMI 2번 포트로 출력 가능하다. 즉 HDMI 2번 포트에 TV나 사운드 바가 연결된 경우 해당 기기로 오디오 출력을 할 수 있으니 프로젝터 내장 스피커나 3.5mm 오디오 출력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이용하면 좋다.

기본 제공되는 리모컨으로는 벤큐 TK700STi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프로젝터 리모컨인데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와 마이크 아이콘이 보여서 의아할 수 있을 텐데 그 이유는 이 제품이 안드로이드 TV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본 설치된 안드로이드 TV 앱 바로 가기와 구글 음성 명령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한데 아래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벤큐 TK700STi 프로젝터 화면이 얼마나 큼직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27인치 및 32인치 모니터와 게임 화면을 비교해보았다. 프로젝터 스크린 크기는 90인치다.

27인치 모니터는 물론이고 PC 환경에서 나름 대화면으로 분류되는 32인치 모니터조차 90인치 프로젝터 화면과 비교하면 아담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벤큐 TK700STi는 더 큰 프로젝터 스크린이 있다면 화면 크기를 더 키울 수 있으니 80인치대 TV와 비교하더라도 확실하게 우위를 보인다.

보급형 프로젝터는 대개 램프 밝기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어서 밝은 곳에서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데 이 제품은 그런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밝기를 최대 3,000안시 루멘(ANSI Lumens)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대낮에도 프로젝터 화면을 보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창가 근처에서 커튼을 걷고 벤큐 TK700STi를 켜서 게임 화면을 보았는데 딱히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창가에서 햇살이 직접 내리쬐거나 실내 조명이 일반 형광등보다 훨씬 밝은 경우에는 프로젝터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FHD에서 화면주사율 240Hz 제공

벤큐 TK700STi의 또 다른 특징은 FHD(1920x1080) 해상도에서 화면주사율을 최대 240Hz(헤르츠)까지 설정 가능한 점이다. 고급형 게이밍 모니터에서나 접하던 화면주사율인데 이로써 고성능 PC로 게임 실행 시 초당 수백 프레임이 입력되는 경우에도 제때제때 프로젝터 화면으로 출력할 수 있게 해준다.

윈도우10 PC를 벤큐 TK700STi에 연결해 ‘디스플레이 설정-고급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들어가 디스플레이 속성을 확인하면 화면주사율(화면 재생 빈도)을 240Hz까지 설정할 수 있다. 4K(3840x2160) 해상도에서는 이 제품에 적용된 HDMI 2.0b 인터페이스 대역폭 한계로 인해 최대 60Hz까지 설정 가능하다.

또한 화면주사율이 높아지면 프로젝터 응답 속도가 빨라진다. 응답 속도는 기존 화면에서 다음 화면으로 전환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데 빠를수록 잔상 같은 문제가 최소화되어서 미려한 화질을 볼 수 있다.

벤큐 TK700STi의 응답 속도는 화면주사율 60Hz에서 16.67ms(밀리세컨드, 천분의 1초)이며, 화면주사율 240Hz에서는 4.16ms로 향상된다. 프로젝터는 기본적으로 PC용 모니터(1~5ms)보다는 응답 속도가 떨어지는데 이 제품은 화면주사율에 따라 비슷한 수준으로 높일 수 있어서 그런 단점을 극복한다.

화면주사율 240Hz를 적용하여 게임을 실행했을 때 벤큐 TK700STi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보기 위해 60Hz 모니터와 게임 화면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보았다. 선택한 게임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이다.

화면주사율 240Hz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게임 프레임도 240FPS(초당 프레임) 이상을 유지해야 하므로 테스트 시스템은 ‘AMD 라이젠 9 5900X’ 프로세서와 ‘NVIDIA 지포스 RTX 3070 FE(파운더스 에디션)’을 사용하여 구성하였다.

테스트는 디스플레이 복제 모드로 벤큐 TK700STi와 60Hz 모니터에 동일한 화면을 표시하도록 설정한 다음 아이폰 SE 2세대로 게임 리플레이 화면을 슬로모션(240FPS, 720p) 촬영하여 그 동영상을 비교하는 식으로 했다. 오버워치 그래픽 옵션에서는 FPS 최대치를 240FPS로 맞춰서 게임 시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 벤큐 TK700STi (240Hz)와 60Hz 모니터 '오버워치' 화면 비교

동영상 재생 속도를 10%로 줄인 상태에서 살펴보면 벤큐 TK700STi 화면에서 캐릭터 움직임이 더 부드럽고 화면 끊김 현상이 적다는 것을 체감 가능하다. 화면주사율과 입력되는 게임 프레임을 같은 수치로 맞췄기 때문이다.

일단 화면주사율 240Hz에서 게임을 여러 번 즐기고 익숙해진 다음이라면 굳이 이렇게 슬로모션으로 보지 않더라도 60Hz 모니터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최신 콘솔 게임도 쾌적하게 즐긴다

▲ 벤큐 TK700STi와 PS5 연결한 모습
▲ 벤큐 TK700STi와 PS5 연결한 모습

게이밍 모니터는 PC 게임, 콘솔 게임 가리지 않고 미려한 화질로 이용할 수 있는데 그 점은 게이밍 프로젝터 역시 마찬가지이다. 벤큐 TK700STi에 최신 콘솔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이하 PS5)를 연결하여 게임을 실행해보았다. PS5 게임으로는 ‘데빌 메이 크라이 5 스페셜 에디션’(이하 DMC 5 SE)을 사용하였다.

▲ 'HDR’와 ‘120Hz’ 이용 가능한 PS5
▲ 'HDR’와 ‘120Hz’ 이용 가능한 PS5

한편 PS5 같은 최신 콘솔은 일부 게임을 FHD 해상도에서 화면주사율 120Hz로 실행 가능한데 이번 기사에 사용한 DMC 5 SE 역시 화면주사율 120Hz 설정이 가능하다.

우선 게임을 실행하기 전에 PS5 설정 화면에서 ‘스크린 및 비디오’ 항목으로 들어가 해상도를 1080p(FHD)로 변경한 다음 ‘120Hz 출력 활성화’를 켜면 된다. HDR(High-Dynamic Range) 기술도 여기에서 제어할 수 있다.

▲ 벤큐 TK700STi 메뉴 화면에서 PS5 게임 화면주사율 120Hz 확인
▲ 벤큐 TK700STi 메뉴 화면에서 PS5 게임 화면주사율 120Hz 확인

설정을 마친 다음 게임을 실행하고 벤큐 TK700STi 메뉴 화면에서 정보를 보면 FHD(1920x1080) 해상도에서 화면주사율 120Hz 상태라고 표시된다.

혹시 화면주사율이 120Hz로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DMC 5 SE 그래픽 옵션에서 ‘하이 프레임레이트 모드’(HIGH FRAMERATE MODE)를 켜면 된다. 화면주사율이 120Hz가 되고 게임 실행 시 프레임은 최대 120FPS로 높아진다.

 

기본적인 설정을 완료한 다음 직접 게임을 실행해보았다. 긴박한 전투 상황에서도 빠르게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이 문제없어서 쾌적하였다. PS5 이전 세대 콘솔로 DMC 5 일반판을 화면주사율 60Hz 및 60FPS 이하로 즐겨본 사람이라면 차이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게이머를 생각한 다양한 이미지 모드

리모컨으로 벤큐 TK700STi 메뉴 화면을 불러오면 첫 번째 항목 ‘이미지’에서 ‘이미지 모드’가 보인다. 사용자의 환경에 맞춰서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리셋이다.

‘Bright’(브라이트) 모드는 프로젝터 밝기를 극대화시켜서 밝은 곳에서 화면을 편안하게 볼 수 있게 해주고, ‘Living Room’(리빙 룸) 모드는 조명이 다소 어두운 곳에 맞춰서 채도 · 색상 · 선명도 · 밝기를 조정한다.

‘Game’(게임) 모드는 게임 환경에 최적화시켜주고 ‘Sports’(스포츠) 모드는 밝은 실내에서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적합하다. ‘Cinema’(시네마) 모드는 어두운 곳에서 색상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대비를 깊게 하여 영화 감상 시 몰입감을 높여준다. ‘User’(유저) 모드는 사용자가 임의로 설정한 수치를 기반으로 한다.

Game 모드로 설정한 경우에는 ‘게임 설정’ 항목에서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더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게임 화면에서 어두운 곳에 숨은 캐릭터를 식별하기 쉽고 입체감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는 ‘FPS’(1인칭 슈팅) 모드, 웅장한 사운드 효과로 게임 시 영화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RPG’(롤플레잉 게임) 모드, 생방송과 비슷한 색상과 음향을 제공하는 ‘SPG’(스포츠 게임) 모드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신속 모드’는 벤큐 TK700STi와 연결된 기기의 입력 소스와 프로젝터로 표시하는 이미지 사이에 생기는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준다. ‘꺼짐’, ‘낮음’, ‘높음’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신속 모드 사용 시 프로젝터 화면을 자동 조정하는 ‘3D 키스톤’ 기능은 사용하지 못한다.

PC나 콘솔 등 프로젝터와 연결된 기기에서 HDR 설정이 적용된 상태라면 이미지 모드는 ‘HDR10’과 ‘HDR Game’ 중 하나만 고를 수 있다. HDR10은 동영상 재생 환경에 특화되었고 HDR Game은 게임 실행 시를 더 고려하였다.

한편 벤큐 TK700STi는 HLG 방식으로도 HDR을 지원한다고 언급했는데 HLG 모드는 재생 중인 콘텐츠에서 관련 데이터를 감지한 경우 자동으로 변경되므로 따로 설정이 필요 없다.

추가로 ‘디스플레이’ 항목에 들어가면 ‘3D’ 모드가 있는데 영화관에서 접할 수 있는 3D 콘텐츠를 프로젝터에서 감상할 때 사용하는 이미지 모드이다. 물론 3D 콘텐츠와 3D 글래스를 따로 구비해야 이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TV로 단독 사용도 거뜬

요즘 IT 기기는 혼자서도 이것저것 할 수 있어야 가치가 빛나는데 그 점은 벤큐 TK700STi 역시 마찬가지이다. 안드로이드 TV가 기본 설치되어 있어서 단독으로도 콘텐츠 재생과 앱 설치 · 실행, 인터넷 접속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 안드로이드 TV 기능 제공하는 벤큐 TK700STi
▲ 안드로이드 TV 기능 제공하는 벤큐 TK700STi
▲ 기본 설치된 ‘패미랜드’ 키즈 채널 앱
▲ 기본 설치된 ‘패미랜드’ 키즈 채널 앱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유튜브’는 기본이고 앞서 언급한 프라임 비디오 앱과 유아용 콘텐츠로 가득한 ‘패미랜드’(FamiLand) 키즈 채널 앱도 처음부터 사용 가능하다.

다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달리 터치 입력이 불가능하고 소프트웨어 정책상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인스타그램 등 사용하지 못하는 앱도 다수 존재한다.

▲ 리모컨으로 '구글 어시스턴트' 이용할 수 있는 벤큐 TK700STi

리모컨에 있는 마이크 아이콘 버튼을 누르면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으로 음성 명령을 내려서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검색 시 타이핑을 대신할 수 있다.

직접 음성 명령을 내려서 내일 날씨를 확인하고 유튜브를 실행해서 검색도 해보았는데 제대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마이크는 벤큐 TK700STi 본체가 아니라 리모컨 상단에 있으니 굳이 큰 목소리로 말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은 무선으로 간편하게 연결

스마트폰은 무선 네트워크가 기본인데 벤큐 TK700STi 역시 무선으로 연결하면 된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라면 ‘화면 미러링’을 이용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화면 공유’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 아이폰에서 ‘QS01’로 검색되는 벤큐 TK700STi
▲ 아이폰에서 ‘QS01’로 검색되는 벤큐 TK700STi

스마트폰에서는 벤큐 TK700STi가 아니라 ‘QS01’라는 이름으로 나오므로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좋다. 물론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PC 등 다른 iOS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와 미라캐스트(Miracast) 호환 노트북도 무선 연결 가능하다.

 

벤큐 TK700STi와 화면 미러링시킨 아이폰 SE(2세대)로 몇 가지 앱을 실행해보았는데 다소 지연시간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동영상 재생 시에는 프로젝터 화면만 나와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낭비되는 것을 방지한다.

 

게이밍 프로젝터 시대를 알리는 벤큐 TK700STi

어느 분야든지 시장 초기에 나온 제품에는 특별한 매력이 담겨있다. 블루 오션에서 레드 오션으로 바뀌는 시기가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야만 오랜 기간 명품으로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으니 말이다.

벤큐 TK700STi는 기존에 게이밍 모니터 · TV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웠던 게이머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동시에 프로젝터에 필요한 기능도 두루 집약되어서 그 존재감이 뚜렷하다.

아직 게이밍 프로젝터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지금 이 시기에 이런 완성도를 보여주는 제품은 많지 않으므로 언제나 PC · 콘솔 게임에 진지한 게이머라면 벤큐 TK700STi로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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