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개최된 세계 경제 포럼에서 처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2016년 개최된 세계 경제 포럼에서 처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우리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보통 혁명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는 아주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죠.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데, 뚜렷하게 무엇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체감이 적습니다. 드론이 아직까지는 장난감 수준에 머물러 있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독일의 경제학자 클라우드 슈바프(Klaus Schwab, 1938년 3월 30일)가 의장으로 있는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주창된 용어입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모여 지금이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주장한 것이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빅 데이터,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 항공기, 3차원 인쇄, 나노 기술 등 6대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술 혁신을 토대로 합니다. 구글의 인공지능과 이세돌의 바둑 대국이 유명한데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학습한 내용을 실행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IT 제품들은 바보였죠. 학습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명령을 수행하는 역할을 할 뿐이었죠. 그래서 컴퓨터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명령어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죠. 그런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컴퓨터는 단순히 명령을 받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과 이세돌은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5회에 걸쳐 세기의 대국을 진행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과 이세돌은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5회에 걸쳐 세기의 대국을 진행했다.

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세돌과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입니다. 상당한 창의력이 필요해 인간의 영역이라고 봤던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죠. 스스로 기보를 학습하고 바둑에서 이길 수 있는 최상의 수를 두는 것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무엇이든 가능하죠. 무인 자동차, 무인 항공기, 무인 배달 서비스, 무인 공장 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대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이해가 됐는데, 도대체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교과 과정에서 얼핏 배우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어디 가서 유식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머리가 섹시한 남성들이 인기이니까요. 그래서 1차, 2차, 3차 산업혁명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농사 짓다 보니 공장 노동자가 됐다 [1차 산업혁명]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누가 처음 사용했을까요? 누군가 그 시대에 이루어낸 결과물들은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했으니 오늘날까지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전해지고 있는 것이겠죠.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의 어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아놀드 조셉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년 4월 14일~1975년 10월 22일)가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학자가 만든 용어는 경제학 분야의 학술 용어가 됐죠.

 

아놀드 조셉 토인비
아놀드 조셉 토인비

그런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혁명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를테면 정권이 붕괴됐다거나 왕이 바뀌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엄청난 발명품이나 기계가 등장한 것처럼 인식되죠. 하지만 1차 산업혁명은 무려 백여년 동안 이어진 인류의 산업 활동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데도 체감이 적은 것입니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 모두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백여년 동안 이어진 산업 활동을 의미하니까요.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막 시작된 신생아나 다름없으니 실생활에서 체감한다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1차 산업혁명은 농사 또는 수공업이나 하던 시대에서 공장을 세우고 제품을 대량 생산해 내는 시대로 접어든 것을 의미합니다. 영국의 역사학자에 의해 용어가 등장한 것과 같이 1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부터 시작해 전세계에 전파됐다는 설이 정론입니다. 영국 산업의 첫걸음은 면직물 공업에서 시작됐습니다. 천을 짜는 방적기가 등장했고, 증기를 이용한 자동화가 도입됩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근대 공장입니다. 증기를 이용하다보니 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이 때문에 강 주변에 공장들이 생겨났죠.

사실 공장의 등장은 복합적입니다. 그동안 많이 사용되지 않았던 철과 강철의 활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석탄과 증기기관이라는 동력원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방적기나 방직기가 발명된 것이죠. 여기에 더해 증기 기관차와 증기선도 등장해 운송이 발달했습니다. 이전에는 먹을 것을 스스로 생산했다면, 이 시대에는 먹을 것을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층이 생겨났죠. 그래서 도시가 발달합니다. 농경지와 멀리 떨어진 공장 지대를 중심으로요. 또한 임금을 받는 노동자 계급이 새로 등장합니다. 농사나 짓던 사람들이 공장 근로자가 된 것이죠.

 

1차 산업혁명을 이끈 영국의 방직 공장(출처= 환경부)
1차 산업혁명을 이끈 영국의 방직 공장(출처= 환경부)

새로운 동력원의 등장 그리고 발전 [2차 산업혁명]
사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달로 구분 짓는 시각이 높습니다. 증기기관은 말 그대로 뜨거운 물이 내뿜는 증기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을 끓이기 위해 석탄이 이용된 것이죠. 그리고 이 물은 끓이면 끓일수록 없어지기 때문에 1차 산업혁명 당시 공장들은 강가에 모여든 것입니다. 일체의 전기 장치가 필요 없는 기계식 중 기계식입니다.

 

증기기관의 원리
증기기관의 원리

그런대 증기기관에 열을 가하는 동력을 반드시 석탄으로만 사용하라는 법은 없죠. 무엇이든 잘만 타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왕하면 나무같이 큰 것 보다는 부피가 더 작으면 좋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석유입니다. 1차 산업혁명 시대는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어진 인류의 산업 활동을 말합니다. 2차 산업혁명은 그 이후인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를 말합니다. 한 70~80년 정도 사이 일어난 인류의 산업 활동을 의미하죠.

동력을 석유로 사용하면서 발전한 것이 자동차입니다. 증기기관에 의존해 왔던 자동차는 이 시기에 내연기관을 적용하며 석유를 동력으로 활용합니다.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가 처음 고안해 냈죠. 이후 미국의 헨리 포드가 내연 기관을 대량 생산해 냅니다. 그리고 원동기가 널리 보급되죠. 보통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상을 가르키기도 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전기가 널리 보급됐다는 것입니다. 석유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동력이죠. 전기는 공장의 자동화를 이루게 합니다.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죠. 이에 따라 제조 품목도 식료품, 음료 등 다양해집니다. 운송 수단 역시 기차에서 벗어나 자동차 등이 대중화되면서 더 빠르게 이뤄집니다. 전기 장치를 이용한 영화, 라디오, 축음기 등도 개발됩니다. 사실상 오늘 날 우리가 즐기는 대부분의 품목이 이 때 발명되고 널리 보급됩니다.

2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징 중 하나는 자동차 보급이다.
2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징 중 하나는 자동차 보급이다.

컴퓨터로 대표되지만 경제학자의 주장 [3차 산업혁명]
3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을 우리는 흔히 컴퓨터의 발달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새롭게 정의한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미국 펠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최고경영자과정 교수를 지낸 바 있는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2012년 펴낸 ‘3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에서 정의합니다. 경제 분야에서 워낙 영향력이 크다보니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도 제리미 리프킨을 배려해 붙인 용어가 아닌지 생각됩니다.

 

3차 산업혁명을 주장한 제레미 리프킨
3차 산업혁명을 주장한 제레미 리프킨

제레미 리프킨은 굳이 컴퓨터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컴퓨터를 사람들이 어떻게 이용하고 경제에 활용하는지에 주목하죠. 그래서 인터넷에 주목하고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합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냅니다. 인터넷과 재생에너지가 수직적 권련 기반을 수평적으로 이루는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공유를 중심으로 한 수평적 권력구조에 따른 산업 활동이 3차 산업혁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3차 산업혁명의 산업은 사회적 기업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일반적인 영리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영리 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사회적 기업의 상징이된 루비콘 제과의 CEO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빵을 판다”고 말했습니다. 제레미 리프킨이 말하는 공유 경제입니다.

또한 주거의 형태도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거지와 발전소가 결합한 협업경제와 분산 자본주의가 3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죠. 내가 만든 재생에너지를 이웃집에 판매할 수 있도록 이미 제도가 개선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공유 경제를 3차 산업혁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이에 제레미 리프킨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견해도 다릅니다. 현재 경제학자들이 모여 주장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과정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차 산업혁명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머리가 섹시하게 넣어두시면 좋겠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일부는 4차 산업혁명이 포화 상태에 놓인 각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굳이 의미를 부여한 허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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