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감성을 중시하는 시대이다. 그냥 성능만 좋으면 충분할 것 같은 IT 제품조차도 지금은 무언가 감성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없으면 영 미덥지 못한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PC 하드웨어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과거보다 디자인이 화려하거나 독특한 제품이 크게 늘어났고, 표준 규격 때문에 외형상 변화를 주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빛나는 RGB LED 조명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감성을 호소한다.

PC 메모리 분야에서는 ‘게일’(GeIL)이 RGB LED 조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유명한데 최근 제품으로는 ‘오리온’(ORION) 시리즈가 있다. 무지개처럼 빛나는 RGB LED와 오버클럭으로 디자인과 성능 모두 신경 쓴 DDR4 메모리이다.

국내 시장에도 올해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출시되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GeIL DDR4-3200 CL16 ORION RGB Gray 16GB(8GBx2)’(이하 오리온 RGB 그레이)로 게일 오리온 시리즈의 매력을 살펴보겠다.

 

3면에서 화사하게 빛나는 RGB LED 조명

▲ RGB LED 메모리 기술력으로 유명한 게일 (사진: 게일)
▲ RGB LED 메모리 기술력으로 유명한 게일 (사진: 게일)

게일은 메모리 업계에서 눈에 띄는 업적을 여러 가지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2015년에 최초로 LED 조명을 적용한 PC 메모리를 선보인 것이다. 초기에는 일반 LED여서 색상이 다양하지 않았고 따로 전원 연결도 필요해서 편의성이 부족했지만 게일은 RGB LED 조명 도입과 자체 전원 공급으로 그런 불편함을 차츰 해소해 나갔다.

오리온 시리즈는 게일의 그런 기술이 축적된 최신 RGB LED 메모리 제품이다.

▲ 게일 오리온 RGB 그레이 메모리의 RGB LED가 작동하는 모습

테스트 시스템에 오리온 RGB 그레이를 장착하여 전원을 켜면 RGB LED 조명이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조명은 메모리 상단과 측면 일부를 감싸는 형태로 3면과 ‘G 로고’가 있는 부분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빛이 발산되어서 다양한 각도에서 잘 보인다. 밝기는 소형 LED 스탠드에 버금갈 정도여서 PC 케이스 내부를 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조명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하우징 표면에는 세밀하게 삼각형 그라디에이션 패턴이 그려져 있다. 따라서 단순하게 조명만 빛나는 메모리보다 디자인 면에서 개성적이다.

▲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들의 RGB LED 유틸리티 지원하는 게일 오리온 시리즈
▲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들의 RGB LED 유틸리티 지원하는 게일 오리온 시리즈

오리온 RGB 그레이의 RGB LED 조명은 기본 상태에서 무지개처럼 화사하게 빛나서 보기 좋은데 다른 방식으로 빛나기를 원한다면 메인보드 제조사의 RGB LED 유틸리티를 사용하면 된다.

에이수스(ASUS)의 ‘아우라 싱크’(AURA Sync), 기가바이트(GIGABYTE)의 ‘RGB 퓨전 2.0’(RGB FUSION 2.0), MSI의 ‘미스틱 라이트 싱크’(MYSTIC LIGHT SYNC), 바이오스타(BIOSTAR)의 ‘RGB 싱크’(RGB SYNC), 애즈락(ASRock)의 ‘폴리크롬 싱크’(POLYCHROME SYNC)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물론 사용자의 메인보드와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 '아우라 싱크' 동기화 상태에서 오리온 RGB 그레이 메모리의 조명 변화 모습

에이수스의 아우라 싱크를 이용해서 오리온 RGB 그레이의 조명 색상과 점등 효과를 변경해보았다. 아우라 싱크와 호환되는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쿨링 팬, LED 스트립이 있다면 모두 동기화시켜서 같은 색상 및 조명 효과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니면 반대로 하드웨어 별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빛나게 할 수도 있다.

잠시 조명을 끄고 싶은 경우에는 RGB LED 유틸리티에서 끄면 된다.

 

XMP 2.0으로 DDR4-3200MHz 지원

현재 AMD와 인텔의 최신 데스크톱 프로세서는 DDR4-3200MHz 클럭까지 공식 지원하는데 오리온 RGB 그레이도 ‘XMP 2.0’ 기술을 이용하면 해당 클럭으로 작동한다. XMP는 ‘eXtreme Memory Profile’(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을 줄인 말이다. 메모리에 미리 저장된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와서 간편하게 오버클럭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 에이수스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XMP(D.O.C.P.)' 설정 모습
▲ 에이수스 메인보드 바이오스에서 'XMP(D.O.C.P.)' 설정 모습

본래 인텔의 기술이지만 근래에는 AMD 플랫폼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AMD 메인보드에서는 제조사에 따라 XMP 대신 다른 이름으로 적용되기도 하므로 그 점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맨즈랩 테스트 시스템 메인보드인 ‘에이수스 TUF Gaming B550M-PLUS (Wi-Fi)’에서는 XMP가 아니라 ‘D.O.C.P.’로 나오는데 해당 항목을 활성화하면 자동으로 메모리 클럭이 DDR4-3200MHz로 바뀌고 램 타이밍과 지연 시간, 전압도 변경된다.

 

오리온 RGB 그레이의 성능은?

오리온 RGB 그레이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DDR4-3200MHz로 설정한 상태에서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보았다. 여전히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DDR4-2666MHz 메모리(게일 DDR4-2666 CL19 PRISTINE)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서 비교하였다.

양쪽 모두 8GB x2 듀얼 채널 구성이며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5 3600X
메인보드: 에이수스 TUF B550M-PLUS (Wi-Fi)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SSD: 씨게이트 Q1 SSD 960GB
PSU: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Bronze 230V EU HDB

 

▲ 산드라 라이트 2021 메모리 대역폭 테스트
▲ 산드라 라이트 2021 메모리 대역폭 테스트
▲ 산드라 라이트 2021 메모리 지연 시간 테스트
▲ 산드라 라이트 2021 메모리 지연 시간 테스트

SiS소프트웨어 산드라 라이트 2021(SiSsoftware Sandra Lite 2021) 메모리 대역폭 테스트에서는 오리온 RGB 그레이가 34.298GB/s(초당 기가바이트), DDR4-2666MHz 메모리는 28.509GB/s로 나왔다. 오리온 RGB 그레이가 약 20% 높은 수준이다.

지연 시간(레이턴시) 테스트에서는 오리온 RGB 그레이가 49.5ns(나노세컨드, 10억분의 1초), DDR4-2666MHz 53.9ns로 나왔다. 지연 시간은 메모리 대역폭과 달리 숫자가 작을수록 우수하므로 오리온 RGB 그레이가 더 빠르다.

이어서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PC 게임으로 메모리에 따른 성능 차이도 확인하였다. 각 게임은 1920x1080(FHD) 해상도에서 그래픽 옵션을 최고 단계로 맞추고 리플레이를 이용해 프랩스(Fraps) 유틸리티로 평균 FPS(초당 프레임)를 측정했다.

오리온 RGB 그레이를 장착한 경우 각 게임 성능은 최소 4.6%, 최대 9.5%까지 더 높게 측정되었다. 메모리 클럭과 지연 시간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화끈한 발열을 식혀주는 방열판

PC 메모리는 CPU나 그래픽카드 만큼 발열이 심하지는 않기 때문에 방열판이 필수로 부착되지는 않는다. 물론 PC 메모리 역시 반도체 제품이므로 발열이 낮을수록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우수하여 이제는 고급형 제품이라면 거의 기본으로 방열판이 부착되고 있다.

게일은 무려 20여 년 전 최초로 방열판이 장착된 PC 메모리를 선보였고 지금까지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오리온 RGB 그레이에 적용된 ‘MTCD’ (Maximum Thermal Conduction & Dissipation, 최대 열 전도 및 소멸)는 그 결과물이다. MTCD는 메모리에서 발생한 열을 빠르게 방열판으로 전달하여 외부로 발산시키는 기술이다. 그리고 방열판에는 타공망 형태로 미세한 통풍구가 여러 개 있어서 열기가 배출되기 용이한 구조이다.

한편 아무리 이론상 훌륭하다고 해도 실제로 효과가 없다면 무의미하므로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해서 시스템 작동 중 메모리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윈도우10 바탕 화면 진입 후 아무런 작업을 하지 않은 유휴 상태와 메모리 사용률을  80% 이상(‘다빈치 리졸브’ 동영상 트랜스코딩과 ‘몬스터 헌터: 월드’ 동시 실행)으로 15분 유지한 상태에서 각각 온도를 쟀다.

오리온 RGB 그레이는 유휴 상태에서 32°C 내외, 메모리 사용률 80% 이상인 상태에서 38°C 내외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DDR4-2666MHz 메모리는 유휴 상태에서 36°C 내외, 메모리 사용률 80% 이상인 상태에서 41°C 내외로 측정되었다.

보통 오버클럭을 적용한 메모리 온도가 더 높게 나오지만 오리온 RGB 그레이는 방열판과 MTCD 기술이 적용되어서 발열이 한층 효율적으로 해소된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믿음이 가는 게일 오리온 시리즈 메모리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게일의 오리온 시리즈는 화려한 RGB LED로 눈을 즐겁게 하고 최신 AMD · 인텔 플랫폼에 걸맞은 성능, 그리고 적정한 쿨링 효율까지 잘 어우러진 DDR4 메모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제조사 게일이 제품 생산 단계에서 서버 제품 수준으로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실시하고,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라이프타임 워런티 방식으로 제품 보증 서비스가 지원되므로 메모리를 오랫동안 안심하고 사용하고 싶은 경우에도 오리온 시리즈는 안성맞춤이다.

현재 오리온 시리즈는 16GB · 32GB 용량 및 DDR4-3600MHz · 4000MHz 등 이번 기사에서 소개한 제품보다 제원이 더 높은 상위 모델도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그 점도 고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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