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전시관에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유익한 기획전시를 많이 개최한다. 이러한 일환으로 지난 2021년 4월 1일 구리문화재단 구리아트홀에서 한글 소재 한 한재준 작가 개인전 '아리아리 한글예술' 전시회가 개최됐다.

한글의 우수성은 국내 학계가 아닌 외국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 가운데 하나”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역시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글은 다른 언어보다 비교했을 시 경제적이고 창의적인 언어가 맞다. 이러한 한글의 특성에 한재준 작가가 주목하여 한글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아리아리 한글예술' 전시회를 연 것이다. 언어적 우수성을 넘어 예술적 심미성까지 한재준 작가는 확보하는 데 성공했을까?

 

왜 구리에서?

한글이란 소재를 가지고 개최된 전시회라는 점을 알고 나서 다음으로 드는 궁금증이 있다. 왜 굳이 구리에서? 구리보다 접근성이 좋은 도시들과 전시관이 더 많은데? 

▲ 故박완서 작가의 대표작 '그대 아닉도 꿈꾸고 있는가'를 한재준 작가는 한글로 재배치했다(오른쪾)
▲ 故박완서 작가의 대표작 '그대 아닉도 꿈꾸고 있는가'를 한재준 작가는 한글로 재배치했다(오른쪾)

한재준 작가는 구리시를 대표하는 故박완서 작가 문학 다수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리아리 한글예술' 전시회 내부 일부 영역은 '故박완서 작가존'으로 할당해 놓기도 했다.  

이어서 한재준 작가는 한글로 구리를 상징하는 단어를 역시 작품으로 재창작해 전시관 도입부에 배치시키기도 했다.

▲ 구리시를 동쪽으로 끼고 있는 왕숙천과 남쪽으로 끼고 있는 한강을 한재준 작가는 한글로 재배치했다
▲ 구리시를 동쪽으로 끼고 있는 왕숙천과 남쪽으로 끼고 있는 한강을 한재준 작가는 한글로 재배치했다

즉, 한재준 작가는 故박완서 작가로 시작해 구리라는 도시로 끝나는 하나의 궤를 '아리아리 한글예술'에서 완성시킨 것이다.

 

한글의 조형예술화

그 밖에도 다양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여러 조형예술들이 있었다.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조형예술부터 마치 블록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조형예술까지 다양했다.

그 조형예술품들을 한 두 발짝 멀리서 바라본다면 일반 조형예술품들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 하지만 조금만 가까이서 본다면 그 조형예술품들이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한재준 작가는 단순히 한글을 쓰는 용도에서가 아닌 인간에게 새로운 감정이 들게 하는 예술품으로써도 주목하여 창작한 것이다.

 

 

구리를 넘어 전국으로

앞서 말했듯이, '아리아리 한글예술'이 구리아트홀에서 개최된 이유는 故박완서 작가의 영향이 컸다. 그렇다면, 한재준 작가에게 요청하고 싶다. 한글로 보다 다양하게 예술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예술가로써 그런 동기가 든다면 다른 도시로 혹은 다른 영감으로 출발하여 한글의 새로움을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 주면 어떨까? 

故박완서 작가와 구리라는 도시로 이렇게 작품을 창작하고 전시회를 여는데 성공했는데, 좀 더 활발하고 확장된 한글 예술을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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