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 위도우’가 개봉한 지 2주가 지났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수 차례 개봉이 연기되다가 드디어 나온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여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우리 극장가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예년보다 좋지 않다. 2년 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개봉 2주만에 관객이 6백만 명을 넘어섰지만 블랙 위도우는 같은 기간 동안 220만 명 선에 그쳤다. 영화 개봉 무렵부터 다시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해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결국 대다수 사람들은 아쉽더라도 웬만하면 집에서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극장과 가까운 느낌으로 대화면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이들은 프로젝터를 사용한다.

그 점을 알고 있는 프로젝터 제조사들은 영화 감상 용도로 최적화시킨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으며 벤큐 역시 그런 노력을 오랫동안 이어가고 있다.

최근 벤큐는 홈 시네마 프로젝터로 ‘벤큐 W2700i’(BenQ W2700i)를 출시했는데 4K 해상도와 HDR, 영화용으로 적합한 화질 등 기본기가 충분하고 ‘안드로이드 TV’ 기능도 제공하여 프로젝터 단독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K HDR 홈 시네마 프로젝터

벤큐 W2700i는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디지털 광원 처리) 프로젝터이다. 0.47인치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디지털 미소 반사 표시기) 칩이 장착되었고 디스플레이 색상은 30비트(1,070억 컬러)를 지원한다. 프레임마다 픽셀을 830만 개 구현할 수 있어서 화면 속 인물이나 사물의 윤곽이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보인다.

또한 4K(UHD, 3840x2160) 해상도와 HDR(High-Dynamic Range,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기술을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고해상도로 볼 수 있다. HDR은 ‘HDR10’과 ‘HLG’(Hybrid Log Gamma, 하이브리드 로그 감마) 방식 두 가지를 지원하여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와 호환된다.

특히 HDR을 프로젝터에 최적화시킨 벤큐의 ‘HDR-PRO’ 기술이 적용되어서 TV나 모니터 못지 않게 HDR 콘텐츠를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화면을 분석해서 적정한 밝기와 명암비로 조정하는 ‘다이나믹 블랙’(Dynamic Black), 영사막에 비친 프로젝터 광량 값을 반영해서 영상의 명암비를 제어하는 HDR 밝기 최적화 기술이 특징이다.

벤큐 W2700i의 렌즈는 F1.9-2.47, f12-15.6mm 광학 1.3배 줌 렌즈이고 8군 10매 구성이다. 영사막과 2.5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투사할 수 있고 3미터 거리에서는 4K 해상도 영상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120인치 화면 투사가 가능해 일반 가정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투사할 수 있는 최대 화면 크기는 200인치이고 최소 크기는 30인치이다. 다만 40인치 이상은 되어야 선명한 화질이 보장된다. 그리고 렌즈를 둘러싸는 배럴은 보급형 프로젝터와 달리 플라스틱이 아니라 금속 재질이어서 내구성이 더 높다.

제품 후면에는 외부 기기와 연결하기 위한 인터페이스가 배치되어 있다. 좌측부터 12V 트리거, RS-232 포트, 제품 정비용 마이크로 5핀 USB 포트, 외장 스토리지 연결 및 펌웨어 업데이트용 USB 3.0 포트, HDMI 2.0b 포트 2개, 5V 2.5A 충전이 가능한 USB 2.0 포트, SPDIF 포트, 3.5mm 오디오 출력 포트 등이다.

이 중에서 12V 트리거는 프로젝터용 주변 기기(전동 스크린, 파워 앰프 등)를 벤큐 W2700i와 작동 상태를 연동시킬 때 사용한다. 벤큐 W2700i의 전원을 켤 때 전동 스크린도 함께 자동으로 켜는 방식이다.

벤큐 W2700i 하단에는 프로젝터 높이 조절용 지지대가 3개 있다. 키스톤 조정이나 프로젝터 위치 조정만으로 화면 위치를 제대로 맞추기 힘든 경우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리모컨이 기본 제공되므로 벤큐 W2700i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데 문제없다. 프로젝터 사용 시 자주 이용하는 기능들이 각각 버튼으로 제공되므로 편의성이 높다.

 

시네마틱 컬러 기술로 영화에 최적화된 색감 구현

▲ 영화를 위한 색감 구현하는 '벤큐 시네마틱 컬러' (이미지 출처: 벤큐)
▲ 영화를 위한 색감 제공하는 '벤큐 시네마틱 컬러' (이미지 출처: 벤큐)

벤큐 W2700i는 영화를 감상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색감을 보여주기 위해 ‘시네마틱 컬러’(CinematicColor) 기술이 적용되었다. HDTV 표준 색 영역인 Rec.709보다 25% 더 많은 색상을 포함하고 미국 영화 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색 영역인 DCI-P3의 색상을 95% 범위까지 지원한다.

그리고 DCI-P3 색 영역을 기준으로 제작된 4K 블루레이(Blu-ray) 영상 콘텐츠는 벤큐의 컬러 매핑(color mapping) 기술을 통해 자연적인 색상이 반영되어서 프로젝터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실제와 흡사한 화질을 체감하게 해준다.

벤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팩토리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디스플레이 화질 교정)도 실시하였다. 캘리브레이션 작업은 전문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Rec.709 색 영역을 기반으로 이뤄졌고 벤큐는 정확한 D65 색온도, 감마, 검정, 흰색, 회색, RGBCMY 색상 추적, 색조, 채도, 밝기 및 출력을 시험하여 화질을 검증하였다.

그렇게 실시된 팩토리 캘리브레이션은 결과를 요약한 보고서가 W2700i에 동봉되므로 사용자는 이를 통해 프로젝터 화질을 신뢰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TV 기능 제공

벤큐 W2700i의 가장 큰 특징은 안드로이드 TV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TV 기능은 벤큐 W2700i와 함께 제공되는 안드로이드 TV 동글(dongle)인 ‘벤큐 QS01’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구글이 인증한 안드로이드 TV 9.0 OS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다양한 안드로이드 TV용 앱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 HDMI를 사용해서 디스플레이 장치와 연결하고 전원은 5핀 마이크로 USB 포트로 공급한다. 내부 스토리지 용량은 10GB이다.

참고로 벤큐 QS01 리모컨은 W2700i 기본 리모컨으로 필요한 기능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어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처음 안드로이드 TV 설정 단계에서 리모컨 동기화 과정 시 필요하다. 벤큐 QS01 리모컨으로도 프로젝터 기본 기능을 이용 가능하고 무게가 더 가벼우니 평소에는 이쪽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벤큐 QS01은 W2700i 상단 덮개를 분리하면 보이는 빈 공간에 설치하면 된다. HDMI 포트와 마이크로 5핀 USB 커넥터가 있어서 한눈에 여기가 QS01의 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벤큐 W2700i를 켜면 안드로이드 TV 설정 화면이 나온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글 계정과 네트워크 정보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다. 물론 구글 계정만 가지고 있어도 제품을 사용하는 데 지장은 없고 설정 과정을 거치면 된다. 모든 기능을 사용하려면 와이파이(WiFi)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다.

설정 과정을 마치고 나면 안드로이드 TV 화면이 표시된다. 기본 설치된 앱인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와 ‘패미랜드’(FamiLand), ‘무선 영사’(Wireless Projection),’ ‘유튜브’, ‘구글 플레이 무비 & TV’가 제일 위에 있다. 구글 플레이를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TV용 앱을 추가할 수 있다.

‘넷플릭스’(Netflix) 앱은 넷플릭스의 소프트웨어 정책으로 인해 벤큐 W2700i 단독으로는 사용하지 못한다.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PC나 스마트폰을 벤큐 W2700i에 연결해야 한다.

▲ '벤큐 W2700i' 안드로이드 TV 앱 실행 모습

벤큐 W2700i로 안드로이드 TV 기능을 사용해보았다. 구글 플레이에서 필요한 앱을 검색하여 설치할 수 있고 패미랜드 앱에는 유아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여러 가지 제공된다. 다만 한국어는 제공되지 않는다. 프라임 비디오는 PC 및 모바일 버전과 마찬가지로 유료 가입자만 이용 가능하다.

유튜브 앱은 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제외하면 다른 플랫폼과 큰 차이 없이 쓸 수 있고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라면 광고 없이 콘텐츠 시청을 할 수 있다.

▲ '벤큐 W2700i' 외장 스토리지 연결 테스트

벤큐 W2700i는 외장 HDD · SSD나 USB 메모리에 저장된 콘텐츠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제품 후면에 있는 USB 3.0 포트에 외장 스토리지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하여 내부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 영상 같은 미디어 파일 뿐만 아니라 워드 문서 파일도 읽을 수 있으니 프로젝터 화면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안 되더라도 안심이다.

▲ '벤큐 W2700i' 구글 어시스턴트 활용 모습

한편 구글 플레이나 유튜브에서 리모컨으로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일일이 문자를 입력해야 하므로 불편한데 그럴 때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쓰면 훨씬 편리하다.

직접 목소리를 내서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내일 날씨를 물어보고 유튜브에서 음성 검색 기능을 이용해보았는데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크는 리모컨에 내장되어 있으니 혹시 구글 어시스턴트가 도통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리모컨이 너무 멀리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무선으로 스마트폰 연결

벤큐 W2700i는 스마트폰도 무선으로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라면 ‘화면 미러링’을 이용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화면 공유’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태블릿 PC나 미라캐스트(Miracast) 호환 노트북도 무선 연결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TV 기본 화면에서 무선 영사 앱으로 들어가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같은 종류를 고르고, 스마트폰에서는 화면 미러링 · 공유로 주변 기기를 검색하면 ‘QS01’이 나온다. QS01을 선택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동기화를 위한 숫자가 표시되는데 그 숫자를 프로젝터 리모컨으로 입력하면 설정이 완료되고 스마트폰 화면이 프로젝터로 투사된다.

혹시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TV 설정에서 기기 이름을 바꿨다면 스마트폰에서는 QS01이 아니라 그 이름으로 표시되므로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 공유로 '벤큐 W2700i' 이용하는 모습

안드로이드 스마트폰(LG Q8)과 벤큐 W2700i를 화면 공유한 상태에서 사용해보았다. 다소 지연 시간은 있지만 터치 입력에 따라 스마트폰 화면이 전환되고 이 제품의 안드로이드 TV에서 앱이 제공되지 않는 인스타그램과 넷플릭스로 큰 문제 없이 사진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이미지 모드와 HDR

벤큐 W2700i는 다섯 가지 이미지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밝기를 극대화시키는 ‘브라이트’(Bright), 색상을 과장하여 보여주는 ‘비비드 TV’(Vivid TV), HDTV 영상에 알맞은 ‘시네마’(Cinema)와 ‘디지털 시네마’(D.Cinema), 사용자가 직접 세부값을 조정하는 ‘사용자’(User) 모드 등이다.

4K 해상도인 HDR 사진을 띄워놓고 이미지 모드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각각의 차이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시네마 모드에서 화면이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브라이트 모드에서는 밝기가 너무 강해져서 어색해 보인다.

브라이트 모드는 밤하늘이나 야경처럼 빛이 거의 없는 사진 · 동영상을 감상할 때 어울리며, 다른 모드도 어울리는 콘텐츠가 각각 존재한다.

물론 HDR 사진이므로 벤큐 W2700i 역시 HDR 모드로 전환하면 더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 다른 이미지 모드와 달리 프로젝터 메뉴가 아니라 연결된 기기에서 HDR 모드로 설정해야 한다.

윈도우 PC라면 제어판에서 디스플레이 항목으로 이동해 ‘HDR 사용’ 항목을 켜면 되는데 벤큐 W2700i에서 ‘HDR10’ 모드로 활성화된다. HLG 지원 기기를 연결한 경우에는 ‘HLG’ 모드가 된다.

앞서 본 사진을 다시 사용하여 시네마 모드와 HDR10 모드를 비교해보았다. 시네마 모드에서는 저녁 노을이 주황색에 가까워 보이고 구름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보이는데 HDR10 모드에서는 저녁 노을이 붉은색으로 보이고 구름은 누렇고 어둑어둑하게 보여서 실제와 흡사하게 느껴진다.

 

벤큐 W2700i의 소비전력

프로젝터는 작동 원리상 발열과 소비전력이 웬만한 데스크톱 PC보다 높은 편인데 그 점을 고려한 벤큐는 W2700i에 소비전력을 줄이는 ‘절약’(Economic) 모드와 ‘스마트 에코’(Smart Eco) 모드, 화면 투사를 멈추고 대기 상태로 만드는 ‘에코 블랭크’ 모드를 적용하였다.

모드 별로 소비전력을 측정해보면 보통 모드에서는 320W 내외이고 절약 모드에서는 260W 내외, 스마트 에코 모드에서는 300W 내외, 에코 블랭크 모드는 150W 내외를 기록하였다.

절약 · 스마트 에코 모드에서는 화면 밝기가 보통 모드보다 부족하지만 램프 수명이 크게 증가한다. 램프 수명은 보통 모드에서 약 4천 시간인데 절약 모드에서는 약 1만 시간, 스마트 에코 모드에서는 약 1만5천 시간이 된다.

이 제품처럼 영화 감상이 주목적인 프로젝터는 어두운 곳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평상시 절약 · 스마트 에코 모드를 이용하면 램프 구매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영화 애호가를 위한 명품 프로젝터

지금까지 벤큐 W2700i를 살펴보았다. 2008년부터 시작된 벤큐의 홈 프로젝터 라인업 최신 제품답게 기본기가 출중하고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도 문제없다. 이전 모델에는 없었던 안드로이드 TV 기능도 더해져서 다른 기기를 연결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벤큐 W2700i와 큼직한 영사막, 그리고 입체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다면 집에서도 분위기를 살리면서 영화를 즐길 수 있으니 영화 애호가들은 이 제품을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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