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아득한 옛날부터 토끼를 사랑하고 있다. 길쭉하게 잘 빠진 귀와 거기에 대비되는 앙증맞은 꼬리는 귀엽기 그지없고 새초롬하게 보이면서도 선해 보이는 눈망울은 바라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그런 토끼의 귀여운 모습을 항시 느끼고 싶은 이들이 많지만 직접 기르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토끼는 오랜 세월 동안 각종 캐릭터와 장난감, 의상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재탄생되어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IT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다양한 제품에서 토끼를 기반으로 삼은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는데, 최근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가 선보인 PC 케이스 ‘EL-1 RAPANG’(이하 라팡)도 그런 제품 가운데 하나이다.

흰토끼처럼 새하얀 색상과 토끼 귀를 연상하게 만드는 액세서리를 조화시켜서 딱딱해 보이는 외관에 귀여움을 입힌 것이 특징인데 이번 기사를 통해 라팡의 매력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토끼 귀 액세서리로 완성된 라팡 스타일

라팡은 사실 이름부터 토끼와 연관이 깊다. 프랑스어로 토끼를 ‘라팡’(lapin)이라고 부르는데 마이크로닉스는 그 발음을 영어 철자 ‘RAPANG’으로 옮기고 제품명으로 삼은 것이다. 토끼와 연관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케이스 전면부 하단에는 토끼 얼굴을 본뜬 로고도 있다.

토끼 귀 액세서리는 한쪽에 자석이 내장되어서 케이스의 금속 부분에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다. 부착되는 위치에 따라서는 토끼 귀 대신 뿔이나 짤막한 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응용하면 케이스 디자인을 다채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토끼 귀 액세서리는 단순히 멋내는 용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 사진처럼 거치대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헤드폰을 걸어두거나 PC에 연결하는 각종 케이블을 올려두고 정리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 토끼 귀 액세서리의 자석은 자력이 강력하다

한편 토끼 귀 액세서리는 자석의 자력이 상당히 강한 편이어서 손가락 하나를 사이에 두어도 서로 달라붙고, 100g 내외인 십자 드라이버 정도는 부착한 상태로 움직여도 안정적이다.

심지어 케이스 측면 패널(약 380g)을 자력으로 붙이더라도 견딜 수 있다. 다소 흔들림은 느껴져서 토끼 귀 액세서리 2개를 모두 부착했더니 측면 패널을 이리저리 휘둘러도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강한 자력을 장기간 IT 제품 가까이 두는 경우 고장이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토끼 귀 액세서리 부근에 스마트폰이나 외장 스토리지를 두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제공

▲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외부 모습
▲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외부 모습
▲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내부 모습
▲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내부 모습

라팡의 전면부 상단에는 CD · DVD · 블루레이 드라이브 등 5.25인치 규격 ODD(광학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하기 위한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가 보인다.

근래에는 ODD를 사용하는 빈도가 많지는 않아서 아예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가 없는 PC 케이스가 흔해졌지만 지금도 음반과 영화를 비롯해 여러 가지 콘텐츠가 광학 디스크로 출시되고 있고, ODD로 데이터를 백업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 제품처럼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가 제공되는 것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케이스 외부 기준으로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위쪽에는 USB 3.0 포트와 USB 2.0 포트, 3.5mm 헤드폰 · 마이크 포트가 있고, 아래쪽에는 하얀색 전원 버튼이 있다.  그리고 케이스 내부에는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아래쪽에 HDD 설치용 3.5인치 드라이브 베이와 2.5인치 SSD 설치 공간이 있다.

 

기본 확장성도 신경 쓴 라팡

라팡은 아담한 미니타워 케이스답게 메인보드는 미니 ITX와 m-ATX(마이크로 ATX) 폼 팩터 제품만 설치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는 후면부 상단에 장착하는 방식이고 길이 180mm 이하인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가 호환된다.

그 아래에는 케이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배출하는 통풍구와 80mm 쿨링 팬,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확장 카드형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확장 슬롯이 4개 있다. 그래픽카드는 최대 길이 300mm까지 호환된다.

CPU 쿨러는 공랭 제품만 장착 가능하며 높이는 150mm 이하여야 한다.

라팡 내부에 주요 하드웨어를 직접 설치해보았다. 사진을 알아보기 쉽도록 전원 케이블 일부와 SATA 데이터 케이블은 연결하지 않았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내부 공간이 협소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장착한 파워 서플라이(마이크로닉스 ZERO POWER 500W) 길이는 140mm이고 그래픽카드(지포스 RTX 3070) 길이는 242mm이다.

 

120mm 쿨링 팬 3개 추가 가능

라팡은 80mm 쿨링 팬 1개만 기본 장착되었기 때문에 발열량이 많은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경우 쿨링 성능이 부족할 수 있다. 그 점을 보강하고 싶다면 쿨링 팬을 추가하면 된다.

 

120mm 쿨링 팬을 케이스 전면 통풍구에 2개, 케이스 측면 패널 통풍구에 1개 장착할 수 있다. 따라서 쿨링 팬은 기본 제공되는 것을 합하면 최대 4개까지 동시에 이용 가능하다.

CPU 쿨러나 그래픽카드가 쿨링 팬과 간섭 현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PC를 조립할 때는 그 점을 감안해야 한다.

 

3.5인치 HDD 2개, 2.5인치 SSD 3개 장착 가능

대개 미니타워 케이스는 내부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HDD와 SSD를 3개 이상 설치하기 힘든 편인데 마이크로닉스는 오밀조밀한 설계를 적용해서 라팡 내부에 3.5인치 HDD 2개, 2.5인치 SSD(또는 HDD)는 3개까지 장착할 수 있게 하였다.

▲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밑에 있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설치 공간
▲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 밑에 있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설치 공간
▲ 전면 통풍구 옆에 있는 2.5인치 드라이브 설치 공간
▲ 전면 통풍구 옆에 있는 2.5인치 드라이브 설치 공간
▲ 케이스 하단에 있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설치 공간
▲ 케이스 하단에 있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설치 공간

위와 같이 케이스 내부 곳곳에 HDD와 SSD를 장착할 수 있으므로 웬만한 미들타워 케이스 못지 않게 스토리지를 여러 개 설치해 대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설치하는 HDD와 SSD가 늘어나는 만큼 SATA 데이터 · 전원 케이블 역시 많이 필요해서 케이스 내부 선 정리는 복잡해질 수 있다. 그리고 하단에 HDD를 장착하는 경우 그래픽카드와 간섭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조립 시 이런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새하얀 토끼의 매력이 담긴 PC 케이스

지금까지 라팡의 매력을 이모저모 살펴보았다. 토끼나 독특한 외형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디자인, 그리고 미니타워 케이스로서 무난한 구성이어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한참 PC를 사용하다가 지쳐서 귀여운 토끼 귀를 만지작만지작하며 위안을 얻거나, 토끼 귀 액세서리의 강력한 마그넷 파워로 온갖 쇠붙이를 끌어당기면서 심심함을 달랠 수도 있으니 감성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마이크로닉스 라팡을 곁에 두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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