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은 최근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트럭의 브레이킹 성능에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동영상을 접하셨을 것입니다. 동영상에서는 정차 중인 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리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죠.

특히 반대편 차선에서는 집채만한 트럭이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럭은 아주 짧은 시간에 멈추어섭니다. 찰나의 순간에 집채만한 트럭이 바로 서는 모습에 브레이킹 성능에 대한 감탄이 이어진 것이죠. 바로 볼보 트럭입니다.

이 때문에 볼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효리네 민박에서 PPL로 등장해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죠. 하지만 그 이전에 안전한 차량은 볼보라는 인식이 높았습니다. 스웨덴의 척박한 환경이 안전의 대명사가 됐다고 알려졌죠. 하지만 안전벨트를 발명해 낸 회사라는 점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환경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에 자동차 브랜드 중 어째서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로 인식된 것인지 살펴봤습니다.

 

볼보의 탄생
볼보의 역사는 1915년 스웨덴의 철강 업체 SKF사의 자회사로 출발합니다. 본격적인 자동차 조립 사업은 1926년에서야 시작됐지만, 당시 스웨덴은 포장도로가 거의 없었고, 추운 날씨 탓에 도로가 자주 얼어 자동차를 운행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이었습니다.

이에 경제학자였던 가브리엘손과 SKF의 엔지니어 구스타프 라르손이 튼튼한 차량을 만들어 보겠다며 의기투합했습니다. 특히 사업 구상을 위해 한 식당에서 가재 요리를 먹던 중 가재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땅에 떨어져도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은 가재를 보고 “가재처럼 튼튼한 차를 만들자”는 캐치 프레이즈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1926년 창업자인 가브리엘손과 라르손은 선박부품들을 모아 시제차를 하나 만들고, 이듬해인 1927년 스웨덴 남서부의 예테보리 인근에 스웨덴에서는 최초의 현대식 자동차 공장을 설립합니다. 1935년에는 모회사인 SKF에서 독립하고 변속기, 항공기, 건설 장비를 만드는 업체들을 인수해 회사를 확장하기에 이릅니다.

특히 볼보는 미국에서 대유행한 컨베이어 벨트 방식에서 탈피해 숙련공들이 일괄 조립하는 방식을 고집합니다. 1992년까지도 수작업에 대한 자존감이 매우 높았지만, 스웨덴의 경제불황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해 컨베이어 공정으로 회귀해 오늘 날에 이릅니다.

 

이제는 메이드인 차이나?
사실 볼보는 매각의 역사를 반복해 왔습니다. 1999년 미국 포드사에 인수되면서 매각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특히 볼보는 후륜 구동을 고집해 왔는데, 포드가 인수하면서 전륜으로 바뀝니다. 디자인 역시 투박했던 각진 스타일에서 유선형 디자인으로 바뀌죠. 다만, 볼보가 지니고 있었던 안전성은 그대로 계승합니다. 볼보가 현대라는 옷을 입은 것이죠.

하지만 모기업인 포드의 상황은 2000년대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들에 시장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이죠. 덩달아 볼보 역시 판매량이 크게 하락합니다. 이에 포드는 볼보를 정리하기로 결심했지만 적합한 매수자 나타나지 않았죠. 심지어 현대자동차가 인수를 검토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는 사이 볼보는 폐업의 위기까지 몰리게 되죠.

구세주처럼 나타난 곳이 바로 중국입니다.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가 18억 달러에 인수한 것입니다. 이에 볼보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대부분의 볼보 차량들은 스웨덴과 벨기에에서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2018년 6월 이후부터 볼보의 S90 세단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죠.

무엇보다 포드와 지리자동차의 관계가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포드는 볼보를 매각하면서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볼보가 지니고 있었던 다양한 기술소유권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에 볼보 기술의 지식재산권은 포드가 유지하고 지리자동차는 사용권을 얻는 것으로 합의됐습니다. 이 사용권이라는 것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특이하죠.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한 볼보
3점식 안전벨트란 벨트를 고정하는 장치가 3곳이라는 말입니다. 운전석이라면 보통 도어 쪽 위아래에 벨트가 고정되고 운전자의 오른쪽 아래에 이 벨트를 꼽는 곳이 있죠. 그러면 삼격형 모양으로 벨트가 운전자를 감쌉니다. 가슴과 허리를 모두 감싸는 안전벨트의 기술이 바로 3점식 안전벨트입니다. 이 3점식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가슴만 감싸는 2점식이었죠.

2점심 안전벨트는 사고 시 운전자가 튀어나가는 것을 예방하지만 장기를 크게 다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에 볼보는 1959년 항공기 조종사의 안전장치를 개발해 왔던 엔지니어 닐슨 볼린을 고용해 가슴과 허리를 동시에 감싸는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합니다. 3점식 안전벨트는 처음 볼보에만 적용됐지만, 볼보는 1963년부터 다른 자동차 생산 업체들도 3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더구나 무료로 말이죠.

이는 볼보가 천문학적인 기술 재산권을 행사하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이 3점식 안전벨트가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가 하면, 아직가지는 안전벨트와 관련해 3점식을 능가하는 제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50년이 지났는데도 말입니다. 현존 최고이자 최상의 안전장치가 바로 3점식 안전벨트인 것입니다.

하지만 볼보가 안전의 대명사로 불린 것은 비단 안전벨트 뿐 만은 아닙니다. 볼보는 3점식 안전벨트 개발 이후 안전벨트 미착용 시 경고등을 점멸하는 장치를 개발했고, 충격흡수식 범퍼, 급제동 방지 브레이크, 측면 에어백과 측면보호 시스템 SIPS, 커튼형 에어백 등을 개발했습니다. 탑승자를 위한 대부분의 안전장치가 볼보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볼보 트럭은 진짜 볼보
앞서 볼보가 지리자동차에 매각됐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지리자동차에 매각된 볼보의 사업 부문은 승용입니다. 트럭은 여전히 볼보 그룹에서 만들고 있죠. 그래서 볼보 트럭은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면서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영상과 같이 볼보 그 자체입니다. 물론 지리자동차는 볼보 트럭의 주주이기도 합니다.

특히 볼보 트럭은 영상들처럼 제동 장치가 압권입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도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일반적인 상식 보다 앞서 멈추는 것이죠. 보통 100km 주행 중 급정거를 하면 100M 이상 미끄러진다지만, 볼보 트럭은 다양한 영상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이 이 미끄러지는 거리를 상상 이상으로 단축합니다. 제동 기술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죠.

이는 볼보가 척박한 스웨덴의 환경 속에서 대형 화물차 역시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담긴 결과입니다. 실제 볼보는 ‘씨티 세이프티’라는 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70km/h 미만 속도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사람 보다 자동차가 먼저 알아차리고 제동 장치를 가동하는 것이죠. 고속에서는 오직 차량에만 반응한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볼보가 안전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안전장치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죠. 스웨덴의 척박한 환경이 동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 없다면 소용이 없죠. 볼보가 구현한 수많은 안정장치와 브레이킹 기술이 오늘 날 볼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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