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리베로’(Libero)는 작은 체구로 코트를 누비며 맹활약한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배구 국가 대표 팀의 리베로 오지영 선수가 8강 터키전 때 신들린 듯한 수비를 펼쳐서 4강 진출에 기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일반인보다 키가 훨씬 큰 이들이 활동하는 배구계에서 리베로 포지션을 맡은 선수들은 오히려 작은 체구를 십분 활용하여 엄청난 수비 기술을 선보이기 때문에 배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야말로 작은 고추가 더 맵다는 옛말을 몸소 보여주는 셈인데 그런 경우는 PC 시장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제품들보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이나 기능은 오히려 수준급이어서 개성적인 제품이 간혹 등장하는 것이다.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가 최근 출시한 ‘Performance II 125 700W 80PLUS GOLD’(이하 퍼포먼스 II 125)도 그런 제품 중 하나이다.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지만 한쪽 너비가 125mm에 불과하고 전반적인 크기가 아담하지만 고효율을 제공하는 파워 서플라이다.

 

ATX 규격이지만 한결 아담한 크기

퍼포먼스 II 125의 크기는 150 x 125 x 86mm이다. 전원 케이블 커넥터가 있는 제품 앞쪽에서 반대편까지 길이가 125mm여서 일반적인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약 140~150mm)보다 짧다

너비가 140mm인 파워 서플라이(마이크로닉스 클래식 II 브론즈 850W) 위에 퍼포먼스 II 125를 올려보면 그 차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짧아진 너비 만큼 전체 부피도 감소해서 확실히 아담하게 느껴진다.

▲ 미니타워 케이스에 너비 140mm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한 모습(여유 거리 55mm)
▲ 미니타워 케이스에 너비 140mm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한 모습(여유 거리 55mm)
▲ 미니타워 케이스에 퍼포먼스 II 125(너비 125mm) 장착한 모습(여유 거리 70mm)
▲ 미니타워 케이스에 퍼포먼스 II 125(너비 125mm) 장착한 모습(여유 거리 70mm)

미니타워 케이스인 ‘마이크로닉스 EL-1 RAPANG’에 두 파워 서플라이를 직접 설치해보았다. 그리 넓지 않은 케이스 내부지만 퍼포먼스 II 125를 장착한 경우에는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와 15mm 더 떨어져 있어서 한결 더 넓게 느껴진다.

파워 서플라이 앞에 ODD나 HDD를 설치한다면 일반 제품은 케이블을 끼우고 정리하는 일이 상당히 불편할 테지만 퍼포먼스 II 125는 한결 여유롭게 해결 가능하다.

 

80PLUS 골드 인증으로 고효율 입증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파워 서플라이로서 성능이 떨어진다면 큰 의미가 없는데 물론 퍼포먼스 II 125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80PLUS 골드(GOLD) 등급으로 인정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80PLUS는 파워 서플라이가 전기 콘센트로부터 받은 전력을 CPU와 그래픽카드, HDD 등 다른 하드웨어용으로 변환하는 효율이 80% 이상인지 검증하는 인증 마크이다. 효율 수치에 따라 ‘스탠다드’(Standard), ‘브론즈’(Bronze),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티타늄’(Titanium) 등 총 여섯 가지 등급이 있는데 골드 등급 이상을 받으려면 높은 효율과 안정적인 출력이 보장되어야 한다.

퍼포먼스 II 125는 115V 인터널(Internal) 기준으로 파워 서플라이 출력 20% 구간에서 효율 90.39%, 출력 50% 구간에서 효율 91.46%, 출력 100% 구간에서 89.13%를 기록했는데 보급형 파워 서플라이를 가뿐하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퍼포먼스 II 125가 얼마나 높은 효율을 내는 지 알아보기 위해 80PLUS 브론즈 등급인 마이크로닉스 클래식 II 브론즈 850W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소비전력을 측정해보았다.

윈도우10 진입 후 아무 작업도 하지 않은 유휴 상태와 Prime95 테스트 및 3DMark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벤치마크를 동시에 실행한 CPU · GPU 최대 부하 상태에서 테스트 시스템 소비전력을 측정하였다.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9 5900X
CPU 쿨러: 리안리 갤러해드 AIO 360 ARGB
RAM: 게일 DDR4-3200 CL22 PRISTINE 8GB x2
MB: 에이수스 TUF Gaming B550M-PLUS (Wi-Fi)
VGA: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SSD: 씨게이트 Q1 SSD 960GB

 

유휴 상태에서는 퍼포먼스 II 125와 클래식 II 브론즈 850W 모두 90~100W 내외를 기록했지만 CPU와 GPU가 최대 부하 상태일 때는 퍼포먼스 II 125의 소비전력이 400W 내외로 측정되어서 10W 정도 낮았다. 효율 면에서 퍼포먼스 II 125가 앞서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큰 차이가 아닌 것 같지만 PC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소비전력 차이는 계속 커지게 되므로 전기를 알뜰하게 사용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퍼포먼스 II 125처럼 효율이 높은 파워 서플라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2세대 GPU-VR 기술과 5+2 보호회로

퍼포먼스 II 125는 2세대 GPU-VR 기술이 적용되었다. 파워 서플라이가 100% 부하 상태로 작동해도 언제나 정확하게 전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인데 이를 통해 그래픽카드와 CPU를 최대 성능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시스템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그래픽카드용 +12V 출력은 싱글 레일 방식으로 이뤄지고 전력 손실 및 발열을 높이는 고조파를 억제하는 액티브(Active) PFC와 각 하드웨어에 전력을 유동적으로 전달하는 DC to DC(직류-직류) 설계가 적용되어서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시킨다.

또한 파워 서플라이에 만약의 사태가 발생해도 다른 하드웨어가 망가지는 일은 방지하기 위해 과전압(OVP) · 저전압(UVP) · 과부하(OPP) · 과전류(OCP) · 단락(SCP) 등 5중 보호회로가 장착되었다. 추가로 낙뢰와 과전압 피해를 막는 ‘서지 4K’(SURGE 4K)와 정전기 피해를 막는 ‘ESD 15K’ 설계도 적용되었다.

1차 커패시터(콘덴서)는 최대 105°C까지 버틸 수 있는 루비콘(Rubycon)의 400V / 820uF 커패시터이고 스위칭 트랜스와 정류 회로 등 발열이 일어나는 곳에는 방열판도 있다.

케이블은 총 여섯 가지이다. 메인보드에 전원을 공급하는 24핀(20+4핀) 케이블 1개, CPU용 8+8핀 케이블 1개, 그래픽카드용 PCI-E 8핀(6+2핀) 케이블 6개, SSD · HDD용 SATA 케이블 6개, 주변 기기용 4핀 IDE 케이블 4개, FDD용 케이블 1개이다.

 

제로 팬 모드 지원하는 쿨링 팬

이 제품에는 120mm 쿨링 팬이 장착되었다. 내부에서 윤활유를 순환시키는 유체 베어링(Fluid Dynamic Bearing)이 적용되어서 소음이 크지 않고 내구성 높은 것이 특징이다.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가 50°C 이하이면 쿨링 팬이 회전하지 않는 ‘제로 팬 모드’(Zero Fan mode)를 지원하므로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 유튜브 시청처럼 시스템 자원을 조금만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는 쿨링 팬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 전원이 꺼진 후에도 자동으로 회전하여 발열 해소하는 '애프터 쿨링' (사진: 마이크로닉스)
▲ 전원이 꺼진 후에도 자동으로 회전하여 발열 해소하는 '애프터 쿨링' (사진: 마이크로닉스)

또한 마이크로닉스의 특허 기술인 ‘애프터 쿨링’(After Cooling)도 적용되었다. PC 전원이 꺼진 이후 파워 서플라이의 온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쿨링 팬을 작동시켜서 기준치 이하로 온도를 줄이는 기술인데 이를 통해 일반 파워 서플라이보다 수명을 증진시킬 수 있다.

 

아담하지만 강한 파워 서플라이, 퍼포먼스 II 125

지금까지 퍼포먼스 II 125를 살펴보았다. 다른 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보다 작은 크기인데도 높은 효율과 안정적인 출력을 지원하고 각종 보호회로와 편의 기능도 두루 적용되었다.

크기만 본다면 m-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가 더 작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미들타워 케이스와 미니타워 케이스에는 조립하지 못하고, 80PLUS 골드 인증을 받은 m-ATX 규격 파워 서플라이는 가격대가 제법 높아서 경제적이지 못하다.

그 외에 마이크로닉스를 통해 7년 동안 무상 보증 서비스가 제공되고, 퍼포먼스 II 125 고장으로 인해 사용자가 물질적 피해를 입은 경우 DB손해보험 생산물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최대 5억 원까지 배상 받을 수 있으니 고객 서비스 면에서도 우수하다.

마이크로닉스 퍼포먼스 II 125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제품이므로 머지않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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