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우리나라 이통사 3사는 내년 3월, 공동으로 5G를 상용화하기로 했습니다. 누가 먼저 5G 상용화에 성공하느냐는 경쟁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명분을 내세운 정부의 중재로 3사가 공동으로 같은 시점에 5G 상용화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5G라고 하면 보통 4G인 LTE보다 100배 빠르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어 기대가 많죠. 특히 내년 3월이면 우리나라 3대 통신사에서 상용화에 나선다고 하니 5G 폰 출시를 바라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5G라는 것이 단순하게 스마트폰의 데이터 전송 속도만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고, 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인공지능 분야, IoT 분야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나서 3사 통신사를 설득한 것도 결국 ICT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이죠. 5G 상용화라고 해서 통신 분야만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초고속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앞서 설명한 기기 간 연결, 사람 간 연결의 IoT 분야가 크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말 많은 5G에 대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5G의 ‘G’는 세대(Generation)
1G, 2G, 3G, 4G 그리고 5G까지 언급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G는 용량, 속도, 기술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5G에서 G는 세대(Generation)의 앞 글자 G를 의미합니다.

우리에게 1G 시대는 아날로그 통신 방식으로 주로 음성 통화 서비스가 중심이 됐습니다. 2G는 디지털 방식을 도입하면서 음성 통화와 함께 문자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3G는 화상 통화와 무선 인터넷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3G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이 출현했죠, 4G는 스마트폰 기반의 본격적인 무선 인터넷 시대를 의미합니다.

1G부터 4G는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무선통신기술의 발달과 그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이 등장해 왔습니다. 특히 4G에서는 데이터 폭증이 발생했습니다. 모바일 인터넷, 모바일 TV, 화상 통화 등이 보편화됐기 때문이죠. 이에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이 발생했고, 더 넓은 주파수 대역과 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5G입니다. 문제는 전 세계가 서로 다른 통신 규격을 사용한다면 문제가 발생하죠. 국제 표준이 없다면 여행자들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번거롭게 그 나라에 맞는 통신제품들을 별도로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제 표준 기술 단체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LTE (Long Term Evolution) 표준으로 채택한 것이죠. 4G의 국제 표준 이름이 바로 LTE입니다.

 

5G 표준은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3GPP는 전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장비 제조사, 단말 제조사, 칩 제조사 및 세계 각국의 표준화 단체와 연구기관 등 약 500여개 업체가 참여한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입니다. LTE와 LTE-Advanced 등 세계에서 통용되는 주요 국제 표준들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5G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GPP에서는 5G의 국제 표준을 정하기도 했는데요. 크게 세 가지의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크게 △초광대역 서비스(eMBB: enhanced Mobile Broadband) △고신뢰/초저지연 통신(URLLC: Ultra Reliable & Low Latency Communications) △대량연결(mMTC: massive Machine-Type Communications) 등입니다.

먼저 초광대역 서비스는 UHD 기반 AR/VR 및 홀로그램 등 대용량 전송이 필요한 서비스를 감당하기 위해 더 큰 주파수 대역폭을 사용하고 더 많은 안테나를 사용해 사용자당 100Mbps에서 최대 20Gbps까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것을 몰표로 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대략 15GB의 고화질 영화 1편을 다운로드 할 때 4G는 240초, 5G는 6초가 소요됩니다.

고신뢰/초저지연 통신이란 실시간 반응 속도가 필요한 서비스의 대비를 위해 수십 밀리 세컨드(1ms = 1/1000초)가 걸리던 지연 시간을 1ms 수준으로 최소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로봇 원격 제어, 주변 교통 상황을 통신을 통해 공유하는 자율주행차량, 실시간 게임 등을 가능하도록 합니다. 보통 시속 100Km/h 자율주행 차량이 긴급 제동 명령을 수신하는데 4G에서는 50ms 지연 가정 시 1.4m 차량 진행 후 정지신호를 수신합니다. 그런대 5G의 1ms 지연을 가정하면 불과 2.8 cm 차량 진행 후 정지신호를 수신합니다. 물론 수치적인 이야기입니다. 빗길이나 눈길 등 주행 상황에 따른 현실적인 제동 거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량연결은 1km 제곱 면적 당 1백만개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IoT 분야에서 수많은 기기들을 연결하는 동력이죠. 결과적으로 5G의 세 가지 특징을 모두 모으면 게임에서의 순간 멈춤 현상인 일종의 렉 없이 수많은 기기들을 연결하면서도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는 것입니다.

 

5G 상용화, 아직은 일정만 잡혔을 뿐
우리나라 3대 통신사가 내년 3월 5G의 상용화 시점을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7월 17일 발표됐습니다. 이제 겨우 한 달 정도가 지난 것이죠. 그래서 아직까지는 상용화 시점에 대한 합의 발표만 있었을 뿐 상용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습니다.

사실 기술 표준 말고도 5G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거쳐야 할 단계가 많습니다. 당장 통신비가 달라질 수 있죠. 5G는 당연히 기존의 4G 통신 요금을 상회할 것입니다. 다만, 정부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에 앞서 통신비 절감 대책에 통신사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죠.

또 정해야 할 것은 서비스 요금 뿐 아니라 5G 망 구축에 필요한 통신장비를 비롯해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등의 출시도 이어져야 합니다. 또 5G에 적합한 콘텐츠 등도 함께 등장해야 진정한 의미의 5G 상용화죠. 이를 위해 각 통신사를 비롯해 정부는 점진적인 규격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무선 설비 기술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5G 시대를 앞두고 통신 장비의 기반 산업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장 삼성은 5세대 이동통신 표준(5G NR 릴리즈-15)을 적용한 멀티모드 통신 칩 ‘엑시노스 모뎀 5100’을 공개했습니다. 엑시노스 모뎀 5100을 탑재한 단말기의 송수신 시험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입니다. 5G 통신장비의 수요를 대비해 삼성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기술적인 접근 뿐 아니라 보안 문제도 이슈입니다. 5G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는 화웨이로 인해 불거졌는데요. 미국과 영국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척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화웨이는 세계 1위의 통산장비 공급 업체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미국에서 화웨이가 보안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 역시 5G 장비에 대한 보안 문제를 정부에서 직접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통신장비, 규격화, 5G 스마트폰과 콘텐츠 뿐 아니라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죠.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무선 통신이지만 PC에 영향 미칠 수도…
지금까지 5G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사실 IoT, 자율주행차 등은 갈 길이 멉니다. 5G가 상용화되면 5G에 맞춰서 다시 기술 개발이 이뤄지겠죠. 다만, 지금까지의 개발 속도보다는 좀 더 빨리 개발이 이뤄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가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5G가 상용화되면 기가 인터넷을 넘어서버릴 수 있습니다. 아니 이론적으로는 상용화 즉시 넘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5G는 어쩌면 PC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더 빠른 속도와 기능을 즐기고자 하는 수많은 PC 매니아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죠.

아주 비약적인 먼 미래를 예상하는 몇몇 저명한 인사들은 어쩌면 5G 시대 이후 케이블로 인터넷을 즐기는 시대는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계식이 사라지는 것처럼 정말로 인터넷 전용선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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