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좋아하는 색상이 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경우 아예 한 가지 색상에 푹 빠져들어서 옷 · 신발 · 가방 · 자동차 등 일상 속 물건 대부분을 같은 색상으로 물들이기도 하는데 그 중 ‘화이트’는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선호하고 평소에도 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화이트 컬러 매니아라면 당연히 PC도 화이트로 맞춰야 직성이 풀릴 텐데 요즘은 케이스 · 모니터 · 마우스 · 키보드 · 헤드셋 등 바깥에서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 CPU 쿨러 등 케이스 내부에 장착하는 하드웨어도 화이트 모델이 과거보다 많아져서 PC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는 것이 쉬워졌다.

물론 아무리 색상이 마음에 든다고 해도 PC니까 성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파워 서플라이는 모든 하드웨어에 전원을 공급하기 때문에 성능이 매우 중요한데 고급형 제품은 대부분 검은색이어서 소비자를 고뇌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런 소비자의 고충을 알고 있는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는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화이트’(이하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를 출시하였다.

새하얀 색상에 풀 모듈러(full modular) 디자인이 적용되어서 외관이 산뜻하고 간결한데 높은 효율과 각종 안전 기술도 적용되어서 파워 서플라이의 기본도 신경 쓴 제품이다.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는 그 이름대로 화이트 컬러를 바탕으로 하여 깔끔한 인상을 주며, 마이크로닉스 로고와 제품명은 골드 컬러로 표기되어서 고급스러움도 살렸다.

사용자가 필요한 케이블만 연결해서 사용하는 풀 모듈러 구조도 이 제품의 디자인을 돋보이게 해준다. 일반적인 파워 서플라이는 모든 케이블이 처음부터 연결된 상태이고 따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정리를 잘 해도 치렁치렁한 느낌이 들어서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처럼 깔끔한 느낌을 받기 힘들다.

케이블은 총 여섯 종류이며 케이블마다 개수에 차이가 있다. 메인보드에 전원을 공급하는 24핀(20+4핀) 케이블 1개, CPU용 보조전원 케이블(8+4+4핀) 2개, 그래픽카드용 PCI-E 보조전원 케이블(6+2핀) 3개, SSD · HDD용 SATA 전원 케이블 8개, 기타 주변 장치용 IDE(4핀) 케이블 4개, FDD용 전원 케이블 1개이다.

모든 케이블은 여러 가닥이 나란하게 배치된 플랫 형태인데 그에 따라 쉽게 엉키지 않고 한데 모아 케이블 타이로 정리하는 것이 용이하다.

참고로 그래픽카드용 PCI-E 보조전원 케이블은 다른 케이블보다 조금 더 지름이 두꺼워서 16AWG이다. AWG는 ‘American Wire Gauge’(미국 전선 규격)를 줄인 말인데 숫자가 낮을수록 두꺼운 케이블이다. 케이블 지름이 두꺼울수록 전기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저항이 감소해 발열과 전력 손실이 줄어들어서 파워 서플라이에 이득이다.

PC용 파워 서플라이에는 대부분 18AWG 케이블이 사용되는데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는 전력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그래픽카드용 PCI-E 보조전원 케이블이 16AWG 규격이어서 파워 서플라이와 그래픽카드의 전반적인 수명 향상에 기여한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쁘고 화이트 컬러가 좋다고 해도 전력 공급이 부실하다면 파워 서플라이로서는 꽝이다. 그래서 대다수 제조사는 국제 표준과 여러 가지 인증을 받아 파워 서플라이 품질을 증명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80PLUS’가 있다.

80PLUS는 파워 서플라이 ‘효율’이 80% 이상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인증이다. 효율은 전기 콘센트에서 파워 서플라이로 입력되는 전력이 PC 하드웨어용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을 제외하고 실제로 얼마나 출력되는지 알려주는 비율이다. 효율이 높을수록 파워 서플라이는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력이 줄어들어서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마이크로닉스는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를 230V EU(유럽 전기 플러그) 기준에서 ‘80PLUS 골드’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80PLUS는 파워 서플라이 효율에 따라 ‘스탠다드’(Standard), ‘브론즈’(Bronze),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티타늄’(Titanium) 등 총 여섯 가지 등급이 있다. 80PLUS 골드 등급 이상이면 전력 손실량이 10% 내외에 불과한데 웬만한 품질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고급형 파워 서플라이를 찾는 소비자라면 기본 조건으로 삼는 편이다.

80PLUS 홈페이지에서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의 출력 상태 별 효율과 80PLUS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내용과 달리 80PLUS 골드가 아니라 한 단계 위인 플래티넘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와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여지가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80PLUS 플래티넘이 본래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 파워 서플라이를 기준으로 고안된 인증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PC용 파워 서플라이로는 80PLUS 플래티넘 기준을 달성하기 힘들고, 인증을 통과한 파워 서플라이는 대부분 일반 소비자가 넘보기 힘든 가격대로 책정되므로 PC용 파워 서플라이를 원하는 이들은 대개 골드 등급 이하인 제품만 살펴보기 마련이다.

그 점을 고려한 마이크로닉스는 비록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가 80PLUS 플래티넘 기준을 달성했지만 상대적으로 보편적인 80PLUS 골드 파워 서플라이로 정하여 시장에 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가격대도 15만 원 내외로 책정되어서 동급 제품들과 비교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의 또 다른 무기는 ‘하이브리드-E 플랫폼’이다. 하이브리드-E 플랫폼은 마이크로닉스가 직접 개발한 파워 서플라이용 설계 구조이다.

첫 번째 특징은 동기 정류기(Synchronous Rectifier)를 통해 파워 서플라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동기 정류기는 한쪽으로만 전류가 흐르는 반도체 다이오드 대신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파워 서플라이 효율을 향상시킨다.

다른 특징으로는 +12V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CPU와 그래픽카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2세대 GPU-VR 기술과 전력 손실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DC to DC(직류-직류) 회로 설계, PC 전원이 꺼지면 파워 서플라이 내부 발열을 감지해 자동으로 쿨링 팬을 작동시켜서 식히는 애프터쿨링 기술,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가 50°C 이하이면 쿨링 팬을 정지시켜서 소음을 내지 않는 팬리스 모드가 있다.

물론 기본 구조도 충실하다. 1차 커패시터(콘덴서)는 105°C에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일본산 커패시터가 사용되었고 다른 커패시터와 정류 회로, 트랜스포머(교류 전압 변환 장치) 등 주요 부품에는 방열판(히트 싱크)이 부착되어서 원활한 쿨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전원 케이블 입력부에는 EMI 필터가 있어서 전자파 노이즈를 걸러내고, 파워 서플라이에 부하가 없는 경우에는 매직 스위치 IC를 통해 입력 전압을 최소화시켜서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OVP(과전압 보호회로), UVP(저전압 보호회로), OPP(과전력 보호회로), SCP(단락 보호회로), OCP(과전류 보호회로), OTP(과온도 보호회로) 등 6중 보호회로가 적용되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파워 서플라이와 PC를 보호한다.

그 외에도 낙뢰나 정전 같은 갑작스러운 사고 때문에 생기는 서지(surge, 전기 회로에 전류 · 전압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는 충격성 높은 펄스)를 방지하는 SURGE 4K, PC 하드웨어에 치명적인 정전기를 막는 ESD 15K 기술도 있으니 안심하고 PC를 사용할 수 있다.

80PLUS 플래티넘 기준을 충족하는 고효율과 하이브리드-E 플랫폼 등 주요 특징을 생각하면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는 실제 사용 시 소비전력도 준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얼마나 뛰어난지 알아보기 위해 윈도우10 진입 후 아무런 프로그램도 실행하지 않은 유휴 상태와 Prime95 및 3DMark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벤치마크를 동시에 실행한 CPU · 그래픽카드(GPU) 최대 부하 상태에서 테스트 시스템 소비전력을 측정하였다.

비교 대상으로는 맨즈랩이 보유한 정격 출력 850W인 80PLUS 브론즈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였다.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의 소비전력은 유휴 상태에서 50W 내외를 유지했고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400W 내외로 측정되었다.

비교 대상인 850W 80PLUS 브론즈 파워 서플라이는 유휴 상태에서 50W 내외여서 차이가 없었지만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415W 내외로 측정되어서 15W 정도 소비전력이 많았다.

따라서 장시간 시스템 자원을 많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 파워 서플라이로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를 이용한다면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클래식 II 850W 80PLUS 풀모듈러 골드 화이트에는 120mm FDB 쿨링 팬이 장착되었다. FDB는 ‘Fluid Dynamic Bearing’(유체 베어링)의 줄임말이다. FDB는 내부에 유체(윤활유)가 주입되어서 일반적인 슬리브 베어링(Sleeve bearing)이나 볼 베어링(Ball bearing)보다 소음이 적고 내구성이 높아 저소음 쿨링 팬에 필수적이다.

이 제품의 특징 중 하나인 팬리스 모드를 이용하고 싶다면 ‘팬리스 모드 ON/OFF 스위치’를 사용해야 한다. 전원 스위치 아래쪽에 보이는 파란색 스위치다.

스위치가 약간 돌출된 상태가 ON, 약간 들어간 상태가 OFF이다. PC 전원이 켜진 상태라면 OFF 상태일 때 스위치가 빛나서 현재 상태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테스트 시스템에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를 연결하여 팬리스 모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았다.

유휴 상태에서는 팬리스 모드가 켜졌을 때 쿨링 팬이 회전하지 않았고, 팬리스 모드를 끄면 곧바로 쿨링 팬이 회전하였다. 시스템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팬리스 모드가 켜져 있더라도 약 1분 22초 경과하자 자동으로 쿨링 팬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가 50°C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나서 50초 가량 지나면 내부 온도가 50°C 이하로 감소해서 다시 팬리스 모드가 작동하였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PC 하드웨어도 디자인을 신경 써야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시대이다. 다만 파워 서플라이처럼 일정한 규격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제품은 디자인에 뚜렷한 변화를 주기 힘들어서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부지기수인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마이크로닉스는 화이트 컬러와 풀 모듈러 구조로 디자인을 부각시킨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를 선보여서 차별화를 노렸다.

겉모습 뿐만 아니라 파워 서플라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효율과 안정성도 준수한 편이고 팬리스 모드 등 편의성 면에서도 괜찮은 제품이므로 디자인과 품질 양쪽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클래식 II 850W 80PLUS 골드 풀모듈러 화이트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