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들었습니다?” P씨는 부대 행정반에서 나가려다 행정계원 중대 고참을 바라보며 말했다. 고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꼬리가 길다” P씨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그렇다고 솔직히 모른다고 말하면 화를 낼 것 같다. P씨가 잠깐 멈춰 있자 중대 고참은 기다렸다는 듯 화를 내기 시작했다. “꼬리가 길다!” 그러자 평소에 친하게 지낸 계원이 달려오며 말했다. “문 닫고 나가라고”

억울했다. 평소에도 사투리를 잘 못 알아들어 귓구멍에 못을 박았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렇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음에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니. 결국 P씨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포기하고 모른다고 하기 시작했다. 대신 상시 긴장하며 말을 잘 듣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후 군생활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그렇게 P씨는 무사히 전역했다. ‘어떻게든 버텨냈으니까, 밖에서는 잘 될 거야’

하지만 아니었다. 결혼 후 P씨의 생활은 군대 생활의 연장이었다. 특히 와이프와의 통화. 못 받으면 화를 내고, 받아도 화를 낸다. 특히 이 화를 내는 타이밍이 예술이다. 야근이나 퇴근 중 이어폰을 끼고 통화를 하면 안 들릴 때가 있다. 그러면 불벼락처럼 “또 내 말에 집중 안 했지”가 날아온다. 그 반대 경우도 있다. “안 들려. 말 좀 똑바로 해” 그래서 P씨는 최근 전화가 오면 이어폰은 그냥 주머니에 집어넣고, 스마트폰으로 받는다. 안전한 게 최고다. 그런데 이제는 좀 편해지고 싶다. 그래서 통화에 최적화된 자브라의 이어폰을 알아보기로 했다.

 

 

골전도 기술이 결합된 통화 품질 최강의 이어폰

덴마크의 음향기기 전문업체 자브라는 스포츠 이어폰으로 유명하다. 스포츠 이어폰은 착용감이 아주 중요하다. 운동 중 거슬린다면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즉 자브라의 이어폰은 착용감만 놓고 보면 현존 이어폰 중 최상급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음질도 좋은 편이다.

 

그런 자브라의 제품군 중 고급 라인이 엘리트 시리즈다. 엘리트 시리즈 중 와이어리스 이어버드는 통화, 음악 감상, 스포츠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능력치로 말하자면 팔방미인형이다.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기본 이상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엘리트 시리즈도 사실 제품에 따라 특색이 나뉜다. 모든 것을 만족하는 플래그십 제품인 엘리트 85t 아래로 통화 기능이 강화된 제품, 혹은 운동 기능이 강화된 제품 등이 나뉘는 방식이다.

 

자브라가 선보이는 하이엔드 와이어리스 이어버드 자브라 엘리트 7 Pro(자브라 엘리트 7 프로, 이하 엘리트 7 프로)는 통화 기능이 엄청나게강화된 제품이다. 형제 제품인 엘리트 7 Active가 스포츠 용도로 착용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엘리트 7 프로는 통화 기능에 모든 것을 걸었다.

 

박스 겉면만 봐도 자브라의 자신감이 드러난다. ‘Ultimate calls Jabra multisensor voice & adjustable anc’라 기재되어 있다. 궁극의 통화품질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이는 단순히 착용감만이 아니다. 자브라가 그렇게 언급할 만한 최신 기술 트루 와이어리스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음질과 또렷한 통화, 더 긴 통화 시간과 유연성 등을 제공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Jabra MultiSensor Voice 기술이다. 마이크 4개와 더불어 각 이어버드에 고급 보이스 픽업(Voice Pick Up, VPU) 센서를 결합한 기술이다. 해당 센서가 쓰이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바람이 불면, VPU 센서가 활성화된다. 해당 센서에는 골전도 기술이 탑재됐다. 턱뼈의 진동을 통해 목소리를 전송하는 셈이다. 이어 자브라 고유의 알고리즘이 바람 소리 및 잡음을 감지하고 제거한다. 이를 통해 깨끗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버튼은 터치식이 아닌 감압식이다. 살짝 눌러도 부드럽게 들어간다. 덕분에 오작동할 일 없이 정확하게 HearThrough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충전 단자는 Type-C로 사용하기 편하다. 보관 케이스는 마그네틱 방식으로 잘 달라붙는다. 보증은 2년 동안 지원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적용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당연히 지원된다.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잡음이 거슬린다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통해 간단하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다. 또한, 소리를 들어야 할 경우 왼쪽 이어버드를 한 번 눌러 주면 HearThrough 모드로 전환된다. 해당 모드에서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해제되고 야외 소리를 깔끔하게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철 알림음을 들을 수 있고, 커피 주문 및 차를 피하는 것에도 적합하다.

 

맞춤형 스피커는 6mm다. 스피커 성능을 개선하고 최적화하며 내부 구성 요소를 섬세하게 배치해 사운드 왜곡을 제거했다. 지능형 알고리즘이 주파수를 조정한다. 맞춤형 이퀄라이저도 제공돼 개인에 맞춰 소리를 조정할 수 있다.

착용감은 62,000명의 귀를 스캔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몸에 착 달라붙는다. 인이어 착용감을 재설계했고, 신형 EarGel 디자인 설계로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엘리트 7 프로는 크기는 기존 초소형 이어버드보다 16% 작아졌고, 무게는 5.4g로 아주 가볍다.

 

 

배터리는 최대 8시간 연속 재생된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봐야 배터리 용량이 낮으면 실사용이 힘들다. 엘리트 7 프로는 ANC 활성화 후 이어버드를 단독 사용했을 때 최대 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충전 케이스 사용 시에는 최대 30시간까지 작동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5분 정도 충전해서 1시간 이상 재생도 가능하다.

 

출근 시간에 1시간 20분 정도 사용해 봤다. 음량은 70%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다. 해당 상태에서는 왼쪽 95%, 오른쪽 90%로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어떨까 

하루 종일 엘리트 7 프로를 사용해 봤다. 사실 음질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언급되지 않았고, aptX 코덱 등도 제외돼 조금 불안했다. 직접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음 성향은 중음보다는 저음과 고음이 강조되어 있다. 음상이 맺히는 영역의 범위가 좁아 풍부함이 조금 아쉽다. 전반적으로 고음과 저음을 선호하는 대중적인 세팅이라 판단된다. 저음역대의 타격감은 물론 고음역대의 선명함도 강조되어 있다.

덕분에 록음악과 힙합 등 베이스가 강조되는 음악에서 만족감이 좋다. 상대적으로 중음역대가 부족하다보니 악기가 많이 사용되지 단출한 음악은 만족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클래식 장르의 피아노 솔로곡 등을 들으면 다소 밋밋하다. 물론 음질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취향의 영역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대중성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라 볼 수 있다.

이어 엘리트 7 프로의 최대 특징인 통화 품질을 확인해 봤다. 엘리트 7 프로를 착용한 채로 통화를 진행했다. 평소 평범한 와이어리스 이어버드 등으로 통화한 바로는 목소리는 잘 들려도 소리 전달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엘리트 7 프로는 확연하게 달랐다.

통화는 조용한 건물 내부에서 시작해 엘리베이터 안, 건물 앞, 시끄러운 도로까지 이동하며 이어졌다. 그런데도 의사를 전달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수신인 의견에 따르면 통화 품질은 어느 장소에서나 일정했다. 골전도 기술이 탑재된 덕분인지 수음이 상당히 잘 된다. 간단하게 테스트해본 바로는 어디서나 통화 품질이 아주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어떨까? 도로에서 아무 음악을 틀지도 않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만 활성화시켰다. 주변 소리 등이 크게 줄어든다. 물론 경적, 모터 엔진음 소리, 구급차 소리 등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그런 음도 크게 줄여준다. 거기에 음악이라도 틀면 어지간한 장소에서도 마음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채로 문래역에서 지하철을 탑승했다.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올 때의 소음이 아주 높은 편인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 덕분에 귀가 편했다. 이어 신도림역으로 이동했다. 신도림역은 유동인구가 아주 많은 곳이다. 특히 1호선 환승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출퇴근 시간에는 숨이 막힐 정도로 사람이 많다. 그런 곳에서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통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어 용산역으로 이동해 도로로 나왔다. 용리단길로 이동하며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HearThrough 모드로 전환했다. 시끄러웠다.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소리가 잘 들리니 돌발 상황에도 대응하기 편하다.

▲ 왼쪽 이어버드 버튼을 한 번만 눌러주면 HearThrough 모드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오갈 수 있다.
▲ 왼쪽 이어버드 버튼을 한 번만 눌러주면 HearThrough 모드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오갈 수 있다.

 

마치며

와이어리스 이어버드는 출시 직후 배터리 시간과 음질에 초점이 맞춰졌다. 좀 더 오랫동안 고음질의 음악을 듣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음질이 상향평준화된 현재 시점에서, 자브라의 새로운 선택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통화에 특화된 와이어리스 이어버드 엘리트 7 프로. 음질보다도 통화 품질을 더 내세우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테스트해 본 바로는 해당 문구가 이해가 갔다.

통화 기능은 앞서 언급했듯 나무랄 데가 없고,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목소리는 잘 구별할 수 있었다. 추가로 실사용 시 착용감이 매우 편했다. 오랫동안 착용했을 때 귀가 아픈 현상이 없어 편했다. 즉 와이어리스 이어폰 사용 시 통화 비중이 높을 경우 엘리트 7 프로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참고로 멀티포인트 기능도 추후 펌웨어 패치를 통해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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