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기준 2021년 10월 31일 UFC 267에서 얀 블라코비치와 글로버 테세이라가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두고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관록을 앞세워 글로버 테세이라가 2라운드 3분 2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승리를 거두었다. UFC 팬이라면 오래 이름을 들어 익숙한 이름 글로버 테세이라, 왜 그의 챔피언 등극이 더욱 뭉클해질까?

▲ UFC 267에서 챔피언 얀 블라코비치(아래)를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꺾는 도전자 글로버 테세이라(위) (사진: Sherdog.com)
▲ UFC 267에서 챔피언 얀 블라코비치(아래)를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꺾는 도전자 글로버 테세이라(위) (사진: Sherdog.com)

글로버 테세이라는 2002년 WEC에서 첫 프로 격투기 경기를 가졌다. 이후 브라질과 일본 등 주요 격투 선진국의 단체에서 경기를 가지고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2006년부터 16연승을 거두고 주목을 받아 UFC에 2012년 첫 입성했다. 

UFC에 입성하고 나서도 카일 킹스버리부터 시작해 파비오 말도날도, 퀸튼 ‘람페이지’ 잭슨, 제임스 테 후나, 라이언 베이더 등 당시 UFC 라이트헤비급 주요 선수들을 꺾어가며 UFC 라이트헤비급의 터줏대감으로 성장했다.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에는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존 존스, 필 데이비스, 앤소니 존슨,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코레이 앤더슨에게 패해 타이틀 도전까지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매겨지곤 했다. 

하지만 최근 5연승을 거두고 결국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얻어냈고 결국 UFC 267에서 얀 블라코비치를 압도해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만 42세의 나이에 감고 만 것이다. 은퇴를 고려해도 이상하지 않을 40대의 격투가임에도 글로버 테세이라는 철저한 자기 관리 끝에 생애 첫 UFC 챔피언을 40대에 오르고 만 것이다. 

나이를 잊은 도전자의 챔피언 등극, 14년 전 UFC 전설이 먼저 이룬 적이 있었다.

▲ 만 43세의 나이로 복귀해 당시 챔피언 팀 실비아(오른쪽)을 꺾고 노익장을 과시한 랜디 커투어(왼쪽)
▲ 만 43세의 나이로 복귀해 당시 챔피언 팀 실비아(오른쪽)을 꺾고 노익장을 과시한 랜디 커투어(왼쪽)

2007년의 UFC는 지금처럼 세계 격투기 시장을 통일하는 그런 입지가 아니었다. 도산 직전이었지만 일본의 Pride FC의 헤비급 선수층이 보다 두터웠고, UFC에서는 팀 실비아와 안드레이 알롭스키 말고는 딱히 시선을 끌만한 스타급 선수가 없었다. 

그 때, UFC의 암흑기를 척 리델과 함께 버텨내 UFC 그 자체로 불리던 랜디 커투어가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를 선언했다. 고액의 파이트머니를 요구하여 보이콧을 선언한 브랜든 베라의 빈 자리를 대신해 UFC 68에서 당시 UFC 헤비급 챔피언 팀 실비아를 랜디 커투어가 상대하게 된 것이다. 

마치 은퇴 선언은 하지 않았단 듯이 2미터가 넘는 팀 실비아를 타격과 레슬링 모두에서 압도해 5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UFC 68이 개최된 한국시간 기준 2007년 3월 4일, 랜디 커투어의 나이는 만 43세였다. 승리 후 인터뷰에서 랜디 커투어가 남긴 "늙은이 치고는 아직 쓸만하죠?"라는 명언은 아직까지도 격투팬들이 진하게 기억하고 있다. 

만 42세의 글로버 테세이라, 만 43세의 랜디 커투어 모두 실력으로 UFC 정상에 등극하며 직접 입증해 보인 것이다.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면 챔피언에 오르는데 정해진 나이는 없다고. 40대도 챔피언 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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