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기준, 2021년 11월 14일 개최된 'UFC Fight Night 197'에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중량급 기대주 정다운이 출격했다. 상대는 나이지리아 출생으로 UFC 3연승을 달리고 있던 '아프리카 새비지' 케네디 은제츠쿠였다. 과연 정다운은 케니디 은제츠쿠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 정다운(오른쪽)의 엘보 공격에 무너지는 케네디 은제츠쿠(왼쪽) (사진: 플래쉬리포트)
▲ 정다운(오른쪽)의 엘보 공격에 무너지는 케네디 은제츠쿠(왼쪽) (사진: 플래쉬리포트)

경기는 간단했다. 1라운드 초반 정다운과 케네디 은제츠쿠는 서로 거리를 쟀다. 일순간 정다운은 케네디 은제츠쿠의 가드 위로 숏 엘보를 시도했다. 정타는 아니었지만 케네디 은제츠쿠는 충격을 받고 뒷걸음질 쳤다. 기회를 잡은 정다운은 계속해서 엘보 공격을 이었고 버티지 못 한 케네디 은제츠쿠는 옥타곤 벽을 등지고 그대로 쓰러져 TKO패 했다. 심판의 경기 종료 선언까지 3분 4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엘보 공격은 북미 종합격투기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공격법이다. 2000년대 중반, 사커긱과 스탬핑으로 대표되는 Pride FC 고유의 룰에 익숙했던 우리나라 격투팬들은 UFC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유의 엘보 공격에 신선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정다운보다 6년 앞서 엘보 KO의 참맛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가 바로 현재 예능계에서 전천후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동현이다.

▲ 존 하서웨이(오른쪽)에게 백 스핀 엘보를 시도하는 김동현(왼쪽) (사진: UFC 페이스북)
▲ 존 하서웨이(오른쪽)에게 백 스핀 엘보를 시도하는 김동현(왼쪽) (사진: UFC 페이스북)

2008년 UFC에 처음 입성한 김동현은 우리나라 격투팬들에게 희망적인 선수였을지 몰라도 냉정히 북미 종합격투기 시장에서 김동현은 그리 인기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타격보다 그래플링을 주무기로 하고 높은 판정승 비중에 북미 종합격투기 팬들은 김동현에게 애초에 KO승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김동현은 2013년 당시 떠오르는 웰터급의 강자, 에릭 실바와의 경기를 'UFC Fight Night 29'에서 가졌다. 당시 분위기는 에릭 실바를 띄우기 위하여 김동현을 붙이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김동현이 레프트 스트레이트로, 마치 당시 닉네임인 '스턴 건'처럼 짜릿한 KO승을 일궈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격투팬들이 김동현을 다시 보게끔 했다.

김동현은 한 번의 KO로 멈추지 않았다. '더 얼티밋 파이터 중국 피날레' 메인 경기로 존 하서웨이와 경기를 가졌는데, 관객석에서도 타격음이 크게 들린 백스핀 엘보 공격을 존 하서웨이 안면에 적중시켜 에릭 실바전에 이은 2연속 KO승을 거두었다.

김동현에게 백스핀 엘보 공격을 허용한 존 하서웨이 모습을 보고 대부분 '죽은 줄' 알았다고 한다. 이 날 김동현의 ‘엘보 KO’는 자신의 이미지를 새로이 바꾸는 동시 2014년 'UFC 올해의 KO'로 선정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동현은 정찬성에 앞서 UFC를 대한민국 대중문화계에 끌어들인 선구자로 추앙받는다. 단순히 높은 승률로만 그 업적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 UFC를 멋진 KO승과 함께 대한민국 대중문화계에 소개했기에 당당한 'UFC 선구자'로 불리는 것이다. 김동현의 '엘보 KO 바통'을 이번에 정다운이 성공적으로 이어 받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