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HDD를 샀다. 이제 HDD 하나로 영화, 애니메이션, 사진, 음원 등 갖가지 파일을 여유롭게 담을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처리할 것이 생겼다. 기존에 쓰던 HDD들이다. 4개나 되는데 용량은 작고 워낙 오래된 것이어서 중고로 팔기도 힘들다. 게다가 괜히 팔았다가 데이터가 남아있으면 민감한 개인 정보가 털릴 수 있으니 부담이다. 다시 PC에 연결하고 싶어도 케이스 공간은 협소하고 SATA 포트 개수는 몇 개 되지 않아서 당장은 사용하기 힘들다.

그럼 서랍에 보관해 버릴까? 한두 달은 괜찮겠지만 그다지 좋은 수는 아니다. 작동하지 않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 모터가 내장된 HDD는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서 고철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외장 스토리지다. HDD 4개를 외장 스토리지로 구성해서 PC 옆에 두고 사용하는 것이다. 바로 ‘DAS’를 이용해서 말이다.

 

이 'DAS'는 그 'DAS'와 다릅니다

▲ DAS는 기업명 말고 다른 의미도 있다
▲ DAS는 기업명 말고 다른 의미도 있다

갑자기 DAS라는 말에 눈매를 매섭게 번뜩이며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일단 진정하기를 바란다. 이 기사에서 소개하려는 DAS는 수많은 의혹에 둘러싸인 그 기업이 아니라 ‘Direct Attached Storage’(직접 결합시키는 저장장치)를 줄인 말이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DAS는 HDD를 2개 이상 결합해 스토리지 하나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제품을 뜻한다. 거치형 외장 HDD라고 봐도 무방하다.

▲ 4베이 구성 DAS 제품 (사진: QNAP)
▲ 4베이 구성 DAS 제품 (사진: QNAP)

보통 ‘도킹 스테이션’이나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네트워크로 결합시키는 저장장치)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DAS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는 이들이 꽤 있을 텐데 물론 DAS만의 이점은 있다.

일단 도킹 스테이션은 HDD가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 많아서 충격을 받기 쉽고, 그로 인해 HDD가 SATA 커넥터와 분리되어 오작동을 일으킬 우려가 존재한다. 그리고 NAS는 기본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장 스토리지보다 사용법이 어렵고 가격대는 훨씬 높게 책정되어서 선뜻 구입하기 힘들다.

DAS는 내구성이 도킹 스테이션보다 우수하고 NAS와 달리 그냥 PC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외장 스토리지여서 간편하다. 그리고 DAS가 필요할 때만 연결해서 사용하고 평소에는 전원을 끈 상태로 두면 바이러스나 랜섬웨어에 감염될 걱정 없이 소중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NAS를 닮은 DAS, 제품에 따라 RAID도 지원

DAS는 외관상 NAS를 닮았다. 네트워크 기능과 관련 인터페이스를 제외하면 하드웨어 구조가 유사하고 똑같이 트레이 방식으로 HDD를 장착해서 그렇다.

DAS에서 트레이를 분리해 원하는 HDD를 장착하고, DAS에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USB 케이블로 PC와 연결하는 과정을 거치면 바로 외장 스토리지로 사용 가능하다.

▲ RAID를 지원하는 DAS 제품도 있다
▲ RAID를 지원하는 DAS 제품도 있다

한편 DAS 제품 중에는 RAID(Redundant Array of Inexpensive Disk) 기술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용량이 동일한 HDD를 2개 이상 사용해서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높이거나 일부 디스크를 백업용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RAID는 윈도우 PC 제어판에서도 설정 가능하지만 DAS는 전용 칩셋과 컨트롤러를 사용해 하드웨어 방식으로 RAID를 지원해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오래된 HDD만 장착해 DAS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RAID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RAID는 종류에 따라 디스크 하나만 오류가 생겨도 모든 디스크의 데이터가 날아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RAID는 되도록 신품이나 고급형 HDD를 이용해야 안전하게 작동한다.

DAS에 HDD 4개를 장착해서 PC에 연결해보았다. 250GB · 320GB · 1TB 등 HDD 4개가 개별적으로 인식되었고 일반 드라이브처럼 사용 가능했다.

윈도우 PC 제어판에서 모든 드라이브를 ‘새 스팬 볼륨’(JBOD)으로 설정해 하나로 합치면 총 용량 약 2,430GB인 드라이브 하나로 만들 수 있으니 단일 외장 HDD처럼 활용하고 싶다면 그 점을 알아두면 좋다.

 

HDD가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DAS

PC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HDD를 여러 개 보유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건상 PC에 모두 연결해서 사용하지 못하고 서랍이나 상자 속에 보관하다가 결국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말아 나중에 벽돌 상태로 마주치는 경우가 흔하다.

DAS가 있다면 간단하게 HDD 여러 개를 한데 모아서 외장 스토리지로 쓸 수 있으니 그런 아쉬움이 해소된다. 다만 제조사의 보증 서비스 기간이 경과한 HDD는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여지가 있으니 매우 중요한 데이터는 DAS 외에 다른 스토리지에도 동시에 백업해야 한다.

아무튼 DAS를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데이터 보관과 백업이 가능하니 그 점을 기억해두고 나중에 활용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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