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기준, 2021년 12월 12일 개최된 UFC 269에는 2개의 타이틀전이 치러졌다. UFC 라이트급(약 -70kg) 타이틀전과 UFC 여성 밴텀급(약 -60kg) 타이틀전. 결과적으로 더 놀라움을 낳은 경기는 찰스 올리베이라와 더스틴 포이리에 간의 UFC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아닌 아만다 누네스와 줄리아나 페냐 간의 UFC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이었다.

▲ 2라운드부터 아만다 누네스(앞)를 타격으로 압도하기 시작한 줄리아나 페냐(뒤) (사진: Sherdog.com)
▲ 2라운드부터 아만다 누네스(앞)를 타격으로 압도하기 시작한 줄리아나 페냐(뒤) (사진: Sherdog.com)

아만다 누네스는 사무라이 FC, 스트라이크포스, 인박타 FC 등을 돌며 재야의 강자로 인정받으며 UFC에 입성했다. UFC에 입성하고 5승 1패를 기록하며 UFC 여성 밴텀급 타이틀 도전권을 얻어냈다. UFC 200에서 아만다 누네스는 미샤 테이트를 월등한 경기력으로 꺾어 UFC 여성 밴텀급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이후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으로 5차 방어, UFC 여성 페더급(약 -65kg) 챔피언으로 2차 방어까지 성공해 UFC 여성부 그 자체의 독재자가 됐다. 하지만 UFC 269에서 그 독재가 끝났다. 

아만다 누네스는 줄리아나 페냐를 맞아 1라운드에서 그라운드로 압도했지만 2라운드부터 줄리아나 페냐의 타격 거리 안에서 무리하게 주먹을 섞다 유효타를 여러 차례 얻어맞고 이어진 그라운드에서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허용해 패하고 말았다. 

2014년 9월 캣 징가노에게 패한 이후 7년 만의 맛 본 패배인 것이다. 아만다 누네스가 쌓아 올린 철옹성이 줄리아나 페냐로부터 무너졌다.

아만다 누네스가 7년 간 쌓아 올린 그 철옹성이 UFC 여성부 역사에 있어 첫 철옹성은 아니었다. UFC 여성부 역사의 시작과 함께 했던 절대강자 론다 로우지가 먼저 쌓아 올린 바 있다.

▲ 날카로운 타격으로 한 순간에 론다 로우지(오른쪽)을 격침시킨 홀리 홈(왼쪽) (사진: Sherdog.com)
▲ 날카로운 타격으로 한 순간에 론다 로우지(오른쪽)을 격침시킨 홀리 홈(왼쪽) (사진: Sherdog.com)

론다 로우지는 원래 유도 선수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유도 여성 70kg급에서 동메달을 따내 미국 여자 유도 최초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후 종합격투기로 전향하여  KOTC, HKFC, 스트라이크포스에서 전승을 거두로 UFC에 입성했다.

스트라이크포스 여성 밴텀급 챔피언으로써 론다 로우지는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자리 역시 자동으로 수여받았다. 그 때부터 론다 로우지는 모든 경쟁 상대를 꺾으며 론다 로우지표 철옹성을 쌓아 나갔다. 2010년대 초중반 UFC 여성 밴텀급 구도는 여러 강자가 공존하는 '군웅할거' 시대 같았다. 하지만 모두 론다 로우지라는 절대자 아래 있었다. 리즈 카무치, 미샤 테이트, 사라 맥만, 알렉시스 데이비스, 캣 징가노, 베스 코레이라 등 모든 강자들을 꺾어 자신의 시대로 만들고 있던 론다 로우지였다.

2015년 11월, UFC 193에서 만난 상대는 홀리 홈이었다. 홀리 홈은 반쪽짜리 선수였다. 그라운드는 서툴렀고 론다 로우지보다 앞서는 건 오로지 스탠딩 타격 뿐이었다. 이 부분을 200% 날카롭게 가다듬어 론다 로우지 저격에 성공한 홀리 홈이었다. 

긴 리치로 아웃파이팅을 구사하며 론다 로우지의 타격과 그래플링을 극도로 경계하던 홀리 홈은 4라운드 2운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레프트 스트레이트에 이은 하이킥으로 론다 로우지를 격침시켰다. 론다 로우지 종합격투기 경력 첫 패배였다. 

이후 론다 로우지는 1년 뒤 아만다 누네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르지만 역시 패했다. 그리고 은퇴 후 프로레슬링으로 넘어갔다. 론다 로우지를 업계로부터 퇴출시킨 아만다 누네스의 철옹성 역시 현재는 무너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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