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이들 중에는 승리의 쾌감보다 패배의 쓴맛을 더 자주 보는 경우도 많다. PC 성능이 나쁜 것도 아닌데 자꾸 패배 횟수가 늘어난다면 차츰 재미는 사그라지고 그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자괴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게임 고수들도 처음에는 수많은 패배를 겪었고 다양한 기술을 연마한 끝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게 된 것이니 말이다. 즉 승리의 단맛을 보고 싶다면 연습이 필요하다.

제대로 연습하기로 결심했다면 되도록 쾌적한 게임 환경을 조성해야 빠르게 실력이 늘어날 수 있다. 게임 권장 요구 사항 이상인 PC 성능은 기본이고 게임 조작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게이밍 마우스 • 키보드, 그리고 게임 화면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게이밍 모니터 등 여러 가지를 갖출수록 좋다.

그 중 게이밍 모니터는 화면주사율 144Hz에 FHD나 Q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일반적인데 요즘은 그보다 고해상도인 4K(UHD)를 지원하는 고급형 게이밍 모니터도 차츰 수가 늘어나고 있다.

‘BenQ MOBIUZ EX3210U’(이하 벤큐 모비우스 EX3210U) 역시 고급형 게이밍 모니터인데 다양한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화질과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화면주사율 144Hz, 10비트 트루 컬러 지원

모비우스 EX3210U에는 31.5인치(약 80cm) IPS 패널이 장착되었다. 해상도를 최대 3840x2160까지 지원하고 화면주사율은 최대 144Hz까지 지원한다. 윈도우 PC 기준으로 바탕 화면에서 ‘디스플레이 설정-고급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이동해 ‘새로 고침 빈도’를 클릭하면 화면주사율 확인 및 변경이 가능하다.

응답 속도는 MPRT 기준으로 1ms이고 GTG 기준으로 2ms이다. MPRT는 움직이는 영상에서 잔상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시간을 측정한 것이고, GTG는 모니터 픽셀이 회색 10% 음영에서 회색 90% 음영으로 바뀌는 시간을 측정한 것이다.

또한 10비트 트루 컬러를 지원하므로 10억7천만여 가지 색상을 화면에 출력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모니터들은 8비트 컬러를 지원해 최대 1,677만여 가지 색상까지만 화면에 출력 가능하므로 모비우스 EX3210U는 64배나 많은 색상을 화면 내에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이 제품은 10비트 이미지나 영상을 감상하거나 편집 작업을 하는 용도로도 적합하다. 색 영역은 DCI-P3 기준 98%, 어도비(Adobe) RGB 기준 99%이다.

 

실제 게임 환경에서 모비우스 EX3210U의 화면주사율과 응답 속도가 유용한지 알아보기 위해 FPS 게임 ‘오버워치’를 실행해 60Hz 모니터와 비교했다. 테스트는 디스플레이 복제 모드를 설정해 양쪽 모니터에 동일한 화면을 표시한 상태에서 2세대 아이폰 SE로 오버워치 리플레이 화면을 슬로모션(240FPS, 720p) 촬영하고 그 동영상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했다.

화면주사율은 게임 프레임과 같은 수치가 유지되는 경우 화면 끊김이나 잔상이 최소화되므로 오버워치 그래픽 옵션에서 최대 프레임 수치를 144FPS로 설정했다.

동영상 재생 속도를 10%로 조정한 구간을 몇 차례 보면 모비우스 EX3210U 화면에서 캐릭터 움직임이 더 매끄럽고 시점을 이리저리 돌려도 화면 끊김이 심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44Hz 화면에 익숙해진 다음 60Hz 화면을 보게 되면 굳이 느린 속도가 아니라도 양쪽의 차이를 체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혹시 화면주사율을 144Hz로 설정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모니터와 PC를 연결한 케이블을 확인해 봐야 한다. 4K 해상도에서 HDMI는 2.1 버전 이상, DP(디스플레이포트)는 1.4 버전 이상이어야 충분한 대역폭이 확보되어 화면주사율 144Hz 설정이 가능해진다.

모니터를 새로 구입해도 케이블은 기존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비우스 EX3210U를 제 성능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케이블은 제품에 동봉된 것을 쓰는 것이 좋다.

 

열 가지 컬러 모드 제공

모비우스 EX3210U OSD(On Screen Display) 메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모니터 하단부에 있는 ‘다섯 방향 컨트롤러’를 상하좌우로 움직이거나 수직으로 눌러서 OSD 메뉴를 불러오고 선택, 취소할 수 있다.

OSD 메뉴를 더 편리하게 이용하고 싶으면 리모컨을 쓰면 된다. 다섯 방향 컨트롤러에 대응하는 OK 버튼과 이를 둘러싼 원형 버튼을 비롯해 HDRi, 게임 모드, 밝기 조절, 사운드 모드, 음량 조절 등 여러 가지 단축 버튼이 있다.

다섯 방향 컨트롤러나 리모컨의 원형 버튼을 누르면 위 사진처럼 OSD 화면이 나타난다. 현재 설정된 컬러 모드와 관련 기능 세 가지, 그리고 최하단에 있는 메뉴(OSD 상세 메뉴)이다.

컬러 모드는 벤큐가 다양한 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조정한 최적값이다. ‘게임 HDRi’, ‘시네마 HDRi’, ‘Display HDR’, ‘FPS’, ‘RPG’, ‘레이싱 게임’, ‘sRGB’, ‘M-book’, ‘전자종이’, ‘사용자 지정’ 등 열 가지가 있다.

FPS 게임 ‘헤일로 인피니트’ 화면을 띄워놓고 각 컬러 모드를 적용해보았다. 모드를 바꿀 때마다 화면 색감과 밝기, 채도 등 여러 가지 값이 변경되어서 차이가 느껴진다.

FPS 모드와 레이싱 게임 모드에서 화면이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사진, 동영상, 웹 페이지 등 다른 콘텐츠 띄운 화면에서는 다른 컬러 모드가 더 우수한 화질을 보여줄 수 있다. 

 

보는 이의 몰입감을 높이는 벤큐 HDRi

▲ (사진: 벤큐)
▲ HDR 화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벤큐 HDRi 기술 (사진: 벤큐)

한편 컬러 모드 중 게임 HDRi, 시네마 HDRi는 벤큐의 ‘HDRi’ 기술이 적용된 모드이다. 화면 속 그레이스케일(greyscale, 회색 톤)을 조절하여 명암과 이미지 선명도를 개선하고 벤큐 컬러 엔진으로 색조와 채도를 향상시킨다.

벤큐 HDRi 기술은 HDR(High Dynamic Range) 콘텐츠 화질을 개선하거나 일반 콘텐츠 화질을 HDR 느낌으로 바꿔주는 것이 가능하다.

모비우스 EX3210U로 HDRi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HDR 활성화가 필요하다. 윈도우 PC에서는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HDR 사용’ 항목을 켜면 HDR이 활성화되고 다른 기기는 별도의 HDR 옵션을 통해 활성화시킬 수 있다. HDR 옵션이 보이지 않는 경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HDR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므로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HDR이 활성화된 상태라면 모비우스 EX3210U의 컬러 모드는 Display HDR로 자동 변경된다. Display HDR은 기본적인 HDR 적용 상태를 의미하고 이때 다른 컬러 모드는 게임 HDRi와 시네마 HDRi 두 가지만 선택할 수 있다. HDR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컬러 모드로 설정하는 Display HDR은 가상 HDR이며 화면 색감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윈도우 PC에서 HDR을 적용한 상태에서 헤일로 인피니트 화면을 띄워놓고 Display HDR과 두 가지 HDRi 모드를 비교해보았다. 게임 HDRi 모드는 Display HDR 모드보다 화면이 조금 더 어둡게 보이고 색감이 다소 변화하며, 시네마 HDRi 모드는 어두운 느낌이 한층 더 짙어진다.

두 가지 HDRi 모드에서는 ‘라이트 튜너’(Light Tuner) 기능이 적용되어서 밝기 · 대비 · 채도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거나 영화를 감상할 때 갑자기 너무 밝은 장면이 나오면 화면을 바라보기 힘들어질 수 있는데 라이트 튜너를 마이너스 단계로 적용해 그런 불편함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다만 어두운 장면이 대다수인 콘텐츠를 즐길 때는 오히려 Display HDR 모드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하므로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모드를 변경해서 가장 적합하다고 느끼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2.1채널 스피커와 내장 마이크

▲ 전면부 하단 베젤에 장착된 2.5W 스피커 2개
▲ 전면부 하단 베젤에 장착된 2.5W 스피커 2개
▲ 후면부 상단에 장착된 5W 우퍼
▲ 후면부 상단에 장착된 5W 우퍼

대다수 게이밍 모니터는 화질에만 집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모비우스 EX3210U는 다르다. ‘treVolo’(이하 트레볼로) 사운드 시스템으로 음질 역시 고려한 것이다.

전면부 하단 베젤 좌우에 2W 스피커 2개, 후면부 상단에 5W 우퍼를 내장해 2.1채널 스피커를 구성해서 다양한 음역대로 소리를 낼 수 있고, PC 사용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환경에 최적화시킨 오디오 모드를 적용시킬 수 있다.

오디오 모드는 ‘FPS’, ‘RCG’(레이싱 게임), ‘SPG’(스포츠 게임), ‘시네마’, ‘라이브/팝’ 등 다섯 가지이다.

FPS 모드는 사람의 목소리와 총기 소리를 강조하고 RCG 및 SPG 모드는 중저음을 강조해 폭발 및 충격음을 더 실감나게 만든다. 시네마 모드는 사람의 목소리와 저음역대를 강조해 영화 감상 시 등장 인물의 대사와 배경 음악 소리에 몰입할 수 있고, 라이브/팝 모드는 고음역대와 중저음역대 균형을 맞춰서 음악을 들을 때 좋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재생하면서 각 오디오 모드를 비교해보았다. 피아노와 현악기 선율이 조합된 배경 음악이 오디오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조금씩 다른 음색으로 변화했는데 중저음을 강조한 RCG • SPG 모드 외에는 음질이 무난하게 느껴졌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음역대와 음향 효과에 차이가 있으니 직접 오디오 모드를 하나씩 적용해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만족스러운 음질을 체감할 수 있다.

 

▲ 벤큐 모비우스 EX3210U 내장 마이크 위치
▲ 벤큐 모비우스 EX3210U 내장 마이크 위치

이 제품에는 스피커 외에 마이크도 장착되었다. 전면 스피커가 있는 곳 바로 옆에 하나씩 장착되었고, 모니터 본체에 있는 내장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켤 수 있다. 마이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본 제공되는 USB 케이블을 PC에 연결해야 한다.

OSD 메뉴에 가면 마이크 기능을 변경할 수 있다. ‘개인 모드’로 설정하면 마이크가 모니터 전면, 즉 사용자가 모니터를 바라보는 쪽으로 범위를 줄여서 소리를 담으므로 게임 중 다른 사람과 대화 시 잡음이 들어가는 일을 줄여준다. AI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지원하는 마이크여서 키보드 타이핑 시 나는 소리는 처음부터 걸러낸다.

‘전방향 모드’는 방향과 무관하게 마이크가 수신 가능한 최대 범위의 주변 소리를 모두 담는다. 개인 모드처럼 잡음을 걸러내기는 힘들지만 못하지만 한층 더 입체감 있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눈 건강을 위한 B.I.플러스와 아이케어 기술

▲ 벤큐 모비우스 EX3210U 전면부 하단에 있는 B.I.+ 센서

모비우스 EX3210U는 ‘B.I.+’(Brightness Intelligence Plus) 기술을 지원한다. B.I.+는 전용 센서를 통해 모니터 주변 밝기와 색 온도를 감지해 화면 밝기 및 화질을 적정한 상태로 자동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대에 따라 모니터 주변 밝기가 달라지는 곳에서 사용자의 눈에 쌓이는 부담을 줄이기에 좋은 기술이다.

B.I.+ 기술을 쓰려면 B.I.+를 사용 가능한 컬러 모드로 변경해야 한다. 라이트 튜너처럼 밝기를 별도로 조정하는 기능과 B.I.+를 동시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OSD 상세 메뉴에서 컬러 모드 항목으로 이동해 각각 선택해보면 B.I.+ 사용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

B.I.+가 활성화되면 센서가 주변 광량을 확인하고 감지한 수치를 화면 우측 하단에 눈동자 모양 아이콘과 막대 그래프로 나타낸다. B.I.+ 센서가 감지하는 빛이 많을수록 막대 표시는 길어지고 화면을 밝아지며, 빛이 적을수록 막대 표시는 짧아지고 화면은 어둡게 변한다.

아이콘이 너무 자주 나타나서 거슬린다면 OSD 메뉴 ‘아이케어’ 항목에서 B.I.+ 센서 민감도를 줄이면 된다.

 

사무실 조명을 조절하여 모비우스 EX3210U의 B.I.+ 기술이 작동하는 모습을 확인해보았다. 조명을 켜거나 끌 때, 커튼을 걷었을 때 몇 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밝기 조정이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B.I.+ 센서에 빛이 직접 비쳐야 기술이 작동하므로 주변 조명이 센서 쪽에 제대로 닿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모니터 스탠드는 화면 높낮이 조절 기능과 각도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따라서 별도로 모니터 받침대를 이용하지 않아도 사용자에게 적절한 화면 높이와 각도를 맞출 수 있다.

 

게이머의 욕망을 자극하는 모니터

지금까지 모비우스 EX3210U를 살펴보았다. 4K 해상도와 화면주사율 144Hz를 지원해 기본 상태에서도 게임용으로 우수한데 열 가지 컬러 모드를 지원해 상황에 따라 최적의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

거기에 2.1채널 스피커와 오디오 모드, 내장 마이크를 제공해 헤드셋이 없어도 다른 게이머와 소통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고, B.I.+ 같은 편의 기능도 지원해 모니터 사용 시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최적의 화질을 만끽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한발 한발 높이기 위해 새로운 게이밍 모니터를 찾고 있는 게이머라면 벤큐 EX3210U도 살펴보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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