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시골길을 지나던 선비는 잠시 그늘에 앉아 쉬고 있었다. 때마침 한 농부가 라이젠 7 5800X와 코어 i7-12700을 가지고 밭을 갈고 있었다. 이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선비는 뙤약볕에서 일하는 농부가 안쓰러워 말을 건넸다.

“두 CPU 중에서 어떤 놈이 게임을 잘 돌리오?” 그러자 농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선비의 옷소매를 끌고 밭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데리고 갔다. 이후 농부는 선비의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라이젠 7 5800X는 베테랑이라 일 잘하고 말도 잘 듣는데, 코어 i7-12700은 성능은 좋은데 램오버가 잘 되지 않아 다루기 조금 힘들답니다”

농부의 CPU를 배려한 사려 깊은 행동에 감동을 받은 선비는 집에 와서 새로운 게이밍 PC를 주문했다고 한다.

 

하이엔드 게이밍 PC는 어떤 CPU가 좋을까

게이밍 PC용 CPU를 선택할 때는 간단한 공식이 있다. 메인스트림은 5 라인업, 하이엔드는 7 라인업, 플래그십은 9 라인업이다. 즉 라이젠 5와 코어 i5는 메인스트림, 라이젠 7과 코어 i7는 하이엔드, 라이젠 9와 코어 i9는 플래그십에 해당된다.

여기서 주 목적이 게이밍이며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예정이라면, 8코어 이상인 하이엔드 게이밍 CPU를 선택해주는 것이 좋다. 스레드 및 캐시가 넉넉해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와 사용하기 적합하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는 어떤 CPU를 선택할 수 있을까? 라이젠 7 5800X, 코어 i7-12700, 코어 i7-12700F, 코어 i7-12700KF, 코어 i7-12700K가 있다. 코어와 스레드 수는 어떨까? 라이젠 7 5800X는 8코어 16스레드에 L2+L3 캐시 36MB다. 코어 i7-12700은 8+4코어(P코어 8개, E코어 4개, F, KF, K 동일)로 총 12코어 20스레드에 인텔 스마트 캐시는 25MB다.

70만원에 CPU 메인보드 메모리를 구입해야 한다면?

만약 70만 원에 하이엔드 CPU와 메인보드, 메모리를 구입해야 한다면 어떨까? 인텔, AMD 시스템으로 나눠서 구성해 보자.

 

인텔 시스템

AMD 시스템

CPU

코어 i7-12700F

라이젠 7 5800X

메인보드

ASUS TUF Gaming B660M-PLUS D4

ASUS TUF Gaming B550-PLUS

메모리

마이크론 Crucial DDR4-3200 CL22 (8GB)

OLOy DDR4-3600 CL18 BLADE RGB Black 패키지

총 금액

(단위:원)

700,150

682,310

 

우선 인텔 시스템은 선택지가 사실상 코어 i7-12700F로 좁혀진다. 코어 i7-12700K, 코어 i7-12700KF와는 가격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난다. 그런 이유로 K 제품군을 선택한다면 필연적으로 메인보드 등급을 낮춰야 하는데, 하이엔드 CPU에 어울리지 않는 전원부 구성의 메인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좀 아쉽다.

메인보드는 B660 제품군에서 선택하게 되는데, 되도록 게이밍 메인보드가 좋다. 전원부 구성이 하이엔드 CPU에도 버틸 수 있게 구성되며, 방열판도 장착돼 성능 저하를 감소시킨다. 온보드 이더넷이나 사운드 구성도 게이밍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메모리는 DDR4 3200MHz 8GB x2 구성이 권장된다. B660 메인보드는 메모리 오버클럭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문제는 Non-K CPU다. 12세대 인텔 Non-K 프로세서는 XMP 메모리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유는 VCCSA 값이 고정된 상태인데, XMP 메모리는 VCCSA 값을 높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XMP 메모리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워 기본 메모리를 선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AMD 시스템은 고민의 여지를 줄인다. 프로세서는 라이젠 7 5800X를 사용하게 된다. 라이젠 7 5800X는 코어 i7-12700F와 비슷한 가격대다. 2022년 2월 9일 가격비교사이트 최저가 기준으로 라이젠 7 5800X가 399,060원, 코어 i7-12700F가 405,930이다. 오히려 라이젠 7 5800X가 더 저렴하다.

메인보드는 B550 제품군이 정석이다. AMD 시스템도 게이밍 메인보드가 당연히 좋다. 전원부 구성, 네트워크, 사운드 기능 등이 평범한 메인보드보다 앞선다. 또한, 12세대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동급 B660 게이밍 메인보드보다 가격대가 대부분 저렴하다. 이 점이 대단히 큰 장점이라 볼 수 있다. 메인보드 가격을 절약해 다른 요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메모리 차례다. 메모리는 코어 i7-12700F와 달리 XMP 메모리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즉 메인보드에서 절약한 돈을 메모리에 그대로 투자해 주면 된다. 3600MHz 게이밍 메모리를 사용한다면 게임 시 프레임을 향상시킬 수 있다. 코어 i7-12700F와 차별화되는 라이젠 7 5800X 시스템의 장점이기도 하다.

 

 

성능은 어떨까

라이젠 7 5800X, 코어 i7-12700F 두 시스템을 구성한 후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확인했다.라이젠 7 5800X에는 마이크론 DDR4-3200 8G x2 메모리 및 OLOy BLADE RGB DDR4-3600 CL16 8GB x2 메모리, 코어 i7-12700F에는 마이크론 DDR4-3200 8G x2 메모리를 사용했다. 이외에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3080 Ti, 운영체제는 윈도우 10 프로(21H2/19044.1466) 구성이다. FHD 해상도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 FHD 해상도로 테스트했다. 이후로 나오는 결과는 모두 동일 조건이다. 라이젠 7 5800X의 강세다. 특히 XMP 메모리를 적용하면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난다.
▲ FHD 해상도로 테스트했다. 이후로 나오는 결과는 모두 동일 조건이다. 라이젠 7 5800X의 강세다. 특히 XMP 메모리를 적용하면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난다.
▲ 로스트아크는 라이젠 7 5800X에 XMP 메모리 적용 시 코어 i7-12700F보다 평균 프레임을 9.7프레임 높일 수 있다.
▲ 로스트아크는 라이젠 7 5800X에 XMP 메모리 적용 시 코어 i7-12700F보다 평균 프레임을 9.7프레임 높일 수 있다.
▲ 배틀그라운드는 DDR4 3200 구성에서는 코어 i7-12700F의 우세다. 단 라이젠 7 5800X에 XMP 메모리를 적용하면 코어 i7-12700F와 동급으로 올라선다. 평균 프레임은 조금 더 높게 나온다.
▲ 배틀그라운드는 DDR4 3200 구성에서는 코어 i7-12700F의 우세다. 단 라이젠 7 5800X에 XMP 메모리를 적용하면 코어 i7-12700F와 동급으로 올라선다. 평균 프레임은 조금 더 높게 나온다.

 

마치며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보니, 온라인 게임에서는 라이젠 7 5800X에 XMP 메모리의 조합이 더 나았다. 시스템 구성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것도 주목할 만한 장점이다. 하이엔드 CPU로 시스템을 구성한다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라이젠 7 5800X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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