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에게 있어서 키보드와 마우스는 창과 방패이다. 둘 다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만 게임 속 적을 상대로 치열한 공방을 벌일 수 있고 끝까지 살아남아서 승리해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한편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 시 게이머가 제 실력을 내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있다. 바로 공간이다. 두 기기는 양손으로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둘 다 가까운 곳에 두고 써야 하는데 게임에 몰입해서 마우스를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손이 키보드에 툭 하고 부딪히는 일이 종종 생긴다.

▲ PC 게임에 몰입하면 마우스를 쥔 손이 키보드와 부딪히게 된다
▲ PC 게임에 몰입하면 마우스를 쥔 손이 키보드와 부딪히게 된다

서로 거리를 벌리고 사용하면 그런 일이 거의 생기지 않지만 그렇게 하는 경우 평소보다 어깨를 벌려야 키보드와 마우스에 손이 닿기 때문에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하고 고민에 빠질 수 있는데 그럴 때는 ‘텐키리스(Tenkeyless) 키보드’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흔히 사용하는 104 · 106키 키보드에서 숫자 패드가 제외되어서 가로 길이가 짧으므로 키보드와 마우스의 접촉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당연히 게이머를 위한 텐키리스 게이밍 키보드도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서린씨앤아이가 국내에 출시한 ‘MAD CATZ S.T.R.I.K.E. 6’(이하 매드캣츠 스트라이크 6)를 살펴보겠다.

 

크기를 확 줄인 텐키리스 키보드

숫자 패드 부분만 제외되어도 일반 키보드보다 훨씬 짧은데 스트라이크 6는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숫자 패드 왼쪽에 있는 프린트 스크린(Print Screen) 키, 스크롤 록(Scroll Lock) 키, 포즈 브레이크(Pause Break) 키, 방향키 4개를 비롯해 키보드 최상단에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F1~F12 키도 과감하게 제외시킨 것이다.

이런 설계가 적용된 결과 스트라이크 6는 일반적인 104 · 106키 키보드와 비교해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담한 크기로 완성될 수 있었다. 한손으로도 안정적으로 들 수 있는 수준이며 정확한 크기는 219.5 x 101.5 x 37.9mm(가로 x 세로 x 높이)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함께 사용하는 FPS 게임 ‘헤일로 인피니트’를 해보았다. 일부러 평소보다 마우스를 더 길게 움직여보았지만 공간이 여유로워서 게임 플레이 도중 키보드에 마우스를 쥔 오른손이 부딪히지 않았다.

또한 모든 키를 동시에 입력하는 것도 문제없는 ‘무한 동시 입력’과 사용자가 누르지 않은 키가 입력된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방지하는 ‘안티 고스팅’(Anti-Ghosting)도 지원한다. 따라서 여러 가지 키를 동시에 누르거나 고속으로 타이핑하는 경우에도 정확한 키 입력이 가능하다.

열에 따라 키캡 높이와 각도에 차이를 두는 ‘스텝 스컬쳐 2’(Step Sculpture 2) 디자인도 적용되었다. 손목에 가까운 열은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에 키캡이 있고 각도가 위쪽으로 기울어졌으며, 손목에서 멀리 놓이는 열은 키캡이 높은 위치에 있고 각도는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타이핑 시 손목과 손가락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트라이크 6 하단부 모서리 네 곳에는 고무 재질 패드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과격하게 타이핑을 하더라도 바닥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고 일정한 위치에 놓여 있게 된다.

 

게임에 적합한 매드캣츠 기계식 스위치

스트라이크 6에는 매드캣츠가 개발한 기계식 키 스위치가 적용되었다. 리니어(linear) 스위치에 속하는 적축인데 키를 누를 때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키보드 안쪽의 보강판을 치는 구조이다. 따라서 가벼운 느낌으로 부드럽게 타이핑을 할 수 있고 다른 종류의 기계식 스위치보다 소음이 적은 편이다.

각 키 스위치는 최대 8천만 번 눌러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높으므로 게임에 몰입한 사용자의 불꽃 튀는 타이핑도 장시간 감당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페이스 바와 시프트 키, 엔터 키처럼 좌우로 긴 키에는 스테빌라이저(stabilizer)도 적용되었다. 따라서 키캡 가장자리를 누르더라도 반발력이 약하거나 잘 눌리지 않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 제품에는 흑축 키 스위치 5개가 기본 제공된다. 적축과 마찬가지로 리니어 스위치 일종인데 더 탄성 있는 스프링이 적용되어서 누를 때 반발력이 높다. 키를 누를 때 적축보다 묵직한 키감(타건감)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린다.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처럼 WSAD 키를 자주 이용하는 게임이라면 그 4개와 그 다음으로 많이 쓰는 키 1개를 흑축으로 변경해서 조금 더 신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키캡과 키 스위치는 맨손으로 분해하려고 하면 파손될 수 있으니 기본 제공되는 키캡 리무버(하얀색)와 키 스위치 리무버(회색)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른 구성품으로는 사용자 설명서와 제품 보증서, 매드캣츠 스티커, USB 타입C-타입A 케이블이 제공된다. 

USB 타입C-타입A 케이블은 표면이 내구성 높은 직조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길이가 1.8m여서 PC 본체가 멀리 있어도 여유롭게 연결할 수 있고 비상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SB 타입C-타입A 케이블로 키보드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키보드 활용도를 높여주는 다양한 기능 키

일반 키보드보다 키가 40여 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제품은 FN(펑션) 키와 다른 키를 조합해서 여러 가지 기능 키 입력을 할 수 있다.

FN 키와 숫자 1키부터 숫자 0키, 그리고 [- _] 키 · [= +] 키를 조합하면 F1-F12 키 입력이 되고 FN 키와 [/ ?] 키 · 메뉴(애플리케이션) 키 · 오른쪽 알트(Alt) 키 · 오른쪽 컨트롤(Ctrl) 키를 조합하면 방향키 입력이 된다.

특이하게도 Q · W · E · A · S · D 키는 FN 키와 함께 누르면 마우스 좌우 클릭과 커서를 움직이는 기능키로 작동한다. Q 키에는 ‘MS Lft’(마우스 왼쪽 클릭), E 키에는 ‘MS Rht’(마우스 오른쪽 클릭)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W · S · A · D 키에는 화살표와 MS 표기가 되어 있어서 기능을 구분할 수 있다. PC를 사용하다 보면 간혹 마우스가 먹통이 될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 비상용으로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프린트 스크린 키와 스크롤 록, 포즈 브레이크 등 일반 키보드에 있는 대부분의 키를 기능키로 활용 가능하다.

한편 스트라이크 6에는 RGB LED 조명도 내장되었다. 기본 상태에서는 무지개처럼 여러 가지 색상이 빛나고 물결처럼 시간에 따라 점등 위치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RGB LED 조명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FN 키와 N 키를 함께 누르는 기능키 ‘조명 효과 변경’을 이용하면 된다. 총 열다섯 가지 조명 효과가 있으므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서 선택하면 만족감이 높아진다.

또 다른 기능 키로는 ‘조명 속도 조절’(FN 키+M 키 · [, <] 키)과 ‘조명 밝기 조절’(FN 키+ [; :] 키 · [‘ “] 키)이 있다. 조명 효과로 바뀌는 RGB LED 색상 변화 속도를 조절하거나 밝기를 조절할 때 이용한다.

 

PC에 스트라이크 6를 연결하여 RGB LED 조명 작동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화사하게 빛나므로 보기 좋은 것은 물론이고 어두운 곳에서는 키캡에 표기된 문자가 잘 보이게 해주는 실용적인 장점도 있다.

조명 속도와 밝기는 5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밝기 최하 단계에서는 모든 RGB LED 조명이 꺼진다.

 

전용 소프트웨어로 매크로 지원

매드캣츠에서 제공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스트라이크 6의 기능을 더 특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는 매드캣츠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스트라이크 6 전용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키를 응용 프로그램 단축키로 활용하거나 마우스 입력을 대체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RGB LED 조명은 사용자가 색상을 수동으로 변경하거나 각각의 키를 서로 다른 색상으로 빛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매크로(macro, 명령어 자동 입력)도 지원한다. 게임 속에서 자주 이용하는 인사말 입력이나 복잡한 타이핑을 재빠르게 해야 하는 경우 매크로로 설정하면 키 한번만 눌러도 바로 작동하므로 굉장히 편리하다.

매크로 편집 메뉴에서는 키 입력 순서를 바꾸거나 일부만 선택해서 빼는 것도 가능하므로 사소한 실수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매크로 키 입력을 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다.

 

작지만 알찬 게이밍 키보드

스트라이크 6는 아담한 크기로 만들어져서 걸핏하면 발생하는 키보드와 마우스 충돌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기계식 키보드로서 기본기도 충실하며 추가로 제공되는 키 스위치도 5개나 있어서 게이머의 취향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게이밍 키보드에서 빠질 수 없는 매크로 기능 역시 지원하므로 소형 키보드로도 만족스러운 게임 환경을 조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매드캣츠 스트라이크 6로 그 소망을 성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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