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케이스를 고를 때 소비자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크기이다. 크기가 지나치게 크면 책상 위에 두기 힘들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 등 필요한 하드웨어를 장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겨서 곤란하다.

적당하게 아담하면서 하드웨어도 골고루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럴 때는 미니타워 케이스를 이용하면 좋다. 미들타워 케이스보다 높이가 낮아서 전반적인 크기가 작으면서도 대다수 하드웨어를 마음 놓고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제조사들은 다양한 미니타워 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기왕이면 디자인이 멋지고 쿨링 성능이 우수하면서, 편의 기능도 두루 제공되는 제품을 고르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심정이다.

그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프렉탈디자인(Fractal Design) 역시 미니타워 케이스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그 중 하나인 ‘Pop Mini Air RGB Clear 강화유리 Black’(이하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을 살펴보겠다.

 

디자인이 깔끔한 미니타워 케이스

프렉탈디자인의 팝 시리즈 케이스는 크기에 따라 팝(Pop, 미들타워), 팝 미니(Pop Mini, 미니타워), 팝 XL(Pop XL, 빅타워)로 나뉜다.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는 디자인이 단조롭게 느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면 패널에 육각형이 입체적으로 양각된 고유한 외형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촘촘한 메쉬(mesh) 형태로 통풍구가 배치되었고 원활한 통풍을 위해 120mm 규격 쿨링 팬도 2개가 장착되었다.

전면 패널이 메쉬 형태가 아닌 밀폐형으로 설계된 ‘사일런트’(Silent) 모델도 있다.

쿨링 팬은 ‘Aspect 12 RGB’이고 최대 속도는 1200RPM(분당회전수)이다. 기본 장착된 쿨링 팬 2개를 분리하고 140mm 규격 쿨링 팬 1개를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쿨링 팬은 제품 후면 통풍구 쪽에도 1개 있다.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때 쓰는 확장 슬롯은 총 4개이고 그 아래에는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가 있다. 파워 서플라이는 ATX 규격 제품을 장착할 수 있다.

측면 패널은 강화유리 재질이어서 케이스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는 기본 장착된 쿨링 팬 3개에 RGB LED가 내장되었는데, PC 전원이 켜지면 화사하게 빛나므로 튜닝 효과를 체감하기도 좋다.

그래픽카드는 최대 길이 365mm인 제품까지 장착 가능하므로 지포스 RTX 3090 Ti나 라데온 RX 6950 XT 같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도 크기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상단에는 넓은 통풍구와 외부 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전원 버튼, RGB 컨트롤러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이중 RGB 컨트롤러 버튼은 쿨링 팬에 있는 RGB LED 모드를 변경할 때 사용하는데 아래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상단 통풍구 위에는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다. 자석을 이용해 부착하는 방식이어서 간편하게 떼거나 붙일 수 있으므로 먼지를 청소하기 쉽다. 통풍구 아래쪽에는 120mm 쿨링 팬 2개나 140mm 쿨링 팬 1개를 장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케이스 내부 열기를 빠르게 배출할 수 있다.

제품 하단에도 통풍구와 먼지 필터가 있다. 밀어서 홈에 고정하는 구조이므로 상단 먼지 필터처럼 탈착이 간편하다. 다만 하단 통풍구 바로 위에는 파워 서플라이가 장착되므로 상단보다 더 자주 먼지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한편 팝 시리즈 케이스는 프렉탈디자인의 기존 케이스 제품들과 달리 블랙 · 화이트 등 무채색 뿐만 아니라 시안(청록색) · 마젠타(자홍색) · 오렌지 · 그린 등 다양한 색상의 제품들이 존재한다. 이 네 가지 모델은 제품명 뒤에 'Core'라는 명칭이 붙는다.

색상은 케이스 내부 프레임과 받침대만 색상이 다르고 다른 부분은 검은색인데 쿨링 팬 RGB LED 색상을 케이스에 맞춰서 변경하면 제품 디자인에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개성적인 수납 공간

프렉탈디자인의 팝 시리즈 케이스에는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전면 패널 하단에 있는 수납함이다. 쿨링 팬 아래쪽에 있는 프렉탈디자인 라벨을 손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분리되는데 그 안쪽에 마치 서랍처럼 아담한 수납 공간이 있다. 프렉탈디자인의 재치가 반영된 부분이다.

수납함 크기는 약 140 x 80 x 41mm이다. USB 메모리나 소형 공구 등 PC 사용 시 종종 필요한 물건을 넣어두면 바로 꺼내서 이용할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수납함 뒤쪽에는 HDD와 SSD를 장착하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베이 2개가 있고 그 부근에는 2.5인치 SSD 장착부가 있다.

3.5 / 2.5인치 드라이브 베이에 HDD나 SSD를 장착하려면 핸드 스크류를 풀어 케이스 내부에서 분리해야 한다. 3.5인치 HDD를 장착할 때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베이 측면 홀에 기본 제공되는 고무 패킹을 끼워서 나서 고정대로 삼으면 된다.

2.5인치 SSD를 장착할 때는 3.5 / 2.5인치 드라이브 베이 하단에 있는 나사 홀에 맞춰서 기본 제공되는 나사로 고정시키면 된다. 2.5인치 SSD 장착 시 그 위에 3.5인치 HDD를 함께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공간 활용도가 높다.

 

공랭 · 수랭 쿨러 모두 고려한 내부 구조

미니타워 케이스는 미들타워 케이스와 비교하면 확실히 작기 때문에 CPU 쿨러를 장착할 때 크기가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특히 방열판이 큼직한 고급형 CPU 공랭 쿨러와 라디에이터가 달린 CPU 수랭 쿨러는 케이스 내부에 조금만 여유 공간이 부족해도 장착을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신경 쓰인다.

▲ 높이 155mm인 CPU 공랭 쿨러를 장착한 모습
▲ 높이 155mm인 CPU 공랭 쿨러를 장착한 모습

우선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에 CPU 공랭 쿨러인 ‘피어레스 어쌔신 120 블랙’ (Peerless Assassin 120 Black)을 장착해보았다. 높이 155mm인 듀얼 타워 형태 방열판, 쿨링 팬 2개가 결합된 대형 쿨러지만 케이스 내부에 무난하게 장착할 수 있었다.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는 CPU 공랭 쿨러를 높이 170mm인 제품까지 장착 가능하므로 약간 더 큰 쿨러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하다.

▲ 2열 라디에이터(240mm) CPU 수랭 쿨러 장착한 모습
▲ 2열 라디에이터(240mm) CPU 수랭 쿨러 장착한 모습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는 상단에 120 · 240mm 규격 라디에이터(폭 121mm 이하)를 장착 가능하고, 전면에 140mm 규격 라디에이터(폭 144mm 이하)를 장착할 수 있다.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에 CPU 수랭 쿨러인 ‘갈라하드 AIO 240 ARGB’(GALAHAD AIO 240 ARGB)를 장착해봤는데 120mm 쿨링 팬 2개가 장착된 2열 라디에이터가 큰 문제없이 장착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때는 별도로 고정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기본 제공되며 나사 홀이 4개 있는 금속판 4개와 나사 8개로 구성된다.

장착 방법은 간단하다. 위 사진처럼 금속판을 라디에이터 나사 홀에 맞춰서 나사로 고정시키기만 하면 된다. 참고로 금속판은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 내부에서 라디에이터와 다른 하드웨어의 간격을 떨어뜨려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냥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려고 하면 메인보드 방열판이나 메모리와 닿기 때문에 이런 고정 장치가 별도로 필요한 것이다.

메모리는 최대 높이 35mm인 제품까지 함께 사용 가능하므로 방열판이 부착된 메모리 사용자는 이 점도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케이스 쿨링 성능 테스트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고 해도 실제 쿨링 성능이 부족하다면 유명무실하다. 과연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의 쿨링 성능은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PC를 조립하여 테스트를 해보았다.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9 5900X
CPU 쿨러: Thermalright 피어레스 어쌔신 120 블랙
RAM: GeIL DDR4-2666 CL19 PRISTINE 8GB x2
메인보드: ASUS TUF Gaming B550M-PLUS (Wi-Fi)
그래픽카드: NVIDIA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SSD: Seagate 파이어쿠다 510 M.2 NVMe 1TB
PSU: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700W 80PLUS 230V EU

CPU와 그래픽카드 발열이 심한 상태에서 쿨링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Prime95 테스트로 CPU 사용률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리고, 그와 함께 3DMark 'Time Spy Extreme'(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벤치마크를 실행하여 GPU 사용률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이 상태를 30분 이상 유지한 상태에서 HW Info와 GPU-Z로 CPU 및 GPU 온도를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CPU 온도는 66℃ 내외, GPU 온도는 75℃ 내외로 측정되었다. CPU와 GPU 모두 90℃ 이하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이 보장되므로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 CPU와 GPU 온도를 더 낮추고 싶다면 케이스 상단 통풍구 쪽에 쿨링 팬을 추가하면 된다.

 

화사하게 빛나는 RGB LED 쿨링 팬

이 제품의 쿨링 팬에는 RGB LED가 내장되어 있다고 했는데 사용하기 위해서는 위 사진에 보이는 5V RGB 커넥터(3핀)에 쿨링 팬에 있는 RGB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쿨링 팬이 총 3개여서 커넥터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각 쿨링 팬의 RGB 케이블은 서로 연결할 수 있으므로 그 상태에서 마지막 케이블 하나만 5V RGB 커넥터에 연결하면 모든 쿨링 팬의 RGB LED가 활성화된다.

또한 5V RGB 커넥터는 따로 전원을 공급해야 작동한다. 커넥터 부근에 있는 케이블 중 하나에 SATA 전원 커넥터가 있는데 거기에 파워 서플라이의 SATA 전원 케이블을 연결시키면 된다.

모두 연결을 마친 상태에서 PC 전원을 켜면 RGB LED가 켜진다. 기본 상태에서는 한 가지 색상으로만 유지되는데 케이스 상단에 있는 RGB 컨트롤러 버튼을 누르면 색상이 변한다. 색상은 총 열 가지가 있다.

또한 RGB 컨트롤러 버튼을 2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점등 모드를 바꿀 수 있다. 한 가지 색상이 유지되는 고정 컬러(Static color) 모드, RGB LED가 서서히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슬로 브레싱(Slow breathing) 모드, RGB LED 색상이 계속 변화하는 슬로 체이스(Slow chase) 모드, 북극광을 흉내낸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s) 모드, RGB LED를 완전히 끄는 오프(Off) 모드 등이다.

 

RGB 컨트롤러 버튼을 눌러서 RGB LED 점등 모드와 색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았다. 다채로운 색상의 빛깔이 화려하게 빛나므로 아름다운 조명 효과를 체감하고 싶은 사람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아담하고 든든한 미니타워 케이스

지금까지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를 살펴보았다. 미들타워 케이스보다 확연하게 작은 크기지만 메인보드와 3열 라디에이터 CPU 수랭 쿨러를 제외하면 대다수 하드웨어를 큰 제한 없이 장착할 수 있어서 아담한 고성능 PC를 조립하려는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또한 시안 · 마젠타 · 오렌지 · 그린 등 기존에 프렉탈디자인 케이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색상 모델도 있고, 전용 수납함이라는 고유한 특징도 있으므로 개성 있는 나만의 PC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팝 미니 에어 RGB 클리어와 다른 팝 시리즈 케이스를 눈여겨 보기를 권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