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와의 첫 만남은 근 10년 전이다. 당시 친구가 사용하던 노트북이 엔비였다. 생긴 게 깔끔했고 스피커가 좋았다. 그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이후 HP의 수많은 노트북을 다뤘다. 파빌리온, 스펙터, 프로북, 엘리트북, 오멘. 하지만 엔비는 한 번도 다룬 적이 없다.

엔비를 처음 봤을 때는 엔비가 HP의 프리미엄 노트북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스펙터가 플래그십을 차지했다. 그리고 보급형은 HP 시리즈, 메인스트림은 파빌리온. 그럼 엔비는?

솔직히 말하면 엔비가 은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엔비는 잘 살아있었다. 크리에이터용 노트북으로 이미지 변신도 제대로 했다. 16형 16:10 OLED 4K 터치 디스플레이, 12세대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뱅앤올룹슨 쿼드 스피커. 사양도 생긴 것도 프리미엄 노트북이다. 엔비가 돌아왔다.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됐다

HP 노트북은 가정용, 게이밍, 기업용으로 나뉜다. 여기서 가정용은 다시 스펙터, 엔비, 파빌리온, HP 시리즈(가정용) 등으로 나뉜다. 엔비의 역할은 HP 공홈에 요약된 글로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우선 한 단어로 줄이면 ‘창의성’이며 문장으로 요약된 글은 “세련된 디자인 안에 우수한 성능을 담아 어딜 가든 생산성 있게 작업하면서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습니다”이다.

 

즉 엔비의 대략적인 특징은 생산성, 작업, 엔터테인먼트에 최적화됐다는 점이다. 생산성 및 작업은 성능과 직결된다. 또한, 엔터테인먼트는 디스플레이 품질 및 사운드와 관련이 있다.

이어 엔비 페이지로 들어가보면 ‘크리에이터가 크리에이터를 위해 설계한 제품’으로 기재됐다. 이는 엔비에 13형, 15형 2in1 제품군이 있기 때문이다. 2in1은 노트북, 스케치, 텐트 모드 등으로 바꿔 가며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HP 엔비 16-h0044TX는 2in1 제품군이 아니다. 그럼 왜 크리에이터일까? 성능 때문이다. HP 엔비 16-h0044TX는 어지간한 데스크톱보다도 더 나은 고성능(코어 i9-12900H, RTX 3060, OLED 디스플레이)을 갖췄다. 거기에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HP 퀵드롭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디자인은 HP의 프리미엄 노트북답게 고급스럽다. 애초에 엔비 네이밍 자체가 직역하면 질투다. 보는 사람이 질투할 정도로 예쁜 디자인을 표현한 네이밍인데, 정작 못 생겼다면 제품 자체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그래서 엔비는 이름에 맞춰 상당히 멋진 디자인을 갖췄다.

 

색상은 내추럴 실버 색상이며 재질은 알루미늄이다. 상판 촉감은 부드럽고 측면 마감은 곡선 형태로 처리돼 보기 좋다. 상단의 HP 로고는 유광으로 빛난다. 그러면서 타 부분은 무광으로 깔끔하게 쓸 수 있다.

 

무게는 2.32kg이다. 얼핏 보기에 16형 노트북 중 무거워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성능(코어 i9-12900H, RTX 3060)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어댑터 크기도 적당히 큰 편인데, 대신 어댑터와 노트북 본체를 더해도 3kg는 넘지 않는다. 가방에 넣고 휴대하기에는 편하다.

 

I/O 포트는 크리에이터용 노트북으로는 좋은 구성이다. USB Type-A x1(10Gbps, HP Sleep&Charge), USB Type-A x1(10Gbps) 헤드폰/마이크 콤보, microSD 미디어 카드 리더, 썬더볼트4 with USB Type-C 40Gbps x2(USB PD, DisplayPort 1.4, HP Sleep&Charge), HDMI 2.1 구성이다. 썬더볼트4 포트 두 개에 USB Type-A 포트 및 HDMI 2.1 포트도 갖춰 부족할 게 없다.

 

코어 i9-12900H는 12세대 인텔 엘더레이크 프로세서다. 고성능 P코어 6개(6코어 12스레드), 고효율 E코어 8개(8코어 8스레드) 구조로 총 14코어 20스레드로 동작한다. 최대 터보 클럭은 5.0GHz다(P코어). E코어는 3.8GHz로 동작한다. 인텔 스마트캐시 24MB, 프로세서 기반 성능 45W, 최대 터보 성능 115W다.

가끔 14형 노트북에 해당 프로세서가 탑재되는 경우가 있는데, 쿨링 성능에 맞춰 성능이 조절되는 경우도 있다. HP 엔비 16-h0044TX는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준다. 추가로 메모리는 DDR5 4800 16GB다. 8GB x2개 구성이다.

 

지포스 RTX 3060은 작업 및 게임에 적합한 GPU다. 작업용 노트북에 RTX 3050 Ti가 탑재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RTX 3060이면 그보다 더 낫다. GPU를 활용한 렌더링 작업에서는 작업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제원

CPU : 코어 i9-12900H(최대 5.0GHz, 6P+8E, 24MB L3 캐시메모리)

메모리 : DDR5 4800MHz 16GB(8GB x2)

저장장치 : 512GB M.2 NVMe PCIe 4.0 SSD.

디스플레이 : 16형 WQUXGA(3840x2400), OLED, 400nits, 터치 스크린, DCI-P3 100%, 아이세이프 인증 블루라이트 차단

그래픽 :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GDDR6 6GB

오디오 : 뱅앤올룹슨 오디오, 쿼드 스피커, HP 오디오 부스트

네트워크 : Wi-Fi 6E AX211(2x2/기가랜), 블루투스 5.2 콤보

포트 : USB Type-A x1(10Gbps, HP Sleep&Charge), USB Type-A x1(10Gbps) 헤드폰/마이크 콤보, microSD 미디어 카드 리더, 썬더볼트 4 with USB Type-C 40Gbps x2(USB PD, DisplayPort 1.4, HP Sleep&Charge), HDMI 2.1

카메라 : HP 트루 비전 5MP IR 카메라, 듀얼 디지털 마이크

오디오 : 하만 카돈

배터리 : 6셀 83Wh 리튬 이온 폴리머(30분에 약 50% 충전)

배터리 사용 시간 : 최대 13시간 45분 사용(비디오 재생 시)

키보드 : 풀사이즈 백라이트 키보드, HP Imagepad & 멀티 터치 제스처

사이즈 : 35.74x25.18x1.99cm

무게 : 최소 2.32kg

에너지 효율 준수 : 에너지스타 인증, EPEAT Silver 등록, 한국에너지공단 대기전력 저감기준 만족 여부 우수 제품

보증 : 1년 제한 무상보증, 방문 지원 포함

 

괴물 같은 OLED 디스플레이

코어 i9-12900H에 RTX 3060 조합이면 쿨링 솔루션이 중요하다. 발열을 제대로 처리해야 성능 저하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HP 엔비 16-h0044TX의 쿨링 성능은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다. CPU 풀로드 테스트 시 최대 85도며 68도에서 안정화된다. 게임 시 노트북 키보드 부분은 40도 정도로 확인된다. 발열 시 소음은 대략 평균 49dB며 이는 조용한 도서관 정도다.

 

또한, HP 엔비 16-h0044TX의 가장 뛰어난 점이 디스플레이다. 최근 대세에 맞춰 16:10 화면비를 갖췄다. 기존 16:9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더 편하다. 세로로 보이는 영역이 더 넓어 생산성도 뛰어난 편이다.

▲ 영상편집에도 적합하다.

 

디스플레이 품질은 OLED라 아주 높다. 해상도는 3840x2400며 터치가 지원된다. 색재현율은 DCI-P3 100%며 밝기는 400nit다. 보급형 노트북이 보통 250nit임을 감안하면 300nit 정도면 쓸 만한 편이며, 400nit면 높은 편이라 볼 수 있다. 거기에 아이세이프에서 인증받은 블루라이트 차단도 가능하다. 추가로 좌우 베젤도 얇은 편이다.

 

OLED 디스플레이의 색감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비교다. 평범한 디스플레이를 갖춘 노트북과 간단하게 비교해 봤다. 주문진 항의 사진을 띄운 뒤 비교해 봤는데, OLED인 HP 엔비 16-h0044TX는 바다부터 하늘까지 색상이 현실에 가깝다. 그러나 평범한 디스플레이는 색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없었다.

 

이어 식물원 입구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했다. 이 결과는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HP 엔비 16-h0044TX는 하늘과 꽃의 색을 정확하게 구현해낸다. 다만 평범한 디스플레이의 노트북은 화면도 어둡고 색상도 제대로 구현해낼 수 없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정확한 색표현이 중요한 작업을 진행할 때 HP 엔비 16-h0044TX가 적합하다.

 

키보드는 텐키리스 방식이다. 쿼드 스피커를 키보드 부분에 배치해 텐키리스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용 시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또한, LED 백라이트가 탑재돼 어둠 속에서도 알아보기 편하다. 터치패드 크기도 큰 편이라 편하게 쓸 수 있다.

 

오디오는 뱅앤올룹슨의 쿼드 스피커다. 뱅앤올룹슨 오디오 컨트롤 프로그램을 통해 이퀄라이저를 변경할 수 있었다. 음악, 영화 목소리 등이다.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소리가 찢어지지 않았다. 또한, 이퀄라이저 설정에 따라 크게 변했다. 부활의 Lonely night을 틀은 뒤 음악에서 목소리로 바꾸니 악기 소리보다는 보컬 소리가 강조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어 폭탄 소리 ASMR을 튼 뒤 영화 모드로 바꾸니 폭탄이 터진 후 파편이 흩어지는 소리가 비교적 정확하게 들린다.

 

이외에 네트워크는 Wi-Fi 6E를 지원하며 SSD는 PCIe 4.0 SSD다. PD 충전도 지원된다. 배터리는 83Wh로 비디오 재생 시 최대 13시간 45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카메라는 500만 화소의 IR 카메라와 듀얼 디지털 마이크를 갖췄다. 윈도우 헬로 얼굴 인식 로그인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성능은 어떨까

HP 엔비 16-h0044TX의 성능을 확인했다. HP 커맨트 센터에서 쿨러를 성능 모드로 설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CPU-Z 벤치마크

▲ 코어 i9-12900H는 14코어 20스레드(P코어 6개, E코어 8개) CPU다. 성능만 놓고 보면 10코어 20스레드인 코어 i9-10900K와 비슷하게 확인된다.
▲ 코어 i9-12900H는 14코어 20스레드(P코어 6개, E코어 8개) CPU다. 성능만 놓고 보면 10코어 20스레드인 코어 i9-10900K와 비슷하게 확인된다.

 

스토리지 벤치마크

▲ WD SN810 SSD가 탑재됐다.
▲ WD SN810 SSD가 탑재됐다.

 

블렌더 벤치마크

▲ 블렌더 CPU 벤치마크에서 코어 i9-12900H는 몬스터 88.42, 정크샵 49.76, 클래스룸 37.34로 확인된다. 참고로 28W에 12코어 16스레드의 코어 i7-1260P는 몬스터 64.45, 정크샵 36.44, 클래스룸 27.04로 확인된다.
▲ 블렌더 CPU 벤치마크에서 코어 i9-12900H는 몬스터 88.42, 정크샵 49.76, 클래스룸 37.34로 확인된다. 참고로 28W에 12코어 16스레드의 코어 i7-1260P는 몬스터 64.45, 정크샵 36.44, 클래스룸 27.04로 확인된다.
▲ 블렌더 GPU 벤치마크에서 RTX 3060은 몬스터 1196.44, 정크샵 705, 클래스룹 613.31로 확인된다. 참고로 RTX 3050 Ti는 몬스터 773.67, 정크샵 357.43, 클래스룸 402.75다.
▲ 블렌더 GPU 벤치마크에서 RTX 3060은 몬스터 1196.44, 정크샵 705, 클래스룹 613.31로 확인된다. 참고로 RTX 3050 Ti는 몬스터 773.67, 정크샵 357.43, 클래스룸 402.75다.

 

시스템 온도

▲ 최대 85도까지 올라가다 68도에서 안정화된다.
▲ 최대 85도까지 올라가다 68도에서 안정화된다.
▲ 풀로드 시 올코어 클럭은 P코어 2.7GHz, E코어 2.1GHz 정도로 확인된다.
▲ 풀로드 시 올코어 클럭은 P코어 2.7GHz, E코어 2.1GHz 정도로 확인된다.
▲ 배틀그라운드 게임 구동 시 온도를 측정했다. 키보드는 최대 40.8도, 통풍구는 최대 46.4도로 확인된다.
▲ 배틀그라운드 게임 구동 시 온도를 측정했다. 키보드는 최대 40.8도, 통풍구는 최대 46.4도로 확인된다.

 

3DMARK

▲ DDR5 4800MHz 메모리 구성에서의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다. 그래픽 스코어가 19,564점으로 측정됐다.
▲ DDR5 4800MHz 메모리 구성에서의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다. 그래픽 스코어가 19,564점으로 측정됐다.
▲ 같은 조건에서의 타임 스파이 결과. 그래픽 스코어는 7,582점으로 측정된다.
▲ 같은 조건에서의 타임 스파이 결과. 그래픽 스코어는 7,582점으로 측정된다.

 

PCMARK 10

 

PugetBench for DaVinci Resolve 0.93.1

▲ 영상편집 프로그램 다빈치 리졸브 벤치마크는 총점 1,233점으로 확인된다. 4K 미디어 70점, GPU 이펙트 스코어 60점, 퓨전 스코어 240점이다.
▲ 영상편집 프로그램 다빈치 리졸브 벤치마크는 총점 1,233점으로 확인된다. 4K 미디어 70점, GPU 이펙트 스코어 60점, 퓨전 스코어 240점이다.
▲ 참고로 코어 i7-12700K와 RTX 3070 데스크톱 시스템은 총점 1,373점으로 확인된다. 4K 미디어 106점, GPU 이펙트 스코어 83점, 퓨전 스코어 223점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HP 엔비 16-h0044TX의 영상편집 성능은 고성능 데스크톱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 참고로 코어 i7-12700K와 RTX 3070 데스크톱 시스템은 총점 1,373점으로 확인된다. 4K 미디어 106점, GPU 이펙트 스코어 83점, 퓨전 스코어 223점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HP 엔비 16-h0044TX의 영상편집 성능은 고성능 데스크톱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

▲ 3840x2400 해상도에 가장 높음 옵션. 평균 31프레임.
▲ 3840x2400 해상도에 가장 높음 옵션. 평균 31프레임.
▲ 같은 조건에 RTX DLSS 울트라 퍼포먼스를 적용했다. 평균 69프레임. 60Hz를 넘겨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 같은 조건에 RTX DLSS 울트라 퍼포먼스를 적용했다. 평균 69프레임. 60Hz를 넘겨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마치며

HP 엔비 16-h0044TX는 영상 편집은 고성능 데스크톱 수준이며 게임도 4K 해상도에서 옵션 타협 후 평균 60프레임을 넘겨 즐길 수 있었다. 성능은 아쉬울 게 없고 노트북 마감 처리도 HP 프리미엄 제품군답게 뛰어난 편이다. 엔비의 오랜 전통이었던 좋은 사운드도 여전하다. 이동 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좋은 노트북을 찾는다면 HP 엔비 16-h0044TX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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