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정고무신 만화 중 국산품장려라는 명분으로 시중가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원이 등장한다 (사진 = 카툰버스 유튜브, 검정고무신 3기 38화 화면 갈무리)
▲ 검정고무신 만화 중 국산품장려라는 명분으로 시중가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원이 등장한다 (사진 = 카툰버스 유튜브, 검정고무신 3기 38화 화면 갈무리)

KBS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다. 극중 기영이 엄마는 ‘국산품장려운동’ 이라는 명목하에 ‘국산 여우 목도리’ 2천 원 하는 것을 1천 원에 구매한다. 장갑도 공짜로 얻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사기꾼이었고, 주인공 가족은 당시 쌀 20kg 값에 해당하는 돈을 사기당하고 만다.

물론 검정고무신에서 나온 국내산 제품은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보다 저렴했다. 거기에 ‘국산’이 붙어서 더욱 구매할 만하지라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지금도 그렇다.

브랜드 벨류를 내세운 명품이 아니라면 응당 국내산 제품을 선호한다.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자국민이 자국 제품을 산다는 것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배달 플랫폼을 비롯해 보일러와 생필품 등에도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로 우리나라 브랜드로 알려진 것들이 있다.

뭐야··· 우리나라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보일러는 린나이? 사실은 일본 기업

린나이 공식 광고 중에 “R, I, 더블 N, AI 린나이~ 환경보호로 최대 20만 원 세이브~ 보일러 명가는 역시 린나이~”하는 광고가 있다. 무엇보다 ‘리나~이~’하는 어감이 꽤 친숙하다.

린나이코리아의 뿌리는 1920년에 일본에 설립된 ‘린나이상회’다. 우리가 아는 ‘린나이코리아’는 1974년 창업자 강성모 전 회장이 1974년 린나이사와 합작투자 형태로 린나이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하지만 수년간 경영악화가 계속되자 2009년 강성모 전 회장은 보유한 지분 49%를 ‘일본 본사’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일본계 회사’가 됐다. 현재 린나이 지분은 2020년 기준 일본 린나이가 97.7%, 린나이홀딩스가 2.3%를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동일 보일러 업종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국내 브랜드다.

 

아이! 깨끗해, 비트, 참그린, 사실은 일본 기업

거품 비누 ‘아이! 깨끗해’와 세탁기 세제 ‘비트’ 그리고 주방세제 ‘참그린’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라이온코리아가 있다. 친근한 이미지로 국내 기업으로 인식된 브랜드인데 사실 일본 기업이다.

일본 ‘라이온’은 1990년 ‘CJ제일제당’과 제휴를 맺고 ‘CJ라이온’ 이름으로 국내 영업을 시작한다. 그 후 2017년 CJ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고, ‘LION CORPORATION’이 CJ 지분 19%를 모두 인수하게 된다. 그 후 라이온코리아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다. 현재 라이온 코리아는 일본 기업 지문 100%로 사실상 일본 기업이다.

 

수정테이프와 가위 ‘PLUS 문구’, 일본 기업

▲ 국내에 다양한 문구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PLUS 문구는 사실 일본기업이다(사진 = munguland 공식 페이지 중)
▲ 국내에 다양한 문구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PLUS 문구는 사실 일본기업이다(사진 = munguland 공식 페이지 중)

수정 테이프, 가위, 스테플 심, 골무 등 다양한 문구가 있는데 그 중에서 PLUS 브랜드로 판매중인 제품이 있다. 이 외로도 플래티넘(PLATINUM) 만년필, Sailor 만년필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일본 기업’이다.

 

포카리 스웨이트, 오로나민C? 일본 오츠카제약

▲ 포카리스웨이트, 오로나민C 등을 유통하는 동아오츠카는 사실 일본 기업이다(사진 = 동아오츠카 공식 유튜브)
▲ 포카리스웨이트, 오로나민C 등을 유통하는 동아오츠카는 사실 일본 기업이다(사진 = 동아오츠카 공식 유튜브)

우리에게 친근한 이온음료 ‘포카리스웨이트’ 그리고 비타민C 음료인 ‘오로나민C’등의 브랜드의 시작은 어딜까? 일본 ‘오츠카제약’이다. 국내에선 동아오츠카를 통해 유통 판매되고 있다.

한 때 ‘노 재팬’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통해 피해를 입기도 했고, 이와 관련하여 동아오츠카의 지분은 국내 아성HMP가 50.1%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한국 기업으로 다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포카리스웨이트와 오로나민C의 뿌리는 일본 ‘오츠카제약’이다.

배달의민족, 우리나라 꺼 아니었어? 독일 기업

▲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위대한상상의 ‘요기요’는 대표 배달앱이다.
▲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위대한상상의 ‘요기요’는 대표 배달앱이다.

‘요기요’와 이젠 서비스를 종료한 ‘배달통’의 뿌리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코리아)다. 그래서 코로나19로 배달 앱 이용이 급등한 2019~2020년에는 DH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를 안 쓰고 일부러 ‘국내 기업’인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하지만 2021년 3월 DH코리아가 배달의민족 즉 우아한형제들을 공식 M&A(인수/합병)하면서 그 뿌리가 바뀐다. 인수합병 과정 속에 공정위의 결정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 시장 99%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DH코리아(요기요·배달통) 지분 100%를 매각하라는 공정위의 명령이 있었다.

이를 통해 2021년 10월 GS리테일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하고,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변경한다.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으로 시작했던 배달의민족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모기업으로 변경됐고, 반대로 요기요는 한국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 외에도, 이 브랜드까지?··· 데상트, ABC마트, 산와머니 등

▲ 의류 및 신발 브랜드인 데상트는 일본 기업이다(사진 = 데상트 공식 홈페이지)
▲ 의류 및 신발 브랜드인 데상트는 일본 기업이다(사진 = 데상트 공식 홈페이지)

국내에서 의류 및 신발 브랜드로 잘 알려진 ‘데상트’는 어디일까? 일본 기업이다. 다양한 신발 할인을 판매하는 ‘ABC마트’,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 화장품 브랜드 ‘DHC’, 남성 화장품으로 유명한 ‘우르오스’, 히트텍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가졌던 ‘유니클로’, 귀엽고 트렌디한 여성의류 브랜드 꼼데가르송, 군대용 시계로 유명한 지샥의 카시오, 델몬트와 경쟁하는 ‘Dole’, 편의점 ‘미니스톱’ 등도 전부 일본 기업이다.

‘산와~ 산와~ 산와 머니~’광고로 유명한 금융, 대부 업체 ‘산와 머니’, 가전용 건전지 ‘MAXELL 건전지’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유니클로는 19년도에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를 통해 많이 알려진 바 있다. 이렇듯 알게 모르게 음식부터, 패션, 액세서리 등 알게 모르게 국내 브랜드로 알려진 제품 중에 아닌 경우도 많다.

 

번외 - 한 때 전세계 9위였던 ‘금호 타이어’, 중국 더블스타가 1대 주주

▲ CGV극장에 가면 친근한 금호 타이어 광고를 볼 수 있다 (사진 = 금호타이어 공식 유튜브)
▲ CGV극장에 가면 친근한 금호 타이어 광고를 볼 수 있다 (사진 = 금호타이어 공식 유튜브)

2000년 초 미국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 비즈니스’는 금호타이어를 세계 9위 타이어로 랭크했다.

당시 국내 1위 타이어 업계였던 금호타이어였지만 2010년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자금난이 시작된다.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하지만 2016년도의 채권단은 매각 공고를 내게 되고, 2017년 1월에 우선 협상 대상자로 더블스타(중국 타이어 기업)가 등장하지만 9월 매각 협상이 결렬된다.

시간이 흘러 2018년 3월 산업은행과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는 재협상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45%가 더블스타에 매각됨에 따라 ‘국내 기업’이기는 하지만 ‘최대 주주는 중국 기업’이다.

 

언제 우리나라 기업이 됐니? G마켓

이베이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그후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가 인수하고, 2013년 G9를 론칭한다. 이베이가 온라인 쇼핑몰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2021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국내 기업 ‘신세계그룹’ 품으로 들어간다.

이베이코리아의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옥션, G9의 향후 운영은 당분간 동일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인수 이후 신세계그룹에 속해 있는 SSG닷컴의 물류 투자 속도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함께 4년간 온라인 물류센터에 1조 원 이상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어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은 토종 한국 기업, 도루코

▲ 군대서 기본 보급되는 면도기 ‘도루코’, 이름 때문에 일본 브랜드로 오해하는데 사실 한국 기업이다 (사진 = 도루코 공식 페이지)
▲ 군대서 기본 보급되는 면도기 ‘도루코’, 이름 때문에 일본 브랜드로 오해하는데 사실 한국 기업이다 (사진 = 도루코 공식 페이지)

‘도루코’ 면도기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친근한 브랜드다. 보급으로 나오는 면도기인데 ‘6블레이드’ 및 가성비가 좋다. 하지만 이름 때문에 일본 기업인줄 알고 있는 소비자들도 있다. 하지만 도루코는 1955년 동양경금속 주식회사로 설립되어 1990년 상호명을 도루코로 변경한 ‘토종 한국 기업’이다.

 

알쏭달쏭 브랜드, 검색으로 확인 가능

▲ 한국 K-9 자주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사진 = 한화디펜스)
▲ 한국 K-9 자주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사진 = 한화디펜스)

작년 말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K9 자주포가 호주 수출 계약으로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계약이 체결됐다는 내용이다. 이 외로도 ‘천궁 II’가 UAE에 4조 규모 수출로 이어져 최근 K-방산이 떠오른다는 소식이 있었다. 과거 무기를 수입하던 국가가 수출국으로 바뀔지 누가 알았을까?

이 외로도 체성분 분석 장비인 ‘인바디’도 1996년 창립된 한국 의료 기기 제조업으로 한국 기업이다. ‘휠라’는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였으나 한국 휠라가 본사를 인수하면서 이젠 한국 기업이다. ‘MCM’은 독일 뮌헨에서 탄생한 브랜드였으나, 김성주 회장이 MCM을 인수해 현재는 국내 기업이 됐다.

무조건 국내 기업 제품을 ‘구매하자’ 혹은 ‘좋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내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정확히 알고 구매하면 좋겠다. 국내 기업인줄 알았는데 사실 해외 기업이었다면 다소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참고로 포털 사이트에서 ‘OO브랜드 한국 기업’과 같이 지명해서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를 통해 기업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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