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PU에 서멀구리스는 빠져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사진 = 인텔)
▲ CPU에 서멀구리스는 빠져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사진 = 인텔)

‘PC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요소가 뭐야?’라는 질문에는 CPU, GPU, RAM 등이 바로 떠오른다. ‘쿨링을 담당하는 부품은 무엇이 있어?’에는 공랭과 수랭 쿨러 및 케이스 쿨링팬 등을 말한다. 그런데 ‘성능과 쿨링을 동시에 좋아지게 할 수 있는 것은 뭐야?’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긴 어렵다. 정답은 서멀구리스다.

서멀구리스는 CPU IHS(히트스프레더)에 쿨러 히트싱크가 맞닿는 곳에 사용한다.

그렇다면 서멀 구리스는 어떤 원리로 PC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나아가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어떤 기준으로 구매해야 할까?

서멀구리스의 ‘열전도율 개념’을 이해하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자연스레 생긴다.

 

 

서멀구리스, 왜 필요한 건데?

▲ 사진 = Tomshardware guide
▲ 사진 = Tomshardware guide

CPU와 쿨러를 그냥 장착했을 때 육안으로 보면 빈틈없이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미경과 같은 측정 도구로 살펴보면 CPU 히트스프레더와 쿨러 히트싱크 간에 오밀조밀 틈이 있다. 즉, 서멀구리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 틈의 공기로 CPU 열이 전달된다.

문제는 공기 열 전도율이 0.025W/mk 내외로 매우 낮다. 그래서 서멀구리스를 도포하지 않고 PC를 부팅했을 때 CPU 온도가 매우 높게 오르는 것이 이 때문이다.

반대로 서멀구리스를 제대로 도포하면 CPU IHS와 쿨러 히트싱크 간의 공기가 서멀구리스로 대체된다.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서멀구리스는 보통 8~14W/mk 이상의 열 전도율을 가진다. 이 차이로 인해 CPU의 열이 효율적으로 쿨러로 전달되어 CPU를 쿨링 해주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즉, CPU 히트스프레더와 CPU 쿨러간의 공기층을 열 전도율이 높은 서멀구리스가 대체함으로써 CPU의 열이 CPU 쿨러 히트싱크에 원활히 전도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GPU 코어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GPU 코어도 동일한 원리다.

 

CPU 온도를 최대한 낮추고 싶다면? ‘열 전도율’ 확인

 

국내 시장과 해외 온라인 쇼핑몰 등에는 다양한 서멀구리스가 출시돼 있다.

가격은 잠시 미루어 두고 CPU와 GPU 온도를 최대한 낮추고 싶다면 ‘열 전도율’을 확인하면 된다. 예를 들어 써멀라이트(Thermalright)의 TFX는 열 전도율 14.3W/mk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 반면 일반 서멀구리스가 8~9W/mk 스펙을 가진 점을 생각해 보면 높은 열전도율을 가졌다.

이렇듯 고성능 서멀구리스를 원한다면 열 전도율 스펙인 ‘W/mk’을 살펴본 후 구매하면 된다.

참고로 공식 스펙은 14W/mk 보다 높지만, 실제 성능은 보다 낮은 일명 ‘뻥스펙’으로 불리우는 제품도 있다. 만약 유명 제조사의 제품이 아닌데 스펙이 지나치게 높다면, 바로 구매하지 말고 리뷰와 벤치마크 자료를 체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랜 시간 PC 사용, 구리스 재도포 무조건 해야할까?

서멀구리스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았다. 그러면 재도포는 언제 할까?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2~3년에 한번을 권한다. 물론 그 이상 사용해도 CPU 온도가 너무 높지 않다면 굳이 재도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핵심은 오랜 시간 PC를 사용하면 서멀구리스(용제)가 굳는다는 점이다. 이는 열전도율을 떨어뜨리며 CPU 온도 상승으로 연결된다. 이런 경우 CPU 서멀구리스를 재도포 해줘야 한다. 물론 일반소비자가 CPU를 모니터링 하는 경우는 드문 만큼, CPU 온도 상승 시 발생되는 대표 증상을 알고 있으면 좋다.

PC 사용 중 CPU 쿨러 속도가 어느샌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회전하여 굉음이 나거나, CPU 온도가 높아 ‘스로틀링 현상’이 발생돼 PC가 느려지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해당 증상들은 그래픽카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당 증상이 발생된 후 쿨링 팬(CPU/GPU) 동작 불량이 아니라면, 서멀구리스를 재도포 할 때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GPU 서멀구리스 재도포는 개인이 아닌 센터 방문을 추천한다. 개인 임의로 GPU를 분해할 경우 제품에 문제가 생기거나 또는 A/S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구리스 종류, 점도와 발림성

구리스는 점도에 따라 발림성이 달라진다. 점도가 높을수록 ‘꾸덕’(뻑뻑)한 발림성을 보이고 점도가 낮으면 묽은 느낌으로 부드럽게 도포된다. 대표적으로 국민 서멀로 자리잡은 MX4와 MX5가 대표적이다. 가격과 준수한 열전도율 그리고 발림성도 좋아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한다.

참고로 MX-4는 8.5W/mk 열 전도율에 87Pas 점성을 가지며, MX-5는 공식적인 열 전도율은 공개되지 않았고 55Pas 점성을 가진다. 다만 두 제품의 벤치마크·리뷰 등을 살펴보면 거의 동일한 성능으로 확인된다.

써멀라이트 TFX는 14.3W/mk 높은 열전도율 스펙이지만 매우 꾸덕한 제품이다. 점도와 관련된 공식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직접 발라본 경험상 함께 제공되는 스크래퍼(주걱)를 이용해도 매우 뻑뻑했다.

▲ 국내 써멀 그리즐리의 다양한 구리스는 서린씨앤아이에서 공식 유통하고 있다.
▲ 국내 써멀 그리즐리의 다양한 구리스는 서린씨앤아이에서 공식 유통하고 있다.

보통 점도가 높을수록 열전도율이 높다. 그래서 고성능 서멀구리스로 평가받는 써멀라라이트 TFX와 ‘곰 서멀’로 불리우는 써멀 그리즐리(Thermal Grizzly)의 Kryonaut 등은 일반 소비자 보다는, 고성능 PC 또는 오버클럭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한다. 물론 일반 소비자가 구매해도 된다. 하지만 발림성이 좋지 않아 보통은 권하지 않는다.

▲ 매우 높은 열 전도율을 가진 메탈 타입의 구리스도 있다 (사진 = Coollaboratory 공식 유튜브)
▲ 매우 높은 열 전도율을 가진 메탈 타입의 구리스도 있다 (사진 = Coollaboratory 공식 유튜브)

서멀구리스를 크게 꾸덕함과 묽음 즉 점도와 같은 발림성으로 나눴다면, 100% 액체 금속(Metal)으로 79 W/mk로 매우 높은 열전도율을 가진 제품도 있다.

다만 액체금속인 만큼 전도성(전기가 통함)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더불어 CPU 히트스프레더 위에 일반 서멀구리스와 같이 사용하면, CPU 시리얼 번호(라벨)이 지워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오버클럭커 중에서도 일부가 사용하는 일명 ‘뚜따’(CPU IHS를 제거하는 행위로)가 적용된 CPU 코어와 IHS에 닿는 면 등에 주로 사용한다.

 

가운데 점, X 등 다양한 도포방법, 무엇이 좋을까?

▲ 서멀구리스 도포방법에 따른 CPU 온도 차이 (사진 = 유튜브 MYPC)
▲ 서멀구리스 도포방법에 따른 CPU 온도 차이 (사진 = 유튜브 MYPC)

일반 메인스트림급 PC로 캐주얼 게임을 주로 한다면, 서멀구리스 도포 방법에 따른 온도 차이를 체감하긴 힘들다. 하지만 고성능 PC 특히, 오버클럭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는 도포 방법도 중요하다.

서멀구리스 종류가 다양하듯 도포 방법도 여러가지다. 보통은 ·(가운데 점)이나 X와 같은 도포를 사용하며 점도에 따라 ※(당구장)모양으로 사용한다. 해외 벤치마크나 일부 유튜버 등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X 도포’ 방법을 많이 추천한다.

만약 구리스가 TFX와 곰 서멀같이 점도가 많이 높다면 ※로 도포하는 것도 좋다.

 

서멀구리스 도포를 자주 한다면? 구매 시 고용량 제품 유무 체크

▲ 서멀구리스 모델에 따라 최대 50g 이상의 용량을 갖춘 제품도 있다 (사진 = Arctic)
▲ 서멀구리스 모델에 따라 최대 50g 이상의 용량을 갖춘 제품도 있다 (사진 = Arctic)

서멀구리스를 구매할 때 보통 2g을 많이 구매한다. 2g면 약 2번 도포할 수 있는 양이다. 만약 서멀구리스 도포를 자주해야 하는 환경이거나, 교체시기가 다가와 많은 용량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제품 구입 시 고용량 모델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1g부터 많게는 최대 50g 용량을 가진 제품도 있다.

만약 조립 PC를 운영하거나 테스트 PC를 자주 변경한다면, 열전도율은 조금 낮아도 대용량에 가격은 저렴한 용기형 서멀구리스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AMD CPU 디자인 완전변경, ZEN 4 도포는 어떻게?

▲ 사진 = 녹투아
▲ 사진 = 녹투아

9월 27일 출시 예정인 AMD ZEN4는 기존과 다른 CPU 디자인이 적용된다. CPU IHS(히트스프레더) 디자인이 변경됐고, 기존과 같이 도포하면 서멀구리스가 옆에 캐패시터로 샐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녹투아에서는 AM5 소켓 대응 CPU는 가운데 점 한 개를 3~4mm 도포하는 방법을 권장했다. 아무래도 CPU 디자인이 변경된 만큼 해당 요소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 CPU 코어 구성에 따라 CPU Die 디자인과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사진 = MSI 유튜브)
▲ CPU 코어 구성에 따라 CPU Die 디자인과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사진 = MSI 유튜브)

그리고 CPU 코어 구성에 따라 Die가 달라지기도 한다. AMD의 경우 CCD1 + CCD2 구성으로 위치가 정해져 있지만, Intel은 코어 구성에 따라 Die가 달라진다. 이는 CPU 발열지점에 따른 스윗스팟이 변경될 수도 있다.

서멀구리스의 목적이 CPU 열을 쿨러로 전도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고 CPU에 구리스를 도포하면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장에는 많은 서멀구리스가 있다. 모르고 사면 어렵지만 이해하면 쉽다. 때문에 서멀구리스를 구매할 때 ‘열전도율과 점도’ 등을 알고 있다면 나에게 맞는 제품을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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