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의 심금을 울리는 느와르 영화 해바라기의 최종 보스이자 악덕 부동산 개발업자인 조판수 사장은 죽음을 앞두고 주인공 오태식에게 말한다. “쓰레기는 쓰레기야” 이 짧은 유언은 작품 내내 갱생하기 위해 노력했던 오태식의 행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다. 무슨 짓을 해도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격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초저가 보급형 노트북도 그런 평가를 받을 지 모른다. 물건은 결국 제 값을 한다. 즉 저렴한 보급형 노트북에 고성능, 화려한 마감 등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보급형 노트북은 그냥 아무거나 사면 되는 걸까? 굳이 이것저것 따져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보급형 노트북이라고 해서 미리 포기해버리면 곤란하다. 오히려 더 잘 골라야 한다. 잘만 고르면 저렴한 가격에 마감도 뛰어나고 체감 성능도 훌륭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그런 노트북은 레노버가 아주 잘 만든다.

 

체감 속도가 빠른 펜티엄 골드

코어 i7 밑에는 코어 i5. 다시 코어 i5 밑에는 코어 i3. 그럼 코어 i3 밑은? 펜티엄이다. 펜티엄은 보급형 프로세서로 골드, 실버로 나뉜다. 포켓몬스터 금, 은도 아니고 무슨 골드, 실버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게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난다.

 

펜티엄 골드는 생산성 작업이나 웹페이지 탐색 등 일상적인 컴퓨팅에 적합하다. 펜티엄 실버는 고품질 화상회의나 빨라진 무선 연결성,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 참고로 긴 배터리 수명을 제공하려면 저전력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그리고 저전력은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펜티엄 실버는 N, J가 프로세서 앞에 붙으며 TDP는 10W, 6W 등이다. 반면 펜티엄 골드는 TDP가 크게는 15W다. 그렇다면 성능이 더 좋은 건? 당연히 펜티엄 골드다.

그래서 펜티엄 골드 제품은 의외로 체감 성능이 빠른 편이다. 문서 작업이나 영상 감상 등의 용도라면 크게 답답할 일은 없다. 단 코어와 스레드 수가 적은 것은 감안해야 하며 어디까지나 가볍게 쓸 용도에 적합하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 82H700KXKR은 그런 펜티엄 골드 7505 프로세서가 탑재된 14인치 보급형 노트북이다. 2코어 4스레드이기는 한데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 기반이라 코어당 성능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영상 감상이나 문서 작업 등 단순 사용 목적으로는 생각보다 쾌적하다. 내장 그래픽은 인텔 UHD 그래픽스다.

 

이외에 메모리는 DDR4 4GB, 저장공간은 M.2 SSD 128GB다. 현 시점에서는 단순 사용 목적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급형 노트북으로는 어차피 게임이나 고사양이 요구되는 작업은 하지 않으니 사실은 이 정도로도 그럭저럭 쓸 만하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의외로 Wi-Fi 6(802.11ax)를 지원해 속도가 빠른 편이다. 즉 체감 속도가 빠른 보급형 노트북이다.

 

제원

CPU : 인텔 펜티엄 골드 7505(4M 캐시, 최대 3.5GHz, IPU 포함)

그래픽 : 인텔 UHD 그래픽

디스플레이 : 14인치 FHD(1920x1080), 300nit, IPS LED 백라이트 안티글레어

메모리 : DDR4 3200MHz 4GB

저장장치 : 128GB M.2 NVMe(듀얼 스토리지 HDD 추가 가능)

웹캠 : HD 타입(720P), 디지털 마이크

네트워크 : 802.11ax Wi-Fi 6 2x2 + 블루투스 5.1

포트 : USB C 3.2 x1, USB 2.0 x1, SD카드리더, HDMI, 헤드폰/마이크 단자

스피커 : 돌비 오디오

배터리 : 최대 6시간(모바일 마크 기준)

사이즈 : 324.2x215.7x19.9mm

무게 : 약 1.41kg

A/S : 1년 무상보증

색상 : 그레이

저렴한 가격에 윈도우를 추가할 수 있다

보급형 노트북을 선택할 때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운영체제 설치 유무다. 대부분 보급형 노트북은 PC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일이 많은데, 이 때 운영체제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실사용자들이 운영체제 설치법을 배워야 해 좀 불편할 수 있다.

그래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는 대안을 마련했다. 기본은 프리도스 모델이지만, 옵션 선택을 통해 윈도우 10 S가 설치된 모델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프리도스 모델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 82H700KXKR로 그레이 색상이며, 윈도우 10 S 모델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 82H700KWKR로 샌드 색상이다.

 

참고로 그레이 색상(프리도스)과 샌드 색상(윈도우 10 S)의 가격 차이는 2만 원이다. 2만 원이라는 가격에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윈도우 10 S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등록된 프로그램만 설치할 수 있다. 이 점은 상당히 불편하다. 이것도 해결책이 있다. S모드를 해제해버리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S모드에서 나가기’라고 검색한 뒤 다운로드해 실행하면 된다. 그러면 S모드가 해제돼 윈도우 10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보급형 노트북인데 의외로 훌륭한 마감

보통 보급형 노트북은 거대한 플라스틱 덩어리로 적당히 못 생겼고 사용자는 이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 82H700KWKR은 보급형 노트북임에도 제법 잘 생겼다. 상판에는 메탈 헤어라인 패턴이 적용됐다. 모서리는 곡면으로 부드럽게 처리됐고, 전원 버튼은 키보드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원형 서클 형태로 상단에 따로 배치됐다.

 

두께는 19.9mm며 무게는 1.41kg다. 디스플레이 베젤은 상단 9mm, 측면 5.5mm, 하단 17mm로 보급형 노트북 중에서는 적당히 얇은 편이다.

 

포트는 USB C 3.2 x1, USB 2.0 x1, SD카드리더, HDMI, 헤드폰/마이크 단자를 갖췄다.

 

또한, 보급형 노트북 사용자들은 대부분 저품질 디스플레이를 참고 쓰는 경우가 많다. 색재현율이야 물 빠진 색감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화면이 어둡다는 점이다. 그런데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 82H700KXKR은 화면 밝기가 300nit로 기존 250nit 디스플레이보다는 밝다. 인터넷 강의를 볼 때도 편하다.

 

신기한 것은 보급형 노트북임에도 보안 관련 기능이 탑재됐다. 상단에 내장형 프라이버시 셔터가 장착된 것이다. 웹캠 해킹을 통해 신상정보 노출 범죄가 생길 수 있는데, 프라이버시 셔터를 활용하면 이를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힌지가 넘어가는 각도도 180도가 약간 안 될 정도다. 나름대로 비즈니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타건감은 가격 대비 좋은 편이다. 키스트로크가 깊은 편이며 반발력도 적당하다. 기존 키보드를 쓸 때와 크게 차이 없이 빠르게 타건할 수 있다. 또한, 우측 시프트 크기도 정상 크기다. 게이밍 노트북이 아니기에 십자키를 키우기 위해 무리해서 희생하지 않았다.

 

배터리는 모바일 마크 기준 최대 6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남은 배터리 용량 100%에 배터리 절약 모드로 설정 시 7시간 42분 남았다고 표기된다.

 

무선랜은 Wi-Fi 6(802.11ax)며 블루투스는 v5.1다. 당연히 Wi-Fi 5일 줄 알았는데 놀랍다. 저장장치는 NVMe M.2 SSD 128GB다. 참고로 스토리지는 HDD를 추가할 수 있다.

 

레노버 벤티지

 

성능은 어떨까

사실 보급형 노트북으로 고사양 게임이나 영상 작업 등을 진행하진 않는다. 이에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옵션을 많이 타협하면 게임도 되긴 된다.

 

CPU-Z

▲ 펜티엄 골드 7505. 2코어 4스레드에 L3 캐시 4MB를 갖춘 TDP 15W 프로세서다.
▲ 펜티엄 골드 7505. 2코어 4스레드에 L3 캐시 4MB를 갖춘 TDP 15W 프로세서다.
▲ 싱글 스레드는 404.4점, 멀티 스레드는 1142.8점이다. 싱글 스레드 점수가 상당히 높다. 과거 AMD의 8코어였던 비쉐라 FX-8350보다 싱글 점수가 훨씬 더 높다. 멀티 스레드 점수는 423.2점 차이난다.
▲ 싱글 스레드는 404.4점, 멀티 스레드는 1142.8점이다. 싱글 스레드 점수가 상당히 높다. 과거 AMD의 8코어였던 비쉐라 FX-8350보다 싱글 점수가 훨씬 더 높다. 멀티 스레드 점수는 423.2점 차이난다.

 

3DMARK

▲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테스트. 그래픽 스코어는 1,632점으로 측정된다.
▲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테스트. 그래픽 스코어는 1,632점으로 측정된다.

 

벤치비

 

크리스탈디스크마크

 

리그 오브 레전드

 

완성도 높은 보급형 노트북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3-14ITL PD 82H700KWKR은 보급형 노트북으로는 상당히 괜찮았다. 타이거레이크 기반 펜티엄 골드 프로세서를 탑재해 간단한 작업 구동 시 체감 속도가 빠른 편이다. 거기에 디자인도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화면도 밝고 무선랜 속도도 빠른 편이다. 또한, 윈도우가 탑재한 제품도 2만 원을 추가해 선택할 수 있다. 화면이 밝고 무선랜 속도가 빠르며 타건감이 뛰어난 노트북이다. 가볍게 쓸 만한 보급형 노트북을 찾는다면 좋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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