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OS,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iO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구글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가 정식으로 출시된 지도 꽤나 흘렀습니다. 차량 대시보드와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기존의 앱, 서비스를 운전하면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죠.

특히 지난 7월에는 영어 외의 다른 언어로 안드로이드 오토가 한국에서 공식으로 론칭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글로벌 버전에는 구글맵을 기반으로 구동되지만 한국은 지도반출 문제, 군사시설 필터링 같은 이슈로 카카오내비가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경험(UX) 향상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제품들 중 기념비적인 스마트 단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폰’이 출시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당시에는 ‘혁신’이라는 반응과 ‘너무 앞서 생각한다’는 반응이 엇갈렸는데요, 지금 상황을 보면 ‘스마트폰 없는 일상’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이 추구하고 진행 중인 비즈니스와도 뗄 수가 없는 상황이 된 상태죠.

지난 7월 13일 한국어 버전이 출시된 안드로이드 오토 실행화면
지난 7월 13일 한국어 버전이 출시된 안드로이드 오토 실행화면

자동차를 예로 들어볼까요? 10년 전 폴더(슬라이드)폰이 주류를 이뤄왔던 핸드폰 시장에 대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과 비슷하게, 오늘날 출시되는 자동차를 보면 수천 개의 전자부품과 신기술이 집약된 ‘가장 비싼 IT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마디로, 남성들에게 있어 가장 비싼 장난감(?)인 셈이죠. 

운전자를 보호하는 다양한 기능들,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시스템부터 오토크루즈 기능, 향후 몇 년 내에 다가올 자율주행 기능까지.. 

신기술이 개발되면 실생활에 접목 가능한 서비스(제품)로 탈바꿈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립니다. 이는 산업혁명이 발생된 이후부터 기백 년째 이어오는 경제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근간기술이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입니다.

신기술이 개발됐다, 개발 중이다..라는 소식이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질 때마다 많은 국민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봅니다(여기에서 ‘국민’이라 함은 일반시민과 기업인 모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시민들은 새로운 기술·서비스가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얻을 수 있는 편리함에 주목하고 기업은 이를 성공가능성이 높은 산업분야에 적용하면서 이윤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죠.

한 번 더 자동차를 예로 들어 봅시다. 지난 6월, 현대모비스가 19세 이상 국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자동차 인식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72%가 15년 내에 완전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완전자율주행차 보급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기술안정성 확보(68%)가 가격경쟁력(7%)보다 중요하다고 답했고요. 이외에도 법제도 마련(13%), 사회인프라 구축(12%)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자율주행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평균 500만원 정도까지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고요.

현대모비스 미래차 인식도 조사
현대모비스 미래차 인식도 조사

자율주행차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46%의 응답자가 편리성을 이유로 들었으며 약 19%는 사고예방을 위해 자율주행차를 선택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외에도 관련된 이슈에서 파생된 다양한 질문으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이 설문조사의 내용을 보면, 재밌는 점이 많습니다. 설문대상은 왜 대학생일까, 차량·인프라 등등 선제적으로 구현 가능한 것들이 아직 많은데도 왜 ‘완전자율주행차’를 주제로 잡았을까, 자율주행시스템을 선택하려는 응답자(46%)의 분포도에서 어떤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까..등등 다양하네요.

속내를 살펴보면, 대학생은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요 고객이며, 완전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판매하기까지에는 아직 갈길이 멀지만 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타겟하는 시장에서 미래 고객들의 관심도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미래의 고객들 중 약 46%가 운전을 할 필요가 없는 차를 구입한다면 어떤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이를 위한 기술개발을 위한 척도를 세울 수도 있겠지요.

설문에 응한 대학생들 입장은 어떨까요? 아주 먼 공상과학소설에 나올법한 주제였다면 설문에 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생활하면서 체험해왔던 신기술, 사용자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조만간 도래할 미래 사회상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다면 말이죠.

관련 업계에서는 자율자동차가 실생활에 적용되면 다양한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죠. 사고위험이 높아지니까요. 

SK텔레콤의 AI서비스 '누구'가 탑재된 T맵
SK텔레콤의 AI서비스 '누구'가 탑재된 T맵

하지만 자율주행차 안에서는 운전자(운전석에 앉아 있는 탑승자일지도)가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또는 노트북을 켜서 회사업무를 볼 수도 있죠. 자동차로 이동하면서도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잉여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될 이유가 충분한 셈입니다. 

차내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와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량 내 환경에서 감상하기에 최적화된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도 출시될 수 있고,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에 근처 맛집을 찾아 연결해주는 O2O 서비스도 늘어날 수 있고요. 위에서 언급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가 추구하는 미래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환경처럼 말입니다.

오늘날 사람이 생활하면서 다양한 혜택을 받고, 누리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딱 잘라서 정의를 내리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기술이 진보할수록 삶은 윤택해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가 창출되면서 시장을 움직이는 거대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술의 개발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겠지요. 소비자의 니즈가 늘면 기술은 진보합니다. 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서비스를 기업이 생산·출시하면서 소비자는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선순환고리가 이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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