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협력해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현대자동차의 공식 초청으로 지난 11월 21일 방한한 주지아로는 현대자동차 · 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이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1974년 포니가 양산됐던 울산 공장을 돌아보는 등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시작했다.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로서,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 다수의 현대자동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9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전 세계 자동차 저널리스트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으며,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 (왼쪽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왼쪽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 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11월 21일 현대자동차는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주지아로와 현대자동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자인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자동차는 GFG 스타일과 공동으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기로 하고, 내년 봄 최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독자 생산한 모델인 포니와 함께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이 특징이다.

주지아로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 12’를 디자인하면서 포니 쿠페를 기반으로 완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비록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유실됐지만, 현재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자동차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7월 처음 공개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Rolling Lab) ‘N 비전 74’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이날 디자인 토크쇼에서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를 디자인했던 과정과 소회, 그리고 개인적 의미 등을 설명했으며, 당시 포니 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보여줬던 다양한 일화들도 소개했다. 이어진 대담 자리에서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과 함께 현재의 현대자동차 디자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인 주지아로와 함께 협력하여 기쁘다.”라며, “이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 측면 뿐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이어 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오리지널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세계적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아이오닉 5’와 ‘N Vision 74’ 등 여러 모델에 영향을 미친 특별한 작품이다.”라며, “주지아로의 손으로 다시 태어날 포니 쿠페 콘셉트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리다(Shaping the future with legacy)’라는 철학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를 디자인했던 시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국과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맡아 뿌듯했다.”라며,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유산을 기념하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 매우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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