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길 수 있는 영상 매체가 늘어나면서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이 있다. 바로 우리 아이의 영상 시청 시기이다. 아이들의 장래 희망으로 유튜버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만큼 내 아이의 영상 시청은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보여주게 될 TV, 유튜브는 몇 살부터 보여주면 적절할까?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인 에밀리 오스터도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해답을 찾기 위해 산부인과부터 인터넷, SNS, 각종 맘 카페를 돌아다녔지만 적절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이의 영상 시청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경제학 교수인 그가 수백 건의 의학 논문과 여러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정리한 끝에 영상 시청의 적절한 시작 연령은 3세였다.

워싱턴대학교 소아보건연구소의 프레데릭 짐머만이 진행한 연구 ‘아이의 텔레비전 시청과 인지적 결과’에 따르면 영상 시청을 하기에 적절한 연령은 3세이다. 연구진은 전국에서 수집한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사용해 어린 시절 텔레비전 시청과 6~7세 아이들의 성적 인과 관계를 조사했다.

우선 3세 이전과 3~5세 시기에 TV를 시청한 시간을 기준으로 아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었다. TV 시청이 하루에 3시간 이상이면 ‘고(高)’ 그룹, 그 이하면 ‘저(低)’ 그룹으로 분류했다. 아이들 중 20%는 3세 이전과 3~5세 사이에 하루 3시간 이상 TV를 시청한 ‘고-고’ 그룹, 26%는 3세 이전에는 적게 시청하고 3~5세에 많이 시청한 ‘저-고’ 그룹, 50%는 ‘저-저’ 그룹이었고, 5%만이 ‘고-저’ 그룹에 속했다.
연구원들은 그룹의 아이들이 6세가 됐을 때 어휘 점수에서 차이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연구 결과 3세 이전에 TV를 많이 본 아이들은 시험 성적이 낮았고, 아이큐는 2점 정도 낮았다. 이 결과를 살펴봤을 때 3세 미만 아이들은 TV를 많이 보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아이들에게는 TV 시청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3세 이전에 적게 보다가 3~5세 사이에 많이 본 아이들과 3세 이전부터 그 이후에도 거의 보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했을 때는 시험 성적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나중에 교육 관련 영상 콘텐츠를 많이 본 아이들이 적게 본 아이들보다 어휘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3세 이전에는 TV를 보여주지 말라는 권고가 타당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국 소아과학회는 18개월 미만의 아이에게는 TV나 어떤 영상물도 추천하지 않는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영상을 시청하면 인지 발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육아 기회비용 측면에서 적절한 영상 시청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독박 육아의 경우 부모가 쉬는 시간 없이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부모도 사람이라 24시간 내내 붙어있다 보면 짜증과 분노가 솟구쳐 오른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자신의 아이에게 짜증 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육아에 지친 부모가 1시간 내내 화를 내는 것보다 아이에게 교육용 영상을 틀어주고 자신의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충전하는 편이 아이와 부모에게 훨씬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단, 3세 이전에는 가급적 영상보다는 다른 매체를 활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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