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혹시 언제부터인가 아이 물건의 끝부분이 뜯겨져 있나요? 아이가 자꾸 연필 끝부분을 물어뜯나요? 아이의 손톱 물어뜯는 버릇이 걱정되시나요?

아이가 손톱이나 주위 물건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다면 지금 바로 개선해 주셔야 합니다. 특히 손톱을 물어뜯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흔한 '신경성 특징' 중 하나인데 종종 성인이 되어서도 버릇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10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이 중 약 50%는 적어도 가끔 손톱을 물어뜯으며, 많은 어린이의 경우 그 습관이 훨씬 더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왜 아이가 손톱이나 물건을 물어 뜯는 걸까요?

“대체 왜 그러니?” 답답하시죠? 그 이유로 대표적인 몇 가지가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의 불안을 조절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 구강 감각과소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심할 경우 자폐증을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불안 조절

불안할 때 어떻게 그 불안을 해소해야 할지 몰라서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자가 조절을 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스트레스, 불안 혹은 지루함 때문에 무언가를 물어뜯는 경우도 있어요. 머리카락 뒤틀기, 코 파기, 엄지손가락 빨기 등 신체 중심의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특징이죠.

→ 해결책

우선 아이에게 강박관념을 심어 주거나 혼을 내지 않아야 합니다. '불안'이 이유인 아이는 나무랄수록 더 긴장하고 불안해져 물어뜯는 버릇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톱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아이에게 그의 손톱이 못생겼다고 말해서 고치려고 한다면 아이의 자존심이 크게 상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불안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고 안심시켜주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주의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이를 위해 아이에게 부드럽고 물렁한 작은 공을 쥐여주고, 불안할 때 그것을 꽉 쥐었다가 피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손에 향이 있는 로션을 발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불안할 때 무의식적으로 물어뜯는 아이에게 향이 있는 로션을 손에 발라서 비비게 하는 등 의식적으로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구강 감각과소 반응

감각과소 반응이란 작은 감각에 예민한 '감각과민 반응'의 반대 의미입니다. 아이가 어떤 감각을 느낄 때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감정을 찾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가 자동적으로 구강 감각의 자극을 찾아 손톱이든 연필이든 컵이든 자신의 주위 물건들을 물어뜯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해결책

간단하면서 안전한 놀이 도구를 함께 갖고 놀며 물어뜯는 행동을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휘슬이나 풍선 혹은 하모니카처럼 입에 자극을 주며 놀 수 있는 도구를 주고 음악을 들으며 박자에 맞춰 휘슬을 불게 해주세요. 아이가 어떤 자극 때문에 물어뜯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면 풍선의 앞 부분을 깨물게 했다가 같이 풍선을 불며 던지기 놀이로 연결해 주세요.

영유아이거나 버릇이 심한 아이라면 부드러운 고무로 안전하게 만들어진 씹는 장난감(예를 들면 치발기)을 줘서 손톱이나 불특정한 물건이 아닌 정해진 것으로 감각 자극을 받게 해주세요.

구강 자극을 원할 때 딱딱한 크래커를 먹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심할 경우 자폐증 우려

심한 자극을 찾는 행동은 자폐증 증상의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자극이 항상 자폐증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찾기 위해 다른 문제를 일으키거나 자신을 통제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해결책

아이가 구강 외 다른 여러 자극을 지나치게 찾고,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기 힘들어하는 등 강박적인 양상을 보인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원인과 개선 방안을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물어뜯는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습니다. 아이와 실천 가능한 작은 한계부터 정해보면 어떨까요? '식탁에서는 손톱 물어뜯지 않기'와 같이 함께 규칙을 정해서 아이가 스스로 인지해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아이의 개선 정도에 따라 규칙 범위와 강도를 차츰 높여 더 큰 성취를 느끼게 된다면 물어뜯는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글=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캔자스 주 정부와 캔자스 대학 병원의 연구 합작 프로젝트 센터(프로젝트 이글 Project Eagle) 캔자스 주립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학회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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