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논 아이가 전전두엽 발달로 행동결정력 높아져

놀이 활동을 충분히 한 아이가 신체적 ·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놀이의 여러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노느라 시간을 빼앗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처지거나 자유분방해 예의바르지 못하다는 평가를 듣는 게 아닐까?'라는 것이다.

'놀이하는 사람들' 이수정 상임이사는 “예의를 차리거나 남들보다 앞서는 것도 사실은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를 안다는 것이다.”라며, “놀이는 흔히 말하는 눈치가 있어야 잘 할 수 있고, 또 그런 능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바른 상황 파악과 행동 결정, 충동 조절의 기능을 하는 전전두엽 발달은 놀이, 운동, 여행 그리고 독서를 통해 활발하게 이뤄진다. 즉 평소에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과정을 통해 전전두엽이 발달하는 것이다.

전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는 산만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나타낸다. 청소년기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거나 특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발생하기 쉬워 이를 발달시키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놀이 상황에서 부모의 지속적인 확인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은 몰입할 때 더욱 많은 것을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가 집중하고 있을 때 “재미있니? 여기에서는 뭐라고 했지?”와 같은 질문을 하며 습관적으로 상태를 확인한다.

아이와 함께 놀아줄 때는 놀이를 마치고 궁금한 것들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지능력이 덜 성숙한 유아기에는 부모가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모든 것이 새로운 아기에게는 놀이 또한 편안함보다 두려움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인식 변화 필요, 아이에게 강요는 금물

대다수의 부모가 아이를 위해 사소한 가위바위보 게임 하나도 지는 척을 하고 다른 아이와 놀다가 말다툼을 벌일 때면 발 벗고 나서 내 자식의 편을 든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에는 언젠가 한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부모 세대라면 살아가면서 내 마음처럼 안 되고 좌절하는 일이 많고, 그때마다 좌절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내 자식에게는 가능한 편안한 길을 만들어 주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이런 부모의 행동이 아이를 지기 싫어하고 소심하게 만들 수 있다.

이수정 상임이사는 “초보 부모가 놀이 과정에서 가장 고민하며 문의하는 내용은 아이가 게임에서 지면 울고 때를 쓰며 부모를 때린다는 것이다. 이때 져주면 아이도 울지 않고 분위기도 좋은데, 마냥 져주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인가? 부모가 일방적으로 져주는 것이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매번 이기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에게 친구와 놀이를 할 때 '질 수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이는 '이겨야 한다'는 결과 중심적인 사고가 익숙해지면서 기인한 부작용이며, 종국에는 또래 친구들과는 전혀 놀지 않을 수 있다.

영유아기부터 놀이를 통해 이기고 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응용을 하고 다시 이기는 과정이 사회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교육이다. 아이는 성취감을 얻고 성장해서도 실패에 대해 대범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만큼 충분한 놀이 시간을 가지는 것 역시 ‘부모의 변화가 먼저다’라는 이유의 방증이다. 우리 아이의 빛과 그늘은 결국 부모가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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