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해가 바뀐 것을 기념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평소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장만하기 위해 지갑을 연다.

최신 하드웨어로 PC를 조립하는 것도 매년 이맘때 자주 있는 일인데 요즘 PC를 조립하려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염려하게 된다. 바로 발열이다. 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는 작동 시 하나 같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기 때문에 대비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PC가 오작동하거나 본래 성능을 내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PC를 조립하려는 사람은 CPU와 그래픽카드용 쿨러를 신경 써서 구매하는데, 쿨러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PC 케이스에도 충분한 투자를 해줘야 한다. PC 케이스 내부 공간이나 구조에 따라 쿨러 성능이 최대한 발휘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요즘은 여러 가지 쿨러를 활용하기에 적합한 PC 케이스가 출시되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그 중 눈여겨 볼 만한 제품인 리안리(LIAN-LI)의 ‘LANCOOL 216’(이하 랜쿨 216)을 살펴보겠다.

 

랜쿨 215보다 더 발전한 쿨링 성능

랜쿨 216은 약 2년 전 출시된 ‘랜쿨 215’의 후속 모델이다. 끝짜리 숫자 하나만 다르기 때문에 별로 바뀐 점이 없는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변경점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전면에 장착된 쿨링 팬이다. 기존 제품인 랜쿨 215는 전면에 200mm 쿨링 팬 2개 장착되었는데 랜쿨 216은 160mm 쿨링 팬 2개가 장착되어서 차이가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사양이 낮아진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기본 성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랜쿨 216에 장착된 160mm 쿨링 팬은 500~1600RPM으로 작동하고 풍량은 최대 118.85CFM(분당 큐빅피트)이다. 랜쿨 215에 장착된 200mm 쿨링 팬은 최대 800RPM으로 작동하며 풍량을 최대 98.3CFM 제공하므로 랜쿨 216 쪽이 한 수 위다. 즉 외부에서 더 많은 공기를 PC 케이스 내부로 흐르게 하여 CPU와 그래픽카드 쿨러가 발열을 빠르게 식힐 수 있도록 만든다.

제품 후면에는 140mm 쿨링 팬 1개가 장착되었다. 200~1800RPM으로 작동하고 풍량은 81.3CFM이다.

▲ 랜쿨 216 상단에 36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랜쿨 216 상단에 36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랜쿨 216은 CPU 수랭 쿨러 호환성도 개선되었다. 랜쿨 215는 상단에 240mm 라디에이터, 전면에 360mm 라디에이터까지 장착 가능했는데 랜쿨 216은 전면 뿐만 아니라 상단에도 360mm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고, 추가로 파워 서플라이 위쪽인 슈라우드 커버에 240mm 라디에이터 설치가 가능해서 훨씬 더 선택폭이 넓다.

특히 상단에는 탈착할 수 있는 팬 브래킷이 있어서 라디에이터 장착이 편리하다. 팬 브래킷을 분리해서 케이스 상단을 개방하면 PC 케이스 내부에 메인보드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공간이 충분하게 확보된다.

라디에이터 대신 120mm 쿨링 팬(최대 3개)이나 140mm 쿨링 팬(최대 2개)을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슈라우드 커버에는 240mm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다. 나사 4개를 풀어서 슈라우드 커버를 분리한 다음 랜쿨 216에 기본 제공되는 나사로 라디에이터를 고정하면 된다.

슈라우드 커버에는 라디에이터 외에도 120mm 또는 140mm 쿨링 팬, 그리고 2.5인치 SSD를 장착할 수 있다.

슈라우드 커버 아래쪽에는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측면 한쪽이 미세한 구멍 여러 개로 구성된 메쉬(mesh) 패널이어서 통풍이 잘 되는 구조이다. 슈라우드 커버에 라디에이터나 쿨링 팬을 장착한 경우 이 메쉬 패널을 통해 공기가 유입되므로 외부에서 다른 물체로 가려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쿨링 성능 향상시킬 수 있는 액세서리

랜쿨 216의 구성품으로는 사용자 설명서와 각종 나사, 케이블 타이, 상단 팬 브래킷 가림막, 후면 팬 브래킷이 제공된다.

상단 팬 브래킷 가림막은 앞서 살펴본 랜쿨 216 상단에 있는 팬 브래킷 칸 하나를 막는 용도로 사용한다. 240mm 라디에이터나 쿨링 팬 2개를 장착하는 경우 남게 되는 칸 한 개를 막아서 공기 흐름을 라디에이터나 쿨링 팬 쪽으로 집중시키는 용도이다.

후면 팬 브래킷은 랜쿨 216 외부에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확장 슬롯 쪽에 장착하는 액세서리이다. 120mm 쿨링 팬을 1개 부착하여 그래픽카드 발열을 더 빠르게 PC 케이스 외부로 배출할 수 있도록 한다.

▲ 나사 4개를 풀어서 확장 카드 슬롯 지지대 분리 가능
▲ 나사 4개를 풀어서 확장 카드 슬롯 지지대 분리 가능
▲ 확장 카드 슬롯 지지대를 90도 회전시켜서 그래픽카드 장착한 모습
▲ 확장 카드 슬롯 지지대를 90도 회전시켜서 그래픽카드 장착한 모습

한편 후면 팬 브래킷을 사용하는 경우 그래픽카드를 모니터와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부분이 쿨링 팬 때문에 가려질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그래픽카드 장착 방향을 변경하면 된다.

랜쿨 216은 후면에 있는 나사 4개를 풀면 확장 카드 슬롯 지지대를 분리할 수 있어서 90도 회전시켜서 장착하면 그래픽카드 장착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장착하는 방향이 바뀌면 그래픽카드를 직접 메인보드에 연결하지 못하게 되므로 라이저 케이블을 이용해야 한다. 라이저 케이블은 리안리 국내 공식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구매하면 된다.

 

확장성과 편의성 고려한 구조

랜쿨 216은 미들타워 규격 케이스이며 크기는 480.9 x 235 x 491.7mm이다. 측면 패널 한쪽은 강화 유리 재질이어서 내부 모습을 확인 가능하다. 아래쪽에 있는 메쉬 패널이 강화 유리 패널을 지지하는 구조이므로 분리할 때는 그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랜쿨 216은 미들타워 규격이지만 빅타워 케이스에 주로 사용하는 E-ATX 규격 메인보드(높이 280mm 이하)도 장착 가능하다.

그래픽카드는 최대 길이 392mm인 제품까지 장착할 수 있고 파워 서플라이는 ATX 규격(길이 220mm 이하) 제품이 호환된다.

제품 전면에는 넓은 면적으로 메쉬 패널이 적용되어서 통풍이 유리한 구조이고 160mm 쿨링 팬 2개가 장착되어 있다.

후면에는 메인보드 백패널 장착부와 내부 열기를 배출하는 통풍구, 140mm 쿨링 팬, 확장 슬롯 7개,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가 보인다.

케이스 전면 최상단에는 I/O(입출력) 포트가 있다. USB 타입C(Type-C) 포트 1개, USB 3.0 포트 2개, 3.5mm 오디오 포트, 리셋(재시작) 버튼, 파워(전원) 등이다.

독특하게도 I/O 포트는 위치를 전면 왼쪽 하단으로 옮길 수 있다.

우선 케이스 전면 패널을 분리한 상태에서 I/O 포트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 2개를 풀고 케이스 안쪽에 벨크로 스트랩으로 고정된 케이블을 푼다. 그 다음에 랜쿨 216 전면 왼쪽 하단에 있는 구멍에 맞춰서 I/O 포트를 나사로 고정하고 케이블을 정리한 다음 다시 조립하면 된다.

PC를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하는 경우 I/O 포트가 케이스 상단에 있으면 이용하기 불편한데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능이다.

랜쿨 216 상단 패널은 전면 패널처럼 넓은 면적으로 메쉬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아래쪽에는 앞서 살펴본 팬 브래킷이 있다.

제품 하단에는 통풍구와 먼지 필터가 있다. 바로 위에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하기 때문에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고려한 구조이다. 먼지 필터는 손으로 잡아당겨서 분리할 수 있으므로 청소하기 쉽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공간 반대편에는 케이블을 고정해서 정리할 수 있는 벨크로 스트랩과 2.5인치 SSD, 3.5인치 HDD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

중앙부에는 2.5인치 SSD를 장착 가능한 트레이가 2개 있고 하단에는 2.5인치 SSD 및 3.5인치 HDD 장착용 슬라이딩 드라이브 케이지가 2개 있다.

슬라이딩 드라이브 케이지는 본래 장착된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옮길 수 있다. PC 케이스 전면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는 경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기능이다.

아니면 아예 슬라이딩 드라이브 케이지를 분리해서 넓은 공간을 확보해도 된다. 파워 서플라이 케이블을 정리하기 쉽고 하단 공기 흐름을 더 원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쿨링 성능 테스트

랜쿨 216의 쿨링 성능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 시스템을 조립하여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CPU 쿨러는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타워형 공랭 쿨러(서멀라이트 Peerless Assassin 120)이고,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NVIDIA)의 기본형 쿨러가 장착된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이다.

세부적인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9 5900X
CPU 쿨러: 서멀라이트 Peerless Assassin 120
RAM: 게일 DDR4-2666 CL19 PRISTINE 8GB x2
메인보드: 에이수스 TUF Gaming B550M-PLUS (Wi-Fi)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 M.2 NVMe 1TB
PSU: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10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화이트

CPU와 그래픽카드 발열이 가장 심한 상태에서 쿨링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Prime95 테스트로 CPU 사용률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렸고, 3DMark 'Time Spy Extreme'(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벤치마크를 실행하여 그래픽카드 GPU 사용률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이 상태를 30분 이상 유지한 상태에서 라이젠 마스터와 GPU-Z로 각각 CPU, GPU 온도를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PC 유휴 상태에서 CPU 온도는 35℃ 내외, GPU 온도는 33℃ 내외로 측정되었고,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CPU 온도 68℃ 내외, GPU 온도 72℃ 내외로 측정되었다.

CPU와 GPU는 온도가 90℃ 이하라면 특별한 문제없이 작동하므로 랜쿨 216은 충분한 쿨링 성능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쿨링 팬을 추가하거나 CPU 수랭 쿨러를 사용하는 경우 온도를 더 낮추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뜨거운 하드웨어 발열에도 거뜬한 PC 케이스

 

지금까지 랜쿨 216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기존 모델인 랜쿨 215보다 쿨링 성능이 강화되었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도 다수 제공되어 고성능 PC를 조립하여 사용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최신 CPU와 그래픽카드, 그리고 원하는 쿨러를 마음껏 사용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PC 케이스를 고를 때 랜쿨 216도 꼭 살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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