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동생이 형의 장난감을 말없이 빼앗아 도망간다.’ ‘딸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가져와 엄마의 머리를 잡아당긴다.’  

아이들은 어른이 기대하는 것과 다르게 행동할 때가 많은데 그것을 보는 어른의 관점은 대부분 두 개로 나뉩니다. 좋은 의도로 보느냐, 아니면 나쁜 의도로 보느냐!  

앞에서 언급한 사례에서 머리를 잡아당긴 딸은 놀고 싶은 마음일 수 있습니다. 형의 장난감을 뺏은 동생 역시 형과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했을 수 있지요. 이것은 나쁘게 볼 수만은 없는 '긍정적' 의지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위의 두 가지 관점과는 다른 시각으로 아이를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훈육 전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아, 네가 형이랑 같이 놀고 싶었구나.”, “엄마가 너의 그림을 봐주길 원했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죠.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면 아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나쁜 상황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나쁜 상황이 초래될 때 그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거나 공격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부모의 부정적 시각이 때로는 아이로부터 다른 공격적 성향의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으로 아이를 보고 계시나요? 

“쟤는 떼쓰기가 너무 심해”, “우리 아이는 고집이 세”, “아들이 자기밖에 몰라요” 등 이해되지 않는 아이의 행동을 무례하게 판단하거나 '문제아'라고 정의 내리지는 않으시나요? 이런 나쁜 정의로 분류된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럼, 아이가 지속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모로서 알아야 할 바른 태도를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의 행동과 아이의 정체를 분리해서 봐주세요

'고집불통', '문제아'라는 꼬리표가 붙여진 아이들에겐 두 가지의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아이 스스로 낮아지는 자아, 즉 그 꼬리표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주장해 끝까지 '나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라고 방어하고 싸울 것인지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부모의 부정적 시각은 아이를 '무가치'한 존재로 만듭니다. 반대로 부모의 긍정적 시각은 아이 스스로 자신에게 내재된 가능성을 찾게 만듭니다. 때문에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아이의 정체성과 같은 것으로 판단해 아이가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왜 – 무 – 어’ 3가지 질문을 생각해 주세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기 위해선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의식적으로 훈육의 방법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의 머리를 잡아당긴 딸에게 즉각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반응을 하는 것보다 먼저 심호흡을 해 평정심을 찾은 후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보며 스스로에게 다음의 3가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행동했을까?
엇을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떤 좋은 방법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

엄마의 관심이 필요했던 딸이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던 긍정적 의도를 알아봐 주시고 “엄마의 관심이 필요하면 엄마의 팔을 터치해 줘”라고 대안 방법을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상황을 긍정의 의도로 볼 수 있도록 아이와 연습하세요  

특히 공격적인 성향의 아이에게는 상황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고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아이를 밀고 가는 아이에게 “너는 친구가 비키길 원했구나. 그래서 네가 밀었구나”라고 재해석해 의도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그 후 아이에게 “네가 밀면 다른 친구가 다칠 수 있어. 다음에는 밀지 말고 '비켜 줘'라고 얘기해 보자”라고 한 후 아이에게 다시 “비켜 줘”라고 말할 수 있겠니?”라고 물으며 연습시켜 주세요.  

 

부모가 긍정적인 롤모델을 보여주세요.

아이는 부모의 평소 모습을 보고 배웁니다. 흔히 '모델링'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롤모델을 보여줘야 합니다. 

부모가 없는 사이에 아이가 다른 형제/자매와 싸웠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야, 왜 또 싸워? 네가 뭐라고 했는데 울어?”라며 공격적인 행동이나 언어를 한 아이를 먼저 혼낼 것입니다. 하지만 피해를 본 아이의 마음을 먼저 만져줘야 합니다.  

동생에게 가서 “형이 너에게 나쁜 말을 했구나. 너는 기분이 어때? 안 좋지(나쁘지)? 그럼 네가 형에게 ‘나를 멍청하다고 하는 거 싫어. 그렇게 부르지 마’라고 말하렴”하고 조언해 주세요. 이는 어린 동생에게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도록 연습시키는 것입니다. 그 후 공격적인 언어를 한 형에게 “너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이 답답했구나. 그런데 그런 말을 하면 동생의 마음을 아프게 한단다. 다음에는 동생에게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알려주렴. 그래도 화가 난다면 '우리 다음에 이야기하자'라고 말해”라고 일러주세요. 

이렇게 하면 두 아이 모두에게 형의 행동을 긍정적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긍정적 모델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갈등 상황에서는 아이들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목적을 둬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은 사랑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삶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캔자스 주 정부와 캔자스 대학 병원의 연구 합작 프로젝트 센터(프로젝트 이글 Project Eagle) 캔자스 주립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학회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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