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만화 럭키짱에 등장하는 서울의 지배자 지대호는 인천의 짱 전사독과의 전투 중 불후의 명대사를 남겼다. “살을 주고 뼈를 친다! 가랑비는 맞지만 폭풍은 내 것이야!” 해석하면 조금 잃더라도 얻는 것이 많으면 그게 더 좋다는 이야기다. 이 교훈을 CPU에 대입해 보면 자연스럽게 전성비(소비전력 대비 성능의 줄임말) 이야기로 이어진다. 클럭을 조금 낮추더라도 소비 전력을 크게 줄이고, 온도도 낮출 수 있다면? 절대로 나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전성비 관점으로 바라본 기존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는 나쁘진 않았다. 그 정도였다. 기본 상태에서는. 단 클럭 조절 및 전력 제한 설정 등을 해주면 전성비에 대한 평가는 확 변한다. 나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상당히 좋다.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아무것도 손댈 필요 없이 장착하는 것만으로 높은 전성비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젠 7000 시리즈가 있다면 어떨까? 소비 전력은 낮은데 게임 성능은 기존 X 시리즈와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는 CPU가 있다면?

라이젠 7000 시리즈는 기존 라이젠 5000 시리즈보다 성능이 향상됐다. 5nm 공정의 Zen 4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로 최대 16코어 32스레드, 최대 5.7GHz 부스트 클럭, 최대 80MB 캐시로 동작한다. 또한, IPC는 대략 13% 상승했다. 전 세대 대비 코어당 L2 캐시 메모리가 두 배 증가했고, 클럭 속도도 올랐다.

그런 라이젠 7000 시리즈에서 메인스트림을 담당하는 중요한 CPU가 라이젠 5 7600X다. 6코어 12스레드, 기본 4.7GHz, 최대 부스트 5.3GHz, 기본 TDP 105W, 총 L1캐시 384KB, 총 L2캐시 6MB, 총 L3캐시 32MB를 지원한다. AMD 라데온 내장 그래픽도 갖춰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라이젠 5 5600X보다는 평균 약 21% 빠르며, 게임 성능도 향상됐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 등의 게임에서 평균 약 40% 성능을 향상했다.

이번에 소개할 CPU 라이젠 5 7600은 앞서 언급한 라이젠 5 7600X에서 최대 클럭 및 TDP를 줄인 제품이다. 클럭 및 TDP 외 다른 사양은 동일하다. 6코어 12스레드, 기본 3.8GHz, 최대 부스트 5.1GHz, 기본 TDP 65W, 총 L1캐시 384KB, 총 L2캐시 6MB, 총 L3캐시 32MB를 지원한다. AMD 라데온 내장 그래픽(GPU 코어 수 2, 그래픽 클럭 2200MHz)로 화면 출력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즉 라이젠 5 7600은 라이젠 5 7600X 대비 기본 클럭이 0.9GHz, 최대 부스트 클럭이 0.2GHz 줄어든 셈이다. TDP는 105W에서 65W로 줄어들었다.

라이젠 5 7600 테스트 시 대조군으로 코어 i5-13600KF를 사용했다. 메모리는 지스킬 제품군에 기본 램클럭인 4800MHz로 세팅했다. 그래픽카드는 RTX 4070 Ti다. 수랭 쿨러는 MSI의 3열 수랭 제품군이다.

참고로 라이젠 5 7600의 테스트 결과는 모두 PBO를 활성화한 상태다.

라이젠 5 7600은 게임 성능이 상당히 뛰어났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의 온라인 게임에서 코어 i5-13600KF보다 프레임이 높게 측정됐다. 오버워치2나 사이버펑크에서는 코어 i5-13600KF보다 낮았으며, 로스트아크,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는 비슷하게 측정됐다. F1 22이나 호라이즌 제로 던 등의 게임에서는 더 높은 결과로 확인된다.

즉 라이젠 5 7600의 게임 성능은 코어 i5-13600KF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뛰어나다. 그러면서 가격도 229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참고로 PBO를 걸지 않고 사용해도 게임 성능은 뛰어나다. 힘을 적당히 빼니 오히려 더 좋아진 셈이다.

라이젠 5 7600은 게이밍 성능만 놓고 보면 가격 대비 굉장히 뛰어나다. 이 정도면 추후 메인스트림 게이밍 프로세서로 대활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