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아이 양육의 핵심은 공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와의 공감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아이에게 달려가서 “많이 놀랐지? 괜찮아? 아프지? 호오~”라고 아이의 상처를 쓰다듬어 준다면 큰 상처가 아닌 경우 아이는 엄마의 감정 공감으로 위로를 받아 다시 일어나는 힘을 얻습니다.  

아이와의 공감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하는 언어와 몸짓을 아이에 눈높이에 맞춰서 들어주고, 같이 느껴주면 됩니다. 이를 통해 엄마와 아이가 교감하며 친밀한 유대감이 향상됩니다. 

이처럼 공감은 상대의 경험한 바를 이해하고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공감은 아이의 두뇌에 보이지 않은 연결선이 돼 두뇌를 포함한 몸, 마음, 생각, 그리고 행동을 모두 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부모님이 자녀를 공감하면 아이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어 올바른 행동을 자의로 생각해서 하게 합니다.  

그래서 공감은 아이의 발달과 두뇌에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공감은 갈등과 강력한 감정 속에서 서로의 관계가 깨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 수용의 힘

아이와의 진정한 공감은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점(수용)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서 수용은 허용하는 것과 같은 느낌일 수도 있지만, 조금 다른 의미를 포함합니다. 수용 즉,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이의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행동이나 태도를 다 포함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함으로써 안정감을 느끼게 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마트에 가다 원하는 장난감을 보고 사달라고 떼를 쓰며 조른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부모는 아이와 함께 마트에 갈 때마다 힘겨루기를 했던 터라 사달라고 떼를 쓰며 드러누워 버리는 아이의 행동 앞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훈육하기 쉽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상대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망감에 공격적인 모습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에게 판단이 아닌 공감이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잠깐, ○○가 이 장난감이 갖고 싶구나. 그런데 엄마는 네가 마트에 올 때 약속한 것들만 사기를 원해”라고 아이의 감정을 먼저 수용한다면 아이는 공격적 태도를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감과 동시에 일상에서 아이가 원하는 것마다 다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줘야 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울거나, 발을 구르거나, 소리를 지르고,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그런 행동으로 원하는 것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아이의 마음 공감과 함께 알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와 바른 공감을 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1.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혹시 “넌 걱정할 필요 없어”, “이건 어른들 일이니 넌 몰라도 돼”, “남자는 아무 데서나 막 울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에요. 감정은 문제와 해결의 두 차이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와의 공감을 위해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감정을 잘 알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2. 아이에게 감정을 바른 방법으로 표현하고, 다스리는 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키우는 햄스터가 갑자기 죽었다고 가정해 볼게요. 부모는 집안일로 정신없이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미미가 죽었어요. 갑자기 아침에 보니 죽어 있어요”라고 하며 엉엉 우는 거예요.

엄마 1 : “괜찮아. 그게 그렇게 크게 울 일은 아니야. 미미는 그냥 햄스터야.”  
엄마 2 : “네가 너무 슬프겠구나. 얼마나 놀랐니? 힘들겠지만 너는 이 일을 잘 넘길 수 있어. 숨을 크게 내쉬고, 진정하자. 엄마가 함께 곁에 있어 줄게.” 

두 가지 반응 중에 엄마 2는 상황을 먼저 수용하고, 아이의 감정을 공감했으며, 아이에게 바른 방법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3.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충고만 하는 것은 진정한 공감이 아닙니다 

아이아 재킷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해 볼게요. 아이가 선생님한테 속상한 일을 말하자마자 선생님은 아이의 재킷 문제만 해결하기 위한 충고를 합니다. “네가 마지막에 어디서 입었는지를 생각해 봐. 어디를 갔었는지를 머릿속에 떠올려 봐”라고 계속된 질문만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아이는 재킷을 잃어버리면 엄마에게 혼날 걱정을 하느라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큰 걱정거리가 재킷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이처럼 부모는 흔히 아이가 고민하는 것에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같은 문제를 공감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공감이 아닙니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충고 대신 아이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세요.   

 

의식적으로 공감의 기술을 높이기 위한 아이와의 놀이법 

아이와 부모가 얼굴을 마주 보고 신체를 접촉하면서 하는 놀이들이 서로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쎄쎄쎄’, ‘쌀보리 놀이’처럼 간단한 노래와 함께 율동을 함께 하는 것들이 신체 접촉을 통해 아이와의 애착과 공감 기술 능력을 향상시킨답니다.  

이 외에도 의식적 공감을 높일 수 있는 놀이로는 상황극 놀이, 즉 소꿉놀이와 같은 가상 역할놀이가 있습니다. 정해 놓은 상황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상황극/역할놀이는 아이가 자신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와 상상을 통해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감정과 문제의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복합체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기분을 느끼며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캔자스 주 정부와 캔자스 대학 병원의 연구 합작 프로젝트 센터(프로젝트 이글 Project Eagle) 캔자스 주립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학회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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