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우리는 매일 '선택'의 연속에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삶의 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 최상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나 어른, 우리 모두에게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선택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자신이 정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더욱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의 선택에 자유를 존중 받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돼서도 자기주도적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삶을 더 주도적으로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만족도와 자아 역시 높지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아이의 의지력을 높여줄 수 있는 '자율적인 선택'의 방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자율적인 선택을 통해 의지력을 키워주세요

의지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하려는 마음'을 뜻하는데 자율적인 선택에 의한 의지에는 '나는 나의 선택을 책임집니다'와 '나는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라는 의미가 내제돼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가 '아이가 선택하는 것을 부모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오늘 입을 옷을 고르는 상황에서 “흰색 곰돌이 티셔츠를 입을래? 아니면 노란색 나비 티셔츠 입을래?”라고 부모가 아이의 의견을 묻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선택하기 전에 먼저 “우리 딸은 노란색이 잘 어울려”라고 하면서 아이의 선택을 부모가 원하는 쪽으로 몰아갑니다. 이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같지만 아이로 하려금 진정으로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거나 자신의 의지를 포함한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 개의 긍정적인 선택 사항을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율적인 선택을 통해 의지의 힘을 키우려면 부모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아이에게 지시하는 대신 두 가지의 선택지를 주세요. 만약 아이가 놀이터에서 노는 게 좋아서 집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우선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ㅇㅇ야, 네가 더 놀고 싶은 것은 알아. 하지만 집에 가야 할 시간이야. 우리 비행기처럼 날아서(팔을 벌려 나는 모습처럼 행동) 집으로 갈래? 아니면 깡총깡총 토끼처럼(뛰는 모습을 행동) 갈래?”

라며 두 가지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아이가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이는 아이의 주의를 환기시켜 분위기를 바꾸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아이에게 자율적인 결정권을 부여했을 때 아이의 문제 행동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두 가지 긍정적 선택사항이란 다른 두 가지의 사항이지만 모두 부모가 원하는 의도를 포함한 선택지를 줘 아이의 선택이 부모의 기대에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부모가 원하는 것을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아이는 선택의 자유를 보장 받고 의지의 힘을 존중받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보통의 경우 아이에게 두 가지의 선택 사항을 주지만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을 주고 고르게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좋아하지 않은 음식을 저녁 메뉴로 줘서 아이가 불평하며 먹지 않으려 한다고 가정해볼게요. 이런 경우 “이거 먹든지 아님 굶어”라고 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아이가 비디오 게임을 약속한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 하고 있다면 아이에게 “지금 당장 비디오 게임을 끄든지 아님 다시는 게임 못할 줄 알아!”라고 말하는 경우도 다반사죠. 

위의 예는 모두 진정한 의미의 두 가지 선택이 아닌 '거짓 선택'입니다. 거짓 선택은 의지를 위장한 부모의 강요에 의한 것이기에 자율적인 선택을 통한 의지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의지를 키워주는 두 가지 선택사항을 바르게 제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아이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부모가 원하는 것을 결정해 주세요

아이 행동에 반응하기 전에 숨을 깊게 쉬어 부모가 먼저 마음의 평정을 갖고, 아이의 행동에 진정한 문제가 무엇인지, 또한 부모인 나는 이 상황에서 아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를 내면으로 결정하세요.

2. 그 후 아이가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명료한 두 가지 선택사항을 제시해 주세요

예를 들어, 자기 싫다고 하는 아이에게 “지금은 잘 시간이야.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잠을 잘 수 있어. 아니면 누워서 음악을 듣다 잠을 잘 수도 있어. 어떤 것을 선택할래?”라고 묻습니다. 둘 다 아이가 누워 잠을 청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긍정적인 선택사항을 제시한 것입니다. 

3.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행동을 이행 약속할 수 있도록 다시 물어보세요

두 가지의 긍정적 선택사항을 알려준 후 “너는 어떤 것을 선택할래?”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선택해서 입으로 말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담아 약속하게 됩니다. 만약 아이가 선택을 할 때 망설이거나 거부감을 나타낸다면, 침착한 목소리로 다시 선택사항을 지속적으로 알려주세요.

4. 아이가 선택한 사항을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아이가 자신의 선택 사항을 말했다면 부모가 “너는 ○○을 선택했구나!”라고 사랑의 담긴 격려의 목소리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아이에게 선택한 것을 다시 언급함으로써 행동의 목적에 좀 더 집중해서 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주의사항]
두 가지의 긍정적인 선택사항을 제공할 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아이의 행동을 목표로 정해서 행하되 아이의 문제 행동을 고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선택사항을 줘서 아이가 자유롭게 결정하게 하는 것은 부모가 원하는 행동을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유독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 상황에서 아이의 문제 행동을 지나치게 지적하면 자율적 선택을 저해할 뿐 아니라 아이와 기싸움 등 다른 목적으로 상황이 흘러갈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캔자스 주 정부와 캔자스 대학 병원의 연구 합작 프로젝트 센터(프로젝트 이글 Project Eagle) 캔자스 주립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학회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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