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PC 케이스는 모든 면이 금속판이나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구조로 만들어졌다. CPU,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보호하는 용도만 고려해서 되도록 단순한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튼튼하기는 했지만 디자인은 단조로운 제품들이 많아서 개성적이고 화려한 외형을 선호하는 이들의 욕구를 채우기는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IT 제품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자 PC 케이스 역시 다양한 변화가 이뤄졌다. 외관을 입체감 있는 모습으로 만들거나 독특한 문양을 넣고, 측면 패널을 강화유리 재질로 하여 내부 하드웨어를 볼 수 있게 하거나 RGB LED를 이용해 화려한 조명 효과를 내는 방식 등 여러 가지 시도가 적용되고 있다.

이제는 너무나 많은 PC 케이스들이 서로 화려함을 뽐내며 경쟁하고 있어서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몇몇 제조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개성적이고 외형이 미려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전면과 측면 패널 한쪽을 강화유리 재질로 만들어 개방감을 부각한 것이 특징인 PC 케이스 ‘HYTE Y40’(이하 하이트 Y40)을 살펴보겠다.

 

PC 내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파노라마 강화유리

하이트(HYTE)는 북미 지역의 유명한 컴퓨터 유통사 아이바이파워(iBUYPOWER)의 자체 브랜드이다. 하이트는 PC용 하드웨어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에는 공식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하이트 Y40은 기존에 출시된 Y60 시리즈를 개선한 후속 모델이다.

하이트 Y40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 패널과 왼쪽 측면 패널이 강화유리 재질로 만들어진 점이다. 보통 이런 구조로 설계되는 경우 두 가지 패널이 맞닿는 모서리 부분에 지탱을 위한 필러가 제공되지만 하이트 Y40은 그런 구조가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전면과 측면 강화유리 패널이 마치 서로 이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하이트는 이를 파노라마 강화유리라고 부른다.

측면 강화유리 패널은 푸시핀(push-pin) 방식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별도로 공구를 이용하지 않고도 분리할 수 있다. 위 사진에 붉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을 손으로 잡아서 앞으로 당기면 푸시핀 결합이 풀리는데 그 상태에서 위로 들어올리면 분리된다.

▲ 케이스 전면 하단 왼쪽 모서리 부분
▲ 케이스 전면 하단 왼쪽 모서리 부분
▲ 케이스 전면 오른쪽 모서리 부분
▲ 케이스 전면 오른쪽 모서리 부분
▲ 전면 강화유리 패널 뒤쪽
▲ 전면 강화유리 패널 뒤쪽

전면 강화유리 패널은 나사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맨손으로는 분리할 수 없다. 하이트 Y40의 양쪽 측면 패널을 먼저 분리한 상태에서 케이스 전면 하단 왼쪽 모서리 부분과 케이스 전면 오른쪽 모서리 부분, 그리고 전면 강화유리 패널 뒤쪽 부분에 나사가 있으니 드라이버로 분리하면 된다. 전면 강화유리 패널 뒤쪽에 있는 나사는 하이트 Y40을 뒤집은 상태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강화유리가 적용된 하이트 Y40은 전면과 측면 강화유리가 이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그에 따라 PC 케이스 내부에 장착된 각종 하드웨어를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한 전면과 측면 모두 투명하게 보이므로 PC 케이스를 책상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 두는 경우에도 PC 내부 모습을 보는 데 지장이 없다.

 

PCIe 4.0 라이저 케이블 기본 제공

하이트 Y40의 또 다른 특징은 기본 제공되는 라이저 케이블이다. PCIe 4.0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의 PCIe x16 슬롯에 직접 꽂지 않고 다른 위치에 장착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라이저 케이블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메인보드를 하이트 Y40 내부에 설치한 다음 확장 슬롯에 고정된 라이저 케이블의 PCIe x16 커넥터를 분리해서 메인보드의 PCIe x16 슬롯에 끼운다. 그 다음에는 라이저 케이블 다른 쪽의 PCIe x16 슬롯에 맞춰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된다.

이렇게 라이저 케이블을 이용하는 경우 메인보드가 그래픽카드 무게를 지탱하지 않아도 되므로 슬롯이나 기판이 휘어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참고로 하이트 Y40의 확장 슬롯은 위 사진처럼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부분과 LP(Low Profile) 규격 확장 카드를 장착하는 부분으로 나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경우 확장 슬롯을 3개 이상 차지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메인보드에 사운드카드나 LAN 카드 등 다른 확장 카드를 함께 장착하기 힘들 수 있는데, 하이트 Y40은 이런 구조로 설계되어서 그래픽카드와 다른 확장 카드 여러 개를 함께 장착하는 것도 무난하다.

물론 LP 규격이 아닌 확장 카드는 장착하지 못하므로 그 점은 유념해야 한다.

 

공랭 · 수랭 모두 고려한 구조

하이트 Y40은 후면과 하단에 120mm 규격 쿨링 팬인 ‘flow FE12’가 장착되어 있다. 최대 1300RPM(분당 회전수)으로 작동하며 소음은 줄이고 내구성 향상에 도움되는 FDB(Fluid Dynamic Bearing, 유체 베어링)가 적용되었다.

하단에 있는 쿨링 팬은 외부 공기를 PC 케이스 내부로 흡입하고 후면 쿨링 팬은 내부 공기를 외부로 배출한다.

▲ 케이스 오른쪽 측면 쿨링 팬 장착 공간
▲ 케이스 오른쪽 측면 쿨링 팬 장착 공간
▲ 케이스 상단 쿨링 팬 장착 공간
▲ 케이스 상단 쿨링 팬 장착 공간

다만 고성능 그래픽카드나 CPU는 발열이 엄청나기 때문에 쿨링 팬 2개만으로는 원활하게 발열을 해소하지 못할 수 있다. 그 점을 고려하여 하이트 Y40에는 오른쪽 측면과 상단에 쿨링 팬을 장착 가능한 공간이 제공된다.

오른쪽 측면에는 120mm 또는 140mm 쿨링 팬 2개, 상단에는 120mm 쿨링 팬 3개를 장착할 수 있다. 아니면 쿨링 팬 대신 길이가 같은 수랭 CPU 쿨러용 라디에이터를 장착해도 된다.

하이트 Y40 상단에 120mm 쿨링 팬인 ‘리안리 UNI FAN SL120 V2’를 3개 장착해보았다. 아무런 제약 없이 무난하게 장착 가능했다.

쿨링 팬과 함께 수랭 CPU 쿨러인 ‘리안리 GALAHAD AIO 240 ARGB’를 오른쪽 측면에 장착해보았다. 라디에이터가 240mm 규격이므로 여유롭게 장착할 수 있었다.

이어서 라디에이터가 360mm 규격인 ‘리안리 GALAHAD AIO 360 ARGB’를 하이트 Y40 상단에 장착하고 리안리 UNI FAN SL120 V2 2개를 오른쪽 측면에 장착해보았다. 라디에이터 두께 때문에 꽉 끼는 느낌은 들었지만 장착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하이트 Y40에 기본 장착된 flow FE12는 RGB LED가 내장되지 않았으므로 화려한 LED 튜닝 효과를 원한다면 리안리 UNI FAN SL120 V2와 GALAHAD AIO 360 ARGB처럼 RGB LED가 있는 제품을 함께 활용하면 좋다. 파노라마 강화유리를 통해 화사한 빛깔을 만족스럽게 체감할 수 있다.

 

확장성 · 편의성 고려한 구조

하이트 Y40은 PC 케이스로서 기본적인 확장성과 조립 편의성도 우수한 제품이다. 전면 하단에는 3.5mm 오디오 포트와 USB 3.0 포트 2개, 전원 버튼, USB 3.1 타입C(Type-C) 포트가 제공되어서 헤드셋, USB 메모리, 외장 SSD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메인보드는 ATX · m-ATX · 미니 ITX 등 세 가지 규격이 호환되고 그래픽카드는 길이 최대 422mm인 제품까지 장착할 수 있다. 타워형 CPU 공랭 쿨러는 높이 최대 183mm인 제품까지 장착 가능하므로 거의 제약 없이 대부분의 제품을 이용 가능하다.

파워 서플라이는 표준 ATX 규격 제품이 호환되며 길이는 최대 224mm까지 허용된다. PC용 파워 서플라이 대다수는 길이가 200mm 이하이므로 호환성 걱정은 문제없다.

하단에는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와 쿨링 팬 장착부에 맞춰서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다. 이곳으로 외부 공기가 PC 케이스 내부에 유입되므로 먼지 필터는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슬라이딩 방식이어서 쉽게 탈착 가능하다.

강화유리가 없는 오른쪽 측면에는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과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를 장착하는 2.5인치 · 3.5인치 드라이브 범용 마운트가 있다.

2.5인치 · 3.5인치 드라이브 범용 마운트는 핸드 스크류로 고정되어 있어서 손으로 간단하게 분리할 수 있다. 나사 구멍이 12개 있는데 여기에 맞춰서 2.5인치 SSD나 3.5인치 HDD를 장착 가능하다.
 

2.5인치 · 3.5인치 드라이브 범용 마운트에는 2.5인치 SSD 2개 또는 3.5인치 HDD 1개를 장착할 수 있다. 장착 가능한 드라이브 개수가 많은 편은 아니므로 하이트 Y40으로 PC를 조립하는 경우에는 M.2 NVMe SSD를 기본 드라이브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구성품으로는 사용자 설명서와 3.5mm 오디오 Y 케이블, 케이블 타이 5개, 하드웨어 고정용 나사가 제공된다.

 

개성적이고 실용적인 PC 케이스

지금까지 하이트 Y40을 살펴보았다. 파노라마 강화유리가 적용되어서 마치 고급스러운 수족관 일부를 떼어놓은 것 같은 분위기도 풍기고 PC 내부가 선명하게 보이므로 LED 튜닝 효과를 누리기에도 딱 어울린다.

물론 PC 케이스로서 기능도 충분히 고려하여 다양한 하드웨어를 편리하게 장착할 수 있고, 다수의 쿨링 팬이나 수랭 CPU 쿨러를 추가해서 발열 해소 성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개성적인 외형에 실용성도 겸한 PC 케이스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하이트 Y40을 꼭 한번 살펴보기를 권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