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강민혜(단꿈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아동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쉴 새 없이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것은 아동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양육자가 지칠 정도로 질문을 멈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요. 또 명확한 답이 있는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별 의미 없는 질문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그 유형과 원인이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각 유형별 원인을 살펴보고 올바른 양육법에 알아보려고 합니다.  

유형 1. 

충동성이 높은 아이

자극 추구 성향이 높고 충동조절 능력이 다소 낮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한시도 심심한 걸 참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은 즉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특성을 갖고 있죠. 이 유형에 속하는 아이들은 크게 의미 없는 질문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육방법 

아이에게 기다림을 독려하거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이를 통해 양육자는 아이의 끊임없는 질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아이 역시 충동을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차로 이동하는 중에 반복해서 “엄마, 지금 몇 시야?”, “엄마, 우리 언제 도착해?”라고 묻는 아이가 있지요? 아이는 정확한 도착 시간을 알고 싶어서 물어보는 게 아닙니다. "엄마, 나 지금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해. 대체 언제 도착하냔 말이야."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죠. 

이렇게 아이가 끊임없이 도착 시간이나 남은 날짜 등에 대해 물어볼 때는 매번 남은 시간에 대해 알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5분 전에 물어놓고 금세 다시 물어볼 테니까요. 이럴 땐 “시간을 계속 묻는 걸 보니 단꿈(가명)이가 기다리기가 많이 힘든가 보구나. 엄마가 도착하기 10분 전에 한 번, 그리고 5분 전에 한 번 더 알려줄게. 그때까진 시간을 알고 싶어도 한 번 참아보자”라고 반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충동성이 높아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아이에게는 양육자가 바로 대답을 해주기보다 아이에게 되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령 “엄마, 나비는 어떻게 날 수 있어?”라고 물을 때 “단꿈(가명)이가 보기엔 나비가 어떻게 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되묻는 것이죠. 그럼 아이는 “날개를 사용해서 날 수 있는 것 같아!”라고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충동성이 높은 아이들은 이미 본인이 답을 알면서도 문제에 대해 생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질문을 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답하기보단 아이에게 되물어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유형 2. 

지적 호기심이 강한 아이

지적 호기심이란 말 그대로 '더 알고 싶은 욕구', '더 배우고 싶은 호기심' 등을 의미합니다. 부모가 따로 시키지 않아도 어릴 때부터 알아서 책을 찾아 읽고, 또래보다 언어가 일찍 트인 편이며, 다방면으로 지적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지적 호기심이 높은 아이들도 질문을 많이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충동성이 높은 아이들이 주로 하는 질문들과 다른 점은 구체적인 원리나 인과관계 등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는 어른이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난이도 있는 질문을 하기도 하죠.  

 

양육방법 

지적 호기심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아이가 충분히 자신의 호기심을 탐색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된 책을 빌려서 부모와 함께 읽거나 학령기 아동의 경우에는 인터넷 검색 방법 등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죠. 

질문이 너무 많아서 성가시다는 이유로 아이의 질문에 반복적으로 성의 없게 대답하거나 회피한다면 아이가 학습에 대한 동기를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본인의 지적인 영역을 확장시켜나갈 수 있도록 충분히 지지해 주세요. 

단, 주의해야 할 점은 또래에 비해 지적인 능력이 현저히 발달한 아이들 중에는 정서발달은 오히려 미숙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잘하지만 타인과 감정을 주고받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 등은 저하돼 있는 것이죠. 따라서 지성과 감정이 균형 있게 잘 발달할 수 있도록 아이와 충분한 정서적 대화를 나눠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을 함께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유형 3.

관계욕구가 높은 아이 

타인과의 관계 욕구가 강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애정 욕구가 매우 높아 어딜 가서든 주목받고 싶어하고 여러 사람과 사귀고 싶어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관계욕구가 높은 아이들이 주로 하는 질문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하는 직접적인 질문들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상담 중인 아동들 중 "선생님은 결혼하셨어요?", "선생님은 무슨 색 좋아해요?"와 같이 질문을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아이들이 관계욕구가 높아서 질문을 많이 하는 유형에 속합니다.  

양육방법 

상대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아이가 앞서 예를 든 질문을 할 때 저는 반사적으로 답을 해주기보다는 "단꿈이(가명)가 선생님에게 왜 그런 게 궁금했는지 알고 싶네?!"와 같이 답하곤 합니다. 저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아이가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관계욕구가 높은 아이들을 양육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상대와의 적절한 경계에 대해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불편한 표정을 지을 때는 질문 멈추기, 다른 사람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질문하지 않기 등에 대해 가르쳐 주세요.  

 

아울러 관계욕구가 높은 아이들 중에는 거절 민감성이 높은 아이들도 많습니다. 타인의 사소한 비판이나 거절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죠. 친구가 아이의 부탁을 거절해 속상해할 때는 아이가 거절의 의미를 너무 부풀려서 받아들이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타인의 행동의 의도를 감정적으로 왜곡해 받아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단꿈이(가명)가 친구랑 놀고 싶었는데 그 친구가 집에 가버려서 많이 속상했구나. 그런데 엄마가 보기엔 그 친구가 단꿈이를 싫어해서 집에 간 게 아니라 다른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 다음에 그 친구 만나면 언제 놀 수 있는지 단꿈이가 먼저 물어볼까?”라고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글 = 강민혜  
단꿈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심리 전공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단꿈 심리상담연구소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불안, 강박, ADHD 등의 증상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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