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아이들은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웁니다. 어떤 경우에는 실패가 강력한 내적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가 결과에만 치중하다 보면 자녀에게 끝없이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너 책상 좀 치워라.”, “숙제 언제 할 거야?”,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지!”, “그 봐 네가 이렇게 해서 안 되는 거야” 등. 이러한 모든 잔소리는 아이가 잘 되게 하기 위해 혹은 아이가 하는 것이 서툴러 걱정이 되기 때문에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런 잔소리가 지속되면 아이는 부모는 좌절감으로, 아이는 부모로부터 받는 부정적 편견으로 서로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얘기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납니다. 또한 아이의 행동이나 결과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비해서 아이와 노는 시간을 즐길 수 없기도 합니다. 

아이가 부모의 지시나 조언 등을 잔소리라고 느낀다면 ‘진정 내가 하는 이야기는 잔소리 인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잔소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어떠한 지시나 지침을 내려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엎질러진 물을 치우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경우, 책가방을 챙길 때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지 상기시켜야 하는 경우가 그렇죠. 이런 매일의 주의사항과 지시사항은 어쩌면 잔소리와 동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잔소리와 지시사항은 확실히 다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의무를 반복해서 상기시킬 때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잔소리에 깔린 근본적인 문제는 부모가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스스로 숙제를 마칠 수 있을까 걱정하는 것보다는 부모가 아이의 시간을 관리해 줘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잔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 상황에서의 잔소리는 “너 지금 몇 시야? 지금 숙제 시작했어야지 오늘 끝나지. 또 숙제 잊었어?” 같은 식입니다. 

이렇게 자녀에게 잔소리를 하는 부모는 자녀의 결정과 시간을 불필요하게 통제하려는 목적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잔소리 거부하는 이유는?

부모는 좋은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아이와의 의사소통 방식에 따라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화 방식이 잔소리가 되면 잔소리는 사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하도록 만드는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아이는 잔소리라고 느끼는 것을 들으면 뇌의 일부가 꺼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그것은 종종 아이로 하여금 부모를 피하고, 따돌리고 방어적으로 만들게 합니다.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끊임없는 잔소리에 원망을 하거나 부모로부터 자신이 받는 유일한 관심이 부정적인 것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시간과 의무 등을 반복해서 말하는 방식의 잔소리는 아이의 독립성을 떨어뜨립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기 결정권은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면서 내적 동기를 이끌어 내기 때문에 스스로 자율적인 성인으로 이끄는 자기 효능감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잔소리 거부하는 아이, 양육 방법은?

그렇다면 잔소리를 거부하는 아이는 어떻게 양육하면 좋을까요?

 

더 나은 대화를 위해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이해해 주세요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에는 감정이입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떠한 일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강요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지시사항만을 전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방을 청소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 자신이 방이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지 않을 때는 아이에게 청소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이에 대한 이점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잔소리보다는 일을 수행하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세요

아이의 일은 아이의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몇 시에, 어디서, 어떻게, 숙제를 끝내도록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대신 아이에게 적절한 의사 결정 자유를 부여해 주세요.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계획을 해서 해야 할 것을 마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몇 시에 숙제를 시작할 건지 정하게 하고, 그 시간이 되면 아이에게 시간을 확인하게 합니다. 아이 스스로 장소와 해당 분량 등 목표를 정하고 이를 마치게 하면 선택권을 통해 책임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곧 동기 부여를 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 같은 방법은 아이의 연령과 발달에 따라 다르게 적용돼야 합니다. 4살짜리 아이는 내일을 계획하고 예측할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6살 아이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원하는 일을 위해 시간을 함께 정하고 협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를 할 때 해야 할 일과 했으면 하는 일에 구별된 언어를 사용합니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재능과 개성을 가졌습니다. 어떤 아이의 정돈된 방을 신경 쓰지 않는 기질이고, 어떤 아이는 말을 안 해도 스스로 깨끗하게 정리하며 생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아이가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면 아이와 함께 최소 요구 사항을 설정한 다음 그것을 충족하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시간과 공간을 주세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언어입니다. 자녀가 해야 할 일과 단순히 했으면 하는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 피아노 연습은 아이의 행복과 건강한 발달에 꼭 필요한 요구 사항이 아닙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외적 동기를 전투적으로 몰아쳐서 이끌어 내려 하는 것보다 조금 더 현명한 언어를 사용해 동기 부여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어떻게 아이에게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샤워를 해야 하는 아이에게 몇 시에 샤워를 할 것인지, 샴푸는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 등을 결정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건강하고 활동적이길 원하는데 이를 위해 특정 스포츠를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활동적인 스포츠 말고 아이가 원하는 춤 수업도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글 = 민경미 (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교육 심리(아동발달/학습) 박사 과정중이며 동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다.캔자스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캔자스주 공립학교 셀돈(Sheldon) 유아 특수 교사로 재직중이다. 미국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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