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띠로 아기를 안았을 때 다리가 벌어지는 현상인 이른 바 '쩍벌 자세'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아기 띠를 착용하면 다리가 자연스럽게 벌어지게 되는데 이 때 다리가 너무 많이 벌어져 아기가 불편해 하거나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휘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그래서 아기의 다리를 일자형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제품이 주목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아이 무릎을 쭉 편 채 다리와 엉덩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자세는 오히려 위험하다. 아이의 고관절 탈구를 일으킬 수 있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아기 띠 다리 벌어짐 괜찮은가?

아기들은 엄마의 자궁 속에서 다리가 M자로 구부러진 일명 '개구리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태아의 관절이 출생 후 자연스럽게 펴지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리고, 태어난 아기가 다리를 구부린 자세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미국의 국제고관절이형성연구기구인 'IHDI' 의료자문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유아에 사용하는 기구를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사용할 경우 고관절 탈구 및 엉덩이 뼈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 다리를 쭉 편 자세는 아기에게 고관절 탈구를 일으킬 수 있다 (출처= 에르고베이비)
▲ 다리를 쭉 편 자세는 아기에게 고관절 탈구를 일으킬 수 있다 (출처= 에르고베이비)

아기에게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자세는 누워있을 때를 기준으로 무릎은 90도로 세우고 양쪽 옆으로 45도로 벌려주는 것이며, 안전한 M자형 자세 유지를 위해 아기띠와 같이 장시간 사용하게 되는 유아용품은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려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관절 탈구란?

아기의 엉덩이 관절 윗부분인 관골구와 아래 부분인 대퇴골두가 정상적으로 맞물려 있지 않고 어긋나는 현상을 말한다.

무서운 점은 어린 아이일수록 탈구가 일어나도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이 없어 걷기 시작할 때까지 눈치 채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사용하는 유아용품 등 후천적인 환경에 따라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고관절 이형성증을 예방하기 위해 아기를 안는 법, 아기 띠 착용법 등 권장 자세를 숙지하는 것이 좋다.

이혁진 서울나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다리를 자연스럽게 M자 형태로 만들어 주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아기의 엉덩이를 충분히 받치고 다리를 양 옆으로 벌려 허벅지가 무게를 받쳐주면 엉덩이가 안정적인 자세가 되므로 엉덩이뼈 관절이 받는 힘이 크게 줄어들어 고관절 탈구가 예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집에서 확인하는 고관절 이상 유무 진단법

▲ 아기에게는 다리를 쩍 벌린 자세가 자연스럽다 (출처=에르고베이비)
▲ 아기에게는 다리를 쩍 벌린 자세가 자연스럽다 (출처=에르고베이비)

기저귀를 갈 때 다리가 잘 벌어지지 않거나 양쪽 엉덩이와 허벅지 주름이 비대칭인 경우 고관절 탈구를 의심할 수 있다. 또 탈구된 쪽의 다리가 짧아 다리 길이 차이가 느껴지거나 아이를 눕히고 양쪽 무릎을 접어 올렸을 때 무릎 높이가 다르다면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병인 만큼 질환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소아정형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에르고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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