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며 ‘안방의 주인’격이었던 PC 시장이 매 해를 거듭할수록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태블릿, 노트북 등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디바이스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모바일 디바이스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스마트폰도 최근 PC 시장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에 PC 시장과 비교해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알아볼까 합니다.

지난 1월말 시장조사기관 ID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4.9%가 감소한 3억7540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5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 기록입니다.

PC 시장과 비교해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알아볼까 합니다.
PC 시장과 비교해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알아볼까 합니다.

2018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14억대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으며 2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이 PC 시장이 이미 수년 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피크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PC 출하량은 2011년 3억6400만대를 기록해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를 기록, 최근에는 연간 2억6000만대 수준을 기록중입니다.

스마트폰 시장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경제의 둔화와 높은 가격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물량 기준으로 지난해 10% 이상 수요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2018년 국내 PC 시장별 출하량 (출처= 한국IDC)
2018년 국내 PC 시장별 출하량 (출처= 한국IDC)

높은 단말 가격도 스마트폰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소입니다. 지난 수년간 애플은 스마트폰 수요 둔화를 보충하기 위해서 가격을 꾸준히 인상했습니다. 아이폰X를 필두로 애플은 ‘프리미엄’ 카테고리를 내세우면서 평균 판매 가격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기기 가격이 100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기기 소유자가 업그레이드를 결정할 만큼 충분한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고가 스마트폰은 판매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 속도가 저하된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18년 스마트폰 시장 추이
2018년 스마트폰 시장 추이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은 2010년대 초반에 급격히 진행돼 화면 크기, 화면 해상도, 배터리 수명, 카메라 성능 및 프로세서 속도가 해마다 대폭 향상되고 있지만 2014년 무렵 애플이 아이폰6 및 6 플러스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화면크기를 늘린 이후 혁신의 속도는 둔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도 스마트폰의 성능 개선이 계속되기는 했지만 획기적인 신규 기능의 추가는 드물어진 상황입니다.

신규 디바이스의 혁신이 소비자에게 기기를 업그레이드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디바이스의 사용 수명이 증가하고 교체주기가 늘어난 상황입니다.

일례로 애플 고객의 현재 단말 교체 주기는 평균 33개월로 3년 전 24~25개월 보다 대폭 늘어난 상황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에 대해 소비자의 충분한 관심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전세계 스마트폰(좌)과 PC(우) 출하량 추이 (출처= IDC·불룸버그, 2019)
전세계 스마트폰(좌)과 PC(우) 출하량 추이 (출처= IDC·불룸버그, 2019)

그러면 PC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차이점은요? 이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를 점쳐보면 어떨까요?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하지만 향후 스마트폰 시장이 PC 시장처럼 장기적인 하향세를 이어갈까요?

우선 공통점에 대해 알아보지요. 첫 번째 공통점은 수요적 관점에서 둘다 모두 정점을 찍었다는 것입니다. 또 두 번째는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혁신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PC 시장이 직면했던 것과 동일한 이슈로 하드웨어에서 제한적인 혁신만 이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중국 로욜(Royole)이 접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출시했다.(사진=로욜)
중국 로욜(Royole)이 접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출시했다.(사진=로욜)

그럼 차이점은 뭘까요? 하나는 디바이스 파손과 배터리 성능 저하일 것입니다. 소비자가 디바이스를 교체하는 주요 이유는 스마트폰은 사람들이 항상 소지하고 다니기 때문에 파손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가까운 시일 내에 변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단말교체주기가 더 이상 늘어나는 데 한계점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또 배터리 수명이 다소 개선되고 단말 견고성이 강화된다 하더라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제조업체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주기 제어입니다. PC 시장은 OS의 업그레이드 주기가 일반적으로 2~3년 간격으로 발생합니다. 게다가 윈도의 경우에는 최소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즉, 소비자가 동일한 디바이스를 유지하면서도 OS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이와 매우 상이한 상황으로 OS 업그레이드 주기가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1년 단위라는 것입니다. 또 제조업체가 OS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된 기기에서 새로운 버전의 OS를 구동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개발자회의에서 공개한 폴더블폰 시제품 이미지 (사진=구글 캡처)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개발자회의에서 공개한 폴더블폰 시제품 이미지 (사진=구글 캡처)

세 번째는 혁신의 여지입니다. PC시장과는 달리 스마트폰에는 혁신을 위한 중요한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같은 새로운 폼팩터와 조만간 상용화를 앞둔 5G 통신 기술이 잠재적으로 추가적인 수요를 자극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사용자에게 더 큰 화면의 이점을 제공하면서 이동성의 장점을 제공하기에 PC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5G’의 적용입니다.

5G는 현재의 4G 네트워크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며 현재 5G 스마트폰이 출시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5G는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에서 탈출 할 수 있는 좋은 출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5G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전개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0년 이후 다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를 구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겠지만 2020년부터는 5G와 폴더블폰 등 신 기능의 수요 자극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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