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SSD는 PC에서 기본 스토리지(저장장치)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는 운영체제와 프로그램 몇 가지만 설치할 수 있는 작은 용량과 높은 가격대 때문에 HDD와 병행해서 사용해야 했지만 꾸준하게 이어진 기술 발전으로 인해 근래에는 SSD 하나만 PC 스토리지로 활용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QLC까지 발전한 SSD 셀 기록 방식(사진: 마이크론)

SSD 용량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셀(cell, 플래시 메모리 데이터를 기록하는 단위)에 데이터를 2비트(bit) 이상 기록하는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데, 현재는 4비트 단위로 기록하는 QLC (Quadruple Level Cell) 기술까지 상용화된 상태이다.

근래 시장에는 차츰 QLC SSD 제품 출시가 늘어나고 이번 기사에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TLC SSD보다 많은 용량 제공할 수 있는 QLC SSD

현재 판매 중인 QLC SSD 제품들(사진: 다나와)

현재 시장에서는 셀에 데이터를 3비트로 기록하는 TLC (Triple Level Cell) SSD가 주류이다. TLC SSD는 2012년에 처음 선보여졌는데 이후 셀에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3D 낸드(NAND)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용량 증대가 가속화되었고, 근래에는 1TB(테라바이트)를 넘어서는 대용량 SSD도 일반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을 만한 가격대가 되었다.

다만 여전히 SSD는 HDD만큼 경제적으로 대용량을 구현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QLC 기술이 도입되었고, 2018년부터 상용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셀에 기록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SSD 컨트롤러가 셀을 제어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쓰기 성능이 감소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HDD와 비교하면 훨씬 높은 성능이고, 읽기 성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시간이 지나면 QLC SSD는 TLC SSD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Q1

SATA3 인터페이스로 작동하는 QLC SSD인 ‘씨게이트 바라쿠다 Q1’은 읽기 속도 최대 550MB/s (초당 메가바이트), 쓰기 속도 최대 500MB/s를 지원하는데 SATA3 대역폭을 최대치에 가깝게 활용하는 성능이다.

3D 낸드 기반이며 SLC (Single Level Cell) 캐싱 기술이 적용되어서 셀 일부를 1비트로 기록하므로 이를 통해 일정한 용량 한도 내에서는 쓰기 성능을 향상시킨다.

SATA3보다 데이터 전송 대역폭이 5배 정도 높은 NVMe 인터페이스 기반 QLC SSD도 있지만 아직 그 대역폭을 최대한 활용하는 제품은 찾기 힘들다. 물론 SATA3 인터페이스 기반 SSD와 비교하면 읽기 및 쓰기 속도는 몇 배 더 빠르므로 속도와 용량 모두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사용자 기준으로 무난한 셀 수명

(사진: 마이크론)

한편 QLC SSD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수명이 거론된다. 이론상 TLC보다 셀 수명이 10분의 1로 감소하므로 제법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셀 수명 문제는 과거에 TLC SSD 도입 초기에도 거론된 것이다. TLC 역시 이전 기술인 MLC (Multi Level Cell, 셀 당 2비트 기록)와 비교한 경우 셀 수명이 10분의 1로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TLC SSD의 셀 수명은 일반 소비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고, 3D 낸드 도입과 SSD 컨트롤러 기술 발전으로 이전 세대보다 셀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TLC SSD는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는 것이 가능하였다.

(사진: 씨게이트)
(사진: 씨게이트)

씨게이트 바라쿠다 Q1은 960GB 모델 기준으로 셀 수명이 280TBW (TeraByte Written)인데 3년 동안 매일 256GB를 SSD에 기록할 수 있는 수준이다.

TLC SSD인 ‘씨게이트 바라쿠다 120’은 1TB 모델 기준으로 1,170TBW를 지원하여 5년 동안 매일 640GB를 기록 가능하므로 양쪽 간 차이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아직 일반 사용자가 하루에 100GB가 넘는 데이터를 SSD에 기록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QLC SSD 셀 수명은 심각한 문제라고 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게다가 씨게이트 바라쿠다 Q1 제품 보증 기간은 일반 소비자용 HDD보다 1년 더 긴 3년이므로 사용자 서비스 면에서도 무난하다.

즉 일반적인 사용자처럼 쓰기보다 읽기 작업이 많은 경우에는 QLC SSD도 딱히 문제없으며 기록하는 데이터 양이 많고 장기간 안정적인 보관이 필요하다면 TLC SSD를 선택하면 된다.

 

대용량 고속 스토리지로서 기대되는 QLC SSD

쾌적한 PC 환경을 조성하는 SSD (사진: 씨게이트)
쾌적한 PC 환경을 조성하는 SSD (사진: 씨게이트)

SSD는 TLC 기술 도입 이래 비약적으로 데이터 저장용량이 늘어났다. 그에 따라 대용량 SSD를 기존보다 적은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대중화 발판이 마련되었다.

TLC 기술보다 한 단계 심화된 QLC 기술은 SSD를 HDD 못지 않은 저장용량을 제공하면서 가격대는 적정한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기대 받는 중인데, 아직은 일부 기업들만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과도기 단계여서 그 기대감을 채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TLC보다 크게 줄어든 셀 수명이 신경 쓰이지만 아직은 실제 사용 시 심각한 문제가 있지는 않다. QLC 다음 단계 기술이라면 이론상 또 다시 셀 수명이 10분의 1로 감소하기 때문에 상용화 논의조차 회의적이겠지만 일단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또한 과거 사례처럼 3D 낸드 및 SSD 컨트롤러 기술 발전으로 QLC SSD 셀 수명이 개선될 여지도 있으므로 가능성과 한계를 종합해서 살펴보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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