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 콘티넨탈 시리즈 1 아시아(이하 PCS 1 아시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역대급 자기장이라 불리울 정도로 난해한 지형에서 2:4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세 번째 매치전에서 승리한 팀이 있다. 바로 신생 프로게임단 ‘팜피씨 게이밍(FARM PC GAMING)’이다. 아직 1년도 안 되는 역사를 가진 프로 팀임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매치전에서 수많은 경쟁 팀을 제치고 소위 치킨이라는 불리는 1위를 달성한 것이다.

팜피씨라는 팀 명에서 알 수 있듯이 팜피씨는 PC방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펍지 프로게임단이다. PC방 운영자 3명과 단골 고객들이 마음을 모아서 결성한 프로게임단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타며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대개 자본이 작은 신생 프로게임단은 지원이나 연습 환경의 열악함으로 인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무수한 경쟁 프로 팀을 제치고 한 경기라도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팜피씨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특유의 팀워크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게이머들도 이에 반응해 주목 받고 있다.

맨즈랩은 작년 8월 창단 이후 여전히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팜피씨 운영진 중 한 명인 ‘더 체인지 PC’ 우영화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결성한 팜피씨 이스포츠

팜피씨 운영진 가운데 한 명인 우영화 대표

- 팜피씨 이스포츠 프로게임단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영화 대표: 2019년 8월에 페타PC(서울 상봉동) 편병선 대표, 비타민 PC방(충남 천안) 김재문 대표, 그리고 제가 운영하는 더 체인지 PC(경기 구리시)가 협력하여 공동으로 '팜피씨 게이밍'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였고, 올해 1월 팜피씨 이스포츠로 다시 창단하였습니다.

PC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마음에 맞는 사장님들과 운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서서히 시스템을 확립시켜가면서 고사양 PC를 중심으로 운용해 오시는 손님들이 FPS에 대한 장르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러한 분들 중에 정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 일부는 프로로 전향하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프로로 가기 위한 방법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이는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PC방 운영에만 관심이 있었지 프로게이머라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죠. (웃음)

하지만 점차적으로 FPS에서 높은 실력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자주 찾아주신 손님의 제안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배틀그라운드' 프로 팀을 창단한 것입니다.

 

- 팀 구성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우영화 대표: 코로나 19 이슈가 있지만 또 하나의 운영이라고 생각하고 PC방 사장 세 명이 모여서 열심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배틀그라운드 리그 초기에 선수로 활약했던 박정수(29세) 감독을 영입하였고, 4월에는 팀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4명을 새로운 선수로서 받아들였습니다.

조대현(닉네임 MIHA, 26세) 선수는 2018년부터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로서 꾸준하게 활동한 실력자이며, 권승법(닉네임 YAYAVA, 24세) 선수는 2019년 PKL에서 ‘월드클래스’ 소속 선수로서 활약하였습니다.

김영훈(닉네임 AMERIKANO, 19세) 선수는 실전 경기 경험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입단한 이후 첫 경기에서 치킨을 먹었을 정도로 실력자입니다. 하현수 선수(닉네임 CROSS, 22세)는 5월에 입단한 선수로 이전에 PKL 미카엘 팀 소속이었고 현재 우리 팀에서 공격적인 팀 운영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팜피씨 이스포츠 선수들의 연습실이 있는 더 체인지 PC방 모습

- 팜피씨 이스포츠가 다른 프로게임단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박정수 감독: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대기업과 자영업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타 인지도 있는 프로 팀에 비해 지원이나 환경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PC방이라는 이점으로 인해 직접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함께 좋아해주시고 기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른 팀들에 비해 팀워크나 분위기가 상당히 활발하다고 자부합니다.

우영화 대표: 스폰서 문제 때문에 자본 수준이 다르므로 선수들의 훈련 환경이나 컨디션 조절에 있어서 불리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유로운 분위기를 통해 경기 준비에 있어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선수들이 가지는 심적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수 감독: 다른 프로게임단에 영입되지 못한 선수들 가운데 우리와 마음이 맞는 이들을 팀으로 영입해 새롭게 팀을 구성했습니다. 아직 팀 리빌딩을 끝낸 지 1개월이 조금 지났을 뿐이지만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체인지 우영화 대표님이 음식을 잘 하세요. 다른 PC방 메뉴와 확실하게 다릅니다. (웃음)

팜피씨 이스포츠 선수단
(후열 좌측부터)박정수 감독, 김현수 선수, 우영화 대표, 권승법 선수, 
(전열 좌측부터)김영훈 선수, 조대현 선수

- 팜피씨 이스포츠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우영화 대표: 올해 4월 팀 리빌딩 이후 참가한 '배틀그라운드 위클리 시리즈 데이 2'에서 3위를 기록하였고 '인텔 배틀그라운드 스매쉬 컵 2020 페이즈 2'에서는 4위를 차지했습니다.

박정수 감독: 현재 참가 중인 PCS 1 아시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는 예선 1위를 기록하였고 5월 27일 기준으로 11위인 상황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점차 팀원 간에 친밀감이 높아지면서 성적도 상승하고 있어서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고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배틀그라운드가 주 종목인데 향후 다른 게임 리그에도 진출할 의향은 있습니까?

우영화 대표: 현재 종목인 배틀그라운드부터 좋은 성과를 낸 이후 고민할 일이라 크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다면 다른 게임 리그 진출도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우선은 배틀그라운드 종목에서 안정세를 취하며 선수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FPS라는 장르 특성상 게임을 변경하는 일이 타 장르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만큼 트렌드 변화는 꾸준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 혹시 PC방 고객들 중에서 팜피씨 이스포츠에 입단을 원하거나 조언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까?

우영화 대표: 준프로의 실력을 갖춘 손님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NVMe SSD, NVIDIA 지포스 RTX 2080 시리즈, 그리고 144Hz 이상 고주사율 모니터로 구성된 사양으로 FPS 게임을 즐기기 위해 먼곳에서 오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입니다.

하지만 프로와는 실력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입단을 원한 고객은 없지만 우리 팀을 응원하고 관심을 가지시는 고객 분들이 계시고 프로 입단 방법을 문의하기도 합니다.

개인 메시지나 디스코드를 통해 무언가 조언을 한 분들도 있었지만 모두 선수들에게 전달하지는 않았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프로게이머로서 게임을 하는 것과 관전자 사이에 차이가 크기도 하고 선수마다 자신의 스타일도 있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오시는 손님들이 응원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항상 힘이 되고 있습니다.

팜피씨 이스포츠 선수들의 배틀그라운드 연습 모습
팜피씨 이스포츠 선수들의 배틀그라운드 연습 모습

- 프로게임단이므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텐데 선수들 훈련은 어떻게 진행하고, 운영진은 그들에게 어떤 지원을 합니까?

우영화 대표: 현재 더 체인지 PC방에 선수들을 위한 연습실을 따로 마련하여 훈련하고 있으며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훈련은 연습실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와 오후 7시에 PKL 스크림(프로게이머 팀 연습 게임)을 실시하고 밤 11시부터는 공개 스크림이나 개인 연습을 하는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지만 지금처럼 대회 기간이라면 토요일에도 스크림이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PC방에서 지포스 RTX 2080 이상 그래픽카드에 144Hz 게이밍 모니터를 구비하고 있어서 선수들도 이와 같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운영진 3명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해 프로게이머처럼 깊은 이해도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훈련은 전적으로 감독과 선수들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보다 잘 알고 있어서 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스폰서가 들어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웃음)

 

- 팜피씨 이스포츠와 협력 관계를 맺고 후원해주는 기업이 있습니까?

우영화 대표: 올해 게이밍 기어 벤큐 조위(ZOWIE)와 음향기기 전문 기업소리샵&오디지(Sorieshop&Audeze), PC방 정보 사이트 PNN, 스트리트 브랜드 엔더즌(NDOZEN)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5월부터 씨게이트(Seagate)가 새로운 스폰서로 추가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NVMe SSD를 지원 받았는데 프레임에 민감한 선수들에게 있어서 SSD로 안정된 프레임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아무래도 FPS 게임 특성상 프레임 하나하나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 하나하나가 고마운 상황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PC방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적인 팀 관리에 많은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NVMe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
NVMe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 SSD로 업그레이드한 선수들은 쾌적하게 게임 훈련을 하고 있습니까?

박정수 감독: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무런 문제없이 쾌적하게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SSD가 체감 성능에 있어서 우월한 것도 있지만 게임 시 중요한 최소 프레임, 그리고 안정된 프레임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SSD 제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씨게이트 SSD는 브랜드에 걸맞에 스트레스 없이 편한 게이밍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선수들의 PC용 SSD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우영화 대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안정된 프레임을 내는 것입니다. 물론 성능은 기본입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씨게이트로부터 파이어쿠다 510 NVMe SSD를 후원 받아 2.5인치 SATA3 SSD보다 월등하게 향상된 성능을 기반으로 선수들이 훈련해서 무관중 경기로 다소 답답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펼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영화 대표: 사실 솔직히 세부적인 정보까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기존에 사용하던 SSD 제품들처럼 로딩이나 프레임 변화에 따른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으므로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팜피씨 이스포츠 운영진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우영화 대표: 코로나 19 사태로 매출이 급락하여 PC방 사장 3명만으로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정식으로 투자를 받는다면 톱 클래스 팀으로 성장하는 것도 꿈은 아닌데 그래서 우리 팀에 관심 있는 기업이 스폰서가 되고 싶다는 연락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프로게임단을 창단하려고 준비 중인 PC방 운영자와 예비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우영화 대표: 방금 이야기했지만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입니다. 자본이 없으면 정말로 힘겹습니다. 어쩌면 PC방 자본으로 생긴 프로게임단은 우리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회 성적이 부진하면 그만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상위권에 드는 경우가 많아서 계속 팜피씨 이스포츠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폰서를 구하여 본격적으로 투자 받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 e스포츠가 단단해지려면 다양한 층의 게이머들이 존재해야하고 또 그 층이 두터워야 한다고 봅니다.

주변에서 돈도 안 되는 일을 어째서 계속 하냐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굽히지 않고 우리 팀을 위하여 게이밍 기어(모니터, 마우스, 헤드셋, 의자 등) 등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향후 팜피씨 이스포츠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입니까?

우영화 대표: 우리나라 최고가 되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진행 중인 PCS 1 아시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여 선발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정적인 팜피씨 이스포츠

연습실 문을 열고 팜피씨 이스포츠 선수들과 처음 마주쳤을 때 그들은 잠시 필자를 돌아보았을 뿐 현재 진행 중인 대회를 위하여 다시 게임 화면에 집중하였다.

프로라면 당연한 태도지만 본래 작은 자본으로 시작한 팜피씨 이스포츠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대표 3명의 업소가 작년보다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선수들이 활약할 게임 대회는 개최수나 규모가 감소하였으므로 마음 속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절실할 것이다.

프로가 경쟁하는 세계는 어느 분야이든 치열하지만 프로게이머는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짧은 청년들이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뛰어들어서 오직 게임 연습과 경기에 열정을 바치기 때문에 훨씬 더 고된 세계이기도 하다.

프로게이머가 그런 힘겨움을 견뎌내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을 받으면서 되도록 안정된 마음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팜피씨 이스포츠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차례 배틀그라운드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어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만일 앞으로 팜피씨 이스포츠에 정기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이름 있는 프로게임단으로 거듭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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