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사이에 SSD는 성능이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나날이 발전 속도가 줄어든 HDD와 달리 SSD는 꾸준하게 성능 발전이 이뤄져서 최근에는 전송 속도만 따져도 HDD보다 수십 배나 빠른 제품도 존재할 정도이다.

전송 속도만 발전한 것이 아니라 용량 증대도 함께 이뤄져서 거대한 용량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데이터 백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PC에 SSD 하나만 있어도 믿음직하다.

과거보다 종류가 다양해진 SSD (사진: 다나와)

다만 그렇다고 해서 PC 사용자들이 번뇌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SSD 종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와 호환 규격, 낸드 플래시 종류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서 제품이 나뉘어지기 때문에 복잡하다.

모든 정보를 이해하고 제품 구매 시 반영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스토리지 사양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용량만 놓고 본다면 복잡한 고민거리는 꽤나 줄어든다.

크게 나눈다면 성능 중시형 NVMe SSD와 저렴하고 용량이 넉넉한 SATA3 SSD로 분류 가능한데 이번 기사에서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속도가 압도적인 NVMe SSD

PC를 업그레이드하려고 이리저리 정보를 찾다 보면 ‘하이엔드’라는 수식어가 붙은 제품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동일한 계열 제품 가운데 짱이라는 뜻인데 대개 높은 성능을 내는 상위 제품군에 속한다.

NVMe SSD 역시 간단하게 표현하면 하이엔드 SSD라고 할 수 있다. NVMe는 SSD를 위해 제정된 통신 규격인데 SATA3용 AHCI보다 랜덤 읽기/쓰기 속도를 월등하게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방대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서 주로 그래픽카드용으로 이용하는 PCI-Express (이하 PCIe) 인터페이스로 연결되는데, 이를 통해 NVMe SSD는 1초에 몇 기가바이트를 전송하는 것도 거뜬하다.

NVMe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20’
NVMe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20’

최신 NVMe SSD는 NVMe 1.3 이상, 그리고 PCIe 4.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데 성능이 어마어마하다. 씨게이트의 ‘파이어쿠다(FireCuda) 520’을 보면 읽기 속도가 최대 5,000MB/s이고 쓰기 속도는 최대 4,400MB/s인데 HDD는 물론 SATA3 SSD도 훌쩍 뛰어넘는 성능이다.

요즘은 PC 게임 용량이 100GB를 넘어가는 경우도 흔하고 수시로 많은 데이터를 읽어야 해서 스토리지 성능이 중요한데 그런 경우 NVMe SSD가 있다면 쾌적한 게임 실행이 보장되는 셈이다.

고급형 NVMe SSD는 제품 수명도 긴 편이다(사진: 씨게이트)

한편 SSD에서 데이터가 기록되는 낸드 플래시는 수명에 한계가 있는데 근래 제품들은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3D 낸드 플래시와 기록 오류를 억제하는 SSD 컨트롤러 기술로 보완한다.

파이어쿠다 520 역시 3D 낸드 플래시와 씨게이트의 SSD 컨트롤러로 낸드 플래시 수명을 증진시켰는데 2TB 모델 기준으로 최대 3,600TBW (TerraByte Written, 기록 가능한 테라바이트)를 지원한다.

SSD에 기록할 수 있는 데이터 총량이 3,600TB라는 뜻이며 하루에 1,970GB씩 데이터 쓰기 작업을 하면 5년 동안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일부러 SSD를 혹사시키지 않는 이상 걱정할 필요 없는 수명이다.

 

넉넉한 용량과 업그레이드 편의성 높은 SATA3 SSD

SSD도 HDD와 마찬가지로 스토리지 제품이므로 용량이 중요하다. 따라서 PC에 1개만 장착해서 여유롭게 사용하려면 용량이 1TB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NVMe SSD를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은 금세 결심이 흔들릴 수 있다. 가격이 장난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PCIe 4.0 지원 NVMe SSD들은 대부분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어서 가격대가 유난히 높은 편인데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빠듯한 용량으로는 쾌적한 PC 사용이 힘들어져서 고민을 낳는다.

도저히 용량을 포기하기 힘들 때는 SATA3 SSD로 시선을 돌리면 된다.

SATA3 SSD ‘씨게이트 바라쿠다 120’
SATA3 SSD ‘씨게이트 바라쿠다 120’

SATA3 SSD는 같은 용량 모델을 기준으로 PCIe 4.0 지원 NVMe SSD와 비교하면 가격대가 절반 정도로 책정되고 있다. 앞서 살펴본 파이어쿠다 520과 마찬가지로 씨게이트의 SSD 제품인 ‘바라쿠다(BarraCuda) 120’을 보면 2TB 모델이 30만 원 초반대여서 반값도 되지 않는다.

물론 SATA3 인터페이스 한계로 인해 NVMe SSD보다는 전송 속도가 부족하지만 HDD와 비교하면 2~3배 빠르다. 특히 작은 파일을 무작위로 읽고 쓰는 속도는 HDD보다 수십 배 가량 더 빠르므로 SATA3 SSD의 유용함은 지금도 통한다.

호환성 걱정 없이 설치 가능한 SATA3 SSD
호환성 걱정 없이 설치 가능한 SATA3 SSD

한편 PC에 따라서는 메인보드에 NVMe SSD를 설치하는 M.2 소켓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SATA3는 10년 전 PC에도 연결용 포트가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인터페이스여서 설치를 못할 걱정은 없다.

그리고 최신 메인보드라도 M.2 소켓은 3개까지만 제공되는 것이 보통인데 SATA3 포트는 제품에 따라 많게는 10개까지도 제공되어서 SSD를 여러 개 연결해 큰 용량을 구축하는 것도 용이하다.

용량이 500GB인 SATA3 SSD를 사용 중이라면 1TB 제품을 추가해서 간단하게 PC스토리지 용량을 3배로 늘릴 수 있고, 나머지 SATA3 포트에도 SSD를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그보다 몇 배 큰 용량도 쉽게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SSD를 여러 개 이용하고 싶은 경우에는 SATA3 SSD가 가장 편리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각각 이점이 있는 NVMe SSD와 SATA3 SSD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해보면 NVMe SSD는 읽기/쓰기 속도가 매우 뛰어나지만 대용량 모델 가격이 만만치 않고, SATA3 SSD는 큰 부담 없이 대용량 모델을 살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속도가 떨어진다고 요약 가능하다.

결국 일장일단이 있는 셈이므로 SSD의 속도와 용량, 그리고 가격을 저울질해서 소비자 스스로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을 대입해 알맞은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아니면 용량이 500GB 이하인 NVMe SSD와 SATA3 SSD를 함께 사용하는 절충안 도 있으므로 양쪽 모두 포기하기 싫다면 그 방법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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