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연말이다. 코로나19라는 대재앙 때문에 영 분위기는 살지 않지만 그래도 한 해를 무사히 넘기고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다만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외출과 모임은 자제해야 하는 시기여서 결국 대다수 사람들은 TV와 유튜브, 넷플릭스,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로 아쉬움을 달래며 연말을 보내는 수밖에 없다.

한편 PC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사이버펑크 2077'을 비롯해 연말 대작 게임들을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 새로운 PC를 구매하거나 조립할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케이스도 신경 써보는 것이 좋다. 괜찮은 케이스를 사용해야 헤매지 않고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쉽게 조립할 수 있고, 쿨링도 원활해져서 뜨겁게 타오르는 CPU와 그래픽카드를 진정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이밍 PC를 맞추려는 소비자라면 과연 어떤 케이스가 자신에게 어울릴 지 고민에 빠지기 마련인데,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하여 서린씨앤아이는 ‘Fractal Design Meshify 2’(이하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를 선보였다.

메시파이 2 시리즈는 프랙탈 디자인의 첫 번째 메시파이 케이스인 'Meshify C'(이하 메시파이 C)를 계승하는 정식 넘버링 제품이며, 기존 제품들의 특징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 중에서 ‘Black Dark(이하 블랙 다크) 강화유리’ 모델을 살펴보겠다.

 

스텔스기의 멋을 담은 앵귤러 메시 전면 패널

PC의 디자인은 전적으로 케이스에 달려있다. 모든 하드웨어가 케이스 내부에 장착되기 때문이다. 측면 패널을 강화유리로 만들어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케이스도 있지만 RGB LED 조명을 이용해서 화려함을 부각시키는 용도가 보통이므로 기본적인 PC 디자인을 고려한다면 케이스를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만 한다.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는 전면 패널에 ‘angular mesh'(이하 앵귤러 메시) 디자인을 적용해서 차별화를 노렸다. 마치 창공을 은밀하게 비행하는 스텔스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형태인데 입체감을 부각시켜서 밋밋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미세한 크기로 촘촘하게 구멍이 나있는 구조여서 외부 공기가 케이스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용이하여 쿨링 효과 향상에도 기여한다.

전면 패널 바로 뒤에는 140mm 쿨링 팬 ‘Dynamic X2 GP-14’가 2개 장착되어 있다. 날개에서 회전축에 가까운 부분은 홈이 3개 파여 있어서 특이한데 항공기 날개와 유사하게 공기 역학을 적용해서 풍량은 높이고 소음은 줄인 것이 특징이다.

모터에는 LLS(Long Life Sleeve, 긴 수명 보호관) 베어링이 사용되어서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 평균 무고장 시간)가 10만 시간이나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안심하고 사용하기에도 좋다.

기본 제공되는 쿨링 팬은 전면 2개, 후면 1개, 이렇게 총 3개인데 6개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140mm와 120mm 쿨링 팬이 호환되므로 추가한다면 케이스 쿨링 성능이 향상된다.

전면 패널 위쪽에는 전원·재시작 버튼과 USB 3.0 포트 등 PC 사용 시 필요한 버튼과 외부 기기 연결용 인터페이스가 있다. 모바일 기기와 외장 SSD용으로 자주 이용되는 USB 타입C(Type-C) 포트는 USB 3.1 Gen2 기반이어서 최대 대역폭이 10Gbps(초당 기가비트)에 달한다. USB 3.0과 비교하면 2배 높은 수준이어서 외장 스토리지를 연결하면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간편하게 탈착 가능한 측면 강화유리 패널과 먼지 필터

PC를 조립하거나 업그레이드하려면 반드시 케이스 측면 패널을 열어야 한다. 핸드 스크류로 고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내부 하드웨어를 자주 교체하는 사람이라면 일일이 풀었다가 조이는 작업이 제법 번거롭기 마련이다.

▲ 측면 패널 고정용 버튼
▲ 측면 패널 고정용 버튼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에는 버튼식 고정장치가 도입되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고정용 버튼을 손으로 밀면 곧바로 측면 패널이 분리되기 때문에 정말로 간편하다. 물론 다시 장착할 때는 그냥 버튼 위치에 맞춰서 측면 패널을 밀어넣기만 하면 된다.

혹시 약하게 고정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버튼 쪽 말고는 밀거나 잡아당겨도 분리되지 않는다. 물론 괴물 같은 악력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그런 경우는 어디까지나 예외이다.

상단 패널은 힘을 주고 잡아 당기면 분리할 수 있어서 더 간단하다. 통풍구 위에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는데 분리해서 물로 세척할 수 있다.

통풍구는 하단에도 있는데 여기에도 먼지 필터가 제공된다. PC를 바닥 쪽에 두는 경우 이쪽으로 먼지가 많이 유입되기 때문에 상단보다 먼지 필터를 조금 더 자주 청소하는 것이 좋다.

 

넉넉한 내부 공간과 조립하기 편리한 구조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는 내부에 아담한 미니 ITX 폼 팩터 메인보드부터 우람한 E-ATX 폼 팩터 메인보드까지 여러 가지 규격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다.

게이밍 PC에서 중요한 그래픽카드는 최대 길이 467mm까지 호환되므로 현재 존재하는 PC용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문제없이 설치 가능하다. 혹시 더 공간이 필요하다면 전면 쿨링팬을 분리해서 491mm까지 허용되는 길이를 늘릴 수도 있다.

CPU 쿨러는 최대 높이 185mm인 제품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여러 가지 나사 구멍과 케이블 정리용 홀, 메인보드 연결용 케이블 등이 보인다.

하단에 작은 덮개가 부착되어 있는데 기울여 보면 파워 서플라이 장착용 공간과 ‘3.5/2.5 범용 드라이브 브래킷’이 있다.

 

3.5/2.5 범용 드라이브 브래킷은 그 이름대로 3.5 · 2.5인치 규격 HDD · SSD를 설치할 수 있다. 하단부가 레일 구조여서 나사를 느슨하게 풀면 밀어서 이동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케이스 내부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기본 제공되는 고무 지지대를 브래킷에 끼우고 나사로 HDD나 SSD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설치하면 된다.

한편 3.5/2.5 범용 드라이브 브래킷은 2개만 있기 때문에 HDD나 SSD를 3개 이상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아쉬움을 느낄 텐데 그럴 필요는 없다. 위 사진처럼 전면 쿨링 팬 뒤쪽에 있는 고정판을 분리하면 붉은색 칸으로 표시한 곳에  작은 금속판이 있는데, 바로 ‘3.5/2.5 범용 드라이브 트레이’다. 나사 4개를 풀어서 분리하면 거기에 HDD · SSD를 설치할 수 있다.

처음에 3.5/2.5 범용 드라이브 트레이가 장착된 곳은 물론이고 전면 패널 뒤쪽 공간과 케이스 상단에도 설치 가능해서 HDD와 SSD를 다양한 위치에 둘 수 있다.

▲ 2.5인치 HDD · SSD용 '2.5 전용 트레이'
▲ 2.5인치 HDD · SSD용 '2.5 전용 트레이'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 위쪽에는 ‘2.5 전용 트레이’가 2개 있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분리해서 2.5인치 HDD · SSD를 설치하면 된다.

참고로 드라이브 브래킷 · 트레이 등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용 부속품은 서린씨앤아이에 문의하여 추가로 구매 가능하다. 3.5/2.5 범용 드라이브 브래킷은 최대 14개, 2.5 전용 드라이브 브래킷은 최대 4개 설치할 수 있어서 스토리지 확장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공랭 · 수랭 쿨링 모두 거뜬한 구조

게이밍 PC 사용자들은 발열이 높은 하이엔드(고급형) CPU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쿨링 성능이 우수한 일체형 수랭 쿨러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다만 일체형 수랭 쿨러는 라디에이터(radiator, 열을 발산하는 냉각 장치) 크기가 만만치 않다. 쿨링 성능이 높은 제품 대다수는 라디에이터 길이가 360mm에 달하여 미들타워 케이스에는 장착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 케이스 상단에 36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케이스 상단에 36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케이스 전면에 36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케이스 전면에 36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메시파이 2 블랙 다크 강화유리 역시 미들타워 케이스지만 내부 공간이 넉넉하게 설계되어서 360mm 라디에이터 장착도 문제없다. 케이스 상단과 전면에 장착할 수 있다.

다만 전면에 라디에이터를 설치하려면 우선 케이스에 기본 장착된 쿨링 팬 2개를 분리하고 하단에 있는 3.5/2.5 범용 드라이브 베이를 뒤쪽으로 밀어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 Nexus+ 2 스마트 팬 허브
▲ Nexus+ 2 스마트 팬 허브
▲ 쿨링 팬 연결할 수 있는 3핀 포트 6개, 4핀 PWM 포트 3개 제공
▲ 쿨링 팬 연결할 수 있는 3핀 포트 6개, 4핀 PWM 포트 3개 제공

한편 앞에서 이 제품에는 쿨링 팬을 최대 9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정작 메인보드에는 그 만큼 쿨링 팬을 연결할 커넥터가 제공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아도 5개 정도여서 한계가 있는데 물론 방법은 있다. ‘Nexus+ 2 스마트 팬 허브’를 이용하는 것이다.

Nexus+ 2 스마트 팬 허브는 최상단 케이블 정리대 바로 위쪽에 있는데 거기에 쿨링 팬에 부착된 3핀 또는 4핀 PWM 커넥터를 연결하면 된다. 그 다음에는 전원 공급이 필요한데 Nexus+ 2 스마트 팬 허브에서 맨 오른쪽에 있는 케이블 끝에 있는 SATA 전원 커넥터를 파워 서플라이에 있는 SATA 전원 커넥터와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연결을 마치고 나서 PC 전원을 켜면 쌩쌩 돌아가는 쿨링 팬을 확인할 수 있다. 너무 빠르게 회전해서 소음이 크다면 메인보드 바이오스(BIOS) 화면에서 쿨링 팬 속도를 줄이면 된다.

 

동영상으로 비교해 보는 케이스 쿨링 성능

지금까지 살펴본 제원을 생각하면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는 PC 쿨링 성능을 상당히 신경 쓴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PC가 작동할 때 쿨링 성능이 기대되는데 그래서 직접 PC를 조립하여 테스트를 해보았다.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5 3600X
메인보드:  기가바이트 AB350 Gaming 3
RAM: 삼성 DDR4-2666MHz 16GB(8GB x2)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20 1TB

 

CPU와 그래픽카드가 발열이 심한 상태에서 쿨링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Prime95 테스트로 CPU 코어 6개에 부하를 가하고, 그와 함께 3DMark 'Time Spy Extreme'(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벤치마크를 FHD(1920x1080) 해상도로 연속 실행하여 30분 동안 지켜보았다.

촬영 시간이 길기 때문에 촬영을 시작하고 30초가 지난 시점부터는 재생 속도를 8배로 올렸고, 7분이 경과하면 본래 속도로 돌려놓고 CPU · GPU 클럭과 온도를 확인하였다.

▲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블랙 다크 강화유리 쿨링 테스트

메시파이 2 블랙 다크 강화유리에 설치한 테스트 시스템은 CPU 온도가 90°C를 넘어가기는 했지만 최고치인 95°C까지 올라가지는 않았고, CPU 클럭은 라이젠 5 3600X 기본 클럭인 3.8GHz(기가헤르츠) 이상을 꾸준하게 유지하였다.

GPU 온도는 77°C 내외로 유지되었는데 지포스 RTX 3080 같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는 GPU 사용률이 높은 상태에서 80°C 이하라면 무난한 온도라고 볼 수 있다. GPU 클럭은 1700~1800MHz(메가헤르츠) 내외에 머물러서 최대치에 가까운 성능을 계속 발휘하였다.

▲ 비교 대상 케이스 쿨링 테스트

그 다음에는 테스트 시스템을 다른 케이스에 넣어서 동일한 테스트를 해보았다. 메시파이 2 블랙 다크 강화유리와 비교하면 전반적인 크기가 작고 기본 제공되는 쿨링 팬은 1개(후면, 120mm)이다. 통풍구는 메시파이 2 블랙 다크 강화유리처럼 전면 · 후면 · 상단 · 하단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면적이 좁다.

테스트 결과 CPU 온도는 최고치인 95°C에 도달하였고 테스트 막바지에는 CPU 클럭이 기본 클럭보다 낮은 3.56GHz로 감소하였다.

GPU 온도는 서서히 오르다가 결국 85°C까지 치솟았고 GPU 클럭은 1600~1700MHz 내외로 떨어지고 말았다.

결과를 종합해 보면 케이스 변경만으로 온도 차이가 제법 생겼으며 과열 상태를 막기 위해 CPU와 GPU 모두 클럭이 일부분 감소하였다. PC 게이머들이 게임 성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CPU · GPU 오버클럭도 시도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차이다.

과거에 메시파이 시리즈 첫 제품인 메시파이 C가 굉장히 효율적인 쿨링 성능 때문에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았었는데, 메시파이 2 시리즈 역시 후속 제품답게 그 특징을 제대로 계승했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 · 쿨링 · 조립 편의성 삼박자 맞춘 PC 케이스

지금까지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블랙 다크 강화유리를 살펴보았다. 미들타워 케이스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여유로운 확장성과 조립 편의성, 쿨링 성능, 앵귤러 메시 디자인 등 매력적인 요소로 가득한 제품이다.

혹시 강화유리가 깨지지는 않을까 걱정할 수 있는데 염려는 붙들어 매도된다. 일반 유리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단단하기 때문에 진심을 다해 가격하지 않는 이상 강화유리 패널이 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혹시 사고가 일어나서 강화유리 패널이 깨진다고 해도 너무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제품을 구매한 후 2년 내에는 무상 보증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그 기간 동안 딱 한번은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화유리 패널을 교체해준다. 제품 사용자는 교환을 신청하고 택배비만 지불하면 된다.

그래도 정 불안하다면 강화유리 패널 대신 일반 금속 패널이 제공되는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Black Solild(블랙 솔리드)’ 모델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다채로운 프랙탈 디자인 메시파이 2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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